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붉은 사막

내 안의 붉은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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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 안의 붉은 사막』은 시와 그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내 안의 붉은 사막』은 시와 그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시화집 속의 시와 그림은 서로 독자적으로 완성되고 완결된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그 둘을 함께 엮은 것은 독자적 완성도, 완결도를 뛰어넘는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시 원고와 그림 원고를 따로 따로 받았을 때는 잘 몰랐다. 그 둘을 한 데 얹힌 편집본을 보면서도 처음에는 잘 몰랐다. 그런데 교정을 보고 교열을 보면서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시가 그림에 스미고 번져 만들어내는 묘함, 그림이 시에 스미고 번져 만들어내는 현묘함. 그것은 글자 그대로 깊고 미묘한 느낌이었고, 세상에 없던 색과 향과 맛이었다. 시와 그림이 만나 소위 화학적 변화를 일으킨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내 안의 붉은 사막』은 시와 그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저자

강기원

저자강기원시인은이화여자대학교정치외교학과졸업.1997년「요셉보이스의모자」외4편으로『작가세계』신인문학상당선.시집으로『고양이힘줄로만든하프』(2005),『바다로가득찬책』(2006),『은하가은하를관통하는밤』(2010),『지중해의피』(2015)와동시집으로『토마토개구리』(2016)가있음.2006년25회김수영문학상수상.

목차

발문
존재속의부재,부재속의존재

1부봄

여행
대성당
비자나무숲
봄날의도서관
너무나조용한소풍
편지
미모사
달거리가끝난봄에는
나는불안한샐러드다
그로테스크한꽃

2부여름

지중해의피
바다로가득찬책
블루
月牙泉
무화과를먹는밤
아플리케
그린티아이스크림
처서
장미의나날


3부가을
가을에게
덩굴손
南無
뭉게구름

어떤하루
야생보호구역
붉은메아리
태양춤
입술없는자의팬플루트
안개마을
11월

4부겨울
내영혼의개와늑대의시간
길모퉁이그집
자작나무,골고다
나는그를나무라부르고그는나,無라이른다

5부퍼스나
얼굴
연애에대한기억
데자뷰
흑묘
길고양이
가면
블랙

에필로그
시인의말
화가의말

Supplement부록

출판사 서평

1
시인강기원과화가이창분은1957년동갑내기친구다.열세살중학교1학년때두소녀는처음만나우정을나눴다.한소녀는시인을꿈꾸며글을썼고,한소녀는화가를꿈꾸며그림을그렸다.
시인을꿈꾸던소녀는화가를꿈꾸던소녀의그림에서붉은시(詩)를보았고,화가를꿈꾸던소녀는시인을꿈꾸던소녀의시에서붉은그림(畵)을보았다.그렇게두소녀는붉은인연(紅緣)을맺었다.
중학교를졸업하고헤어진두소녀는삼십여년이흘러다시만났을때,두소녀는정말로시인과화가가되어있었다.그리고이제두소녀의붉은인연을한책으로엮는다.

2
『내안의붉은사막』은시와그림의콜라보레이션이다!시화집속의시와그림은서로독자적으로완성되고완결된작품들이다.그럼에도그둘을함께엮은것은독자적완성도,완결도를뛰어넘는무엇이있었기때문이다.처음시원고와그림원고를따로따로받았을때는잘몰랐다.그둘을한데얹힌편집본을보면서도처음에는잘몰랐다.그런데교정을보고교열을보면서조금씩보이기시작했다.시가그림에스미고번져만들어내는묘함,그림이시에스미고번져만들어내는현묘함.그것은글자그대로깊고미묘한느낌이었고,세상에없던색과향과맛이었다.시와그림이만나소위화학적변화를일으킨것이었다.그런의미에서『내안의붉은사막』은시와그림의콜라보레이션이다.

3
『내안의붉은사막』은연애시화집이다.이성간의연애일수도있겠고,동성간의연애일수도있겠다.천륜의연애일수도있겠고,불륜의연애일수도있겠다.인류가세상의그어떤존재와도다른종이된데는어쩌면그런연애감정이있는게아닐까.유사이래연애(사랑)가무수한문학,무수한예술의주제가되어온것은그런이유가아닐까.그러나한번도완성된적없고,완결된적없는것이또한연애라는주제이겠다.『내안의붉은사막』이보여주는연애또한물론미완성,미완결이다.그것이연애가가진숙명아니겠는가.단지이번시화집은지금까지보아왔던그어떤연애와는또다른색과향을보여줄뿐이겠다.그것으로충분하겠다.

[책속으로추가]
*시인의말
창분에게

“그녀의그림은글자없이읽을수있는詩이고,소리없이들을수있는음악이다.아무말도않음으로써심연의말을하는그림.해서,이름없는신이모든것의이름이될수있듯이그녀의그림속엔뭐라호명할수없는것들의고요한숨결이그득히,그윽히스며들어있다.”

언젠가너의전시회를다녀온후메모해둔글이야.

