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박솔뫼 소설)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박솔뫼 소설)

$12.00
Description
“그림자 개는 시간과 마음의 연결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나타나 산책을 요구한다.” 나와 세계를 다시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동면에 대한 여섯 편의 이야기. 일 년에 한 권씩, 삶의 속도로 이야기를 펴내는 스위밍꿀에서 박솔뫼 소설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가 출간되었다. 목적 없이 걷는 산책길에서 도리어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던 『사랑하는 개』(2018)에 이어, 박솔뫼와 스위밍꿀의 두 번째 만남이다. ‘믿음의 개’와 함께 시간이 품은 가능성과 매 순간의 본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되길!
저자

박솔뫼

2009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그럼무얼부르지』『겨울의눈빛』『사랑하는개』『우리의사람들』,장편소설『을』『백행을쓰고싶다』『도시의시간』『머리부터천천히』『인터내셔널의밤』『고요함동물』『미래산책연습』등이있다.문지문학상,김승옥문학상,김현문학패,동리목월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여름의끝으로◦7
수영하는사람◦45
달리기수업◦77
이방에서만작동하는무척성능이좋은기계◦101
믿음의개는시간을저버리지않으며◦129
일요일을위하여◦159

추천의글
호빵은여름에꿈에서먹는게더맛있어요|박세형191
캔버스에발라진질감이살아있는물감들을
하염없이바라보듯|강혜림194

작가의말197

출판사 서평

“그림자개는시간과마음의연결이약해진사람들에게나타나산책을요구한다.”
나와세계를다시부드럽게연결해주는,동면에대한여섯편의이야기

일년에한권씩,삶의속도로이야기를펴내는스위밍꿀에서박솔뫼소설『믿음의개는시간을저버리지않으며』가출간되었다.목적없이걷는산책길에서도리어아름다운풍경을발견하게된다는사실을일깨워주었던『사랑하는개』(2018)에이어,박솔뫼와스위밍꿀의두번째만남이다.『믿음의개는시간을저버리지않으며』에는나와세상을다시부드럽게연결해주는,동면에대한여섯편의이야기가실려있다.

작가는「여름의끝으로」(『사랑하는개』)를이번소설집에다시수록하면서“이소설을쓰는동안나는이걸언제까지나계속쓸수있을것같다는생각을했다”(‘작가의말’에서)고밝혔다.이작품은동면이휴가처럼일상화된세계에서친구의동면을돕는동면가이드‘나’의이야기로,이후작가는시간에대한특유의상상력을바탕으로다섯편의동면연작을더집필하였고이를책으로묶었다.

시간과마음의연결이약해진사람들에게나타나산책을요구하고,그들이다시시간에대한건강한긴장감을되찾고슬픔에서빠져나오도록돕는‘그림자개’(「믿음의개는시간을저버리지않으며」)처럼,이책은우리에게다가와읽기를요구한다.‘믿음의개’와함께시간이품은가능성과매순간의본성을온전히느낄수있게되길!

“시간이품은가능성과매순간의본성을완전히느끼며개와함께도로를달렸다.”

앞에놓인세편의소설은동면가이드‘나’의이야기로,‘나’는먼일을생각하지않으려하지만어쩔수없이출근해일하는것을떠올리고숨이막히는듯한기분에빠진다.아마우리와아주가까운마음을가진인물일터,이인물의이야기는다음과같다.

「여름의끝으로」는친구허은의동면을돕는동면가이드‘나’의이야기다.한해가끝나고새해가시작되는때,두사람은온양의한호텔에묵으며동면을준비한다.허은은태어날아이를위해사두었던기린인형을안고긴잠에들고,‘나’는허은이기린과함께공원을산책하는꿈을꾸었으면좋겠다고생각한다.한달동안,허은이남기고간일기를읽고,그안에기록된‘만들어진기억’에대해생각하며,불안하고두려운미래를설렘과기대감으로맞이하게되는‘나’.
*2018아시아필름마켓북투필름공식선정작.

「수영하는사람」은무사히동면을마친허은과‘나’가부산을함께여행하는이야기다.자갈치시장의회와맑은지리와맥주,핫케익과진한커피와메이플시럽,간짜장과탕수육과군만두……박솔뫼의인물들답게두사람은맛있는음식을부지런히먹으며골목길을열심히걷는다.봄소풍가기에알맞을온화한날씨속에서‘나’는자꾸졸음에빠져들고,잠결에어떤남자와대화를나누게된다.잠과깸을오가는리듬을따라가다보면제목의의미를이해할수있을것만같다.

「달리기수업」은온양에서허은의동면가이드로지내던때,‘나’가우연히알게된태식과함께한이야기다.‘나’는저녁마다운동장을달리며태식을알게된다.운동선수였던태식은‘나’에게제대로달리는방법을알려준다.“중요한것은공중에떠있는시간이에요”“높이(짝)높이(짝)높이(짝)높이(짝)”이처럼태식은‘나’에게여러조언을해주지만,‘나’는무엇보다“안다치는것이달리기에서가장중요한것이라는사실”을배운다.어쩐지이조언들은달리기에만해당하는것은아닌듯하다.

뒤에놓인세편의소설은동면가이드인태식과시온의이야기다.시온은태식의형인태인의동면가이드로일하며태인과가까운사이가되었다.태인이집을비운사이,시온이그의집으로찾아오면서태식과만나게된다.삼각관계라고하기에는너무도희미하지만,틀림없이긴밀히연결되어있는세사람의이야기.

「이방에서만작동하는무척성능이좋은기계」는태식과시온이처음만나단숨에특별해지는과정을담은이야기다.태인이여행을떠난사이,그를만나러시온이찾아온다.태식은시온을보자마자저사람은형이좋아하는사람이고,형은저사람에게틀림없이약했을것이란사실을알아차린다.다시시온을마주쳤을때,태식은이상한기분에사로잡힌다.곤란한질문을서로주고받고당황하고싶은기분.서로의얼굴을마치지도를짚어나가듯섬세하게매만지는마지막장면에이르면,박솔뫼소설에일어난놀라운변화가여지없이감지된다.

「믿음의개는시간을저버리지않으며」는그림자개를만난시온의이야기다.시온에게그림자개가찾아온것은8월어느늦여름,호박수프처럼느긋하고진한해가비쳐드는오후였다.멀리서개가걸어오는소리가들렸고,고개를들자눈앞에는그림자개두마리가나란히서있었다.시온은개들을바로알아보고,함께강가로산책을나간다.시온은시간이품은가능성과매순간의본성을완전히느끼며개와함께도로를달린다.

「일요일을위하여」는캐나다에서돌아온시온이태식과재회하는이야기다.시온은캐나다에머물며동면가이드로일하는동안태식에게편지를보낸다.집을비운탓에뒤늦게편지를받은태식은,아직읽지못한편지를들고시온을만나러가고직접읽어달라고부탁한다.시온이쓴편지가목소리로되살아나며,캐나다에서있었던일들이풀려나온다.수감자의옥중결혼식,신혼여행같은동면,태인과의만남……그사이창밖에는눈이내리고,두사람은저녁을먹으러밖으로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