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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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는 여성 철학자 6인을 다룬다. 이 여섯 인물은 어떤 하나의 주제를 끌어내기 위해 선택된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각각의 사상을 깊이 있게 다루기에는 아주 얇은 책이다. 이 책은 멋진 인물들의 멋짐을 널리 소문내고 싶은 마음으로 기획되고 쓰였다.

저자

김은주

저자김은주는이화여자대학교철학과에서「헤겔에서인간존재의자기실현과노동」으로석사학위를받고,같은대학철학과에서「여성주의와긍정의윤리학:들뢰즈의행동학을기반으로」로박사학위를받았다.『트랜스포지션』(2011)을공동번역했고『공간에대한사회인문학적이해』(2017)를공동저술했다.「에토스로서의윤리학과정동」「젠더트러블을넘어되기로서의젠더로」「들뢰즈의신체개념과브라이도티의여성주체」「시각기술의권력과‘신체없는기관’으로서의신체이미지」「‘여성혐오’이후의여성주의의주체화전략:혐오의모방과혼종적주체성」등의논문을썼다.
가장큰관심사는윤리학이며,지금은포스트휴먼의신체와젠더의관계를공부한다.대학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여성철학자들의책을읽는세미나에서토론하고배우면서살고있다.

목차

들어가며:문턱너머저편
I한나아렌트
20세기와더불어사유하며폭력의역사를해명하다
II가야트리차크라보르티스피박
타자로재현되길거부하며듣기의윤리학을요청하다
III주디스버틀러
삶을계속이어나가기위해서,욕망을인정하기
IV도나J.해러웨이
이분법의경계를허물고세계를새롭게이해하기
V시몬베유
고의적어리석음으로사유와삶의일치를관철하다
VI쥘리아크리스테바
경계를넘나들고초과하는,사랑의글쓰기
닫는글:거울을깨고다른세계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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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압제자의언어에서새로운말과사유를길어올린여성철학자들
가부장제는여성의욕망을배제하고터부시했다.여성들은오랜세월억압된욕망을끌어안고잠들어야했다.여성주의행동가이자시인인에이드리언리치는그것을‘괴물’이라불렀다.존재가억압된채로여성들은무언가를욕망했고,사유의모험을시작했다.자신의언어로자기존재를규정하고또세계를이해하고자했던여성철학자들이품고있던괴물은,무엇이었을까?
“사유가위험하다는것을부인하지않는다.하지만나는사유하지않는것이훨씬더위험하다고말하...
압제자의언어에서새로운말과사유를길어올린여성철학자들
가부장제는여성의욕망을배제하고터부시했다.여성들은오랜세월억압된욕망을끌어안고잠들어야했다.여성주의행동가이자시인인에이드리언리치는그것을‘괴물’이라불렀다.존재가억압된채로여성들은무언가를욕망했고,사유의모험을시작했다.자신의언어로자기존재를규정하고또세계를이해하고자했던여성철학자들이품고있던괴물은,무엇이었을까?
“사유가위험하다는것을부인하지않는다.하지만나는사유하지않는것이훨씬더위험하다고말하겠다.”―한나아렌트
“우리는모두완전히다원적이며다른이의언어로재현될수없다.나를제3세계여성이라부르지말라.”―가야트리차크라보르티스피박
“규범이나를죽음으로몰아세운다면,나는규범이만든인간의기준에질문을던지고삶의조건을바꾸겠다.”―주디스버틀러
“죽어야할운명이아니라면우리는아무것도아니다.”―도나J.해러웨이
“고통의악순환은가장약한자를독살시킨다.그러나인간은고통을은총으로바꾸는힘을갖고있다.”―시몬베유
“경계를넘어설수있는정신의공간을만드는것은사랑이다.사랑은나를흥분시키고나를초월하며나의권한을넘어선다.”―쥘리아크리스테바
이책은여성철학자6인을다룬다.이여섯인물은어떤하나의주제를끌어내기위해선택된것이아니며,그렇다고각각의사상을깊이있게다루기에는아주얇은책이다.이책은멋진인물들의멋짐을널리소문내고싶은마음으로기획되고쓰였다.이들중누구의어떤말,어떤태도,어떤생각이든,짧더라도단단하게독자의마음에남기를바란다.
왜‘여성철학자들’인가?
철학의역사는오랫동안남성들만의것이었다.서양철학은긴역사동안여성을배제한채‘보편적인간’을이야기해왔다.남성들의철학에서여성은언제나타자였다.그형상이괴물이든천사이든,타자는결국불온하고이해불가능한존재로대상화되고,배척되고,탄압당한다.여성은이렇듯스스로의존재를억압하는언어속에서철학적사유를시작했다.그리고세계를지배하는이분법의틀에도전하고경계를확장하며새로운개념을창조했다.