우린13살에처음만났지.찬란하면서도차가운햇살이퍼지던봄날의교정.우린한번도같은반인적이없었지만,그래서긴얘기도나눈적이없었지만(게다가너는미술반,나는문학반)가끔씩마주칠때마다피어나던너의환한미소가마음에남곤했단다.환한웃음뒤의쓸쓸함이,왠지모를아픔이…그당시의내가그랬듯이반은춥고반은따스한이율배반의,그러나화사한봄날처럼.삼십여년의시간이흐른후,시인과화가가되어우리가다시만나게되었을때,너는여전히그때의그미소를잃지않고있었어.우리시와그림의자산과원천은어쩌면그때그미소인지도모르겠다는생각이들기도해.우리가서로의비밀곳간열쇠를나눠가지게된연유도….

그후로더많은시간이흘러이제야우리의오랜우정과사랑을한권의책으로엮는구나.너의그림을보며떠올랐던시편들,네가내시를읽으며떠올렸던그림들의행복한랑데부….

너의영원한벗
기원

*화가의말
기원에게

아주오래전우리가어린소녀였을때,그때도너는글을썼고,나는그림을그렸지.그리고한참의시간이흐른후우리는시와그림이라는각자의목소리와색깔을지닌채한자리에서만났어.

너는내그림을보고색과형상으로쓴시라했고,나는너의시를언어로그린그림이라생각했지.
그림과시가서로를알아보는건우리가서로를알아보는것과도같았어.
너의시가내그림곁으로다가온후,나의그림은애초의색깔에조금더빛나거나좀더깊은,때로는더욱아픈정서들이스며들었지.다시한번의탄생을겪듯이….
너의시곁에내그림을놓아둠으로서너의시에도조금더깊고풍부한색상이스며들기를,그래서또한번의새로운탄생이이루어질수있기를꿈꾸어본다.

같은듯다른서로의아이들이만나어우러져또다른목소리와색채를지닌꽃을피워내듯이…우정이라는포근한대지위에서…

너의영원한벗
창분

*발문
:존재속의부재,부재속의존재


봄은생기(生氣)의계절.생동의기운을느끼며세상에없는그림시집을엮습니다.
글에앞서강기원시인,이창분화가,두분께고마움을먼저전합니다.달아실출판사는이제갓시작한출판사이고춘천이라는변방의작은출판사인데,그럼에도흔쾌히저희에게출판할수있는기회를주셨습니다.더좋은출판사,더큰출판사에서책을낼수있었음에도말입니다.그래서정말세상에없는그림시집을만들려고최선을다했습니다만,결과는결국또독자의몫이겠지요.

여름
강기원시인의시는모든것을품어버리는여름의녹음(綠陰)입니다.
시의길을함께걷는도반으로서,독자로서저는강기원의시를무척오랫동안봐왔습니다.그의시는이질적인성질들(영성과세속,차안과피안,실제와상상,삶과죽음,에로스와파토스,성(聖)스러움과성(性)스러움,영혼과육체,추함과아름다움,미각과후각,청각과시각등)이반죽되고뒤섞여있고,그의언어는그경계를수시로무너뜨립니다.무엇보다그의시는무시로,수시로무의식을건드리고,마주하고싶지않은타자(내안팎의)를마주보게하기도합니다.그래서그의시는불편하기도하지만그런데실은그것이강기원시의매력입니다.

가을
이창분화가의그림은마침내노랗게붉게물드는가을의단풍입니다.
이창분화가의그림은…실은이번에처음보았습니다.사실그림에관한한저는무녀리요무지렁이요문외한입니다.그림을해석하거나좋고나쁨을식별할만한눈을아직갖지못했습니다.그러니그림을논한다는건어불성설입니다.다만,제가느낀어떤‘감(感)’을얘기하려고합니다.이창분의그림을보면서저는형상(形象)보다색(色)이먼저느껴졌습니다.어떤풍경은초록색으로어떤풍경은노란색으로또어떤풍경은붉은색으로….‘어디’보다중요한것은색입니다.정물도마찬가지입니다.‘무엇’보다중요한것은바로색입니다.화가가그림을통해드러내고싶었던것은색이품고있는어떤상징이아닐까.그런느낌이확,들어왔습니다.그런감을통해다시그림을보니문득강기원시인의시와묘하게닿은느낌입니다.

겨울
겨울은봄도여름도가을도하얗게덮어버립니다.겨울은모든색,모든형상,모든계절을덮어버립니다.존재하지만부재하고,부재하지만존재하는계절입니다.겨울이신비한까닭입니다.
강기원의시는글로쓴그림이고,이창분의그림은물감으로그린시입니다.그둘이만나시가그림을덮고,그림이시를덮었습니다.시가그림에섞이고,그림이시에섞입니다.그반죽이마침내발효가됩니다.
이제이그림시집을열면,포도에서나왔으나포도주와포도는전혀다른것이듯,그림과시에서나왔으나그림너머,시너머의색과향을지닌세상에없던‘무엇’이당신앞에펼쳐질테지요.그럼음미하시기바랍니다.
-박제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