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와 데모꾼 (김종수 시집)

엄니와 데모꾼 (김종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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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의 현장에서 상처 입은 재료들이 쌓아 올린 기록
“평범해서 더욱 깊고 평범해서 만물을 품는다”

이 세상 모든 물들은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흘러서 가장 낮은 곳에 이르러 마침내 바다가 됩니다. 그리하여 대자대비, 수많은 생명들을 공평하게 보듬어 키웁니다. 김종수가 경영하는 언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혀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노와 고통과 눈물을 견디고 살았는지 굳이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의 언어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옹달샘, 실개천, 시냇물과 흡사합니다. 그러나, 쉬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서, 어느새 바다에 이른 잠언. 주름살이 깊어진 어머니처럼 세상 만물을 공평하고 따듯하게 보듬어 키우는 바다의 성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읽을 때마다 가슴에 물빛 문신으로 깊이 새겨집니다.

- 이외수 소설가
저자

김종수

저자김종수는강원도춘천에서태어났다.고등학교졸업후대학진학을포기하고한동안길거리를떠돌며방황의시절을보냈다.이후일본산오락기원판을수입하여청계천세운상가에서친구와함께오락기해적판을만드는사업을하였으나그만두고,1988년국민건강보험공단공채1기로입사해그때부터노동운동을시작해서지금까지왔다.춘천민주노동자연합위원장,민주노총강원본부장,민주노총총연맹비상대책위원,강원민중연대상임대표등을역임하고현재는민주노총강원본부지도위원,주간신문춘천사람들이사겸시민기자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하얀나비

춘천―대바지강
엄마
지난이야기
바람은쐬는것
번개팅
인생이란
파리들의수난
가을
측은지심惻隱之心
똥눌때
논리

명절테러범
화花
모난돌
하얀나비
나목裸木

2부.속물

빼먹은대가
다시피는꽃
다시한번묻고싶어도
미안해
사랑과이별
딸에게
민달팽이
염색
좋아한다는건
누룽지를먹으며
속물
날개를접는다는것
섞여야예쁘다

갈수밖에
비오는날―춘천아트마켓
불량셀러―춘천아트마켓

3부.엄니와데모꾼

엄니와데모꾼
시민혁명
바보들의이야기
채송화혁명
노동자
관계
대답
부서진다는것
영금정에서
회사택시
마르크스의유언
가려움증
촛불
자유가뭐냐고?
저항에대하여
왕년에
넋두리변증법

4부.혁명의징조

파업소풍
철근노동자―고故이철복동지
청량리혁명광장
투쟁밥―6ㆍ3삼척동양시멘트투쟁
인사청문회
불쌍해서어떡해
불꽃처럼살다바람처럼간*
혁명전야
파도는연인이다
뺀찌
연꽃혁명
소소한이야기
고故백남기어르신분향소
조까튼국가
정치는왜,어떻게죽었나
선돌을바라보며
혁명의징조

발문.‘엄니와데모꾼’에부쳐―친구종수에게
정현우(화가ㆍ시인)

출판사 서평

1
김종수형은자칭타칭데모꾼이다.그의인생역정을한단어로표현하라고하면사실그말이맞다.1988년국민건강보험공단공채1기로입사해그때부터노동운동을시작해서지금까지30년을노동운동에헌신해왔다.춘천민주노동자연합위원장,민주노총강원본부장,민주노총총연맹비상대책위원,강원민중연대상임대표등을역임하고현재는민주노총강원본부지도위원으로있다.그런형이어느날찾아왔다.“제영아,나시집내고싶다.”이무슨자다가봉창을두드리는소리던가.속으로정말그랬다.겉으로는“에이,농담이지?그럼일단원고를좀보여줘.”건성으로답을한건데,정말로원고를보내왔다.노동운동하면서지금까지틈틈이썼다는시편들,120여편에달하는원고였다.

2
김종수형은고등학교때까지는소위모범생이고우등생이었다.그리고문예부활동을열정적으로했던문학청년이기도했다.이런얘기를언젠가들었던기억은있지만,가끔신문에실린형의산문을읽었던기억은있지만,그가시를썼다는얘기를들은적도없고,그의시를본적도없다.등단한이력은커녕시골백일장수상경력도없는,그런형이시집을내겠다고보내온원고를보면서,한장한장넘기면서조금씩내심장이뛰기시작했다.섣부른판단이었다.형의시편들은다듬어지지않았지만,아직은원석에가깝지만,상투적인표현이나불필요한수사도없지않지만,사람의마음을움직이는진정성이있었다.거칠지만거칠어서오히려말의생기가도드라졌다.형에게전화를넣었다.“형,시집냅시다!모험한번해봅시다!”그렇게김종수형의첫시집『엄니와데모꾼』이세상에나오게되었다.

고분고분하지말고일부러라도틱틱거려야
데모꾼자식둔엄니들은가끔그게익숙할때가있어야
그래야아이구저늠승깔하곤딱지애비닮아서리
하믄서먼저죽은남편생각하는거라야
헌디이늠아제발이늠아넘앞장서다다치지말구중간만해라잉그라시지
그라믄아구아구알았다닝께또그라시네허지
참그소리들을날도얼마안남았제
그케생각하믄눈물나야

-「엄니와데모꾼」전문
3
『엄니와데모꾼』은평생을노동운동에바친해직노동자가의첫시집이며일생을담아낸자서전이다.한사내가온몸을끄-을-고고난의한생을기어이살아낸흔적이다.그흔적을따라가다보면가족에대한사랑,약자와소외된자들에대한연민,유년시절의꿈등뜻밖의흔적들도곳곳에보이는데,그러한흔적들이오히려그가왜평생노동운동을해야했는지,그가왜노동운동이라는투쟁의한복판에서시를써야했는지,알려주는단초가되기도한다.

매운김치볶음밥이먹고싶어
이른저녁한끼때우고
나른해질즈음화투패를보던
이월매화,구월국화,오월난초
임도보고술도먹고뽕도따겠네
횡재수라며환해지던
어스름녘세평대기실
삶이나를속여슬픈게아니라
내가삶을속여노여운거라고
낡은액자속푸시킨의넋두리가
기운배처럼출렁이던
어스름녘세평대기실
청춘의한때가저물거나다시피거나
그때그꽃들붉게번지는
어스름저녁이있다

-「화花」전문

그가대학을포기하고거리를방황하던젊은시절,니나노집아가씨들의어느날의풍경을그린시가바로「화花」다.소위건달노릇을하던시절에도그의시선은이미시인이었던것.다만한가지비록이시집을통해김종수형이시인으로서첫발을내딛는것이긴하지만,아직은많은부분부족한것도사실이다.또한여느시인들에비해그시작이늦은것도사실이다.그러니더절실하게절차탁마(切磋琢磨)하기를바라는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