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빛나던 순간 (39명의 작가가 쓴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내 생애 가장 빛나던 순간 (39명의 작가가 쓴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14.31
Description
산문집 『내 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은 시인, 소설가, 아동문학가 등 39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과 장소와 인물에 대한 추억담을 모은 책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 속에서 선명하게 반짝이고 있는 그 어떤 시절에 대한 그리움의 언어들이다. 「지상의 끝에 서다」, 「국수 한 그릇의 추억」, 「오늘은 재미 좀 봤나비?」 등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장소에 대한 추억’, ‘사람과의 인연’, ‘사건에 얽힌 사연’ 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저자

안도현

1961년경북예천에서태어나1984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등단했다.시집『서울로가는전봉준』『모닥불』『그대에게가고싶다』『외롭고높고쓸쓸한』『그리운여우』『바닷가우체국』『아무것도아닌것에대하여』『너에게가려고강을만들었다』『간절하게참철없이』『북항』『능소화가피면서악기를창가에걸어둘수있게되었다』,어른을위한동화『연어』『연어이야기』『관계』,동시집『나무잎사귀뒤쪽마을』『냠냠』『기러기는차갑다』,산문집『가슴으로도쓰고손끝으로도써라』『안도현의발견』『잡문』『그런일』『백석평전』등을펴냈다.100쇄를넘긴어른을위한동화《연어》는15개국의언어로해외에번역출간되었습니다.석정시문학상,소월시문학상,노작문학상,이수문학상,윤동주상,백석문학상등을수상했으며,현재단국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있다.

목차

책을펴내며/기억을넘어서는글쓰기

1부지상의끝에서다
내유년의마루/윤미숙
산지총,붉은뽕나무밭/경종호
삼천천과아버지/김승종
비계/배귀선
덕진공원과오리배/유강희
편지/서연수
해망동13번포장마차/채명룡
나를깨우친느티나무/이병창
반짝반짝빛나는/장은영
진안죽도/차선우
타박길/최자웅
살구나무집툇마루의가을/유수경
고래/장용수

2부국수한그릇의추억
뚝너머/박두규
전북대구정문골목/도혜숙
부안청자박물관/김이흔
남원,섬진강변에서/서성자
그해겨울은참따뜻했다/장현우
1998년모악산방/문신
난핑이/조석구
곰소항에서만난국수/조재형
경원동3가28번지/하미숙
참깨꽃종소리/이은송
방태산자락의그리움/한지선
봄숲속,가을하늘같은분들/황숙
오빠야,강변살자/신재순

3부오늘은재미좀봤나비?
홍지서림/김자연
흑백기억속노란칼라/박서진
11월,전주/김저운
나는꽃씨였다/박예분
산서라는곳/안도현
계화도수문/김성숙
틀못/이병초
만경강,노을에젖다/박월선
만경대와삶은계란/안성덕
그때거기,청운사/이소암
2016여름,백두산/장창영
산성천의서정/최기우
설국정읍/이영종

출판사 서평

안도현의산서,유강희의오리배,문신의모악산방…
우리시대의작가들이그려낸아름다운삶의모습들!

39명의작가와함께떠나는추억여행

작가들이기억속으로여행을떠났다.아주소중한사람을만날때처럼,작가들은평소와는다른호흡과언어로그여행을기록했다.심장박동이조금빨라진것도같다.투명한햇살이창문으로스며든다.바람도이만하면상쾌하다.우리가서로를알아볼수있을까?잊고있던약속을떠올리듯,오랜시간속의나를만나러가는길이다.첫문장을써놓고나니그리웠던그순간과장소와사람이저만치서기다리고있다.
산문집『내생에가장빛나던순간』은시인,소설가,아동문학가등39명의작가들이자신의삶에서가장아름다웠던순간과장소와인물에대한추억담을모은책이다.많은시간이흘렀지만아직도기억속에서선명하게반짝이고있는그어떤시절에대한그리움의언어들이다.
「지상의끝에서다」,「국수한그릇의추억」,「오늘은재미좀봤나비?」등3부로구성되어있는『내생에가장빛나던순간』은‘장소에대한추억’,‘사람과의인연’,‘사건에얽힌사연’등을소재로하고있다.서문에서밝힌것처럼,이책은“우리의기억을문장안에새겨넣는이유는우리삶이함부로잊혀서는안될만큼소중”하다는생각에서기획되었다.그렇기때문에작가들이추억의언어로회상하는장면들은빛바랜모습이아니라지금이순간에도생생하게살아나는것이다.
노벨문학상을수상한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가말한것처럼,삶은현재그사람이기억하고있는것이다.기억되지않은삶은존재하지않는것처럼,오늘의우리는모두지난날의우리를기억함으로써지금여기에있다.우리는오늘우리의기억들을만나고있고,그기억들은우리의가장빛나는시절들이다.

시인안도현은산서에서다시일어섰다
39명의작가들이15매내외의원고지에자신만의비밀을새겨놓은산문집『내생에가장빛나던순간』에서안도현시인은오랜해직교사시절을끝내고오지의중학교로돌아왔던순간을이렇게회고한다.“말그대로산토끼하고발맞추기딱안성맞춤인곳”에서그는“마당에있는수도꼭지앞에쪼그려앉아쌀을씻”어밥을해먹고“시를썼”다고.

