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골목 (김탁환 에세이)

엄마의 골목 (김탁환 에세이)

$13.00
Description
엄마가 쉰 살 때, 예순 살 때, 일흔 살 때, 왜 이렇게 마주앉지 못했을까.
작가 김탁환의 신작 에세이 『엄마의 골목』. 이 책은 김탁환 작가가 엄마와 함께 고향 진해 곳곳을 걸어본 나날들 가운데 그 진심만을 적어낸 진짜배기 보고이다. 때론 시처럼 때론 소설처럼, 이 책에 담긴 산문은 흩뿌려졌다 쏟아졌다가 엄마와의 진해 걷기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털어놓는다.

이 책의 마흔넷에 홀로된 엄마가 책장 제일 구석에 올려놓은 앨범을 다 태우는 일로 시작된다. 사별한 남편이 그리울 때마다 꺼내보았을 앨범을 태운 이유에 “지나간 거니까. 사라진 건 곱게 보내야” 한다는 말씀의 엄마는 아들 김탁환이 제안한 진해 걷기에 흔쾌히 승낙 한다.

엄마와의 진해 걷기를 통해 김탁환 작가는 그간 다 알지 못했던 엄마라는 사람의 존재를 계속 재발견하면서 걷는 행위와 쓰는 행위를 다시 한번 한데 놓고 볼 수 있게 된다. 엄마가 쉰 살 때, 예순 살 때, 일흔 살 때, 왜 이렇게 마주앉지 못했을까. 걸음에 걸음이 더해질수록 엄마의 기억도 차츰 더 선명해지고 깊어진다.
이 책은 엄마는 말하고, 아들은 옮겨 쓰고. 엄마는 추억하고, 아들은 상상하며 진해로부터 시작하고 진해로 돌아온다. 진해의 역사를 함께 들여다보는 것 같지만 말하다보면 어느새 엄마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되고, 진해의 거리를 함께 걷고 보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러다 보면 어느새 엄마의 일상을 바라보게 된다.
저자

김탁환

저자김탁환은소설가.이야기수집가.서울대국문학과에진학하여박사과정을수료할때까지신화전설민담소설을즐겼다.고향진해로돌아가장편작가가되었다.해가뜨면파주와목동작업실을오가며이야기를만들고,해가지면이야기를모아음미하며살고있다.장편소설『거짓말이다』『목격자들』『조선누아르』『혁명』『뱅크』『밀림무정』『조선마술사』『아편전쟁』,산문집『아비그리울때보라』『읽어가겠다』『독서열전』『원고지』천년습작』등을썼다.영화<조선명탐정><가비>,드라마<불멸의이순신><황진이><천둥소리>의원작자이다.문화잡지『1/n』을창간하여주간을맡았고,콘텐트기획사‘원탁’의대표작가이다.

목차

작가의말…7
엄마와함께진해를걷다…8
엄마와함께진해를보다…197

출판사 서평

난다의>걸어본다<11진해
김탁환에세이『엄마의골목』

2015년5월5일부터2017년1월24일까지
고향진해를홀로지키는엄마와진해곳곳을함께걸어본
김탁환작가의진해이야기


언제나걷고또뛰며그렇게보고또보이는세상을옮기기에바쁜장편작가김탁환의신작에세이를선보입니다.그의에세이『엄마의골목』은느긋한마음으로이곳저곳을거닐줄아는예술가들의산책길을뒤따르는과정속에저마다의‘나’를찾아보자는의도로시작된난다의걸어본다열한번째이야기로‘진해’를그목적지로삼고있다지요.

―오래전부터엄마에관해쓰고싶었다.
―내가보고듣고느낀엄마외에,마산과진해에서홀로지낸엄마자신에관한이야기를알고싶었다.
―엄마는단정한문어(文語)에비릿한구어(口語)를더하는적극적인독자였다.

