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지성, 그로테스크 고야

상처 입은 지성, 그로테스크 고야

$19.96
Description
그로테스크의 원형적 조형미 ; 고야의 판화미학

1) 『카프리쵸스』 (Los Caprichos)
고야의 천재성이 스페인의 국경을 넘어 널리 인정받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위대한 스페인 화가로 알려진 이는 바로크파 벨라스케스였지 진지한 이국풍의 고야가 아니었다. 그러나 19세기와 20세기의 비평가들이 증명하듯 고야의 찬란한 환상의 세계는 결국 주목을 받는다. 여기에는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벌거벗은 마하」나 「거인상」, 「1808년 5월 3일」, 「사투르누스」, 「카를로스 4세의 가족」 등의 뛰어난 작품들이 세상에 주목을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예술철학은 화려한 채색으로 빛나는 곳에 있지 않았으며 온전하게 그의 판화집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고야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 속에다 너무나 현실적이고 구체적 의미를 붙여 시대정신이 사라져가는 스페인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카프리쵸스』는 고야 정신이 온전히 담긴 채 1799년 2월 6일 총 80장의 에칭과 애쿼틴트로 제작되어 세상에 선보인 첫 번째 판화집이다.

삶과 죽음에 대해 고야가 그려낸 수많은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는 침묵하며 광기의 시대를 광인의 모습으로 검은 그림에 담아 흔적을 남겼다. 그의 판화집은 고야의 한 평생을 읽는 ‘풍부한 저장고’이다. 판화집만 본다면 푸코의 견해처럼 고야는 광기의 시대를 산 천재적인 광인임에 틀림없다. 다르게 말하면 우울증이나 심한 히스테리 환자였는지도 모른다.
처음 『카프리쵸스』가 제작된 시기는 1797년에서 1798년 사이로 간주되며 이때는 영, 불 혁명이 끝나고 유럽에서 계몽사상이 만연되고 있던 때이다. 카를로스 3세의 죽음으로 정치적 문외한인 카를로스 4세가 왕위를 계승하여 정치적 파국을 맞고 있던 때이다. 작품의 내용은 당시의 악정에 대한 지성인들의 생각을 나타낸 것으로 즉, 당시 퇴화된 조정의 분위기에 대하여 조정 내의 혁신파들과 소수 계몽주의자들의 이념과 논조에 고야가 뜻을 같이 한 것이다. 고야는 그 시대의 가장 탁월한 인물들과 접촉을 가진, 폭넓은 교양을 지닌 화가였다. 고야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에다가 추상적 의미를 붙여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제목을 남기고 있다. 모델은 주로 악정의 주역인 수도원장이나 승려, 정치인들로 이들은 마귀나 귀신, 동물로 치환되고 있다. 이 시리즈는 극히 다재다능한 자극과 영감에 의한 것이고 독창적인 사회풍자 이미지들이다.

『카프리쵸스』를 통해서 고야는 다양한 캐릭터를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장면마다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캐릭터 사이에 긴장을 불어 넣거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때로는 여성이 쥐와 함께 등장하거나 예술가는 꿈속에서 또는 현실을 오가며 박쥐나 올빼미에게 둘러싸인다. 각각의 상황들은 유괴, 음모, 거짓말, 관음증, 조롱, 폭력 등으로 구성되어 진다. 이러한 모든 행위들은 우리 주변의 비행들을 고발하고 있으며 등장 캐릭터 또는 인물들은 항상 신체적으로 학대를 받고 있거나 강제적인 죽음의 압력에 노출되어 있다. 그들이 묶여 있을 때는 삶에서 거짓말이거나 공범자와 나쁜 짓을 계획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왕후, 귀족, 성직자, 법률가, 정치가, 의사, 학자, 군인, 고리대금업자, 밀수입자, 난봉꾼, 부자, 가난한 사람, 출세한 사람 등 당대의 사회의 인물을 괴기한 모습으로 등장시켜, 일종의 가면극을 연기시켰다. ‘이 세상은 가장 무도회다. 얼굴도 복장도 목소리도 모두 꾸며져 모두가 자신이 아닌 것을 보는 것처럼 바라고 있고, 모두가 다르다, 서로에게 누구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라고 6번 작품에서 이세계의 인물들의 성격을 나타낸다.
이런 『카프리쵸스』는 무서울 정도의 집념(병마, 실명, 실연, 질투)의 소산으로 만들어졌다. 당시의 계몽주의, 지적자유주의의 사상에 물들었다고는 해도, 청각을 잃어버린 고야의 피 속에는 인간의 조건에 깊이 뿌리박힌 부조리한 원죄의 의식이 단절되지 않고 존재해 있는 것이다.

