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감자 200그램 (박상순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슬픈 감자 200그램 (박상순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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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슬픈 감자 200그램』은 1991년 《작가세계》로 데뷔한 뒤 한국 시단에서는 만나볼 수 없던 독특한 개성과 그만의 리듬으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한 시인 박상순의 신작 시집이다.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인 이 책은 햇수로 13년 만에 선을 보이는 것으로 그 오랜 시간의 침묵이 52편의 시에 아주 녹녹하게, 그러나 녹록치 않은 맛의 여운을 느끼게 한다. 총 3부로 나뉘어 담긴 이번 시집은 언어라는 슬픈 도구가 얼마나 풍요롭게 시의 잔치를 벌일 수 있게 하는지 그 일련의 과정들을 몹시도 아름답게 복작거리는 그 말과 손의 다채로움으로 우리의 오감을 매혹시키고 있다.
저자

박상순

저자박상순은서울대학교미술대학회화과(서양화)를졸업하고,1991년『작가세계』에「빵공장으로통하는철도」외8편의시를발표하며등단했다.시집『6은나무,7은돌고래』(1993년),『마라나,포르노만화의여주인공』(1996년),『러브아다지오』(2004년)를출간했다.현대시동인상,현대문학상,현대시작품상을수상했다.

목차

1
슬픈감자200그램9
대장,코만도르스키예10
나의물고기남자13
왕십리올뎃14
요코하마의푸른다리18
논센소20
샤를로트엘렌22
그칼27
빵공장으로통하는철도로부터23년뒤-228
새로단문밖에는31
현실은내웃음을모방한다32
유령이여안녕34
내봄날은고독하겠음37
나는네가40
달을한입베어물면42
즐거운사람에게겨울이오면44
할머니들의동그라미47

2
나의,단풍잎같은생일아침51
핀란드도서관52
별56
좀이쁜누나,순수연정님58
사바나초원에서만나면60
당나귀달력으로30년62
요괴들의점심식사65
‘나-수탉’은오늘66
바나나나무처럼,수선화처럼68
여배우김모모루아는바르셀로나에갔다70
음악은벽속에있다72
꽃의소녀79
6월의우주에는별향기떠다니고80
열걸음스무걸음,그리고여름82
장화신고,장화벗고84
바람은감자를하늘만큼좋아해88

3
이것은93
죽은말의여름휴가94
공구통을뒤지다가96
네가가는길이더멀고외로우니98
목화밭지나서소년은가고100
Iwillwaitforyou102
뜨거운야구공하나가날아와103
기린아가씨와뜀뛰기104
네가나를영원히사랑한다해도105
철문으로만든얼굴들106
새콤달콤프로젝트107
할아버지와대서양과황금팔과,나와가을과108
한낮의누드110
오늘,시인언니병신돋는다111
무대112
내가그린기린그림114
고래와시금치116
크레이지하트포에트리클럽118
여름밤의꿈이었을까119

시인의말121

출판사 서평

후배시인이수명은1993년에출간된선배시인박상순의첫시집『6은나무7은돌고래』를두고근래에펴낸자신의저서를통해이렇게논한바있다.“이시집은아무예고도없이,전조도없이와서,아무파란도없이처음에왔던그자리에아직도서있는듯보인다.1990년대나그이후는이시집의이상한기운을충분히호흡하지않은것이다.어떤거리감을갖고바라보았을뿐이다.이말은이것이아직도소비되지않았다는것을뜻한다.(……)이시집은아직도밝혀지지않은중요한내용들을품고있음이틀림없다.”(『공습의시대』,문학동네,2016,130쪽)

이수명시인의말마따나,물론동조하는마음에반복하여거드는대목이기도하거니와,‘아무예고도없이,전조도없이와서,아무파란도없이처음에왔던그자리에아직도서있는’시인박상순.그의시를읽어온독자라면,특히나그의시에매료되어온독자라면무심히물에돌을던진듯한,그러나정확하게그중심을가늠하여어깨를휘둘렀다할이설명에무조건수긍하지아니할수없을것이다.그렇다.박상순의시는어느날갑자기어디선가나타나서지금껏우리앞에우뚝하고서있는지경이고무릇절경이다.더거슬러가보자면1991년『작가세계』로데뷔했을때부터26년이지난지금껏그는참홀로라는참이다.누구도따라갈수없고또누구도따라할수없는시들을그는연신피워대는담배연기처럼대책없이우리들에게흘려놓으며오늘에이르렀다.그리고그연기같은시들을좇으며우리들은매캐하면서도아찔한그의시적혼돈에겨워하며오늘에이르렀다.1996년에출간한두번째시집『마라나,포르노만화의여주인공』,2004년에출간한세번째시집『러브아다지오』에이어2017년에펴내는그의네번째시집『슬픈감자200그램』.햇수로13년만에펴내는박상순시인의신작시집을말하기에앞서서두가길었던건긴시간을함께통과해왔음에도불구하고여전히그의시는출연당시의첫,그처음처럼우리에게여전한새것으로느껴지는연유가아닐까싶다.

왜그의시는항상시라는고정관념으로부터달아나있나.왜그의시는항상시라는예측으로부터빗겨나있나.이멀어짐,이새로움,이낯섦을기폭으로총52편의시가3부로나뉘어담긴이번시집은한국시단에서흔히볼수없던독특한개성과그만의리듬으로독보적인자리매김을한박상순이라는시인의진가를다시한번여실히드러내보일수있게완벽하게세팅된무대다.일견그래왔던것처럼녹녹하게읽히는데그뒷맛은녹록치가않다.꿈틀대는말의뼈마디가유연하기그지없는데그부드러운관절들의춤을뭐라제목짓기또한만만치가않다.무작정덮어놓고좋은데그좋음을도통설명할길이만무하다면그좋음은실로진실이고진심이아닌가.시마다참으로자유로운사유가반짝이는데,시마다반짝이는자유속에나도미처예상하지못한규율이자규칙이새로반짝여서속도를내어걷다가도이내멈춰서서나를찾게되니이처럼끝도없이나,나라는자의식을물고늘어지는시집이또있겠나싶은감탄을참으로하게되는것이다.

『슬픈감자200그램』은언어라는슬픈도구가얼마나풍요롭게시의잔치를벌일수있게하는지그일련의과정들을몹시도아름답게복작거리는말과그말맛의다채로움으로펼쳐보이며우리를흥분시킨다.박상순의시를눈으로읽을때와박상순의시를입으로읽을때,그리하여박상순의시를마음으로읽을때우리가손에쥐는건형체가없는슬픔의덩어리다.무게를잴수없는슬픔의한줌또두줌.잡은듯해서손을펴보면그안에텅빈덩어리로,아니덩어리였던기억으로고여있는어떤감정의기척.박상순의시는멀리있거나가까이있는데이는시의뜻이아니고시인의의도도아니고바로제할탓의‘우리’몫이다.어렵게읽으면어렵고쉽게읽으면쉬울진대특히나박상순시인의이번시집은읽는순간제감각이일순시안으로빨려드는분주함으로일단은혼란스러울것이다.터무니없이재밌고터무니없이발랄하고터무니없이경쾌한데그터무니없는즐거움뒤로그만의‘파묻힘’이있다.아마도시라는매혹,어찌할수없는발의빠짐끝에인정하게되는궁극의아름다움.시가줄수있는모든매력과마력이박상순의이번시집안에다있다고하면무리일까.무리로부터이미벗어나저멀리로등을보인채홀로가고있는시인이벌써보이고있다지만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