제목에서짐작들하셨겠지만『엄마의골목』은김탁환작가가엄마와함께고향진해곳곳을걸어본나날들가운데그진심만을적어낸진짜배기보고(寶庫)입니다.이야기는마흔넷에홀로된엄마가책장제일구석에올려놓은앨범을다태우는일로시작됩니다.사별한남편이그리울때마다꺼내보았을앨범을엄마는왜태웠던걸까요.“지나간거니까.사라진건곱게보내야”한다는말씀의엄마는아들이제안한진해걷기에흔쾌히승낙을하십니다.“남편과걷던길을아들과걷겠네……”라며말이지요.

―봄과여름과가을과겨울,사계절진해를함께걷고쓸것.
―내나이가마흔네살을넘어마흔여섯살까지건너가버리자,마흔여섯살에죽은남자와마흔네살에홀로된여자가눈에들어왔다.30년이지났다.마흔네살이던여자는일흔네살이되었다.그시간을이여자는어떻게살아낸걸까.

1942년생으로칠십을훌쩍넘은엄마와1968년생으로이제막오십이된아들이짬이날때마다만나고향진해의곳곳을걸을수있었다니그것만으로도작가김탁환의큰복이아닐수없겠구나,내온갖선망의마음을응원처럼보탰던건이한줄의고백을미리엿듣기도해서였을겁니다.그러니까“아무리서둘러도늦어버린일들이있다”라는말.여기에부모를대입시키는순간누구나고개를숙이지않고서는못배길말.우리들의엄마는왜자꾸우리뒤로밀렸던걸까요.우리들은엄마를왜자꾸뒤로밀어놨던걸까요.

매일같이하모니카를부는엄마.그러나그하모니카를밟고넘어진엄마가병원에입원하게되면서김탁환작가는누워있는엄마의모습에서그간보지못한엄마의진짜모습을발견하게됩니다.병실안에서침대위에서할수있는일이라곤그저줄기차게이야기를나누는것말고는별얘깃거리가없었을테니까요.엄마가자신의이야기를집중적으로쏟아놓던사흘.그때작가는알게됩니다.진해가자신에겐아직멀고엄마에겐지나치게가깝다는사실을요.그리하여작가는엄마뒤에섭니다.그리고반드시그뒤를밟습니다.진해곳곳에새겨진엄마의70년기억을차곡차곡따라붙습니다.

―“진해는저때이미계획을잡아도로와집을배치했기때문에,100년가까이지났다고해도그장소그대로야.”
―“그이는……없구나.이상한일도아니지.”
―“네맘대로하렴.”엄마는내가원하는것을막지않았다.하고싶은것이있으면얼마든지하렴.엄마는네뒤에서있을테니까.그게내엄마였다.
―“진해에선사람이죽으면모두벚나무가돼.”평안도영번에서태어났지만진해사람임을자처한아버지는벚나무가되었으려나.

‘여자는약하지만엄마는강하다’라는말이있다지만사실엄마도약하지요.그걸깨닫고시작한엄마와의진해걷기를통해김탁환작가는그간다알지못했던엄마라는사람의존재를계속재발견하면서걷는행위와쓰는행위를다시한번한데놓고볼수있게됩니다.“문장을거쳐상상된골목은맨처음내가걷던골목과얼마나같고다른가.그유사점에서우린무엇을얻고잃으며,그차이점에서우린또무엇을잃고얻는가.”이런생각이꼬리에꼬리를무는와중에작가는기억의물주머니가터진듯이야기를쏟아내는엄마를자꾸만쳐다보게됩니다.엄마가쉰살때,예순살때,일흔살때,왜이렇게마주앉지못했을까.걸음에걸음이더해질수록엄마의기억도차츰더선명해지고깊어집니다.걷기에대한엄마의욕심도더해집니다.걷지않는날이면종종전화를걸어와선점찍어둔골목에관한이야기를들려주시기도하고,갔던곳을또가보자는재촉으로아끼는골목에대한애정을피력하시기도합니다.아들과함께걷는일이아니었대도이렇게적극적으로골목구석구석을둘러보셨을까.엄마는일전에갔던곳에서도다른이야기를하는신기를발휘합니다.예전엔그냥지나쳤던자리에서멈추곤새로운이야기를들려줍니다.