2) 『전쟁의 참화』 (Los Desastres de la Guerra)
『전쟁의 참화』는 고야의 판화 중에서 가장 사실적인 기록으로 리얼리즘이 강하게 표현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페인의 독립 전쟁동안 고야는 사라고사에서 체재하였으며, 이 도시에서 개인적으로 경험한 잔인한 전쟁의 결과와 대면함으로 1808년 5월초에 사라고사에서 겪은 전쟁 인상을 처음으로 판화 시리즈로 바꿀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서 고야는 인간의 실제 경험이 영향을 끼친 한 구체적인 사건들, 다시 말해서 정복, 전쟁, 기근, 죽음 등의 주제를 그가 받은 충격 이상으로 재창조해내고 있으며 그러므로 『카프리쵸스』에서와는 상이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잔인성, 광신, 공포, 부정, 비탄, 죽음 등은 전쟁과 정치적인 억압의 숙명적인 결과들이며, 그 중요성을 선택된 일화적인 주제들과 기억들을 초상화들의 후면에 숨기지 않고 표현하였다.

3) 『어리석음』 (Los Disparates or Los Proverbios)
『어리석음』은 무엇인가. 그것은 분별없고 터무니없는 것과는 정반대다. 그것은 분별없고 어리석은 짓으로 제시되어야만 비로소 햇빛을 볼 수 있는 부류의 것이고, 여기서 분별없는 어리석음은 논리의 역설과 같다고 해석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카프리쵸스』는 사회라는 평면에서의 평면적 풍속비판, 고야자신의 도덕주의적 측면의 표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인간적 정념,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 동시대인들의 악덕과 비참함 등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 사진처럼 평면적인 방식으로 그로테스크하게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어리석음』은 풍자나 비판이라는 대항적 자세를 뛰어넘어, 고야가 살아온 긴 생애의 두께가 전면에 나와 있다. 묘사되는 사물들은 입체화되고 한 사회의 역사와 그 상태는 마치 압착기로 누른 듯이 선과 악, 풍자와 비판 따위도 모두 짓눌려 부서진다. 따라서 묘사하는 방식, 묘사되는 방식, 또는 새기는 방식이 과거의 판화집들과는 전혀 다르다. 배경 하나만 보더라도, 과거의 배경은 늘 밤이나 낮이었지만, 여기서는 밤도 낮도 없다. 그것은 밤인 동시에 낮이다. 이 판화집은 오랫동안 불가사의한 작품, 늙은 거장의 변덕, 무의미한 유희, 단순한 넌센스,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그린 엉터리로 간주되어 무시를 당해왔다. 이 난해한 판화집의 암호를 푸는 열쇠를 발견한 사람은 이제껏 아무도 없다고 전해진다. 고야 작품의 독창성중 하나인 해석의 다의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어리석음』 판화집이야말로 고야가 지닌 그로테스크한 창조력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저자

함순용

연세대학교철학과를졸업했고,성균관대학교대학원에서철학박사학위(예술철학)를받았다.광고회사화산기획을창업한후한호정보통신,AUSKO의대표이사를역임했다.日本SANNO大학교에서수학했으며초대예술철학회회장을지냈다.지금은한국사회경영연구원원장으로재직중이다.연구원이설립한강남과안산문화포럼에서매주‘문화살롱-철학과예술의향연’을진행하고있으며강의한오페라작품중에서22편을선별했다.대학교와기업강의에서도예술을통한삶의지혜와철학의귀함을전하고있다.저서로는〈영상속브로드웨이100년,뮤지컬영화사〉,〈상처입은지성,그로테스크고야〉,〈서양미술사10일간의여행〉등이있다.

