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도종환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도종환 산문집)

$17.00
Description
도종환 시인의 산문집『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는 2008년에 출간되었다가 도종환 시인이 몇 년에 걸쳐 하나하나 다듬고 새로이 증보하여 근 10년 만에 다시금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04년 지병으로 교단을 떠난 시인이 보은 법주리 산방에 머무는 동안 쓴 산문을 엮은 것으로, 자기 자신을 도시라는 이름의 사막에서 구해내 숲속의 청안(淸安)한 삶으로 되돌려보낸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담하게 담아낸 기록의 산실이다.
저자

도종환

저자도종환은1955년청주에서태어났다.시집으로『고두미마을에서』『접시꽃당신』『지금비록너희곁을떠나지만』『당신은누구십니까』『흔들리며피는꽃』『부드러운직선』『슬픔의뿌리』『해인으로가는길』『세시에서다섯시사이』『사월바다』,산문집으로『꽃은젖어도향기는젖지않는다』『너없이어찌내게향기있으랴』등이있다.백석문학상,신동엽문학상,정지용문학상,윤동주상,공초문학상,신석정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나는꽃그늘아래혼자누워있습니다

우리를기쁘게하는것들11
지고싶은날이있습니다16
꽃그늘20
외롭지않아요?25
소풍29
청안한삶34
이봄에나는어디에있는가39
여기시계가있습니다46
사람도저마다별입니다50
산도보고물도보는삶56
저녁기도61
9월도저녁이면바람은이분쉼표로분다68
마음으로하는일곱가지보시75

2부상처없이어찌깊은사랑이움트겠는지요

쪽잠81
우거짓국84
누가불렀을까87
갇힌새91
꽃보러오세요95
잘익은빛깔99
집비운날103
겨울잠106
배춧국110
첫매화113
햇살좋은날116
꽃지는날120
나를만나는날123
아름다운사람126
소멸의불꽃130
동안거134
산짐승발자국138
제일작은집141

3부오늘하루를아름답게사십시오

나는지금고요히멈추어있습니다147
찢어진장갑152
그대언제이숲에오시렵니까156
봄의줄탁162
주는농사166
여름숲의보시170
오늘하루를아름답게사세요176
쓰레기통비우기180
대인과소인185
끝날때도반가운만남190
귤두개196
치통201
죽한그릇207

4부우리가사랑한꽃들은다어디에있는지요

바람이분다,떠나고싶다217
깊이들여다보기222
가장아름다운색깔229
산나물235
조화로운소리241
가을숲의보시246
고통을담는그릇254
낙엽이후258
우리가사랑한꽃은다어디있는가262
생의한파268
참나무장작276
짐승들에게말걸기281
겨울산방285
아름다운암컷289
가까이있는꽃295
남들도우리처럼어여삐여기며사랑할까요301

작가의말산에서보내는편지308

출판사 서평

아무도아프지마시라,그누구도슬프지마시라.
시인이숲에서보내온60통의연서(戀書)

