역사에서 기억으로 : 침묵당한 목소리를 불러내다

역사에서 기억으로 : 침묵당한 목소리를 불러내다

$18.00
Description
과거와 국가를 넘어, 기억의 연대와 책임을 생각한다
기억전쟁 속에서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기록되지 못한 기억과 이름을 어떻게 불러낼 것인가

왜 ‘역사’ 가 아니라, ‘기억’인가?
- 승자의 역사, 국가의 기록에서 침묵당한 이들의 기억으로
2021년 겨울 전두환은 사망했다. 5ㆍ18 학살에 대한 인정이나 사죄는 없었다. 그의 세력과 지지자들은 학살 자체를 부정하거나 북한군 침투설 등으로 진실을 왜곡했다.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억전쟁’이 치열하다. 역사적 사건의 실존조차 부정하고,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꾸거나, 피해자의 증언과 기억보다 법적 판결이 힘을 얻어 피해자의 고통은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다. 권력을 가진 가해자가 문서와 역사적 서사를 독점한 상황에서 힘없는 피해자들의 경험과 목소리, 즉 기억은 배제된다. 게다가 각국의 역사부정론자들이 국경을 넘어 연합하여 전 세계적 극우주의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 현실은 역사의 승자와 국가, 법원 등의 기관이 공인한 역사에서 배제된 이들의 기억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과 연대가 필요함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은 ‘기억전쟁’의 시선을 과거 한국사만이 아니라 세계사와 동시대적 사건, 여성 등 소수자로까지 확장시킨다. ‘기억전쟁’은 과거 사건에 대한 역사 논쟁에 그치지 않고 기억이라는 상징을 앞세운 정치투쟁이다. 이를 통해 주류 역사에서 배제된 이들의 목소리를 되살려내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새로운 민중사이자 초국가적 기억의 연대를 향하는 첫걸음이다.

이 책은 한반도를 포함해 전 지구적 기억공간에서 과거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기억전쟁’이 미래에 대한 투쟁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국가 중심의 공식적 기억에서 민중의 풀뿌리 기억으로, 자국 중심의 일국적 기억에서 국을 넘는 초국가적 기억으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노력은, 20세기 역사의 이데올로기적 족쇄에서 역사적 상상력을 해방하고 기억의 연대를 향하는 첫걸음이다. 미래를 바꾸는 것은 과거를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_임지현
저자

임지현,정면,김정한

저자:임지현
서강대학교사학과교수겸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소장.유럽지성사·폴란드근현대사·지구사연구자.전세계의트랜스내셔널히스토리연구자들과함께초국가적역사의관점에서일국사패러다임을비판하는작업을주도해왔다.현재는역사에서기억으로관심을이동하여인문한국프로젝트인‘지구적기억의연대와소통:식민주의,전쟁,제노사이드’를주도하며기억의연대를통한동아시아의역사화해를모색하고있다.
100편이넘는논문을국내와미국,일본,영국,독일,폴란드,프랑스등지의저명저널과출판사에서출간했다.최근작으로는《기억전쟁》(휴머니스트,2019)과MnemonicSolidarity:GlobalInterventions(편저,PalgraveMacmillan,2021)가있으며,2022년미국의컬럼비아대학출판부에서GlobalEasts:Remembering-Imagining-Mobilizing을출간할예정이다.
독일의MovingtheSocial,미국의Global-e를비롯해여러국제저널의편집위원으로있으며,팔그레이브출판사의기억총서‘EntangledMemoriesintheGlobalSouth’의책임편집을맡고있다.2015년‘글로벌히스토리국제네트워크(NOGWHISTO)’의회장으로선출되었으며,‘세계역사학대회(CISH)’,‘토인비재단(ToynbeePrizeFoundation)’,‘기억연구학회(MemoryStudiesAssociation)’등국제학회의이사및자문위원으로있다.최근에는기억활동가를자처하며홀로코스트집시희생자사진전〈이웃하지않은이웃〉(2019)을기획·전시하고‘메모리액티비즘’에대한기획강연등기억연구와풀뿌리역사의실천적접목을시도하고있다.

저자:정면
서강대사학과조교수.「고대운남雲南‘서찬국’연구」로박사학위를받은뒤,서강대국제지역문화원연구교수,연세대국학연구원연구교수,한양대비교역사문화연구소HK연구교수,서강대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HK교수를역임했다.주로윈난사를중심으로한변경사에관심이있다.지금은윈난과태국을잇는교역로와이산의역사에흥미를갖고있다.저서로『남조국南詔國의세계와사람들―8~9세기동아시아의서남변방』이있고,논문으로<영웅과매국노사이―두문수杜文秀를둘러싼기억경쟁>,<하나의국경,두장의역사지도―근현대시기전-면국경분쟁의역사화>등이있다.

