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있는 풍경

사과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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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01 러시아 카타예프 문학상 수상작”

나는 이 사람처럼 아름다운 소설을 쓰는 자를 알지 못한다.
어서 이 맑고 투명한 영혼의 울림에 귀를 쫑긋 기울이라.
_방민호(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

미국에 잭 케루악이 있었다면 러시아에는 박미하일이 있다. 모스크바에서 페테르부르크로 비행기를 갈아타는 사이에 나는 그가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dust in the wind’ 그것임을 알았다.

그에게서는 자유로운 대지와 바람의 향기가 난다. 그림과 문학에 기대어 역사의 풍우를 헤쳐 가는 먼지 한 점, 그러나 웅숭깊은 내면을 품은 그윽한 먼지 한 점. 어느 오두막 뜰에라도 내려앉으면, 이 먼지는 민들레 홀씨처럼 금방 사랑 꽃을 피운다. 모든 것이 너무 오래 전에 익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 속에 가득찬 사랑, 여성, 백일몽, 그리고 방랑의 언어들. 그의 수사학은 밤이 또 다른 태양이 되고 사과가 시간과 천상을 이야기하는 역설과 상징이다.
_방민호(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
저자

박미하일

저자박미하일은1949년우즈베키스탄에서태어나타지키스탄두샨베미술대학을졸업했다.러시아모스크바에서거주하며활동하고있다.
대표작품으로는『헬렌의시간』,『애올리』,『해바라기꽃잎바람에날리다』,『밤,그또다른태양』,『개미도시』등이있다.
박경리의『토지』(2016),윤후명의『둔황의사랑』(2011),이문열의『사람의아들』(2004)을러시아어로번역하였다.
러시아카타예프문학상(2001,2007),러시아쿠프린문학상(2010),한국재외동포재단및펜클럽문학상(2001),KBS예술문학상(2007)등을수상하였다.

목차

사과가있는풍경
해바라기

작가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그의소설속주인공들은외롭게살아가지만사랑의본질을바탕으로쉽게범접할수없는예술혼을그러잡고있다.
그들은우리의존재를뒤흔든다.
_윤후명(소설가)

박미하일을떠올릴때면그리스의철학자디오게네스가함께연상될때가있다.한사람의정직한사람을찾기위해대낮에아테네시장에서등불을들고다녔다는디오게네스와박미하일은어떤공통분모가있는것일까?

그의소설에서는‘노란색’을맞닥뜨릴때가많다.『사과가있는풍경』이그랬고,『해바라기』도그랬다.단어로서의‘노란색’이아니라,그가활자로표현하고있는장면에서,주인공의담백한대사의행간에서‘노란색’을만날수있었다.그의소설속주인공들은풍족한생활이라는것과는늘거리가멀다.사람을쉽게믿고,쉽게의지하고,쉽게감동하고,그래서인지또쉽게상처받는다.때로는어이없을만큼자존심도없어보인다.그런데‘아,뭐이런사람이다있어.바보처럼…….’하다가어느순간그주인공을가만히응시하게되는순간이있다.인상한번쓰지않고,아무일없는듯이주변을바라보는그의시선앞에서지금까지그주인공에대해갖고있던나의판단들을무색하게만드는순간이다.

그의작품에등장하는주인공은누구에게든진심으로대한다.가게마네킹을실수로부러뜨렸을때드미트리는자신의사진기를담보로변상을약속한다.다른사람에게는별볼일없는낡은사진기에불과하겠지만그에게는생명만큼중요했던사진기이기에독자는그의진심을가늠할수있다.거리떠돌이에게도그의진심은여전하다.떠돌이나부랑자라는이름이붙은사람에게갖게되는선입견따위는그에게서찾아볼수없다.그누구든우리의주인공에게는그냥‘사람’일뿐이다.그리고그럴때마다그의대사에서는어김없이‘노란색’이반짝인다.억울한상황에서조차주인공의대사에서상대에게주먹이라도날릴듯한분노는찾아보기힘들다.그의주인공들은자신의방식대로화내고,자신의방식대로불의를경멸한다.물에물탄듯,술에술탄듯보이는주인공이지만그가절대양보할수없는영역이있다.바로,자신이하는일이다.그에게‘일’은그냥단순한직업으로서의‘일’이아니라,자신의인생을바쳐하는영혼과도같은작업이다.먹고살기위해그일을하는것이아니라,그일을하기위해다른노동을한다.그렇기때문에그일을지켜내야할때비로소그의자존감이발동한다.거의무일푼인드미트리가사진한장으로거액을손에쥘수있는기회를조금의망설임도없이내버릴수있었던것도바로그런자존감이리라.

필요한것이있다면무엇이든지들어주겠다고말하는알렉산더대왕에게‘한가지있습니다.당신이내햇빛을가리고있으니비켜주시오’라고말했던철학자디오게네스처럼작가는물질과권력의욕망에얽매이지않는다.작가는독자에게이렇듯자신을돌아보게만들고는다시금아무일없다는듯묵묵히자기일만한다.
드미트리처럼,그리고이반처럼.
_‘옮긴이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