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앉으면 생각이 바뀐다(누드제본) (격물과 성찰의 시간 | 세상만물과 세상만사가 모두 다 공부거리다)

돌아앉으면 생각이 바뀐다(누드제본) (격물과 성찰의 시간 | 세상만물과 세상만사가 모두 다 공부거리다)

$13.89
Description
책 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선현들이 전하는 성찰의 시간!
절망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이 마음에 품고 지침으로 삼을 만한 선현들의 글을 모아 엮은 『돌아앉으면 생각이 바뀐다』. 저자가 살아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 그리고 매일 겪은 소소한 일상과 사건 속에 묻혀 있는 의미를 이야기한 책이다. 옛사람의 목소리와 지은이의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를 돌아보고 남을 감싸 안게 된다.

책의 1부 ‘삶의 지혜’에서는 20편 글을, 2부 ‘일상의 공부’에서는 19편의 글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의 사유 한 편 그리고 글 조각 한 편에 수천 년 고금을 망라하는 선현들이 서너 분씩 불쑥불쑥 나타나 막막한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마음을 밝히는 성찰과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전한다. 글맛을 돋우는 운치 넘치는 사진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저자

이종묵

저자이종묵은서울대학교를졸업하고같은대학교에서석사ㆍ박사학위를받았다.청계산아래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로있다가2003년자리를옮겨관악산아래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있다.선비의운치있는삶을사랑하여옛글을읽고스스로즐거워가끔글을쓴다.저서로는우리한시의맛과멋을살핀《한국한시의전통과문예미》,《우리한시를읽다》와옛사람들의삶을문화사로추적한《조선의문화공간》,《부부》,《한시마중》등이있고,《누워서노니는산수》,《부휴자담론》,《글로세상을호령하다》,《사의당지-우리집을말한다》,《양화소록》등의번역서도있다.세사가답답할때다산정약용의“깎아지른절정을힘겹게올랐을때,겹겹의운무가시야를막고있다가,저녁무렵가을바람이해를향해불어와,천만봉우리가일시에다드러나면,그얼마나통쾌한가”라는시를왼다.

목차

프롤로그/격물과성찰의공부

1부삶의지혜
느린말을타는여유
만물과함께하는봄
철쭉을기르며깨닫다
전원에사는즐거움
대머리라서즐겁다
산수자연에서살아가는네가지비결
푸성귀를먹는마음
병든사람을위로하는말
조물주가인간의수명을길게주지않은뜻
시속(時俗)을따르지않겠노라
절제를아는꽃,백일홍
꽃을기르는마음
더위를피하는법
개구리울음소리를듣고서
매미와고추잠자리
바위는물을만나야기이해진다
대망(大忘)과소망(小忘)
눈과귀가밝아지는법
국화에서배우는정신
세상을바꾸려거든스스로변화하라

2부일상의공부
단풍잎편지
섭구충의경계하는마음
분노를다스리는법
남편과자식이없었다면
병때문에한가할수있다
색을멀리하는법
잉여를알아주는눈
광야에서배운공부
꿈속만이라도한가했으면
사냥꾼도잡지못하는꿩
일벌백계와이병(二柄)
꿀벌을통해상생을배우다
쉬었다갑시다
몸을돌려앉으면생각이바뀐다
어진이의마음
나살자고미물인들죽여서야
혀가달린금인(金人)
환갑,삶의즐거운시작

에필로그/내손안의다섯수레책

출판사 서평

옛글에서길어올린넓은안목과깊은통찰
옛선현들은책을보면서지식을확충하고,이를바탕으로온전한인격체가되는‘공부(工夫)’를하였다.여기서더나아가,신변의사물과일상의사건을통하여삶의이치를깨닫고글로남겼다.이러한옛글을읽다보면,선인들이삶을꾸려가는지혜와자신을넘어세상을향해던지는가르침을배우게된다.지은이이종묵교수(서울대국문과)는,절망의시대를사는현대인이마음에품고지침으로삼을만한선현들의글을통해,넓은안목과깊은통찰로성찰의시간을독자에게펼친다.옛사람의목소리와지은이의사유(思惟)를따라가다보면,어느새나를돌아보고남을감싸안게된다.함께실린운치넘치는사진들이글맛을돋운다.