저자:김정한
서강대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HK연구교수로재직하고있다.서강대철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정치외교학과에서『대중운동의이데올로기연구:5·18광주항쟁과6·4천안문운동의비교』로박사학위를받았다.실천문학편집위원,문화과학편집위원,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HK연구교수,국방부5·18특별조사위원회민간조사관등을역임했으며,현재현대정치철학연구회를공동운영하고있다.
현대정치철학을통해역사적사회운동들을새롭게인식하고,그와함께보편적사회운동을위한정치철학을탐구하는‘사회운동과정치철학의마주침’을연구주제로삼고있다.

기획:서강대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CGSI
트랜스내셔널인문학은지구적불평등에대응하는정치적·학문적·윤리적선택이며,삶의차이와경험의다양성을‘보편’의이름으로지워버리는제국의인문학과‘특수’의이름으로본질화하는민족의인문학을거부한다.트랜스내셔널인문학은민족,계급,젠더,인종,문화,문명,종교등인간에대한인위적경계짓기를넘어서궁극적으로는‘인류’를향해열려있는,인문학본래의비전을되찾으려는기획이다.

목차

들어가며:'기억을학살하라'그들이비극의역사를부정하는법임지현

1부전쟁속으로
1.여자의얼굴을한전쟁
일본군'위안부'증언이후의풍경들이현미
2.강제동원:어떻게기억할것인가강정석
3.금순이의6.25
기억과기념으로서의한국전쟁이용우
4.훗카이도강제노동희생자의70년만의귀향류석진
5.군대와‘위안’문화의기억
'위안부'를다각화하기허윤

2부국가로부터
1.풀뿌리항쟁의'이름'없는진짜주역들김정한
2.'국풍81'의기억과1980년대문화정치배주연
3.5·18그리고'철의폭풍',희생의연대는가능한가이영진
4.기억의전쟁터,국사교과서와진도정면
5.제주4·3사건의위령
트라우마와포스트기억의정치학김성례
6.사회를보호해야한다.
삼청교육대,사회보호법그리고우범인종주의이상록

3부다른나라에서
1.로이사이다의주거권투쟁
주거난현실이소환한'저항의기억'황은주
2.대만중정기념당,불멸의기억정헌주
3.천안문,중국과서구의집단기억정화홍지순
4.전쟁과여성
이디스카벨을기억하다김영주
5.태국최초로왕실을공개비판하다.
'입헌정치'대중운동시작한청년들서지원
6.소련의'순교성인'파블리크모로조프.
정치종교의순교성인과환속사이의기억갈등이종훈

4부기록되고기록하다
1.모든것을무릅쓴기억들,재난아카이브박현선
2.법을통한친일과거청산,그가능성과한계이철우
3.식민주의전승과소리의기억배묘정
4.역사부정죄
법은역사부정에맞서는무기인가이소영
5.‘6·25전쟁’또는‘한국전쟁’을둘러싼역사교육논쟁김상훈

5부기억과흔적
1.민족의토포필리아자본의토포포비아,효창공원정일영
2.이태원×기지촌,혐오와망각의투기촌김주희
3.사북항쟁,'가해자'라는기억의굴레김정한
4.고집스러운독일한인광부들의기억이유재
5.더이상목선을만들지않는조선소,
기억문화'를대패질하다우찬제
6.식민지건축유산을활용한도시재생사업의딜레마
항일의기억과식민지미화투어리즘사이에서전재호
7.21세기북한,대립하는두개의기억과두개의공간차문석
8.빈곤의추억과불평등의기억황병주
9.죽음의정치적승화와김정은정권의문화적기억김보민

나가며:기념에서기억으로기억의법제화를경계하며임지현

출판사 서평

과거와국가를넘어,기억의연대와책임을생각한다
기억전쟁속에서무엇을그리고누구를어떻게기억할것인가
기록되지못한기억과이름을어떻게불러낼것인가

왜‘역사’가아니라,‘기억’인가?
-승자와국가의기록에서침묵당한이들의기억으로

2021년겨울전두환은5.18학살에대한인정이나사죄없이사망했다.그의세력과지지자들은학살자체를부정하거나북한군침투설등으로진실을왜곡했다.
비단우리나라만이아니라전세계적으로‘기억전쟁’이치열하다.모두가아는역사적사건의실존조차부정하고,사건의가해자와피해자를뒤바꾸거나피해자의증언과기억보다증거와법적판결이힘을얻어피해자의고통은없었던일이되어버린다.권력을가진가해자가문서와역사적서사를독점한상황에서힘없는피해자들이가진것은기억과증언뿐임에도불구하고받아들여지지않는다.
게다가각국의역사부정론자들이국경을넘어연합하여전세계적극우주의를부채질하고있다.이러한현실은역사의승자와국가,법원등의기관이공인한역사가아니라여기에서배제된이들의기억과목소리에귀기울이는노력과연대가필요함을잘보여준다.

