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읽고 함께 살다 (한국의 독서 공동체를 찾아서)

같이 읽고 함께 살다 (한국의 독서 공동체를 찾아서)

$15.00
Description
책, 혼자 읽어도 되는데 왜 같이 읽는 걸까?
같이 읽기로 삶의 기적을 일으킨 오래된 독서 공동체를 만나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점점 읽기의 힘을 잃어가고 있다. 모바일 문명의 폭주 속에서 긴 글을 깊이 읽는 문화는 흔히 반시대적인 것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국민 독서율은 해마다 떨어지고, 출판은 붕괴 위기에 내몰리는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읽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고, 혼자 읽기에 그치지 않고 독서 공동체를 이루어 책을 같이 읽는 이들이 있다. 한 연구에서는 독서 공동체를 “자발적 평생 학습의 장이자 관심사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책읽기 공동체”로 정의한다.
그런데 책을 왜 같이 읽어야 할까? 책 읽는 일은 본래부터 대화의 성격을 띠고 있다. 책이란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다성적 매체이고, 읽기는 간접적으로 저자와 주고받는 대화이기도 하니까, 책을 읽고 나서 굳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상관없지 않을까. 하지만 이 세상에는 같이 모여 책을 읽고 삶을 함께 사는 수많은 독서 공동체들이 존재한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에 대체 어떤 기쁨이 숨어 있기에, 이들은 오랜 세월을 함께 모이는 걸까.
이 책은 10대 여고생들부터 여든이 가까운 할머니들까지 짧게는 세 해, 길게는 서른 해 넘게 책을 같이 읽는 사람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같이 책을 읽고 삶을 함께하는 일을 즐긴다. 저자는 제주에서 강원까지 전국에 흩어진 독서 공동체 스물네 곳을 일일이 발로 찾아다니면서 그들을 만났다. 이 땅에는 수많은 독서 공동체가 있지만, 이들이야말로 한국을 대표하는 독서 공동체라고 할 만하다.
달동네 야학에서 맺어진 작은 인연으로 1982년부터 같이 책을 읽어 온 서울 시흥의 ‘상록독서회’, 충남 홍성의 한 시골 마을에서 1985년부터 서른 해 넘게 같이 책을 읽는 ‘할머니독서모임’, 한 해 만에 마흔한 곳의 독서 모임이 생겨나는 기적을 이룬 강원도 홍천의 홍천여고, 국토 최남단 제주도 남원에서 귀촌자들이 함께 책을 읽으며 시작해 지역 문화를 공부하고 기록하는 시민 조직으로 발전한 ‘남원 북클럽’, 어머니 그림책 공부 모임에서 출발해 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원주를 그림책 도시로 만드는 데 앞장선 ‘원주 그림책연구회’, 교사가 책을 좋아해야 아이들도 책을 좋아한다는 생각으로 모인 교사 독서 모임 ‘부천 언니북’, 지역 학교 도서관 사서들이 모여 함께 책을 읽는 ‘청주 강강술래’, 세 친구의 책 선물로 시작해 지역의 커다란 독서 모임으로 발전한 ‘보령 책익는마을’, 읽기를 통해 시민 목소리에 더 공감하게 됐다는 공무원 독서 모임 ‘김해 행복한책읽기’, 제자의 책 읽기를 장려하는 뜻에서 시작해 지역 사회를 넘어 한국 전체에 독서 열풍을 일으킨 ‘백북스’, 페이스북에서 만난 친구들끼리 같이 책을 읽으면서 책읽는지하철이라는 독서문화 운동을 떠받친 ‘청년독서모임’ 등, 이 책은 독서 공동체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독서 공동체를 어떻게 결성하고,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책을 어떻게 선정하고, 이야기는 어떻게 나누는지 등 독서 공동체의 속살을 속속들이 알게 될 것이다.
저자

장은수

읽기중독자,편집문화실험실대표.서울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으며,민음사에서오랫동안책을만들고,대표이사를역임했다.현재순천향대미디어콘텐츠학과초빙교수로학생들과어울리면서주로읽기와쓰기,출판과미디어등에대한생각의도구들을개발하는일을한다.저서로『출판의미래』등이있다.

