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돌 숨비소리 (4 3 시 모음집)

검은 돌 숨비소리 (4 3 시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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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주4.3 70주년. 봄이 일흔 번째 다녀가는 동안 4ㆍ3의 진실은 차츰 선연해졌으나 그것은 여전히 완결 짓지 못한 이야기로 남아 있다. 희생자 추모, 유가족 위로 등의 해결은 고사하고 아직 올바른 역사적 이름조차 얻지 못한 제주4.3. 항쟁이라고 해야 할까? 혹은 사태나 사건 그것이 무엇이든 4.3은 “가장 아름다운 땅에서 일어난 가장 비극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이를 위무하기 위해 제주4.3을 기억하는 한국작가회의 소속 91명의 시인들이, 제주4·3 70주년 기념 시 모음집’ 『검은 돌 숨비소리』를 펴냈다.

이번 시 모음집을 발간에 앞장 선 제주작가회의(한국작가회의 제주지회) 지회장 이종형 시인은 “잊지 않는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만이 4ㆍ3의 전부가 아닐 것입니다. 4ㆍ3의 역사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 그 성찰의 시간이 바로 지금입니다. 4ㆍ3 영령들을 위무하고 진혼의 술잔을 따라 올리는 마음으로 방방곡곡의 시편을 모았습니다. 제주4ㆍ3 70주기를 맞는 이 봄날 붉은 꽃을 따라간 푸른 잎들도 돌아와 아문 상처 위로, 새살이 돋아야 할 때입니다.”라고 발간 취지를 밝혔다.
저자

신경림외

1935년충북충주에서태어나충주고와동국대학교영문과를다녔으며,대학재학중1956년문예지『문학예술』에〈갈대〉,〈낮달〉등이추천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는시집《농무(農舞)》,《새재》,《가난한사랑노래》,《어머니와할머니의실루엣》,《낙타》등과산문집《시인을찾아서》,《민요기행》등,어린이책《겨레의큰사람김구》,《엄마는아무것도모르면서》,《한국전래동요집1,2》,시그림책《아기다람쥐의모험》등이있다.만해문학상,단재문학상,대산문학상,호암상(예술부문),4·19문화상등을수상했고,한국작가회의이사장,민족예술인총연합의장등을역임했다.동국대학교국문과석좌교수와대한민국예술원회원을역임하고2024년타계했다.

목차

강덕환4ㆍ3이뭐우꽈?
강방영사혼死婚한삼촌
강봉수할미꽃
고영숙붉은도감圖鑑,동백
고우란배반의동백숲
고재종도철의시간
권선희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권혁소바람의속내
김경윤섬은무덤이었다
김경훈아무런이유없이
김광렬아픔의간격사이에서
김규중월령리선인장
김문택흙한줌
김병심성산포
김병택보안처분청구서
김석교강동휘선생님
김섬블랙리스트
김성규진아영秦雅英
김성주한라산으로난길
김수열몰명沒名
김수우호명呼名
김순남제주고사리삼
김순선산증인큰넓궤
김승립태극기휘날리며
김연미북촌팽나무
김영란진눈깨비
김영숙제주벚꽃
김요아킴진혼을위한서곡
김용락잠들지않는남도
김윤숙흰구두한켤레
김은경나는죽다살았지만
김정숙잘익은자두를보면
김준태제주濟州,1948년?72
김진수산굼부리
김진숙사월,광장으로
김진하묵은집터에새집세우니
김해자밤의명령
김희운별도봉,찔레를품다
김희정두개의한라산
나종영오늘은
문경선속솜허라3
문동만이마
문무병강알터진옷
문상희울혈비鬱血脾죽음에게바침
문순자4ㆍ3그다음날
박관서나라가,나라가!
박남준잔인한비문
박두규길가의꽃들은하나둘피어나고
박소란눈
박찬세심해
백남이고백
서안나위미리동백
서정원스냅사진
석연경곶자왈동백이토틀굴로흘러들때
손세실리아알앙골아줍써
송상팽나무
송태웅바람의행장
신경림별을찾아서
안상학나는그저한남댁이올시다
안은주1948
안현미깊은일
양동림돌가기
양전형피뿌리풀꽃
오광석과거에묻힌이름
오승철꿩을,풀다
오영호표석앞에서다
유용주토끼사냥
유현아오늘의달력
이덕규분신焚身
이민숙바람,의묘지
이상인한라산동백꽃
이시영복원
이애자하얀평화
이은봉떠오르는말들
이정록따뜻해질때까지
이종형산전山田.3
장영춘선흘겨울딸기
장이지April
정우영폐광을해체하라
정찬일오름에새겨넣는문장
정희성너븐숭이
조진태울음이여오라
조한일1948묵은장터
진순효학교에서
최기종제주도오름
한희정슬픈해후
허영선비정한,모살판의그대를만나
허유미각명비
현택훈지다리설화
홍경희불망기不忘記
황규관돌아가지말자

출판사 서평

“가장아름다운땅에서일어난가장비극적인일”에대하여
-4.3을기억하는시인들의특별한시91편

『검은돌숨비소리』에는4ㆍ3의고통스런역사와4.3정신등을소재로한시91편이담겨있다.제주지역은물론전국각지작가들의신작시를1편씩모았다.원로신경림,정희성,이시영시인부터안현미,장이지,김성규등젊은시인에이르기까지총91명의시인이참여했다.이가운데특히김수열,이종형,홍경희시인등제주지역에서활발히활동하는시인들이주도적으로힘을모았다.국내를대표하는이들시인들은『검은돌숨비소리』에서저마다의절절한목소리로4.3의아픔을노래했다.

흙은살이요바위는뼈로다
두살배기어린생명도죽였구나
신발도벗어놓고울며갔구나
모진바람에순이삼촌도
억장이무너져뼈만널부러져있네

-정희성「너븐숭이」전문

때죽나무가지위에하나둘
날갯짓숨기고모여들어
석잔의술을따르고
깊게무릎꿇어절을올리는
한낮의풍경을가만가만지켜보는
검은눈동자들

청동제사상위소박하게진설된제물들을보며
자정의제례가끝나기를기다리다끝내
졸음을쫓아내지못하고꾸벅꾸벅조는아이처럼
서로의부리와부리를맞대고
대를잇는기억을나누며
오늘을잊지말자고
부디잊지말자고

마치환생의순간을보여주기라도하는듯
숲의생명들이다시하나가되는날
한라산까마귀들도함께음복하는제삿날

-이종형「산전山田.3」전문

『검은돌숨비소리』에담긴91편의시를차분히읽다보면,4.3이70년전과거가아니라여전한현재임을,지금이순간의절통한통증임을느낄수있다.역사의상처를되새기고동시에한층성숙한내일을모색하고자하는이시대의진정한독자들은각각의시편들에서특별한울림을얻게될것이다.4.3의아픔으로일그러진시속낱낱의얼굴들을통해역사적상처를보다깊숙이들여다보는것은물론그상처를여기서먼어느땅이아니라바로지금내가발딛고있는이곳의것으로넉넉히보듬어안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