목차

차례

1.서문

2.그로테스크미학의역사
1)풍자적인것과장난적인것-필립톰슨(PhilipThomson)
2)적대적이고낯설고비인간적인것-볼프강카이저(WolfgangKayser)
3)현대미학적입장에서의그로테스크정의
4)라블레의세계를통해본바흐친의그로테스크

3.그로테스크의원형적조형미;고야의판화미학
1)고야의생애와시대적배경
2)고야판화연작의개요

4.잔인한풍자와차가운웃음의세계;『카프리쵸스』(LosCaprichos)
1)『카프리쵸스』의제작배경과의미
2)『카프리쵸스』의구성
3)『카프리쵸스』(LosCaprichos)1~80번작품분석

5.공포,무섭고낯선세계;『전쟁의참화』(LosDesastresdelaGuerra)
1)『전쟁의참화』제작의미와구성
2)『전쟁의참화』(LosDesastresdelaGuerra)작품분석

6.절망과카타르시스;『투우』(LaTauromaquia)
1)『투우』제작의미와구성
2)『투우』(LaTauromaquia)1~33작품분석

7.음산한가면의모티브;『어리석음』(LosDisparatesorLosProverbios)
1)『어리석음』제작의미와구성
2)『어리석음』(LosDisparates)1~22작품분석

8.고야와그로테스크
1)『카프리쵸스』43번의그로테스크
2)바흐친시각에서본낭만주의그로테스크와고야

9.부록
프란시스코.고야약력연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상처입은지성,그로테스크한세상

“이싸움은정의의싸움으로,이런사악한씨를이지구상에서뽑아없애는것은신에대한커다란봉사이기도한것이다.”
“잠깐만나리”하고산초가대답했다.
“저기보이는것은거인이아닙니다요.풍차란말입니다요.팔이라고하시는것은날개인데,바람의힘으로돌아서맷돌을움직이죠.”<중략>
방패로몸을가리고창을옆구리에끼고로시난떼의네굽이달릴수있는최대의속도로돌격해들어가서,바로정면에있는맨처음의풍차를향해창을냅다찔렀다.그가일격을가하자세찬바람을받아무서운힘으로돌아가는날개를찌른창은박살이나고동시에사람과말도휩쓸려하늘높이떠올랐다가떨어지면서들판을데굴데굴굴러갔다.
-세르반테스,『돈키호테(DonQuixote)』제8장중에서-

세르반테스(1547~1616)는고야(1746~1828)보다200년전에태어났다.스페인을대표하는문인이며『돈키호테』로세계적인명성을얻었다.전쟁에참전하여왼팔을잃었고,귀국도중해적의포로가되어5년간노예생활을하기도했다.
고야또한벨라스케스와함께스페인을대표하는화가이며근대를연화가로세계적인명성을얻었다.직접전쟁의참상을보았고병으로청각을잃었다.세르반테스의소설과고야의그림속에는17,18세기스페인사회의모든사람들이등장한다.왕과귀족,상인,성직자,농부,병사,공작부인,시녀,농부의아내,창녀,그리고말과소,개까지…
세르반테스는돈키호테를통해서무엇을말하고자했을까.고야는그로테스크한그림을통해서무엇을전하려했을까.
소크라테스는“성찰하지않는삶은살가치가없다”고말했다.필자의집안어른함석헌선생은“생각하는백성이라야산다”며독재와싸웠다.고야는『카프리쵸스』43번그림에서“이성이잠들면괴물이깨어난다”고기록했다그리고세르반테스는돈키호테를통해외친다.
“이룩할수없는꿈을꾸고/무적의적수를이기고/견딜수없는고통을견디며/고귀한이상을위해죽고/잘못을고칠줄알며/순수함과선의로사랑하고/불가능한잠에빠져서도/믿음만으로잡을수없는저별에닿는것/그것은진정한기사의임무이자의무!/아니!의무가아니라,특권이노라”
“세상이미쳐돌아가고있다면누가제정신일수있겠소?너무똑바른정신을가진것이미친짓이요”
고야사후200년이다가온다.변한것은없다.세상은살만한가?사람들은행복한가?지구촌은평화로운가?언제나인간에대한예의상실과삶의천박함들이기승을부리며지성인의가슴에대못을박는다.
상처입은지성,그로테스크고야는깨어있는이성,철학을세상속에서함께살아숨쉬게하기위한필자의노력이다.예술이란창을통해세상을다른결로보고살아가는돈키호테류의사람들이있다.그들중하나인고야의흔적을찾아기록한것을책으로묶었다.미흡해서부끄러움이크지만습작들이쌓여더나은역사로진화한다는믿음으로견뎌볼생각이다.