목차

서문

제주남원북클럽
제주에서제주책읽으며,앎과삶이하나됐죠

전주북세통
더불어읽고놀며느끼며,생각하는시민으로살고싶었죠

홍동할머니독서모임
불혹에만나칠순훌쩍,책덕분에평생벗으로살죠

부천언니북
감상내용·장소·뒤풀이자리까지빼곡,조선선비시회(詩會)기록보는듯

청주강강술래
업무용독서에지쳤을때,‘아무거나함께읽기’로기쁨찾았죠

보령책익는마을
9년전세친구의책선물나눔,이젠커다란독서모임됐죠

김해행복한책읽기
공무원독서모임,“시민목소리에더공감하게됐어요”

원주그림책연구회
패랭이꽃버스에서틔운꿈,그림책도시향해달려요

시흥상록독서회
군사독재어둠을깨며함께읽기35년

서울풀무질서점책모임
서울에서부산까지어디든지달려가서읽어요

서울상경다락방
‘나를위한’책읽기로아이와삶을다시발견하다

청주북클럽체홉
자본에밀려비어가는도심,독서의향기로채우죠

대전백북스
교수와제자들강의실모임,학교담장넘어세상을품다

인천얘기보따리
엄마가읽고,모임서읽고,아이랑함께세번은읽는셈이죠

서울리더스포럼
독서는경영자의의무입니다

창원독서클럽창원
인구100만도시에서점51곳뿐,문화사막에솟은오아시스

강원홍천여고독서동아리
1학년독서동아리41개,시골학교에서기적의독서만나다

순천부꾸부꾸
부지런히읽다보니경청하는습관몸에뱄어요

서울과학독서아카데미
과학책읽고세상을보니인생이달라지네요

서울보라매독서동아리
‘줌마놀터’에서만난책,세상보는눈이열렸죠

인천마중물
세상을함께읽고허심탄회한얘기나누는‘풀뿌리소통’