신변의사물과일상의사건을통해삶의이치를깨달은선현들의글,
막막한세상을사는우리에게마음을밝히는성찰의시간을선사하다!

이책은저자가살아가는주변에서흔히볼수있는사물,그리고매일겪은소소한일상과사건속에묻혀있는의미를들춰낸다.저자와동행하는독자도비슷한경험을하게될것이다.고전에묻혀청춘을보낸학자눈에,책속에몸을숨기고있던선현들이하나둘나타나산책길에동행한다.그선현들이겪었던삶과그들이깨달은이치가지금보이는일상과사건에고스란히고여있다.이책은막막한세상을사는우리에게마음을밝히는성찰과스스로를돌아보는시간을선사한다.
저자는요즘이“마음이답답하고영혼이외로운시대”라고진단한다.“세사(世事)가내뜻과같지못하므로나를알아주는사람도만나기어렵다”면서,“그래서마음이답답해지면불우한사람들이쓴옛글을읽는다”고했다.슬픔을위로할수있는것은더큰슬픔밖에없다.지금우리를짓누르는불우함을달래려면우리보다더불우했던옛사람이남긴글을찬찬히더듬어볼일이다.
옛선비들은가족과이웃과세상을고뇌하며그것들을때로밀치기도하고때로끌어안기도하면서늘가까이두었다.이런사색과행동은스스로를돌아보는공부와맞닿아있었다.자기자신을돌아보는공부에힘쏟는것이야말로가족과이웃과세상을바로보는철리를얻는일과같다고여겼다.
옛선비들은자신들보다선대가품었던생각을읽고명상하면서닮고자했지만,결정적인순간에는그것을뛰어넘고자했다.선대가품었던생각을따라가는길이아니라그길에서돌아설때뛰어넘는새로운길이열리기도했다.옛선비들은‘돌아앉으면생각이바뀐다’는것을오랜공부를통해터득하고있었다.

사람과세상에대해고민하고스스로를돌아보는데온힘을쏟은
옛선비들의목소리,지금우리앞에불러내다!

이책에는저자가젊은시절부터읽어온,그리하여이제저자가모셔온옛선비들이남겨놓은목소리가옹골차게담겨있다.저자는한동안절망하는시대를살아가는현대인들이마음에품고지침으로삼을만한선현들의글을찾아헤맸다.아니,저자가선현들의체취가물씬묻어있는고전을섭렵하다보면,그러한선현들이저자가여행하는고전의길에문득나타나주었다.그렇게선현들의글귀가모이고,저자는암벽에걸린꽃을따오듯그글귀를따오고,다시그것을깊게살펴보고마음속에뒹굴게했다.이책을따라읽는동안독자들도비슷한경험을하게될것이다.

이책은2부로나눴다.1부‘삶의지혜’에20편글을묶었고,2부‘일상의공부’에19편을모았다.한여름깊은우물처럼때로는한겨울모닥불처럼,혀를얼릴듯차갑게얼굴이달아오를만큼뜨겁게파들어간사유39편글이다.그러나혹시읽기전에선현의글한편에생각하나씩을묶는전통적이고유행타는방식으로책이만들어졌다고짐작하면오산이다.저자는전혀다른방식으로글을쓴다.한대목에한가지생각을풀어놓는방식이아니다.저자가‘분노’를떠올리는순간,우리시대에‘분노’가갖는의미를캐들어가는사유의길목마다불현듯나타난선현들이자신의글한편을꺼내들고,‘여보게이것좀참고하시게나’하면서손을내미는듯하다.그결과저자의사유한편그리고글조각한편에수천년고금을망라하는선현들이서너분씩불쑥불쑥나타난다.그래서우리는다음과같은글조각을만나볼수있다.

〈만물과함께하는봄〉21p
저자는고려문호이규보(李奎報)가봄날풍경을바라보면서지은〈춘망부(春望賦)〉라는글을한대목살펴보면서시작한다.