서문
‘추의미학’은당대사회의모순을비판하려는시대정신의산물이라할수있다.아놀드하우저는“모든예술가가자기발전의과정에서대치하게되고어떠한방법으로든해결해야할문제는어떻게사회와사회의인습에가장잘적응할수있느냐하는것이아니라,반대로어떻게그가그것들로부터가장성공적으로해방될수있느냐”의문제라했다.이와같은미적범주로서추의영역에존재하는긍정과부정의공존의대표개념중의하나가그로테스크이다.프란시스코호세데고야는계몽주의시대스페인의대표적인화가로궁정화가였다.그의유화작업이나궁정화가로서의작업은벨라스케스를능가하지못한다는평을받기도했다.그러나그는미술사에서근대를연화가로서,여전히현대성을가지는화가로서평가받고있다.이배경에는미술이가진추함,즉그로테스크에주목하였기때문이다.판화연작시리즈에서보여지는그로테스크한풍자미학은고야를근대인으로,나아가스페인회화사에서여전히살아있는전설로남게하는근거가되었다.
저자는고야의판화연작『카프리쵸스』(LosCaprichos),『전쟁의참화』(LosDesastresdelaGuerra),『투우』(LaTauromaquia),『어리석음』(LosDisparates)전작품에나타나는그로테스크미학의본질을말하고자한다.
계몽주의시대스페인의대표적인화가인프란시스코호세데고야(FranciscoJoseDeGoya,1746~1828)는회화사에서두드러진예술사조에속한다기보다는바로크,로코코,신고전주의,낭만주의등18세기에서19세기를풍미한여러예술사조의경향속에존재한다.대표적인궁정화가로서왕가를중심으로한실내유화를많이그렸다.
이당시까지는벨라스케스의아류정도로취급되던고야가현재까지주목받는화가가된것은극심한고통의결과물이있기때문이다.고야는45세가되던1792년인플루엔자에감염되어청력을잃게된다.이후구토와현기증,일부시각장애와청력상실로이어졌다.또한그의머릿속에이상한소리가울리는이명현상으로고통받았다.고야는거의죽을지경이되었고이러한고야의고통은광기로까지이어진반고흐의그것처럼예술의의학사에서하나의수수께끼로남은사건중의하나로기록될정도였다.이러한고통의순간에대부분의화가는이젤을덮는다.그러나고야의해결방식은달랐다.이젤을덮는대신에고야는소형그림(cabinetpicture)시리즈에의욕적으로매달렸다.양철판에유화로참화의묘사,감옥의내부,달빛이비치는정신병원의마당,피흘리는투우의장면등질병과우울증으로고통받는한남자를북돋워주는어떠한소재든닥치는대로그렸다.회복단계에서고야는길고도풍부한인생에서창조성의위대한숲을하나발견하게된다.판화가그것이었다.물론고통스런경험이후에「벌거벗은마하」나「1808년5월3일」,「카를로스4세의가족」등의뛰어난작품들이세상에주목을받기도했지만사실상고야를고야답게만든것은다른장르였다.
그의예술철학은화려한채색으로빛나는곳에있지않았으며온전하게그의판화집속에서살아숨쉬고있었다.고야는그로테스크한이미지들속에다추상적의미를붙여시대정신이사라져가는스페인사회를고발하고있다.『카프리쵸스』는고야정신이온전히담긴채1799년2월6일총80장의에칭과애쿼틴트로제작되어세상에선보인첫번째판화집이다.당시의비평가이자시인으로활약한보들레르는고야에대하여다음과같이그의예술세계를전하고있다.마치고야의판화를통해서그로테스크에대한정의를내리고있는듯하다.
