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전윤호 시집)

순수의 시대 (전윤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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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시집은 도원으로 가는 길의 네비게이션이 될 것이다.
『순수의 시대』는 네 개의 장―1부 도원 가는 길, 2부 프랑스 혁명사를 읽다가, 3부 순수의 시대, 4부 여의도―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크게 보면 두 개의 상황으로 분리할 수 있다. 1부가 과거 혹은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것이라면 2부, 3부, 4부는 현재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뭉뚱그려 말하자면 『순수의 시대』는 일그러진 이 시대의 초상이고 자화상이며 거울이다. 그러니까 『순수의 시대』는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현대인에게 주어진 일종의 나침반이다.

‘1부 도원 가는 길’을 과거이면서 미래라고 하는 까닭은 1부에서 그리고 있는 공간이 전윤호 시인이 실제로 살았던 과거 고향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곳은 우리가 잃어버린 정신의 세계이고 그래서 우리가 복원해야 할 참된 인간 세계이기 때문이다.‘2부 프랑스 혁명사’부터 ‘3부 여의도’까지는 시인이 소재를 통해 부를 나누기는 했지만, 근대화, 산업화 이후 공동체가 무너지고 파편화된 개인, 물질 앞에 정신이 무너진 사회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저자

전윤호

저자전윤호는1964년강원도정선에서태어났으며동국대학교사학과를졸업했다.1991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이제아내는날사랑하지않는다』,『순수의시대』,『연애소설』,『늦은인사』,『천사들의나라』가있다.시와시학작품상젊은시인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1
시인의말2

1부.도원가는길

도원읍
도원가는길
도원역
도원사람들
도원사桃源寺
검은소
하류에서
절터
내사랑
만항제
뗏목
내마음의종류굴
때때수
천국의예감
화엄약수
사랑을잃은후


2부.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성냥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자유로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감옥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로베스피에르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거울보는남자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토정비결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목없는사람들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지하주차장에서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침몰선
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메두사
내마음의쿠르드족1
내마음의쿠르드족2
봉건시대
겨울까마귀블루스
선전포고
저물녘에부르는사랑노래


3부.순수의시대

순수의시대-도굴범
고분시古墳市-도굴범
고분들-도굴범
강정-도굴범
패자부활전-도굴범
노예도시-도굴범
혜성彗星-도굴범
이별노래-도굴범
유언-도굴범
귀향
몽유병자
토막살인사건
흡혈귀
흉가


4부.여의도

산비둘기
밀레니엄
대항해시대
조는새
여의도
황실대중사우나
거북이
필리핀랭킹3위
컴백
이사
일산에서보내는편지
떠날때1
떠날때2
토끼가죽었다
낚시


해설
전윤호시집에부쳐/고은

출판사 서평

1
전윤호시인의‘시와시학작품상젊은시인상’수상시집,『순수의시대』를복간하는기쁨을누렸다.시인이차고넘치는세상이다.유사시인,짝퉁시인도시인이라불리며유사시집,짝퉁시집이오히려베스트셀러가되기도하는세상이다.진짜시인,진짜시집이외면당하는일이오히려다반사가되는세상이다.요지경세상에서진짜시인,진짜시집을만나는일은그래서더욱반갑고기쁜일이아니겠는가.세상은여전히불순함으로가득하고순수의시대는요원하기만하지만,그런이유로『순수의시대』는더욱빛나는시집이아니겠는가.

2
『순수의시대』는네개의장―1부도원가는길,2부프랑스혁명사를읽다가,3부순수의시대,4부여의도―으로구분되어있지만,크게보면두개의상황으로분리할수있다.1부가과거혹은미래를그리고있는것이라면2부,3부,4부는현재의상황을그리고있다는것이그것이다.
‘1부도원가는길’을과거이면서미래라고하는까닭은1부에서그리고있는공간이전윤호시인이실제로살았던과거고향의모습이기도하지만,또한그곳은우리가잃어버린정신의세계이고그래서우리가복원해야할참된인간세계이기때문이다.
‘2부프랑스혁명사’부터‘3부여의도’까지는시인이소재를통해부를나누기는했지만,근대화,산업화이후공동체가무너지고파편화된개인,물질앞에정신이무너진사회를그리고있다는점에서일맥상통한다.
그러니까뭉뚱그려말하자면『순수의시대』는일그러진이시대의초상이고자화상이며거울이다.그러니까『순수의시대』는망망대해를표류하는현대인에게주어진일종의나침반이다.

