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을 만나다

시인을 만나다

$20.94
저자

이운진

1971년경남거창에서출생했다.1995년시인이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톨스토이역에내리는단한사람이되어』『타로카드를그리는밤』『모든기억은종이처럼얇아졌다』를비롯해청소년시집『셀카와자화상』을펴냈다.산문집으로는『여기,카미유클로델』『시인을만나다』『고흐씨,시읽어줄까요』『세상에서가장아름다워질너에게』가있다.제5회디카시작품상을수상하였다.

목차

1장‘오래된미래’를찾아서:전통의재구성
한용운―‘님’을향한노래
김소월―민족의서정이된가객
박용래―세상어느것하나눈물겹지않은게없다
박재삼―슬픔과한의아름다운연금술

2장응답하라,흑역사!:시대의고뇌를응시하다
이육사―저항과희망의시를쓰다
이용악―유랑민의삶을기록한북방의시인
윤동주―순결한청춘의별이되다
김수영―자유를향해쓴‘온몸’의시
신동엽―‘알맹이’를위한꿈을꾸다

3장우리말꽃이피었습니다:시어를가꾸다
김영랑―남도의가락으로읊은순수한서정
정지용―감각적시어를빚어낸언어의마술사
백석―정감넘치는토속어로시를빚다
서정주―한국어의아름다운향연장

4장어느자연주의자의시선:청록파로남다
박목월―폐허의시대에건져올린자연과가족
박두진―자연,인간,신이하나되는꿈을꾸다
조지훈―멋과풍류를아는기품있는선비

5장근대성을깊이탐구하다:모더니즘의계보
김기림―지성의태양으로시를비춘모더니스트
이상―시대를앞선모던보이,시를실험하다
김광균―시는한폭의그림처럼
김종삼―내용없는아름다움의시학
김춘수―관념에서무의미를넘어다시일상으로

6장‘나’라는소실점:내면에서나오는목소리
신석정―목가적서정아래흐르는지사정신
유치환―‘깃발’의의지와사랑의세레나데
노천명―고독한사슴의시인
기형도―죽음과허무의아픈기록

출판사 서평

치밀한고증으로되살린시인의삶,이것이시가태어난현장이다!

한편의시는진공상태에서빚어지지않는다.작품을둘러싼시대,작가의삶등특수하고고유한맥락이맞물려있기때문이다.작고한시인을독자들곁으로생생하게불러내기위해,저자는증언자료,전집,연구논문,기사등의자료를최대한수집해하나하나꼼꼼히읽었다.시인의삶의조각을촘촘히맞추기위한방대한자료수집은한사람이살아온역사를알아야그의작품을제대로이해할수있을것이라는믿음에서비롯됐다.저자는“지나온삶의길보다더긴시구를가진시는없다”고힘주어서술한다.

저자가시인의삶에서포착한사소한풍경들은시인의비밀스러운세계로들어가는통로를활짝열어준다.옛이야기에흠뻑빠진유년의김소월,사랑채가득레코드음반을산더미처럼모았던음악애호가김영랑,하얀구두를신고향기로운미국산MJB커피를즐기던세련된취향의이상등시인의구체적인모습을발견하는일은여간흥미로운것이아니다.그런가하면학교생활,성장환경,가족사,독서편력,시작노트등을면밀히살펴작품을지탱하는사유의내력을밝히고,그감성의결이어디에서비롯됐는지추적하기도한다.

‘시인공화국의정부(政府)’(김소월),‘우리시문학의가장큰빛’(김영랑),‘한국현대시최고의실험적모더니스트’(이상)등의거창한칭호로단순화할수없는시인의면면은시가태어나는현장을사실감있게전하는무대가되어준다.작가가치밀한고증으로되살린25명시인의삶을따라가다보면,지난한세기한국시단의풍경이보다입체적으로그려질것이다.