―이책에는두가지골목이있다.엄마와함께걷는골목과엄마마음의골목.두골목이모여엄만의동네가만들어지는것이다.그동네의이름도진해일까.
―“70년을한도시에서산다는건,3대를아는것과비슷하단다.”

때론시처럼때론소설처럼이산문은흩뿌려졌다쏟아졌다가엄마와의진해걷기이야기를자유자재로털어놓습니다.엄마는말하고아들은옮겨쓰고,엄마는추억하고아들은상상해가며진해로부터시작하고진해로돌아오고는하지요.진해의역사를함께들여다보는줄알았는데말하다보면어느새엄마의인생을들여다보고있고,진해의거리를함께걷고보는줄알았는데그러다보면어느새엄마의일상을바라보고있고,미묘하게교차되는진해와엄마의속속들이속에이런고백들은참아픕니다.아들과걸어행복하고,남편과걷지못해불행한여인.엄마는내가모르는무엇을얼마나더지니고있을까요.

-다시육체.아버지가죽은뒤수영복을입은엄마를본적이없다.
-아버지가살아있었다면내인생은달라졌을까.
―“탁구연습을하다가,농담처럼내게말하곤했어.피란길에,또부산에서장사를하는동안,너무가난해서밥도제대로못먹었다고.운이좋아보리쌀이라도생기면,이번엔반찬이없어서소금을씹으며버텼다고.그래서였을까.혈압이너무높더라고.가난이그이를병들게한게야.”가난은누군가를만나게도하고누군가와이별하게도한다.
―이제그만걸어도되겠다고말해도,엄마는내가모르는새로운골목을꺼내고또꺼냈다.이야기하고또이야기했다.“아들이랑걸을땐힘든것도종종잊어.”엄마가사족처럼덧붙였다.“네가없으면,걸어본다진해,그책들고걸으면돼.아들과같이갔던골목이니까.”

엄마와함께걷는일이뭐가그리어려울까마는막상하자고들자면도통만만한일이아니기도합니다.시간을내어야하고요,보폭을맞춰야하고요,무엇보다서로의입과귀에예민해져야하는선행이앞서준비되기도하거니와일단은엄마가살아서우리곁에있지않으면절대로행할수없기에가능한시간을재촉해야하는일이기도합니다.그어려운일을김탁환작가와그의엄마가앞서경험해주었습니다.그러나저러나김탁환작가가왜이런책을썼을까요.빤하지만새겨볼대목이라여깁니다.이렇게요.“독자들도저마다의골목을엄마와걷고,이야기하고,웃었으면좋겠습니다.더늦기전에,부디!”

[추천사]
맑은날이면히말라야의설산이호수로내려앉는네팔의작은마을에서이책을읽었다.아들과엄마가진해의골목을걸으며나눈대화는다정했다.나이를먹는다는건가슴에차곡차곡이야기가쌓이는거라고속삭이고,사람이죽으면모두벚나무가된다고믿는,사랑스럽고지혜로운여인을따라나도진해의골목을가만가만걸었다.내가가보지못한‘엄마’라는미지의세계를여행하는동안나는자주애틋했고,가끔씩쓸쓸했다.이글을쓴아들이“엄마가강했기때문에,그런엄마를무게중심으로삼고,나는내가할수있는만큼최대한멀리날아”갔던것처럼우리는모두그렇게어른이되었다.약하면서도강인한엄마라는여인의품에기대어서.봄이오면나도‘저물기좋은항구’도시로내려가그들이걸었던골목을걷고싶다.흑백다방의담벼락에등을기대어햇볕을쪼이고,침목을밟으며기찻길을거닐고,속천바닷가에서지는해를마주하고싶다.그러다보면어느골목끝자락에서쯤그녀의하모니카소리와마주칠수있지않을까.─김남희(여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