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마 레드, 가장 어두운 이름

퍼마 레드, 가장 어두운 이름

$16.15
저자

데브라맥파이얼링

1957년워싱턴에서태어난아메리카원주민소설가로살리시쿠테나이연합부족의일원이다.첫장편소설『퍼마레드,가장어두운이름』으로서부작가협회최우수장편소설부문스퍼상,아메리칸북어워드,메디슨파이프베어러상,윌라문학상을수상했다.공저로『사카자웨어의잃어버린일지』가있으며여러단편을썼다.현재미줄라에위치한몬태나대학교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

출판사 서평

예민한감각으로포착한사랑의양가성
열정과사랑에대한아름다운서사시

데브라맥파이얼링의장편소설『퍼마레드,가장어두운이름』은미국인디언플랫헤드자치지구퍼마지역에서살아가는세인물을둘러싼이야기다.저자데브라맥파이얼링은아메리카원주민소설가이기도한데,작가는아메리카원주민의삶에대한통렬한시선으로원주민자치지구의인물들을집요하게탐구한다.작가는,첫장편소설『퍼마레드,가장어두운이름』으로서부작가협회최우수장편소설부문스퍼상,아메리칸북어워드,메디슨파이프베어러상,윌라문학상을수상했는데,이작품은섬세한문체와아름다운서술로두세계사이에끼인인물이겪는불안과동요,저항과좌절의과정을감각적인문체와깊은사유로탐구해문학적으로뛰어난평가를받았다.
소설의중심인물인루이스화이트엘크는,1940년대서부몬태나의가혹한사회적·물리적풍경속에서여동생과할머니와살아간다.루이스는원주민자치지구의바깥을간절하게꿈꾸며성장한다.루이스는자신의길을개척하며독립적으로살아가고자하지만,각각다른방식으로루이스에게집착하는세명의남자들에게정신적·육체적으로끈질기게쫓기게된다.
루이스의할머니는루이스에게자신이예전에바람피는남편을찾아다니던얘기를들려주며,“다시자유로워지는꿈을꿨다고,이늙은남자와그의옛삶의방식에서벗어나는꿈을”꿨다며루이스에게이렇게말한다.“우리가그들을사랑하지않을지라도상대는우리를소유하지.그건그들이우리를사랑해야한다고,우리가생각하기때문이야.바로그렇게그들은우리를가진단다.”
할머니의이말은,이소설을,우리인생을관통하는주제이기도하다.변화하고저항하고탈출하기를원하지만번번이실패하는이유는,다름아닌바로우리스스로과거를,기억을,애정을갈망하기때문이고,우리자신을이해하는데에실패했기때문이라는것이다.
인물들이자치지구의안과밖을끊임없이유동하는이소설은,뱀이출몰하고바람이몰아치는황량한벌판의낮과인적없는가파른밤의도로에서폭력적인상황과격돌하는파토스로가득한소설이다.깊은시간의어둠을헤쳐가는루이스의강인한마음은예민한사유와날것의감각으로안과밖의경계지대로서의‘퍼마’라는새로운시공간을보여준다.그리고그경계에서삶을모색하며또다른세상으로나아가고자분투한열정적인인물,루이스화이트엘크라는여성을탄생시킨것이다.

