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에게 들키다

수수에게 들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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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침 햇볕에 집 앞 수숫대 살짝 흔들리면 그만 손님이 찾아온 줄 알고 벌떡, 의자에서 일어납니다.
바람 멎고, 손님은 없습니다. 붉은 수수만 가득 매달려 너울거리며 킥킥 저를 보고 웃습니다.
라디오 주파수도 잡히지 않는 산골, 스마트폰 안테나도 잡힐 듯 말 듯하는 골짜기, 숨넘어가는 산봉우리를 몇 개 넘고 까마득한 계곡을 몇 개 가로질러 다리를 건너고 또다시 산허리 몇 개를 돌아가야 하는 곳, 저자는 그곳에서 생태적인 삶을 살고 있다.

저자의 글을 본 편집인은 ‘아름다운 산문’이라고 했다. 저자는 그 말을 듣고 산골 사투를 감추고 로망을 채웠다고 ‘자책’한다. 『수수에게 들키다』는 ‘아름다운 산골 사투기’를 그려내고 있다. 시와 산문이 어우러진, 절제되고 압축된 언어로, 사투를 로망으로 승화시킨다. 아름다운 시와 산문이면서 인간의 삶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다.
저자

하채현

저자하채현은서울에서태어나고자랐다.고려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지역문화부흥을위해‘동상연구소’를설립하고무크지『인문예술』을창간했다.인문학특강과워크숍을열고전시회를기획했다.지금은지역교육공동체일원으로활동중이다.지은책으로는『술술풀리는한국어읽기』등이있다.

목차

함께여는글1김남일(소설가)
함께여는글2안건모(월간‘작은책’발행인)

1부가을
수수에게들키다
왕고들빼기와칡꽃
오디와버찌
초코
통증
급수가다르다
등산객과마라토너
어머님의곳간
상약밥상
‘다이빙벨’을보러갔다
세제
외계인과사는디아스포라
천천히흘러가는은하수

2부겨울
미련없이담담히
에너지총량의법칙1
안녕,선인장아
아버지의미소
한우물을파온자의지혜
뭔가흘리고다니는남편
둘째는쉽다는이데올로기
GMO에대하여
사랑스런관찰력

3부봄
산수유봄
여수에서
봄꿈
농부와결혼했어요
산골무인카페
이여자,눈매깊은금심씨
앞집여자
곶감농사
신은이겨낼사람에게만고통을주신다

4부여름
거미야,미안
농약을사랑하는어머님
뒷마당에서
나는투명인간입니다
아이,어떻게키우세요?
대박과헐
어미와새끼
아버지의텃밭
아내의화초
내집은주파수가잡히지않는다
학자는간데없고
새로운여름
그리움으로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아침서리눈온듯하얗습니다.
너구리한쌍느릿느릿밭을가로지릅니다.
눈안내렸는데벌써먹이가떨어진걸까요?
찬밥덩이한그릇담아전해주려다가
눈오면다시오너라하며그만둡니다.


저자하채현은모기와벌레를끔찍이싫어하고,뱀을보고놀라소리를꽥지르는사람이다.하지만마음이참여린사람이다.집앞에어슬렁거리는너구리에게밥을줘야하나말아야하나고민하고,아침마다거미줄을걷어내며‘미안,같이살기엔우린너무다르구나’하고미안해한다.

『수수에게들키다』는산골생활을담은‘아름다운산문’이다.일상의소중함을산골사투기로승화시켰다.저자는서울태생으로수수나참깨꽃이뭔지모른다.오디를먹은적도앵두나무를본적도없다.이런저자가도시의일상과는아주다른산골의일상을빛나는예지로그려내고있다.

저자는지역문화부흥을위해‘동상연구소’를설립하고,무크지『인문예술』을창간하기도했다.산골에산오년동안야릇한충격안에있었기에글을쓰지않고는배겨낼수없었을것이다.『수수에게들키다』는모두가도시로향하는때‘변방의혁명’을외치며산골에깃든저자의일상을담았다.한국의기형적인도시화에역행하여낡았다는산골에서저자가경험한세계는지극히자연을닮아있다.가장자연스러울때전해지는풍성함과다채로움을실제삶으로말해주고있다.산골에터를잡은것자체가반란이다.저자의예사롭지않은산골생활의로망을엿볼수있다.『수수에게들키다』는다른삶,다른세계를잔잔하고경이롭게표현하고있다.이책이일상에찌든도시인과일탈을꿈꾸는사람에게‘시스템을벗어나도괜찮아’라는용기와희망이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