근현대한국시사(詩史)라는큰산맥의윤곽을그리다

이책은전문연구서가아니라,시를사랑하는이들을위한대중교양서이다.저자가가려낸25명의시인도중·고등학교시절누구나한번쯤배우게되는시인들이다.아무리문학과담쌓고지내는이들도그들의대표시는하나쯤알고있는,우리문학사에서빼놓을수없는작가들이다.저자는25명의시인을다섯가지주제로나누어이들의삶과주요작품을살펴보고,근현대한국시사(詩史)라는큰산맥의윤곽을그려나간다.

1장에서는한용운,김소월,박용래,박재삼등우리민족의전통적인서정을계승한시인들을다룬다.한없이예민한감성으로한국인의서정을길어올려우리네삶의희로애락을노래한시인들이가닿은예술적경지를맛볼수있다.2장에서는이육사,이용악,윤동주,김수영,신동엽등역사적격랑속에서시대의고뇌를작품속에묵직하게담아낸시인들이등장한다.일제강점기,해방정국,6·25전쟁,독재등민족사의격랑에서우리시가어떤방식으로대응했는지살필수있다.3장의주인공은김영랑,정지용,백석,서정주등우리나라시어의지형도를새롭게썼다고할만한시인들이다.첨단의감수성으로모국어의아름다움을발견하고시어의범위를확장시켜온이들의모습을통해,시인은언어를다스리는예술가라는사실을자연스럽게깨닫게된다.4장에서는박목월,박두진,조지훈등청록파3인이일제강점기의폭압적인상황에서어떻게순수문학을지켜냈는지면밀히관찰할수있다.5장에서는김기림,이상,김광균,김종삼,김춘수등모더니즘의계보를잇는시인이등장해,시대를앞선감각과실험정신을보여준다.마지막으로6장에서는신석정,유치환,노천명,기형도등내면세계를응시하고탐구하는데주력해온시인들이등장해,어떤방식으로자기만의언어를쌓아올렸는지찬찬히보여준다.

근현대한국시문학의흐름을큰틀에서조망해보고싶은청소년,교사,성인대중에게이책은꽤유용하다.시에대해더잘알고싶다면,시인이란어떤사람인지궁금하다면,본격적인공부이전에입문서정도의역할을이책에기대해도좋다.

스물다섯시인이삶의종착지에남긴한편의시,
한예술가의‘유언’이자‘묘비명’과도같은작품25편을담다

이책에서는시인의삶과작품세계를찬찬히따라간후,그종착지에서‘마지막시’를면밀히살펴본다.보통우리는한시인의문학적정수를담은대표작으로그를기억하지만,이책에서는시인이추구한문학과삶의빛깔을들여다보는렌즈로‘마지막작품’을다룬다.김수영의「풀」,윤동주의「쉽게씌어진시」등마지막시가널리알려져있는경우도있지만,대부분은그렇지않았다.작가는평전의작품연보와시전집,각종연구자료들을살피며시인의마지막숨소리를찾았다.창작시점과발표시점등의서지적사항이명확하게고증되지않은작가의경우말년에쓰인작품여러편중한편을선택했고,월북·재북·납북시인의경우남한에서마지막으로창작하거나발표한작품으로선정했다.이념을앞세워문학을도구화하는북한에서는시인이뛰어난문학성을발현하기어려웠을것이라는판단에서다.

마지막작품을가려내는데최대한엄밀함을기했지만,이책에서주목한것은‘마지막작품이무엇인지’가아니라‘한예술가가생의종착지에서하고싶었던이야기’이다.작가는마지막작품을열쇠삼아시인의마음속에이는회한과반성,죽음의공포,그리움등의격랑을섬세하게그려보인다.시인이마지막이라는사실을의식했건하지못했건,생의끝자락에남긴한편의시를읽을때면‘마지막’이라는말의무게를실감할수있다.인생의말기에이르러세상을바라보는예술가의시선과함께,한인간으로서의깊은고백이묻어있기때문이다.마지막작품을알게되었을때시인의인생이제대로꿰어지고,비로소그의시가주는감동이극대화되는것을느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