아메리카원주민의불안과혼란의역동성
야생적이고신비로운감각의향연

『퍼마레드,가장어두운이름』은소설에등장하는인물의시점을달리하며전개된다.예외적으로부족경찰관찰리킥킹우먼이라는인물만1인칭시점으로서술된다.특히독자들은찰리킥킹우먼의시선을따라자치지구의안과밖,경계지대로움직이는역동적인루이스를바라볼수있다.이러한다양한시점의서술을통해독자들은인물과긴밀하게연결된다양한층위의공간들을경험하고인물을더욱입체적으로이해할수있게된다.
이러한서술방식은자치지구라는테두리안에한계지어진원주민의역사와기억이경계밖으로나가기위해계속해서유동하는방식을보여주는데에매우효과적이다.소설속에서인물들은긴시간동안끊임없이움직이고달려나간다.보호구역을휩쓸고지나가는바람속에서루이스는탈출하고숨고,도로위에쓰러지고잡히지만,끊임없이외부로향한다.플랫헤드인디언보호구역과카톨릭학교에서탈출하기위한루이스의고군분투는번번이실패로끝나고마는것이다.
세명의남자들은결코포기하지않고그녀를추적하며폭력적으로루이스를압도하는데,남자들과첨예하게격돌하며자유와사랑을갈망하는루이스는그들에게기묘한양가감정을갖는다.
첫번째남자,바스티스옐로나이프는어린시절부터어디서든루이스를주시하며집요한애정으로루이스에게집착한다.그는뱀을자유자재로부리는부족의주술적전통에속해있지만,한편으로는알코올중독에빠진폭력적이고불안정한남자다.바스티스는음산한유령처럼자치지구를배회하며병적인열정으로루이스에게집착하는데,그는결핍과굶주림의위협과분노와두려움이은폐된자치지구를상징적으로보여주는인물이다.
두번째남자,찰리킥킹우먼은혼혈경찰관으로,백인주류사회에서편입되고자하지만,동료에게무시당하고원주민들에게도경계의대상이된다.그는타협적인현실을모색하지만,자신이떠나온세계에속한아름다운루이스를사랑과동경으로바라보며,결핍감속에서그녀의주위를맴돈다.
세번째남자,하비스토너는음흉하고탐욕스러운백인부동산거물로루이스를소유하려고한다.루이스는자치지구에서벗어날수있을지도모른다는희망으로그를뿌리치지못한다.그는전형적으로외부를상징하는유혹적대상이지만한편으로전망없는경계바깥의비존재상태를암시한다.
세명의남자들은그녀를차지하기위해줄다리기하고,표면적으로루이스는단한번도바깥으로빠져나가지못하고,자치지구라는원심력의자장속으로되돌아온다.하지만,그녀가마침내다다른장소는죽음과같은열병에서털고일어나맞이한낯선세상처럼,또다른선택을위한공간을열어준다.그장소는‘생존자’가발딛고산갱신된장소이다.
이소설은,인디언플랫헤드자치지구라는공간의안과밖,경계지대라는축을중심으로움직이는인물들의삶을감각적인문체와첨예한현실감각으로집요하게탐구하고있다.루이스화이트엘크라는복합적이고양가적인인물은의미심장한문제적인캐릭터이다.관능적인열정과자유에대한갈망,복합적이고상반되는감정의혼란을뚫고살아남은주인공의강인한힘은독자들에게깊은감동과충격을안겨준다.

작가데브라맥파이얼링은,세인물의사랑과집착,열정을통해복잡하게얽혀있는인디언보호구역의삶과문화,인종과계급격차에이르기까지아메리카원주민문화에내재된가치와힘을감각적으로포착해장대한서사시로형상화했다.이소설이출간된직후언론에서평가한“윌리엄포크너에비견할만한압도적인아름다움을지닌소설”이라는수식이결코모자라지않음을독자들은생생하게경험할수있을것이다.

추천사

“과감한기교와열정이돋보인다.”-루이스어드리크

“몽환적이고서정적이며반짝이는아름다움까지포착한이소설은도로시앨리슨의『캐롤라이나의사생아』와윌리엄포크너의『내가죽어누워있을때』에비견할만하다.”─『오리거니언』

“문장하나하나가훌륭한한편의서사시다.”-셔먼알렉시(소설가,시인)

“굉장한깊이와힘이녹아있는러브스토리.”─북리스트

“가녀린몸에깃든강인한정신력과따뜻한마음.”─『USA투데이』

“열망이타오르는이야기.”─『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루이스의세상은가족을향한감정이든,음식의맛이든,자연의풍경이나냄새든모든감각이늘극도로열려있다.이책을읽다보면우리도감각이예민해지며소설이소환하는세상이눈앞에생생히펼쳐지는경험을하게된다.”-앨런츄스

“처음들어보는이름의작가가서부에서불쑥나타났다.감각적으로자신의세상을그리는작가의기량덕분에독자는그세상을이해하기도전에냄새부터맡게된다.에스키모인들이눈을설명할때처럼,얼링은수백가지다른방식으로구름을묘사한다.동사와형용사가새로운조합속에춤을추며줄거리를이끌어나간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

“아름답다…….희망을선사하는책이다.”─『캔자스시티스타』

“1940년대몬태나주를배경으로펼쳐지는이소설은사랑으로부터도피하려는젊은여인의삶을아름답게그려냈다.데브라맥파이얼링을제임스웰치나루이스어드리크같은위대한미국원주민작가의반열에오르게만든소설이다.”─『미니애폴리스스타트리뷴』

