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장편소설)

엘크 머리를 한 여자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 장편소설)

$16.89
Description
불안과 공포의 심연을 파헤치는 최고의 호러 걸작
-죽은 이들, 망각한 폭력의 역사는 어떻게 다시 되돌아오는가

미국 평단과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으며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의 대표작이 된 『엘크 머리를 한 여자』가 출간되었다. ‘혜움이음 문학선’이 소개하는 두 번째 장편소설로, 브램 스토커상, 『LA타임스』 레이 브래드버리상, 셜리 잭슨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올렸다.
10년 전 금지된 구역에서 엘크 떼를 사냥한 캐시, 리키, 루이스, 게이브는 치기 어린 젊은 날에서 벗어나 각자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이젠 평온하고 안정된 생활을 해나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가진 이들에게 갑자기 ‘엘크 머리를 한 여자’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그 커다란 노란 눈. 그 눈이 네 사람을 어디까지 몰아붙이게 될까.
매 작품마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는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는 다양한 장르와 주제로 자신만의 글쓰기를 지속하며 그가 사랑하는 호러/스릴러 장르의 지평을 넓혀왔다. 스티븐 그레이엄 존스는 『엘크 머리를 한 여자』로 많은 상을 받았으며, 심도 깊은 주제와 치밀하면서도 시적인 문장으로 독자들을 인물들의 공포와 죄의식에 연루시킨다. 이 책은 현대 북미 원주민과 그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직시하지 않은 폭력의 역사가 우리 앞에 어떻게 되돌아오는지 그것을 대면해가는지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걸작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 2020 브램 스토커상, 레이 브래드버리상, 셜리 잭슨상 수상작
- 2021 알렉스상 수상작
- 2021 세계판타지상, 로커스상 최종후보작
-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최고의 책
-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베스트셀러
- 제시 존스상, 브램 스토커상 3회, 이것이 호러다상 4회 수상작가
저자

스티븐그레이엄존스

StephenGrahamJones
블랙피트족출신으로자전적인북아메리카원주민이야기와호러소설을주로써왔다.『나의심장은전기톱』(2021),『엘크머리를한여자』(2020),『잡종』(2016),『Z복음서』(2014)등30여권의책을출간했으며,수십편의짧은이야기들을썼다.셜리잭슨상과레이브래드버리상,브램스토커상,독립출판사다문화소설상,네번의이것이호러다상을수상했으며,현재콜로라도대학교볼더캠퍼스의이베나볼드윈영문학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노스다코타,윌리스턴
붉게물든집
스웨트로지대학살
모든것은자치지구에서시작되었다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과거는나의가장큰공포다
“우리는자신이저지른실수,자신이저지른죄악에대해얼마나오랫동안대가를치러야할까?”

영문학과철학을공부한스티븐그레이엄존스는국내에처음으로소개되는작가이지만,미국에서는전미교육협회연구비수령인으로선정되고,텍사스문학원에서수여하는제시존스상을수상하는등이미30여권의책을출간한북미원주민/호러/판타지장르에서대표적인작가이다.스티븐그레이엄존스는『엘크머리를한여자』로2020년브램스토커상,『LA타임스』레이브래드버리상,셜리잭슨상을수상한데이어2021년에는청소년을위한알렉스상을수상하고세계판타지상후보에오르는등유수의문학상후보에지명되었다.현대미국을배경으로『엘크머리를한여자』는강렬하고압도적인,초자연적인존재를둘러싼스릴러와통렬한사회논평이조화를이루어호러문학에깊이를더한작품으로평가받는다.

추수감사절이다가오는시즌의마지막날,네명의원주민남성은그해의엘크떼를사냥할계획을세운다.‘예전처럼’마을의노인들에게엘크고기를선물로주고싶다는치기어린계획은이들이금기구역으로들어가는순간위험한사건이된다.눈으로가득한새하얀숲에총성이울리고예상치못한살해가벌어진다.네사람은그사건을실수로묻어두고각자의삶으로돌아간다.10년후,네사람중고향을떠나살고있는두사람에게과거의환영을닮은무언가가찾아온다.

“사람의것이아닌머리를달고있는여자다.
머리가너무무겁고너무길다.”(77쪽)

너무무겁고너무긴머리를달고나타난여자,그여자는그들이죽인엘크다.죽은자는산자들에게,아니살아있다고는하나깨어나지못한자들에게의심과두려움,죄책감과공포의얼굴로나타난다.완벽한복수를위해‘너’는10년이지나는동안그들과가까운이들의모습이되어,복수의화신으로이들의삶에돌아온다.
그들은결국사랑하는이들을차례로의심하는상황에처한다.루이스는아내와동료중누가‘엘크머리를한여자’인지찾아내려하고,절친한친구인캐시와게이브는서로를의심하며엘크머리를한여자가파놓은함정으로속절없이빠져든다.그들의두려움과공포는오랫동안외면해왜곡된채자신의분신과도같은,자신이가장사랑하는여자에게서그모습을보게되는도착적인공포로나타난다.그들이진짜두려워하는것은무겁고긴머리의여자가아닌것이다.냉기와분노속에서여전히자신을보지않으려는‘나’를지켜보며,너-엘크는이렇게말한다.