3
‘1부도원가는길’을전윤호시인이실제살았던과거(고향)혹은우리가복원해야할미래라고했는데,그의시를살펴보면그이유가드러난다.
그의고향은“도원읍무릉리/바퀴로갈수없는골짜기에/탄광의갱도보다깊은동굴”(「하류에서」)속이어서“아무나가는곳이아니”(「하류에서」)다.그의고향도원읍은“돈먹은심판과/피에주린관중이없는곳/초등학교단짝이/첫사랑과사는곳”(「도원읍」)이다.그곳은“정선이나강릉을가다가/길을잃고/안개낀재하나잘못넘으면”(「도원가는길」)닿는곳인데,그곳은“휴대폰도터지지않고/라디오도잡히지않는곳”(「도원가는길」)이고“곤두레딱주기누리대를구별할줄안다면”(「도원가는길」)살수있지만“가난이불편한사람은”(「도원가는길」)오래머물수없는곳이며“남에게신세지지않는사람들이/지들끼리살아가는곳”(「도원역」)이다.이젠그곳을기억하는사람도없고,“그곳을가려고청량리역에서길을물으면/제대로아는이”(「도원역」)도없다.그곳에는“종교인의출입을금”(「도원사(桃源寺)」)하는절아닌절이있고,“몇줄기하늘로솟은검은참나무에게/합장하는노인들”(「절터」)이있고,“참나무숲과얼지않은강/멈출줄모르고뛰어다니는아이들”(「내사랑」)이산다.그곳에는또약수가있어서그물을마시면“세상을잊는다/나이를잃어버리고/종래에는자신도잃어버린다”(「화엄약수」).그러니까그곳은“모든것을놓아버린사람들”(「화엄약수」)이사는곳이다.
전윤호시인이언제그곳에서나왔는지는아는바가없다.그가언제부터풍찬노숙하며전국을떠돌았는지는또한아는바가없다.다만한가지그가도원을떠나하류로떠내려오게된내력을이렇게풀고있기는하다.“아주어렸을때/뗏목에실려/이곳으로떠내려왔어/도대체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쓰레기더미속에서살면서/항상궁금했었지”(「하류에서」).그리고언젠가는고향으로돌아가고싶다고고백하고있다.

내고향은도원읍무릉리
바퀴로갈수없는골짜기에
탄광의갱도보다깊은동굴이입구였지
아주어렸을때
뗏목에실려
이곳으로떠내려왔어
도대체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
쓰레기더미속에서살면서
항상궁금했지
여름이면홍수가나고
익숙한초가지붕들이떠내려왔어
가끔반짝거리는황쏘가리비늘도건졌지
그런데지금그곳에서쫓겨난자들을위해
댐을짓는다네
입구가사라지기전에
돌아가야할텐데
내고향은도원읍무릉리
아무나가는곳이아니야
-「하류에서」전문

그러니까이시집은표면적으로는그가살았던곳(과거/미래)과그가떠내려온곳(현재)에대한사적진술이기도하겠지만,내면을들여다보면결국우리사회의상실과병듦그리고그회복과치유에대한공적진술이라하겠다.

4
가벼운말과가벼운감상으로채워진수많은시집들이넘치는세상에서어쩌면이시집은지나치게무거운말과지나치게무거운정신으로채워졌는지도모르겠다.그러나그래서더욱이시집이필요하다.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시적농담이아니라시적진실이기때문이다.우리가잃어버린‘순수의시대’가바로도원이고,도원가는길이결코쉽지않는노정이겠지만,그러나포기할수없는길이다.이시집은그도원가는길의네비게이션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