서울청춘독서모임
SNS시대,청년들이나서면독서도진화한다

서울심야독서모임
강남의불금,책으로자신을되찾는‘젊은몽테뉴’들

나주한전KDN향추회
함께일하고함께낭송하고,일터에스미는삶의향기

보론1책,어떻게같이읽을까
보론2학급이동아리가되고독서가수업이돼야합니다
독서공동체전문가김은하

출판사 서평

지루하고시시한일상을벗어나또다른나를만나고싶다

이책에따르면독서공동체에참여하는이들은삶의변화에민감한사람들이다.‘혼자’를벗어나‘같이’를갈망하는마음도이로부터생겨난다.또다른삶에대한갈망은‘좋은삶’에대한갈망으로흔히이어진다.같이읽기는인생에우애를불러오고,공동의추구를형성한다.독자관련조사에서흔히‘지식과정보를얻고싶어서’가가장앞에나오는것과이들의욕구는차별화된다.어쩌면이들이책을같이읽는이유이기도할것이다.반복되는생활때문에습관이되어굳어버린사고에서벗어나자신이속한세계를확장하며,일상의이면에놓여있는삶의진정성을체험하고싶은깊은열망으로이들은가득차있다.
이들이함께모여서이루는독서공동체는세가지속성을갖는다.첫째,독서공동체는깊은만남을추구하는우아한친교모임이다.독서공동체는무엇보다‘함께읽는즐거움’을추구한다.삶으로부터소외되어고독에시달리는현대인들이책을통해인생을함께나누는반복적체험을통해,‘강한연결’을가져다주는관계,즉깊은관계를이룩하고싶다는갈망이이들을함께모이도록만든다.둘째,독서공동체는공동으로배우는토론모임이다.빠르게변화하는세상에서독서공동체는새로운지식과정보를열망하는현대인에게함께공부하는즐거움을추구하도록만든다.셋째,독서공동체는삶을함께나누는시민공동체다.책을통해일터와삶터의여러문제들을함께성찰하고,깊이있게논의함으로써‘깨어있는시민되기’를추구한다.물론,현실의독서공동체는이세가지성격을복합적으로가지는경우가많다.무엇보다처음에는‘친교의공동체’나‘학습의공동체’로시작했다가,나중에‘시민의공동체’로발전하는경우를자주볼수있다.
그렇다면독서공동체에서책을같이오래읽은사람들은모임을거듭함으로써무엇을이루어가고있을까.무엇보다‘인생에쌓이는만남이있다’는행복을누리는듯하다.이는일종의소속감을말한다.현대자본주의사회는어느곳에도소속되지않을자유에가장높은가치를부여하지만,이때문에우리는어디에서도‘깊은소속감’을느끼지못하고외로움에시들어간다.누군가와깊은관계를맺고어딘가에소속되어있다는감정없이인간은결코행복할수없다.한국사회처럼마을이모두해체되고이사가잦은곳에서소속감을얻는것은정말로어렵다.특히,임신과출산등의이유로직장을갖지못한주부들의경우,지역사회에서‘수다’를넘어삶을함께고민할수있는우애의공동체를만나기란쉽지않다.책을같이읽는것은삶에대한깊은체험과함께강렬한소속감을불러일으킨다.둘째,독서공동체에참여하는사람들은‘남의이야기를들을줄아는’경청의능력을획득한다.경청이란단지조용히듣는것이아니다.경청은남의이야기를내이야기로만들수있는능력이다.다른사람의진실을나의진실을구성하는데가져다쓸줄아는능력이다.이는진실을추구하는시민이라면반드시획득해야하는능력으로,경청은타자가진실을말할수있도록충분히기다리는것이요타자가진실을말할때주의를다하는것이기도하다.셋째,독서공동체에참여하는이들은자기혼자라면절대읽지않거나읽지못할책을읽는발견의기쁨을누린다.독서공동체는참여자들로하여금자기취향과한계를넘어서게만든다.읽기를바꾼다는것은자신의인생에서만나지못할경험을하는것과같다.자신의인생을확장하는것이다.더높고,더깊고,더먼곳의‘또다른삶’이존재함을확인하고이를자신의내면으로받아들이는것이다.이러한경험을자주한다는것은세계가넓어지는것이나마찬가지다.
한편,저자는독서공동체의운영원리를참여와탈퇴가자유로운‘자발성의공동체’,공동체의운영과진행은서로협의해서결정하는‘자율성의공동체’,대화와토론은권위적형식없이스스로규칙을정해자유롭게펼쳐지는‘창발성의공동체’,특정한운영자의헌신과수고에의존하지않고공동체관리의의무와책임을균등하게나누는‘평등성의공동체’라고말한다.이를통해알수있듯,독서공동체에참여하는것은그자체로좋은시민의삶을연습하는것이며,따라서독서공동체는그자체로민주주의의훈련장이기도하다.
독서공동체를통해같이읽고함께삶으로써다음과같은네가지가가능해진다.첫째,‘책읽는나’를만들수있다.책을같이읽는것은‘책읽는습관’을붙이는가장능동적인방법에속한다.둘째,‘함께읽는우리’를만들수있다.책을함께읽는것은인생을함께나눌수있는우애를쌓는일이다.셋째,‘좋은책문화’를만들수있다.같이읽기에적합한책을고르고이야기하는과정에서양서와악서를가려내고,좋은책이널리알려지고보존되는데영향을끼칠수있다.마지막으로‘책을사랑하는지역사회’를만들수있다.
저자는“좋은삶이란,혼자서는도무지이룰수가없고,타인과함께살아가면서타자의인정과수용을통해서만간신히획득”된다고말한다.오랫동안같이책을읽는것은결국삶을함께하는일임을강조한다.‘같이읽기’를통해삶의길을다시세우려는모든이들에게이책이진지한길잡이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