“하지만그는너를바라보지않는다.그러지않을것이다.평생그는잘못된곳을바라봤다.”(346쪽)

「스웨트로지대학살」부터‘엘크머리를한여자’는‘너’로지칭되며등장한다.이때의‘너’는엄밀히말해이인칭이아니다.‘그’와‘너’와‘그애’를동시에보면서,과거-현재의시공간을포괄하는이초월적서술자의존재는이소설을사건의표층너머로독자들을끌고간다.‘너’는그들이죽인자가누구인지기필코기억하게하고대면하게한다.그래서친구들의삶의한축에는죄의식이자리하고있었다.(그들은잊었다고생각하지만,금방그엘크머리를한여자의존재를알아본다)그리고‘그존재’는그들에게계속해서걸어오고있었다.피흘리며무거운머리로걸어오는자는나의부모이자,친구이자,자식이며,가장사랑하는존재이며,내가되게하는‘너’이다.
스티븐그레이엄존스가전해주는공포는우리가대면하지않으려하는것,구덩이를파그안에묻어둔것이표면으로올라오는순간의무엇이다.그때우리가마주하게되는것,참혹한죽음을대가로보게되는것은다름아닌자기자신인것이다.이책,『엘크머리를한여자』는그각성의순간에우리가선택할수있는공포와용기라는두얼굴을선명하게보여준다.

공포와대결하며직시하는진실
“이소설은오싹한스릴러이기도하지만그들을제거하려는문화에적응해나가는인디언들의존재론적위기에관한따끔한논평이기도하다.”
-『퍼블리셔스위클리』

작품초반에서제시되는두원주민남성의머릿속에떠도는신문헤드라인은그들의의식에묶여있는‘과거’와‘사건’,비밀과환상이객관화될수있는장치이자,스스로자신의서사를쓰지못하고,사회적으로서사화되지못하는존재들의발화방식으로제시된다.“그건그냥과거가아니라루이스가알고있는과거다.”(38쪽)동시에헤드라인은소수인종으로서미국사회가원주민을바라보는시선을이들이자조적으로내면화한장치이기도하다.
또이작품에는‘농구’가중요한행위로등장하는데,특히작품전반에서살인게임의전조처럼등장한다.전통적으로북미원주민들은농구와비슷한게임을해왔다고전해진다.그러나소수인종으로전락한이래NBA에진출한원주민은손에꼽는다.그러나그들은농구를즐긴다.네친구들중게이브는유일하게자식을남겼는데,그의딸‘파이널걸’데노라는선조로부터물려받은뛰어난농구실력으로학교대표선수로뛰고있다.『엘크머리를한여자』에등장하는여성캐릭터들은모두대단한농구실력을가지고있는데,이는남성캐릭터들의부족한농구실력과대비된다.그녀의아버지와친구들이지닌인디언정체성은,미국이라는다민족연합국가에서폭력적으로해체되었으나새로운문화와정체성을생산하는데로나아가지못했을뿐더러,지속시키지도못한것이다.그러나그들의후손인데노라는백인관중들이불러대는“좋은인디언은오로지죽은인디언뿐”이라는노래를듣고서도공을쥐고있다.단호하고전투적인그자세는아버지들에맞서있다.데노라는농구코트에서두세계와대결하는데,그들을억압하는미국사회와그들(그의아버지)이학살한엘크의분노다.그녀는어느쪽에도등을보여줄수없었고,오직연습과연습을통해이겨내려고한다.그래서데노라는코트에선다.

“덤벼봐,데노라는머릿속으로중얼거린뒤골대를향해또다시공을던진다.좋은인디언은오로지죽은인디언뿐이라면자신은최악의인디언이되리라.”(276쪽)

호러는극단으로치닫는이야기를통해경직된사고를깨부수고,새로운가능성을확장한다.『엘크머리를한여자』는‘엘크머리를한여자’라는불가해한인물과직면하는공포를작품전면에내세우면서,동시에미국의원주민들이과거부터지금까지부딪치고있는현실적이고물리적인억압의층위를일깨운다.역사에남았던폭력의흔적이희미해졌을지라도,억압된것은반드시회기하며그것은오랜시간동안땅밑에숨어있다가결국에는기어올라오는것이다.죽임당한이의귀환은우리가딛고선역사이며기억인동시에현대미국사회에끼인존재인원주민그자신으로제시된다.
끝없이이어지는폭력의고리를멈출수있는방법은무엇이었을까.데노라는선조들에게서부터그녀에게로이어지는유산속에서스스로를구원할방법을찾아낼수있을까.스티븐그레이엄존스는숨막히는복수극을통해그들이걸어갈새로운길을이야기한다.그복수극이정말로멈추길바란다면,우리가대면하지않으려했던,구덩이안에묻어둔것이돌아와우리를덮치는순간,공포와직면해자신의길을선택해야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