고야는언제봐도위대한,가끔은무섭기까지한화가이다.고야는세르반테스시대에절정에달했던유쾌하고도익살맞은스페인의풍자정신을바탕으로그위에대단히현대적인요소,즉현대로넘어와서야집중적으로추구하는한특성을추가했다.그것은설명할수없는것에대한사랑,극단적으로대조되는것들에대한느낌,본질적으로공포스러운것에대한느낌,그리고외부환경의영향으로짐승같은성질을가지게된인간의모습에대한느낌이다.이같은정신이18세기의비평및풍자운동에뒤이어모습을드러냈다는것은기이한일이다.아마볼테르라면,수도승들을다룬고야의온갖풍자들에깃들인사상을무척고마워했을것이다.
기존의고야서적들이『카프리쵸스』의풍자성에집중되었다면본책은『카프리쵸스』를비롯한4편의모든판화집을분석한다는데의미를찾을수있다.『카프리쵸스』80여점중에서그로테스크미학을구체적으로설명할수있는소재는제한적일수있기때문이다.또한4개의연작이각각다른의미의그로테스크성을보여주는재료들이기때문에고야판화의풍성한의미를분석하는데필요한작업이라고볼수있을것이다.
고야판화의분석이자주논의되는배경에는고야자신이분석해놓은‘설명서’혹은‘제목’들때문이다.간결하게흑백처리된에칭만존재한다면어떤뜻으로그렸을지알기어려운그림들에고야는마치광고카피와같은간략한설명을붙여놓고있다.이러한원재료는연구분석의매력적인자료가된다.저자는텍스트와비주얼에대한공평한의미판단과작품전체의일괄분석을통하여좀더풍부하고기초적인고야의작품세계를소개하였다.
현대의회화는회화를읽는과정자체가미술에대한이해,미술에대한하나의새로운지평을여는작업처럼되어있다.미학과미술,철학과예술의경계를넘나들고있는것이다.고야가살았던고전주의에서낭만주의로넘어가는당시의미술,회화는분명한의도와메시지를전달하기위한작업이중심이었다.다의적인해석의가능성을열어두는것은좋은작업이아니었기때문이다.고야가자신의판화집들에설명을붙여놓은것은그러한역사,사회적상황과관련이있을것이지만역으로이러한설명은고야의다른의도를숨기기위한작업이었다고볼수도있을것이다.그런의미에서고야판화집의근대성,애매모호성이현대에오면서주목을받게된것이다.
텍스트가붙어있는고야의판화집들은때로는이러한설명때문에정확한분석을방해할수도있다는평을듣기도한다.“의미의층위들은미끄러져사라지고더이상발견할수가없다”는것이다.슐츠는시각적분석위에문자적인증거를선호함으로써작품을‘텍스트화했다’고비판하고있다.또한고야는『카프리쵸스』에서계몽주의적신념을작품에강렬한메시지로담아내고있다.그러나그의생각과이념을작품에그리면서그표현방식은낭만주의적이다.이러한점이고야에대한해석을모호하게만드는것중의하나이다.계몽주의가이성중심적사고를기반으로한다면감성적사고를기반으로하는낭만주의적특성은어찌보면대립적이고상충할수밖에없다.그런데고야는두가지의가치체계를병존시키고있다.본고에서는고야의다의성을해석하는이론적배경으로그로테스크미학을원용하고자했고그로테스크리얼리즘의선구자적길을걸었던그의판화미학을통해서상충하는가치체계에서창조된고야의예술론을새롭게해석하고해답을찾고자하였다.그리고그로테스크한판화연작의전작품분석을시도하여당대사회의모순을비판하고자한고야의시대정신이어떻게‘추의미학’속에서구현되었는지를분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