화창하고고운봄이한창일때높은데올라가사방을바라본다.부슬부슬내리던봄비가막개자나무는목욕한듯깨끗하고먼강물은늠실늠실,버들가지는파릇파릇.비둘기는구구울며날개를치고,꾀꼬리는고운나무에모여있네.온갖꽃피어서비단휘장쳐놓은듯푸른숲과어우러져한층더아롱거리고무성한푸른풀밭에는소들이흩어져풀을뜯고있네.여인은광주리끼고여린뽕잎을따느라섬섬옥수로부드러운가지를당기면서주고받는노랫가락,어느무슨곡조인가?길가는이,앉아있는이,가다가돌아오는이들,따스함을즐기는그모습눈에삼삼하다네.

저자는설이지나고3월이가까워올때마다,그래서정말봄이턱밑까지왔다싶을때면,자신에게다가올봄풍경이이러했으면좋겠다고소망한다.그러나저자에게춘삼월이마냥낭만그자체인것은아니다.이규보가남긴다음글귀를저자는더정성스레읽어간다.

경치와형편에따라,어떤이는바라보아기쁘기도하고,어떤이는바라보아슬프기도하며,어떤이는바라보아흥겹게노래하고,어떤이는슬퍼눈물을짓나니,제각기유형에따라사람에게느낌을주니,그천만가지마음의단서가어지럽기만하네.

저자눈에는똑같은봄이건만봄을맞는사람의처지에따라느낌이달라지는것이다.부귀한자는아름다운여인을끼고술잔을마주하고풍악을들으면서아름다운봄풍경을즐기지만,남편을먼곳에보낸여인은쌍쌍이나는제비를바라보며난간에기대서서눈물을흘린다고했다.저자는“이번봄은다함께아름다움을즐길수있었으면좋겠다”고빌어보는‘여물동춘(與物同春)’이라는경지로독자를이끈다.저자의글산책은고려이규보에서다시조선초기문인홍귀달(洪貴達)로이어달렸다가다시윤기(尹?)라는19세기가난한선비의글로향한다.

〈철쭉을기르며깨닫다〉27p
예전선비들은꽃을보고도공부를하였다.요즘은책을보고지식을얻는것을공부라고하지만,예전선비들은책뿐만아니라일을겪거나사물을보고깨달음을얻는공부를하였고다시이를자신의바른처신으로연결하는공부를하였다.이를관물(觀物)의공부라한다.이것이예전선비가꽃을보는뜻이다.
16세기의문인이제신(李濟臣)의집에아주귀한일본철쭉이네그루있었다.이제신은주위사람이시키는대로초겨울에멍석으로잘싸서얼어죽지않게하였는데,이른봄집안일로멍석이필요하자부득이하나를먼저풀었다.늦봄이되자세그루의철쭉은일제히꽃을피웠지만,멍석을먼저풀어준철쭉은봄이다가도록꽃소식이없었다.멍석을푼후갑자기서리가내렸기에혹얼어죽었을까조바심이났다.그러다가음력3월이되어서야느지막이꽃을하나씩피우더니5월단오까지오래도록지지않았다.그사이윤달까지들었으니석달이상꽃이피어있었던것이다.그리고꽃과잎이다고우면서도싱싱하였다.사람들은모두신기하다고했다.이를두고이제신은이렇게말하였다.

일찍풀어놓았기에서리에억눌렸고,서리에억눌렸기때문에차례대로피어나는것이요,차례대로피기때문에오래간것이지요.멍석을풀어놓지않았다면어찌손상을입었겠으며,손상을입지않았다면어찌오래갈수있었겠소?

