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대화 (제로, 무한, 그리고 눈사람 | 함기석 시산문)

고독한 대화 (제로, 무한, 그리고 눈사람 | 함기석 시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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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의, 시에 의한, 시를 위한, 시인 함기석의 시산문이자 산문시 208편!
우리 문단의 중견시인임과 동시에, 우리 동시와 동화에 있어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약 속에 있는 함기석 시인의 시산문을 펴낸다. 『고독한 대화』라는 이 책의 부제는 ‘제로(0), 무한(∞), 그리고 눈사람’으로 시인임과 동시에, 수학전공자인 그의 이력을 짐작하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글쓰기 모음이다. 詩散文. 말마따나 시이면서 산문이고 산문이면서 시가 되는 글의 모음을 함기석 시인의 책을 정의하는 말로 한번 붙여보았다. 읽는 이에 따라 누군가는 시로 읽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산문으로도 읽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이 뒤섞인 이름이 좇고 있는 그 최종 목적지에 등 돌리고 선 그 존재는 바로 ‘시’이기에 쉽게 ‘시론’으로 수렴해볼 수도 있는 책이라 하겠다.

총 20부로 나누어 전개되는 이 시산문은 총 208개의 독립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책장을 넘기기에 앞서 목차를 훑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라는 재료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음식이 208가지나 된다는 얘기다. 제목만 보자면 쉬운 시의 먹을거리도 있음직하지만 제목으로 봤을 때 도통 그 조리법이 예상되지 않는 시의 먹을거리도 있어 보인다. 그러니까 시를 가르칠 목적으로 살아온 시인이 아니고 시를 살아낼 목적으로 살아온 시인이기에 가능했던 시라는 먹을거리의 메뉴판. 그러므로 이 책은 차례대로 첫 장부터 읽어나가기보다 내 먹고픈 대로 내 읽고픈 대로 골라서 마구잡이식 독서를 해도 무방하리라. 시라는 건 그런 거니까, 시라는 건 더더욱 그럴 테니까.

누구보다 정확한 문장을 쓰기로 유명한 함기석 시인은 사유의 정확함과 치밀함으로도 단연 손에 꼽힌다. 복잡다단하게 전개되는 시의 그물망 어느 한 곳도 터지거나 느슨한 구멍이 없다. 그 촘촘함으로 그 쫀쫀함으로 그 엄격한 긴장으로 읽어나가기에 혹여 무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하루 한 편의 시를 읽는다는 마음이면 어떨까. 하루 한 편의 산문을 읽는다는 마음이면 어떨까. 하루 한 편의 시론을 읽는다는 마음이면 어떨까. 그리하여 하루 한 번 아주 잠시 시를 마음에 새긴다는 다짐이면 어떨까.

함기석 시인의 시산문 『고독한 대화』는 시에 관한 이야기를 정신없이 뿌려대는 재미 속에 있다. 막힘이 없고 갇힘이 없다. 가르침이 아니라 놀이의 전이다. 그 어떤 페이지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기에 문장은 정확하고 사유는 폐부를 찌른다. 시의 새 얼굴, 시의 새바람, 시의 새 팔짱. 시를 통해 시의 새로움을 재발견하고 싶다면, 그리하여 시의 신통방통한 놀이터를 찾고 싶다면, 이 책이 바로 그 한 예가 되겠다.
저자

함기석

저자함기석은1966년충북청주에서태어나한양대학교수학과를졸업했다.1992년『작가세계』를통해등단했다.시집『국어선생은달팽이』『착란의돌』『뽈랑공원』『오렌지기하학』『힐베르트고양이제로』,동시집『숫자벌레』『아무래도수상해』,동화집『상상력학교』『코도둑비밀탐정대』『야호수학이좋아졌다』『황금비수학동화』등을출간했다.박인환문학상,이형기문학상,눈높이아동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몇초간의침묵
001코스모스육체002나는착륙이불가능한공항이다003연인과포로004말과사물005세계는사실들의집합체006빛이차단될때007직관하는몸008여우와사냥꾼009비극적모순010가혹한무대011미시적물질세계012뼈와피부013영원한바이올린소리014음악은산소다015썩는다는것016화엄우주017몇초간의침묵

2부흡착과틈입
018현실과문장019틈혹은배후020물리적시021찰나刹那022말과침묵023연쇄피살사건024이문장은관이다025마찰에너지026기억과망각027추상의탄생028대칭symmetry029왜왜왜030미지의놀이세계031시원詩源

3부제로(zero)속의무한(無限),무한속의제로
0320(零)과∞(無限)033×(곱셈)과÷(나눗셈)034f(x,y)=0,x2+1=0035불확정성의세계036가능한불가능의세계

