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 (민왕기 시집)

아늑 (민왕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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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민왕기 시집은 세상에 없는 감성사전이다.
시를 읽은 기쁨 혹은 재미 중 하나는 익숙한 단어에 시인이 부여한 새로운 개념, 그러니까 그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만큼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시집이란 시인이 만드는 감성사전이기도 하다. 사회 생활을 위해서라면 국어사전만으로 충분하지만, 세상을 보다 풍부하게 경험하려면 시집이 필요하다. 문제는 감성사전으로서의 시집이 세상에 흔치 않다는 것. 있어도 그 감성이 기존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민왕기의 첫 시집 『아늑』은 그런 점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우리가 익히 알던 단어들이지만, 그의 시를 읽고 나면 그 단어들이 빚어내는 새로운 서정에 그만 넋을 잃고 만다.
저자

민왕기

저자시인민왕기는1978년강원도춘천에서태어났다.단국대학교에서영어영문을전공했고,2015년『시인동네』를통해등단했다.

목차

시인의말

이틀

간절
간곡

아이가자는방
빈집
애틋
은밀
곤궁ㅡ와수여인숙
아늑
홍분다방
선뜻
너희가심수봉을믿느냐
우리의지나는어디로갔나
시인의멱살
여름날의개를좋아하세요
세월이여유원지여
꽃잎-작전
저녁의그만
풀의미열
명일카센타
논물보았음
팔순
희미
안국역
전금순
연신내
폭설ㅡ구파발서신
마리여관
고래
슬픔의편
새까만봄밤
태초의배꼽
울음의끝,자기야
억양
반려

둘만남은세계의홍옥한알
사천

뒤편
대조적인날씨
여자의방향
부근
이리의근황
죽은독일가문비를위한송가
시절
간판없는양장집이나는좋았다
서향집일기
이름이아름다워쉬어가기로한다
신발맞은꽃들
낡은갈색구두를위하여
결국
세편의시로남은청춘·1997

해설

출판사 서평

1
2015년『시인동네』를통해등단했으니갓등단한신인임에는틀림없으나,신인이라하기에는그의언어를다루는솜씨는지나치게능숙하다.그가만들어내는언어는지나치게익었다.그가단국대학교오민석교수가아끼는제자였다는사실만으로는설명할수없을만큼,그가등단을늦게했을뿐이미그의시력은오래되었다는사실만으로도설명할수없을만큼그의언어는예사롭지않다.낯익은단어를낯선서정으로빚어내는그의시는서늘하다.

나의눈물이그친다음,나에겐지워지지않는가면,어둑한표정의저녁물그늘만이남아있었다그무렵새들은서로의둥지속에알들을뒤바꾸어버리고,아무리두드려도열리지않는숲속으론고요한단잠나는강물속으로얼굴을헹구며울지않는,울지않는나뭇잎이되어버렸다

숲에는아직무수한나날들이남아있을것이므로새들이입이틀어막힌채잠드는저녁,그어디에도쉽사리납득할만한슬픔은없었다강물속에도,나무그늘밑에도표정을알수없는그림자만짙어져가고,자꾸만눈물을훔치던사람도저녁어스름께에서지워지고있었다
-「세편의시로남은청춘·1997」부분

1997년이면그가이제막스무살이되던해이다(그는1978년생,우리나이로이제마흔살이다).그가막대학에입학한즈음이다.그때이미그는한줄기강물에서이런서늘한서정을베끼고있던것이었으니,그의첫시집이만들어내는놀라움은어쩌면그리놀랄일이아니겠다.

2
시를읽은기쁨혹은재미중하나는익숙한단어에시인이부여한새로운개념,그러니까그이전에는없었던새로운개념을알게되는것이아닐까.그만큼새로운세계가열리는것이니까.그러니까시집이란시인이만드는감성사전이기도하다.사회생활을위해서라면국어사전만으로충분하지만,세상을보다풍부하게경험하려면시집이필요하다.문제는감성사전으로서의시집이세상에흔치않다는것.있어도그감성이기존의것과별반다르지않다는것.민왕기의첫시집『아늑』은그런점에서단연독보적이다.우리가익히알던단어들이지만,그의시를읽고나면그단어들이빚어내는새로운서정에그만넋을잃고만다.

아늑이라는단어가그동안내가알고있던아늑과사뭇다르게펼쳐지면서,점점아득해진다.아늑이라는단어에갑자기피가돈다.단어에부피가생긴다.한마디로말하자면,민왕기의몸을통과한말들은피가돌고부피와감촉이느껴진다.

단국대학교오민석교수는해설을통해이렇게밝히고있다.
“그의등단작중의한편이기도한이시의묘사의대상은바로‘아늑’이라는단어이다.‘아늑’이‘따듯하고포근한느낌’이라는막연하고도추상적인의미를가지고있다면,이시는그것에(어딘가로부터)쫓겨난한가족의쓸쓸한서사를보탬으로써새로운감성을불어넣는다.그것은“늑골어느안쪽”,“이름모를따뜻한나라”,“아득이라는곳에서더멀고깊은곳”,“갑골에도지도에도없는지명”등의사물어(語)들을동원하면서아늑이라는단어의스펙트럼을넓힌다.그것은쓸쓸한현실(서사)을이기는따스한감성의세계를생성한다.살과살이만나는가족의친밀함은그어떤위기(“코앞까지밀려온파도”)도극복하는감성의깊은농도를보여준다.위에인용된부분에이어“당신의갈비뼈사이로폭폭폭설이내리고/눈이쌓일수록털실로아늑을짜/아이에게입히던/그런내밀이전부였던시절”이라는후사(後辭)는차가운‘눈’마저도따뜻한‘아늑’으로만드는감성의따뜻한힘이아니고무엇인가.“털실로아늑을짜”라는표현은사물을동원하여언어를낯설게만드는민왕기시인의탁월한기술을잘보여준다.

3
이번민왕기시집은세상에없는감성사전이다.시집『아늑』을‘곁’에두고읽기를권한다.‘희미’하거나‘은밀’했던어떤‘애틋’한마음들이마침내‘간절’하고‘간곡’하게찾아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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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실은달의계곡(月谷)이라는뜻의순우리말입니다.문화예술전문잡지월간『태백』을만들고있는“달아실출판사”는인문예술문화분야전문출판사입니다.어둠을비추는달빛같은책을만들겠습니다.달빛이천개의강을비추듯,책으로세상을비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