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양장본 Hardcover)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양장본 Hardcover)

$19.80
Description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국내에서 소개된 파스칼 키냐르의 작품 중 희곡 형식으로 쓰인 첫 작품이다. 내레이터와 사제 시미언, 그리고 딸 로즈먼드가 최소한의 소도구만 놓인 널찍한 무대에서 고요하고 느리게 움직이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부름’이라는 행위로 연결되어있다. 키냐르가 19세기의 사제 시미언을 불러냈듯이, 노 사제는 오래전 죽은 아내를 목 놓아 부른다. 이른바 이중의 초혼극이, 섬세하게 직조된 아름다운 언어로 펼쳐진다.
저자

파스칼키냐르

1948년프랑스노르망디주베르뇌유쉬르아브르에서태어났다.음악가집안인부계와언어학자집안인모계사이에서태어난그는어린시절에실어증을겪었는데,이는‘침묵속에서말하기’라는그의창작적동기와닿아있다.1969년에『말더듬는존재』로데뷔했으며,이후『소론집』,『뷔르템베르크의살롱』,『샹보르의계단』등을출간하면서이름을알리기시작했다.1991년에는영화로도만들어진『세상의모든아침』이큰성공을거두면서프랑스문학계의대표주자로자리매김했다.
하지만1994년에그는읽는것과쓰는것외에는아무것도하지않겠다며돌연모든공적인일에서물러나파리의은둔자가되었다.대표작으로『은밀한생』,『로마의테라스』를비롯하여,‘마지막왕국’연작인『떠도는그림자들』,『옛날에대하여』,『심연들』과『음악혐오』,『부테스』등이있다.『떠도는그림자들』로2002년공쿠르상을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며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옮긴이의말_낙원을복원하기
작가연보
작품목록

출판사 서평

“이책은음악에대한찬가입니다.죽은이들에대한애도와그리움의음악,위로가되는음악,새들의노랫소리에담긴생생한자연의소리같은그런음악말입니다.”

세상의모든소리를기보하고자했던무명음악가의내밀한독백

『음악혐오』로독자의사랑을받았던음악전문출판사<프란츠>에서파스칼키냐르의신작이출간되었다.음악을영혼으로,문학을육신으로삼았다고해도과언이아닐정도로음악과언어가결속된독자적작품세계를구축한파스칼키냐르.『우리가사랑했던정원에서』는그가평생에걸쳐몰두했던생의근원과기원의음악이라는주제를한무명사제음악가의삶을통해풀어낸작품으로,출간즉시도빌시의<책과음악상>을수상하며화제를모았다.

이작품의주인공인시미언피즈체니는아내와사별한뒤,아내가사랑했던사제관정원의모든사물이내는소리를기보하는것으로아내에대한사랑과그리움을승화시키고자했던실존인물이다.그는정원에서지저귀는온갖새들의노랫소리뿐만아니라물떨어지는소리,옷깃에이는바람소리등생명이없는사물의소리까지음악의영역으로끌어들여그지평을넓히려했다.

파스칼키냐르는노老사제의이야기를통하여,음악이전의음악,즉기원의음악이란무엇인가에대한답을제시한다.동시에사제의이같은노력이상실한사랑을위무하기위한애도의한방식임을드러내는것으로,음악이지닌사랑의속성을정제된시적언어로들려주고있다.

『세상의모든아침』,그이후

파스칼키냐르자신이책의서두에서밝히고있듯이,이작품은1991년발표한『세상의모든아침』과쌍을이루고있다.키냐르의출세작이기도한『세상의모든아침』은17세기,비올라다감바연주자이자작곡자인생트콜롱브의이야기다.『우리가사랑했던정원에서』의주인공인시미언피즈체니의서사는사별한아내를잊지못한채은둔하여살았던그의삶과큰줄기를함께하고있다.그러나26년의간격을두고발표한이작품은세부적으로전작과다르다.

가장큰차이는형식이다.『우리가사랑했던정원에서』는국내에서소개된파스칼키냐르의작품중희곡형식으로쓰인첫작품이다.내레이터와사제시미언,그리고딸로즈먼드가최소한의소도구만놓인널찍한무대에서고요하고느리게움직이며전개되는이야기는,‘부름’이라는행위로연결되어있다.키냐르가19세기의사제시미언을불러냈듯이,노사제는오래전죽은아내를목놓아부른다.이른바이중의초혼극이,섬세하게직조된아름다운언어로펼쳐진다.

두번째는두인물의음악에대한사회적태도의차이다.생트콜롱브가음악을세속적명예나청중을위한것이아닌실현되는즉시소멸되는특유의순수성을추구하여자신의곡을일체출판하지않은반면,체니의경우끊임없이출간을위해노력하지만번번이좌절을맛본다.그러나이러한두인물의차이가음악의본질에대한이견으로드러나는것은아니다.두인물모두음악의본질을음악이전의음악,즉기원의침묵에서찾는다는점에서키냐르의식의긴흐름을되짚어볼수있다.

천국의노래―새소리

시미언피즈체니는미국뉴욕주제너시오의사제관정원에서지저귀는새들의노랫소리를기보한최초의음악가이다.그가생전그토록출간하려애썼으며,사후에아들(작품에서는딸로즈먼드)에의해자비출간된책이바로『야생숲의노트Woodnoteswild』(1852)이다.그는새소리뿐만아니라바람소리,갈대나사물이내는소리등도기보했는데,그의이러한야생그대로의음악시퀀스들의기록은훗날드보르자크나올리비에메시앙같은음악가에게큰영감이되어주었다.그작업의중심이되는것이아내가사랑했던정원에서지저귀는새소리이다.키냐르는노사제가남긴야생과사물이내는자연의음악을‘음악이전의음악’,즉‘기원의음악’으로보았다.천국의무언가가깃든음악,아담과이브가쫓겨난이후에도에덴의주민으로남은새들의노랫소리,천국의노래이다.

최초의정원,우리가사랑했던에덴에서

이이야기는세명의등장인물에게차례로임무가주어지는것으로서사가진행된다.사제의부인에바가가꿨던정원을에바의죽음으로사제가가꾸기시작하고,사제시미언이죽은이후로는딸로즈먼드에게로정원가꾸기라는임무가넘어간다.마치강물이흘러가며이름을바꾸듯,정원에의임무를수행하는수행자들의이름도시간에따라변화하는것이다.그들이지키는것은한때정원을가득채웠던지복의순간과죽은이에대한영속적인그리움이다.그리고이들수행자들에게는한가지규칙이있다.홀로일것.그리고침묵할것.

파스칼키냐르는“의식儀式은소리없는복원과같은것이므로,제대로올리려면혼자일필요가있”다고말한다.“말없이과묵한전례는기도보다더강력하고,더효과적이고,더매력적”이기때문이다.그리하여그들의상실감과외로움,고통이지나간자리에떠오르는것은침묵의순간이다.키냐르는그평화와고요의순간을‘최초의음악’으로기보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