〈병든사람을위로하는말〉50p
마음이죽고사는것에걸림이없다.사람들이병을근심하는것은병이사람을죽이기때문인데죽음이싫지않다면병을근심으로삼는것은어리석은일이아니겠는가?살아있는것자체를행운으로생각하고,아예죽음까지넘어선달관의마음으로병든자신을위로할방법은없을까?
18세기에조귀명(趙龜命)이라는글잘하는선비가있었다.하지만그는평생병을달고살았다.머리끝에서팔다리끝까지병들지않은곳이없었다.큰일을경영하는것은꿈도꾸지못하였고사소하게즐길거리조차쉽게할수없었다.다들즐거워하는명절에도끙끙대거나움츠리고방안에박혀있어야했다.얼마나가련한인생인가?
그러나조귀명은질병을달관으로극복하고자〈질병의이해(病解)〉라는두편의글을지었다.그의첫번째글에벗은위로의말을건넨다.벗은병이오히려조귀명을도운것이라하였다.그근거는이러하다.조귀명이천성으로예쁜여자를좋아하고글짓기를좋아하므로,병들지않았더라면세상미녀들을찾아다니느라탕자(蕩子)가되었을것이요,좋은글을지으려다발광하여미치광이가되었을것이니,병때문에목숨을건진것이오히려다행아닌가,벗은그렇게위로했다.
여기에서더나아가조귀명은스스로세가지위안을찾아두번째〈질병의이해〉를지었다.이글에서병의가치를세가지로말하였다.첫째,사람이장수한다고해보았자80~90년살지만영겁의세월에비하면눈깜빡할순간에불과하다.그러니질병의고통이심하다한들그게얼마나되겠는가?이렇게위안하였다.한발짝물러나생각하면백년살았다하여장수했다할것도없고50년살았다하여요절했다안타까워할것도없다.소식(蘇軾)도〈적벽부(赤壁賦)〉에서인간을두고망망한바닷속한알의좁쌀창해일속(滄海一粟)이요,백년삶이하루살이의하룻밤과다르지않다고하지않았던가!
둘째,세상에귀한팔진미(八珍味)도매일먹는부유한아이의입에는익숙하여그다지맛난음식으로여기지않는다.맛난음식도가난한자들이먹어보아야그맛을아는법이다.맛을모르는자에게맛난음식이라는것이무슨가치가있겠는가?건강도마찬가지다.평생질병의고통을겪어보지않은자들은건강한것이얼마나기쁜일인지생각지못한다.그러나병에걸린사람은어쩌다한해중에하루가건강하고,하루중에한시간탈이없으면그행복이비길데가없으니,그경지를건강한자가어찌알수있겠는가?잠시질병의고통이없는날,바람자고비그치면벗두세명과나들이하면서꽃구경을하고달구경도하노라면,그통쾌함은이루비할데가없을것이다.이렇게좋은것을건강한자들이어찌알수있겠는가?조귀명은“남들이가지지않은고통을가졌다하더라도남들이가지지않은즐거움을가졌노라(雖有人之所無有之苦而亦有人之所無有之樂)”고자위하였다.병에걸려고통을겪은사람만이깨달을수있는달관의경지다.
셋째,온세상만물은사는것을좋아하고죽는것을싫어한다.오직내몸뚱이가있어야이러한병이생긴다.내몸뚱이가없다면병이어디에붙겠는가?이때문에살아있는것은즐겁지만,죽는다해도그다지마음이불안하지않다.마음이죽고사는것에걸림이없다.사람들이병을근심하는것은병이사람을죽이기때문인데죽음이싫지않다면병을근심으로삼는것은어리석은일이아니겠는가?살아있는것자체를행운으로생각하고,아예죽음까지넘어선달관의마음으로병든자신을위로했다.

〈분노를다스리는법〉124p
요즘세상돌아가는것을보면가히분노의시대라할만하다.분노의원인은여러가지가있지만대개남보다잘났는데알아주지않는데서생길때가많다.저자는먼저조선중기학자이현석(李玄錫)이아우에게보낸편지를살펴본다.

요즘사람들은말로남을굴복시키지못하면수치로여기고,기운으로남을깔아뭉개지못하면수치로여긴다.

분노와욕심이막부글부글끓어오를때문득시원하게이를없애버리는일은천하의큰용기가없다면할수없다.

근대의문인김윤식(金允植)은노년에이런글을지었다.

사소한일을보고사소한말을듣고눈썹을찌푸리고눈알을부라려서하루사이에도몇차례나낯이붉어진다.그러나중대한일이나중대한말을당하게되면기운이빠지고위세가사라지며,머뭇머뭇물러난다.

저자는이어서조선의선비들이스승으로떠받드는주희(朱熹)를찾아간다.주희는“기쁨과성냄은사람의마음이요,기뻐해야할것은기뻐하고,성내야할것은성을내는것이도의마음이다(喜怒,人心也,喜其所當喜,怒其所當怒,乃道心也)”라하였고,그의벗장식(張?)은“혈기에서나오는분노는없어야하지만,의리에서나오는분노는있어야한다(血氣之怒不可有,理義之怒不可無)”라하였다.18세기를전후한시기의학자이만부(李萬敷)가이런글을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