“원주민자치지구에는두려움과분노,결핍과굶주림에서비롯된위험이온갖곳에도사리고있다.붉은머리칼의루이스화이트엘크는이곳에속하고도이곳에서달아나고도싶어하며자기만의방식으로사랑과자유를찾기를꿈꾼다.하지만그녀의아름다운외모는세남자의욕망의대상이되고,저마다위험하기는매한가지인이남자들은그녀를소유하기위해무슨짓이든하려한다.미국서부의풍경을담은숨막히게아름다운소설,『퍼마레드,가장어두운이름』은문화간의충돌을배경으로펼쳐지는비극적인러브스토리로데브라맥파이얼링이처음으로선보이는가히인상적인소설이다.”─『라이브러리저널』

책속에서

루이스화이트엘크가아홉살때였다.
---「첫문장」중에서

수년간의갈망과외로움때문에그는그냥남자가아니라꿈의남자가되었고줄스바트를향한루이스의지독한상상과점점비슷해졌다.
---p.114

그녀역시조롱이나불쾌함을피하려고너무자주백인행세를했었다.
---p.127

태양이그들뒤로다가왔고나긋나긋한빛속에냉기가한모금실려왔다.루이스는그곳에혼자있다고,홀로마음의소리,저멀리흐르는물의소리에귀기울이고있다고생각하기시작했다.
---p.132

자신의원피스는늘나무태운냄새를풍길거라생각했다.자신도찰리킥킹우먼처럼자신이다른이들보다더낫고더나쁘다는생각을품은채홀로향수병에시달리게될지궁금했다.
---p.156

루이스는바티스트가무언가를찾아내는방식이엄마의주술보다는자신의욕망과관련있다는사실을불현듯깨달았다.그는가면올빼미의호각같은선명한눈을갖고있었다.그는어둠속에서도루이스를찾아낼수있었다.
---p.157

그에게서루이스가무의식적으로사랑하는모든것들의냄새가난다.그냄새는어린시절처럼그녀를스친다.강냄새,번개치기전의봄샐비어냄새,향나무와방크스소나무냄새,겨울이지난뒤나는먼지와벌레의짙은냄새,애기백합과카밀레냄새,할머니의손냄새.
---p.167

새벽5시였고,대지에다시색이칠해지고있었다.루이스는정말오랜만에그누구에게서도달아나고있지않다고느꼈으나자신이바라던느낌은아니었다.이제아무도자신을다른곳으로보내지않을터였다.아무도어두운밤에자신을찾지않을터였다.아무도길가에서자신을찾지않을터였다.
---p.176

“바티스트는너에게맞는남자가아니야,루이스.너에게는남자가아예필요하지않을지도모르지.그것도괜찮아.”할머니는말했었다.“싸워라.사랑의묘약에걸려든사람은누구도자신의상태를믿지않아.”
---p.205

바티스트는인디언이되는것을두려워하지않는인디언이되었다.최악의부류,다른인디언도,백인도좋아하지않는부류,상대가좋아하든말든신경쓰지않는그런인디언이었다.바티스트는좋은인상을주기위해애쓰지않는사람이되었다.
---p.210

세상이갑자기자신이이해할수있는범위보다훨씬더커보였다.바티스트와의문제는그나마이해가가능한작은문제였다.
---p.279

본능이나희망을뛰어넘는깊은감정이우리를지치게하고너무갈망하게만드는바람에우리는아침에창문너머를바라보며새로운태양이떠오르거나잔디가반짝이는모습을보지못할수도있다.우리눈에는삶에서부족한것만보일뿐이다.기분좋은한숨을잃고초조함만남은기분처럼,확신할수없는것만볼지도모른다.
---p.339

그녀는퍼마출신이었고자신의인생을바꿀수는없었다.하지만루이스는그이름이자신을집어삼키게내버려두지않을작정이었다.
---p.362

옐로나이프라는남자를온전히설명할수없을터였다.이제그가내눈앞에서사라지자나는그를제대로바라볼수있었다.
---p.389

루이스는여름을,새의숨죽인소리를,뜨거운날의달콤한둥지냄새를떠올렸다.월귤나무,채진목,인디언샐러리가무르팍까지쌓인눈아래모습을감추고있었다.루이스는흰손바닥에입김을불어넣은뒤주머니에손을찔러넣었다.손가락을단단히말아쥐자맥박이빨라지는게느껴졌다.
---p.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