4부언어는감각의육체다
037있다038질문039사물과시인040지느러미달린어휘들041에버랜드놀이동산042유머감각043형식은육체의연장044당신은당신이라는최초의시집이다045(제목)없는시046카멜레온텍스트047이미지의두종류048의미의인드라망049꿀벌들050아침밥상051마임또는퍼포먼스052꿈꾸는육체053동시성그리고실종

5부파괴된진공(眞空)
054초월수055점點056소수素數,Primenumber의세계057수평선058빅뱅059노동의양식060무한기호∞061중심없는무한공간062기하학적마음063문文과필筆과서체064진공묘유眞空妙有

6부글쓰기의공포
065검은탄환066우울한밤067자객068탐험놀이069걸인070구멍071백설공주072불타는빙산073해부놀이074난해시075현대시076미완성077서정078반발에너지079계약

7부무상(無相)의시,무주(無住)의시인
080말없는말081나는없는시다082비와달빛속의눈사람083제비꽃084검은백지085무상無相086무주無住

8부관점의차이,균열과붕괴에서시작되는미(美)
087추상의시088수학의대상089논리,직관,형식090논증과직관091발명과발견

9부추상세계를응시하는두개의눈?해석학자의눈과위상수학자의눈
092수학의추상성과상상력093함수와불연속적현상들094기하학적차원탐구095토폴로지와그영향력096위상의정의와분류097관계에대한사유및경계비판

10부한계,반복,행위
098탄다는탄다099한계100피의자101나는나를반복한다102파열103엑스트라extra주체104반사와역逆반사105알수없다106외계外界107모음들108방정식109파이(π)110정의111불가능성城112비평가는본다113비문들

11부웜홀(Wormhole)텍스트시론
114담배피우는유령115프랙털언어미학116상상하는통로117미시해부학자118어둠과진공119반중력에너지120고독한파편들121미래에서날아온새122회전과휨123역전과지연124공항125육체없는목소리

12부특이점X
126시는무엇인가127시의위기는언제오는가128시인은어디로가는가129시인의운명은무엇인가130시는어디로가는가131시간은존재하는가132공간은시간과별개로존재하는가133인간은어디있는가

13부말에관한몇가지단상
134목소리135악惡과선善136한계와모순137이미지와리듬138리얼리티139절박한사랑140옥타비오파스OctavioPaz141계속되는흐름142행위143건축언어144절대성145놀이우주146유리병속의파리

14부광기의디아스포라
147시148시인149격랑의밤150지진계151도끼152아메바153헐벗은새154벽155편견156탈주중인자157은행나무158판관들159숨은그림찾기160자유161아이러니사건162당신의방

15부상상하는눈
163영원한현재164불온한자165리듬의우주166상응167환영의꽃168상상하는눈169오염된언어170소실점

16부성(性)과죽음,위반의상상력
171미궁도시172금기의기저173사랑의극단174쾌락하는식물175광기176은폐된폭력177공포의풍경178바퀴없는마차

17부떠도는점,불안한초상들
179나도島너도島180현대아파트181사과182웃음의가면183유명한통닭집184정치가185벽과싸우는사람186현대인187무언극188거머리와떡붕어189거미와군함190혼몽의잠

18부고독한사물들의세계
191선풍기192오동나무193허공194지구195지구의사랑196식목일197구두198공기199화장지200황토물201꽃과거인202아이203촛불204나비205비행기206스승들207묘비