이책은‘기억전쟁’의시선을과거한국사만이아니라세계사와동시대적사건,여성등소수자로까지확장시킨다.‘기억전쟁’이과거사건에대한역사논쟁에그치지않고기억이라는상징을앞세운정치투쟁이라는점에동의하며주류역사에서배제된이들의목소리를되살려내고자한다.이런점에서이책은새로운민중사이자초국가적인연대의계기를마련해줄것이다.

이책은한반도를포함해전지구적기억공간에서과거를둘러싸고벌어지고있는‘기억전쟁’이미래에대한투쟁이라는관점에서출발한다.
국가중심의공식적기억에서민중의풀뿌리기억으로,자국중심의일국적기억에서국경을넘는초국가적기억으로나아가려는우리의노력은,20세기역사의이데올로기적족쇄에서역사적상상력을해방하고기억의연대를향하는첫걸음이다.미래를바꾸는것은과거를바꾸는데서시작한다.
_임지현

전두환-홀로코스트-일본군‘위안부’부정론
-‘기억전쟁’속에서,교차하고중첩하는역사

전세계적‘기억전쟁’의현황은국경에갇힌일국적관점으로는역사연구가더이상불가능함을보여준다.전두환과그지지자들의학살책임부정론은홀로코스트부정론,일본군‘위안부’부정론과놀랄만큼닮아있다.각국의극우주의세력이표현의자유를앞세워역사적망언을일삼고이에대항하는세력은이들에대한법적처벌을호소하는움직임으로까지이어져,역사부정자들이피해자코스프레를하는딜레마에빠지기도한다(이철우,이소영,이하해당글의저자로표시함).

이처럼‘기억전쟁’은시대를넘어국경을넘어교차하고중첩한다.그렇기에이책에서국가와지도자를교조적으로숭배하는정치종교의어린‘순교성인’으로소련의파블리크모로조프(이종훈)와북한의한현경(김보민),남한의이승복이조우하고,나아가국가의선전·선동에묻힌인물의초상(김영주)을살펴보고자한다.또5.18민주화운동에서잊힌이들(김정한)과제주4.3희생자(김성례),혼돈의국제정세속오키나와인들(이영진),홋카이도강제노동희생자(류석진)가겹쳐읽힌다.

최근몇년한국사회를뒤흔든수차례의사회적재난(박현선)은기록을기초로한기억연구의중요성을일깨우며,이러한기록과기억의긴밀한관계는국사교과서논쟁(정면)과역사교육논쟁(김상훈)을독해하는데중요한시사점을준다.특정한장소와선주민의역사가지워지고자본과욕망만이남은현실은효창공원(정일영)과이태원(김주희),뉴욕로이사이다(황은주)에서목격할수있다.이책은이처럼역사의수많은교차점을발굴하고기억의다층적연구를수행한다.

새로운기억연구,풀뿌리기억의연대를위해

이책은전공과세대를넘나들며이뤄낸연구성과다.역사학(한국사,서양사,동양사)과역사교육학은물론이고문학,법학등학문분과와경계를넘은여러세대,31명학자들이참여했다.
이책에선새로운기억연구자를‘기억활동가’로명명하고이들이기억연대활동을적극적으로연구하고기록해야함을제안한다.이기록의예시가홋카이도강제노동희생자유골발굴,송환을둘러싼한일시민간의연대(류석진),파독광부의생애사와한인네크워크구축의기록(이유재),기억문화를새롭게일구고있는칠성조선소이야기(우찬제)등이다.지금까지이런서사는역사학에서진지하게취급되지못하고곁가지에피소드로다루어지는데그쳤다.또교가와유행가,도시재생등이미지나갔거나청산된것으로여겨진식민통치와전쟁이남긴문화적유산(이용우,배묘정,허윤,전재호),빈곤(황병주)문제에현재성을부여하고있다.

무엇보다이책은‘기억전쟁’에서잊히고배제된이들,목소리를낼수없었던이들,이름없는이들을복원해낸다.이들을기억공간에되살리는것은국가나법원,정치지도자등권력을점한사람과기관의공인과공식기억이아니라풀뿌리민중과약자,소수자의기억연대다.국가폭력을입증하기위해국가가만든공식기억에편입되어야하는모순과역사부정의이중고속에있던이름없는피해자들인일본군‘위안부’(이헌미),강제노동희생자(류석진),5.18(김정한,이영진),4.3희생자(김성례),사북항쟁참여자(김정한)등을역사의장으로소환한이들은피해자들과이들의목소리에주목한시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