여성철학자를꼽으라고하면사람들은누구를먼저떠올릴까?이책의첫장을장식한한나아렌트는자신을철학자로칭하지않았다.한인터뷰에서그는“대단히남성적인직업(철학자)을가졌다”는인터뷰어의말에자신은스스로를철학자로느끼지않는다고대답한다.이미수많은학문적성과를내고전세계에그의독자가있었지만,아렌트는철학계가자신을일원으로받아들이지않았다고느꼈다는것이다.그리고“언젠가는여성이철학자가되는일도전적으로가능해질것”이라말했다.
이책의저자는여성철학자다.사유하고논의하고공부하고가르치며살아간다.이과정은더없이기쁘고즐겁다.하지만철학이‘남성의언어’,특히유럽·영미백인남성의언어라는분명한사실을자각할수록‘이언어가내언어가맞는것인가’를고민하지않을수없었다고저자는말한다.서양철학사의계보에는단한명의여성철학자도없으며,20세기에야등장한여성들의이름은여성주의이론과인문·사회·예술의주변부에서언급될뿐이다.그래서쓰기로했다.괴물을끌어안고잠들면서도치열한사유와자기자신의욕망을놓치지않은여성철학자들에대해.
폭력의시대에사유로맞서다,한나아렌트
의심의여지없이한나아렌트는이미20세기철학사에서빛나는존재감을가진철학자다.그의일생의동력은‘사유하는기쁨’이었다.그는일찍부터,그리고마지막까지비판으로서의사유가지니는힘을신뢰했다.처음유대인으로서의차별을겪었을때그것에분노하기보다는그것을이해하고자한어린아이였으며,나치가집권한뒤망명해떠돌아야했을때에도비관에젖기보다는전세계로확산되는믿을수없는폭력의현실을똑바로보고해석하고자했다.그는기존의해석틀을벗어나는사유를지속하며점점독자적영역으로나아갔다.아이히만재판을지켜보며유명한‘악의평범성’개념을주장해유대인공동체로부터비난을받고고립되기도했지만그의독실한사유여정을멈추지는못했다.그는사유의힘으로그만의정치철학을수립했고,지독한폭력의시대에서인간성을신뢰하는데‘성공’했다.
서발턴의목소리를들어라,가야트리차크라보르티스피박
인도콜카타에서태어난그는벵골어와영어를절반쯤씩모국어로갖고있지만화술로는국가기관이인증한토론챔피언인,다소독특한배경을지닌활동가이자학자다.그는자신의논문제목이기도한유명한질문「서발턴은말할수있는가?」를통해목소리를박탈당한사람들의문제를정면에서조명했다.그것이제국주의든자본주의든가부장제든,온갖종류의권위주의는권위를갖지못한,권위적주체에의해타자가된이들의목소리를지워낸다.이들서발턴(하위주체)을침묵에빠트리는광범위한인식의폭력에공모하지말것을요청하며스피박은서발턴자신이말하도록해야한다고주장했다.‘제3세계’문제,세계각지의여성문제에실천적으로개입하고목소리를내는그는“나를제3세계여성이라부르지말라”고외친다.
나의욕망의편에서규범에질문을던지다,주디스버틀러
일찍이그는자기자신이세상이말하는기준과불화한다는것을깨달았다.그리고곧바로질문했다.그렇다면나의욕망은틀린것인가?나는나의욕망을억누르고제시된삶의기준을따라야할까?스스로물은뒤,그는그러지않기로결정한다.‘올바른삶’이라고들하는그규범이자신의욕망을억압한다면규범과조건을바꾸겠다고말이다.그는전세계에파문을던진책『젠더트러블』을통해‘젠더’자체를문젯거리로제시하고,기존의이분법을가차없이허물었다.그리고잘못된통념으로욕망들을억압할것이아니라다양한삶자체,욕망자체를인정하고인정받는것이중요함을역설했다.서로의인정을통해개인의욕망은비로소진정한의미에서받아들여질수있다.그리고이러한삶이모일때에공동체는살만한곳이된다.다른이의삶은나의삶의조건이다.
죽은백인남성의지식에서벗어나기,도나해러웨이
도나해러웨이는과학자이자철학자,페미니스트다.그는페미니즘관점에서영장류를연구해독보적이론가로자리잡았다.나아가그는영장류학을포함한과학전반이남성적원칙에기초해있음을비판하며기존의과학이토대로삼은이분법적전제자체를문제시했다.그는백인유럽남성들의전유물과도같은‘객관적지식’이라는환상대신‘상황적지식’개념을제안하고,모든상황을떠나초월적으로존재하는진리의담지자가되는대신‘겸손한목격자’로서세계를이해해야한다고말한다.이를위해우리는이미우리의머리를지배하고있는이분법의망령을,애써벗어버려야한다.그를위한길잡이로서그는‘사이보그’를제시한다.사이보그는동물과기계의경계,정상성의범주자체를붕괴시키는존재다.그는사이보그개념을통해여성을사유하는새로운방식을제시하고질문하며,선언한다.“나는사이보그가되겠다.”
그의삶은고의적어리석음의연속이었다,시몬베유
시몬베유.가장고통받는이들과함께하겠다결심하고교단을떠나육체노동자의삶을살았으며병중에도전쟁포로들과동일한식사를고집하다서른넷의나이에영양실조로세상을떠난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