19부가배시광(??時光)에서의고독한대화
208희곡

20부벽에오줌누는사람들,우리는진짜인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흩날리는눈발사이로새들이날아간다.붕붕거리는하얀벌떼처럼눈들은허공을떠돌다어디론가사라진다.새들이내려앉은솔숲위에서하늘이펄럭인다.하늘을만져본다.하늘은표면이없어손으로만질수가없다.형태도크기도무게도가늠할수없다.하늘은변화하는유기적총체의공간일뿐그려질수있는어떤대상이아니다.이아님이부정이공간에대항하는투쟁을낳고현대의예술은공간과의싸움,시간과의싸움,통념과의싸움,예술과의싸움,현대성과의끝없는싸움에서부터출발한다.
화가들은자신의예술품속에담기는이미지공간,그런공간들을담고있는캔버스라는공간,캔버스가전시되는현실이라는공간,그런현실들을몸에담고흘러가는현대사회라는괴물과의투쟁을통해현대너머의또다른세계로모험을떠난다.화가들은색채,형태,재료,기법등과의싸움을통해서,음악가들은소리,상상,침묵이구현되는악보라는추상의음률공간을통해서,시인들은언어,꿈,형식등과의싸움을통해서새로운우주로탐험을떠난다.그러기에현대의예술가들은안정이아닌불안정,확정이아닌불확정,결정이아닌미결정,빛이아닌어둠의좌표속을점처럼떠가는미지의탐험우주선들과흡사하다.
어른들이풍경화속에하늘을그릴때사실은하늘을그리는것이아니라하늘과의거리를그리는것이다.하늘이라는대상에대한자신의고정관념을그리는것이다.어른들이문장속에구름을표현할때사실은구름에대한통념과관습적이미지를표현하는것이다.이때예술적표현의대상이된하늘과구름은어른들의정형화된시각과해석의감옥에서얼마나답답하고상처받을까.그런데아이들의그림이나동시에는이런거리가소멸하고사물의형태나크기가아주자연스럽게변형되어나타난다.의식과사고이전의감각들이매우유머러스하게등장한다.아이들은하늘을접어바지주머니에넣고다니기도하고구름을주물러장난감강아지를만들기도한다.좋아하는사람의얼굴은17층아파트보다더크게그리고입이코위에붙은사람들을멋지게만들어내기도한다.이러한아이들의지각패턴을신체기관과감각기관의미성숙때문이라고단정해서는안될일이다.예술사는단순히말해지각패턴의변화의역사가아니던가.
할머니를늘공항에서배웅하던어린소년이있었다.소년은할머니를태운비행기가점점멀어지다가하늘속으로쏘옥사라지는것을늘신기해했다.그러던어느날처음으로비행기를타게되었다.비행기가활주로를달리며날아오르기시작하자아이는상기된표정을지으며옆자리의친구에게속삭인다.“우린언제부터작아지기시작할까?”나는아이들의이런천진한눈길과마음이담긴예술작품을좋아한다.회화가회화이기를그치는한계에도달하려는회화들,조각이조각의전형을거부하고탈(脫)조각으로비상하려꿈꾸는조각들,음악이음악의확정된국경을월경(越境)하려는음악들,시가시의제한된도구적기능과형식을넘어서려는낯선모험의시들을좋아한다.고착된시선에대한반항과도전이유머와익살로표출된창조물들을좋아한다.
낙서나아이들의그림을연상시키는장뒤뷔페(JeanDubuffet,1901~1985)의작품에서내가우선적으로만나는것은선의자유분방함이다.선들의속도와흐름속에스미어있는해학과위트에나는매료된다.「전화고문」,「벽에오줌누는사람들」,「영양섭취」,「코푸는사람」같은작품들에는작가특유의유머감각과비판적농담이천진하게스미어있다.일반적으로작품형성의3요소라하면예술가,대상,재료를말하는데,화가가대상과재료를선택하고조종하는것과달리뒤뷔페는재료의자발성에큰비중을두고작업을한다.그에게재료는화가의의도보다도더많은능력을가진신기한마티에르인것이다.그는물감에모래나유리조각같은것들을섞어바르기도하고,화면을긁거나파는것처럼상처를내기도한다.당연히화가의의도보다재료자체에의해발생되는우연성이화폭에담기면서화가의무의식까지드러나게된다.
뒤뷔페가재료의자발성에관심을기울인다면호앙미로(JoanMiro,1893~1983)는행위중심의표현방식에관심을기울인다.그는밑그림없이직접캔버스에직접그림을그린다.어떤대상이나주제를미리설정해놓고작업을시작한것이아니라무(無)에서출발한다.물감을흘리거나붓을미끄러트려엉뚱한이미지들을탄생시킨다.그에게캔버스는대상이나이미지를담는그릇이아니라추상기호들의초현실적유희공간이었던것이다.이러한작업을통해회화는구체적이미지중심의사고로부터출발해야한다는고정관념을무너뜨린다.
이런행위중심의회화표현을극단적으로밀고나간화가로잭슨폴록(JacksonPollock,1912~1956)이있다.바닥에엄청나게큰화폭을깔아놓고물감을뿌리거나흘리는드롭페인팅을시도했던폴록은그렇게함으로써회화의일부가된느낌을받는다고고백한적이있다.그는그리는대신에뿌리고던지고밟고뭉갠다.이는회화가화가의자아표현이라는기존의관념을넘어선것이고화폭은현실이나대상을재현,구성,분해하는표현공간이라기보다는행위를위한경기장혹은행위자체로의몰입을체험하는놀이공간에가깝다.뒤뷔페가재료의물질성을문제삼았다면폴록은재료들의복합공간인화폭과회화의평면성을문제삼았던것이다.