돌아보면80년대는현실의신명과시의신명이일치하던시기였다.현실과시는서로앞서거니뒤서거니하면서마치기관차처럼내달릴수있었다.시가예술성이라는고전적인울타리를넘어탈선을감행해도용인을해주던시대가끝나자,기관차도기관사도승객들도모두길을잃고망연히철길가에주저앉아버렸다.나는다시시작하고싶었다.
―안도현,「산서라는곳」에서

안도현시인이그러했던것처럼,우리가꼭쥐고놓지않는삶의한지점들이지금의나를만든게아닐까?제살을뚫는아픔을견디며새로운나뭇가지가솟아나오듯,우리는치열했던생의순간들을삶의가지처럼거느리고살아간다.누구에게나그런순간이하나쯤은있을것이다.먼지쌓인사진첩을뒤적이다가무심코툭떨어진흑백사진같은존재말이다.유강희시인에게는그것이오리배였다.

어머니는오리배를타는동안서울에서걸려온동생과형의전화를받고자랑하기바쁘셨다.지금우리배를타고있다고.그깟오리배좀타는게무슨대수라고.어머니는자랑하고또자랑하셨다.
우리는오십분쯤오리배를타다내렸다.구명조끼를입은채기념사진도찍었다.그런데이렇게눈부신봄날에어머니가너무늙어보였다.팔순의어머니얼굴은너무조그맣고너무까맸다.그래서화가난봄햇살이었다.
―유강희,「덕진공원과오리배」에서

‘봄햇살’이‘화가난’이유를알아도오늘만큼은모른척딴청을부려도좋겠다.세월이흘러도그것들은계속그자리에머물러있을것이고,우리는그순간을영원히잊지않을테니까.그시절로부터한걸음물러나손을흔들어보는건어떨까?기억은저만치흘러가고있지만,먼길을돌아서언젠가는다시우리에게다가올것이다.『내생에가장빛나던순간』은바로그기억들이돌아오는순간들을담아놓은책이다.해질무렵반짝거리는물비늘을들추어대는강물처럼,서서히우리에게스며들고있는그기억들말이다.

우리는그동안행복하게잘살아온걸까?
산문집『내생에가장빛나던순간』을보면서우리는아버지가물려준보물을발견하기도하고어머니의따뜻했던손길을만날수도있다.절망의순간에깨달음을준스승과,추운시절을함께견뎌냈던친구도떠오른다.밤하늘의별처럼총총했던유년의날들과,좌절과절망으로늘고개를숙이고지냈던청춘의시절도다시살아난다.이미오랜시간이흘렀지만,우리는아직도그때를그리워하고우리의정신은아직도그곳에닿아있기때문이다.

경원동3가28번지.어머니는이곳에서전세팔백에월세를내면서작은식당을운영했다.주인집여자는월세받는날이되면어김없이검정색세단을타고반드시식당뒷문으로들어와서뒷문으로나가곤했다.왜정문으로오시지않고불편하게쪽문으로오시냐는어머니의물음에“허름한음식점에드나드는걸누가볼까봐그런다.”고주인집여자가말했다.
―하미숙,「경원동3가28번지」에서

치열하게시와한판붙어보겠다고책을읽고시를쓰던날들이멀어져갔다.그녀와나는점점말수가줄어들었다.마른바람이휘몰아치는날에도,함박눈이쏟아지는날에도어둠을헤치며김공장으로향했다.우린쓰러져잠들어자명종소리와함께하루를시작하면서처절한노동의밥을생각했는지도모른다.
―유수경,「살구나무집툇마루의가을」에서

우리는시를이야기했다.문학이야기에귀를열었다.박남준시인은「흰부추꽃으로」라는시를들려주었던것같다.그날나는생애처음으로시집에시인의필체를받았다.시집『그숲에새를묻지못한사람이있다』속표지에“문신님,술잘마시는날이많기를.박남준.”이렇게써주었다.나는박남준시인의필체를오랫동안베껴썼던것같다.
―문신,「1998년모악산방」에서

돌이켜보면우리의삶은늘뭔가부족했다.우리가기억하는지난날의모습은어딘가모자라고조금은안쓰러웠다.그신산했던지난날을39명의연금술사가빛나는추억으로바꾸어놓았다.지금우리의삶이소중한것처럼,우리의지난시절도충분히아름다운것이다.그아름다운기억의여정속에서작가들은“사람에게서도향이나는것”을발견하기도하고“가슴저리는꽃심”을두고숙연해지기도한다.때로는“누군가나를찾아왔으면좋겠다”는간절함속에서“내안의우주를만”나기도한다.
이책과함께작가들의기억여행에동행하면서우리는스스로를돌아보게될것이다.내가기억하는것들이바로나의실체라는사실을발견하게될것이다.산문집『내생에가장빛나던순간』은우리에게“그곳으로부터흘러나와지금나는어디에서있는걸까?”라는물음을던진다.우리의삶은얼마만큼온걸까?앞으로얼마나더가야하는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