『그대언제이숲에오시렵니까』

도종환시인의산문집『그대언제이숲에오시렵니까』가새로이출간되었습니다.지난2008년동명의제목으로선보였던책이꽤오랜동안절판상태였고그사이시인이나서서원고를보태고원고를빼는등의새작업을행하여2017년새봄을앞둔작금에새볕을쬐기에이르렀습니다.
근10년의공백이무색할정도로오늘에다시읽는이책은참으로묘한뒷맛을남깁니다.시인이충청도출신이라딱히그런건아니겠지만이렇게천천히읽히는책이또있을까싶을정도로느린보폭을자랑하기도하니말입니다.좀묘한형국이지요.요즘책들이어떻던가요.서둘러에둘러재빨리어떤요령터득에바쁜기술들을못가르쳐안달이난속도감을자랑하기도하거니와깊이보다는얕게발딛는법을알려주느라정신이없는것도사실아니던가요.
씁쓸하지만그런마당에,되레제마당안에독자를되도록오래붙들려고작정한이가있으니바로도종환시인을말하는겁니다.2004년지병으로교단을떠나야했던그가보은법주리산방에머무는동안되돌아본생의기록은그러니까지금까지살아온방식을죄다되짚어야다시살수있는것이기에절절했습니다.스스로를도시라는이름의사막에서구해내숲속의청안(淸安)한삶으로옮겨놓으니사막에서제발바닥이데이는줄도모르고갈증에입술이터지는줄도모르고하루하루바싹하게심신이말라가는우리들이아마도보였던것같습니다.
도처에서모래바람같은것이몰려와제대로눈조차뜰수없었던시인.세상의큰일을도모하느라매일이분주했으나맘먹은대로뭔가를행해내지못해억울함이컸던시인.몸이온전치못하니마음도균형을잃어밥벌이조차할수없던까닭에깊은산중에집을짓고홀로텃밭을일구며지내야했지만그시간동안시인은그간뜨지못하고산하나의눈을새로갖게됩니다.“꽃이끝없이전시되어있는꽃박람회에가면도리어아름다운꽃한송이를못만나고”오듯너무많은것에마음이가있어서하나를제대로못보고산자신을그제야제대로보게된것이었지요.다시말해“가까운곳에아름답고소중한것이있는데그걸못보고끝없이다른곳을찾아다니는게우리삶이”란진리를깨닫게된것이었지요.
네,끝내자연이었습니다.우리를자연으로낳아준그자연의힘으로시인은세상을다시보고다시살게되었습니다.숲에서시인은직접쌀을씻어밥을지어먹었고,텃밭에푸성귀를심어먹을거리를마련해야했으며,끼니를세끼에서두끼로줄여나갔습니다.겨울에는짐승들먹을시래기와밤을내다놓았고,봄에는할머니들을따라다니며나물뜯는걸배우다산천이온통먹을것으로만보일까두려워하기도했습니다.여름에는아까시나무꽃,조팝나무흰꽃을보며빛깔로화려하기보다향기로진하기를소망했고,가을에는가을바람한줄기가마음을다독이는걸알아갔습니다.더불어숲속에서동물과함께지내는일상을통해천천히삶의주인자리를되찾는기쁨을느껴갔습니다.그러니까이책은온우주와교감할수있는여유를끝내찾게된자의그래서더소박하고그래서더소탈하며그래서더꽉들어찬생의풍경이아닐까합니다.
시인은스스로깨닫게된그생의여유를삶에그대로대입하고자노력합니다.그대라고칭한우리더러이숲에언제올수있겠냐고부름을한건시인이자연을통해배우게된그모든이야기들을우리에게바로전하고싶은간절함때문이기도할것입니다.그래서일까요.시인은이책의페이지마다우리들이오래머물기를바라는것같습니다.주저앉은김에누웠다가라고도하고밥도한술뜨고가라고하고차도좀마시다가라고하고동하면술도권커니잣거니하면서졸리면자고가기도하는등의유유자적을좀누리라고하는것도같습니다.그게사람이라는우리들별이저마다반짝일수있는힘이라고말없이가르쳐주는것도같습니다.
도종환시인의산문집『그대언제이숲에오시렵니까』는말씀의경전이아닙니다.이책은말이지만고요한침묵같은책입니다.이책은글이지만따뜻한악수같은책입니다.그리하여서로꼭껴안은품처럼따뜻한책입니다.왜냐하면시인이우리앞을마구달려가고있는것이아니라꼭한발뒤에서우리뒤를따라주고있는연유입니다.뒤가든든하다는안도,그안심으로등을따뜻하게덥혀주는책입니다.
하루하루뭔가잘못살고있는건아닐까우울할때아무페이지나펼쳤는데거기딱내게하는소리가적혀있다면사람이참겸손해지고맙니다.빤히아는소리인데도그걸해주는누군가가있다면우리는그를진정한친구라불러도모자람이없겠지요.이책이딱그렇습니다.쓴자와읽는자의보폭이엇비슷한책.내물음에내스스로답을찾게만드는책.가르치지않고배워보자하는책.
페이지틈틈화가이인의그림이깜짝선물처럼들어차있습니다.도종환시인의원고를읽고내킬때마다하나씩그려야지하였는데어느순간도화지에서붓을놓지못하는스스로를보게되었다고합니다.그래서완성한30컷의그림은아마도진심이전심으로낳은보물이겠지요.도종환시인의이야기를들었는데내이야기를그림에쏟고있는경험처럼도종환시인의이야기를들었는데내이야기를숲에모여토로하게되는경험,그것이바로책의원형적기능이자이책의궁극적목표가아닐까합니다.한번들두루읽어봐주십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