나는폴록의즉흥적이고무의식에가까운창작행위도좋아하지만그와비슷한시기에활동했던윌렘드쿠닝(WillemdeKooning,1904~1997)의거칠고과격한붓놀림도좋아한다.그의터치는난폭하고공격적이지만그만큼섬세하고매혹적이다.그들은모두그린다는행위란무엇인가라는문제에대해근본적회의와부정을통해이전과는다른회화를모색했던예술가들이다.나는그들의이러한관점을소중하게생각한다.왜냐하면그린다는것은단순한테크닉이아니라삶의중요한창조행위이고작품속에당연히그행위과정이녹아들어있어야하기때문이다.
어떤예술품을감상할때나는가능한감각과본능에따라즉흥적으로반응하고상상하는편이다.그와동시에내게전해진감동과울림의세부를확인하기위해대상예술품을정밀하게해부하고분석하기도한다.내게글쓰기는이두개의시스템이중층적으로작동하는과정이다.무의식과의식이지속적으로오가는길항과배반의과정이다.그래서나는글을쓸때한없는자유를느끼면서도강력한억압을동시에느낀다.그래서글쓰기자체를문제시하고일탈을꿈꾸는건지도모른다.나는글을쓰면서글의소멸을꿈꾸고,글의양이늘어날수록글의최소화를욕망한다.극소화된자아와언어와세계의삼위일체를무의식적으로욕망한다.이처럼사물이갖는시각적형태를극소화하려는예술가들이있다.이들은주로순수추상계열의작가들이다.
순수추상이란무엇인가?이물음은시에서본다는감각행위와표현한다는언어행위와해석한다는감상행위는무엇인가라는문제와연결된다.어떤사물을본다는것은그대상을전체속의하나의장소하나의공간에위치시킨다는것이다.대상에내재된시간과이미지와내적긴장을동시에감각한다는것이다.회화에서의긴장은형태,색채,명암,배경등에의해유발되고,음악에서의긴장은음의파고,파장,공간,연주자의감정등에의해유발되고,시에서의긴장은리듬,형식,대상,서사,화자의미묘한심리등에의해유발된다.어느장르든예술의대상은물적대상자체를넘어선주관적오브제이면서크기와방향을갖고꿈꾸기를멈추지않는비물질적정신인것이다.
말레비치(KazimirSeverinovichMalevich,1878~1935)는물적대상들을기하학적으로제거하여추상의세계로진입한다.나에게말레비치는이상하고아름다운누드해변이다.이곳에서사물들은옷을벗는다.구두를벗고모자를벗고양말을벗는다.모래는모래라는인식의옷을벗고정물은정물이라는형태의옷을벗는다.사각형은사각형을벗고새로운사각형으로탄생한다.그는사물들을사각형으로치환하는것이아니라사물들을사물들밖으로완전히내보냄으로써사각형을낳는다.거기에자신이투영된색을입힌다.말레비치의추상회화는인간과세계의단절,자아와대상간의단절,언어와사물사이의간극을직시하게한다.그관계의미학에대한비판적해석과반성의시간을갖게한다.색과형태가환기시키는비(非)물질성,비(非)대상성을생생하게체험하게한다.
언어를통해언어를부정하고자하는현대의시인들처럼아이러니컬하게도그의사각형그림들은사각형의시선에의해사각형으로구획된사각형의세계를사각형을통해지워버린다.엄밀히말해서말레비치의사각형회화에사각형은없다.그의사각형은어떤생물혹은무생물,즉하나의대상을단순추상화시켜놓은추출물이아니다.대상의표현불가능성을사각형이라는극단적형식으로시각화하고있는것이다.사각형은언제나열려있고붉은사각형은언제나붉게비어있다.그에게사각형은소멸로가는존재의입구였던셈이다.그가후에흰바탕위에흰사각형을그려세계와사물의무(無)를직시하라고한것은당연한귀결이다.
앞에서언급한몇몇예술가들은기존의미적가치관이라는벽에오줌을갈긴작가들이다.화가자신의신체개입이작품의리얼리티를결정하는중요요소로작용하는행위적회화작업을한예술가들이라할수있다.행위에는필연적으로시간이개입되고,행위의연속은운동이라는개념으로확장될수있다.그러니까그들은공간의변형,빛의변형,통념의해체를통해사라진시간과함께사라진세계,사라진꿈,사라진자아,사라진자신의흔적과고통을함께그린것이다.혹자는그들의작품이추상적이고모호해서현실감이없다고말하지만내가보기엔어떤구체적인예술품보다더구체적이고현실적이다.그들은모두기존의화법과는다른방식으로일생을통해자신과의싸움에치열했고진실했다.내가그들의예술과예술정신을사랑하는것은그때문이다.
독일의가수이자배우이고파스빈더(RainerWernerFassbinder,1945~1982)영화감독의아내이기도했던잉그리드카벤(IngridCaven,1938~)에관한이야기가떠오른다.한남자와한여자가호텔에숨어있다.그들은도피중인사기꾼커플이다.경찰의추적을피하기위해그들은다시가방을챙긴다.여자는벽에걸려있던재스퍼존스(JasperJohns,1930~)의그림을가방에챙겨넣는다.남자가의아한듯묻는다.
“이그림가져가려는건아니지?모조품이잖아?”
그러자여자가말한다.
“그럼,우리는,우리는진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