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이동 경로

공룡의 이동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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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친구를 잃어버렸다. 나는 그 친구를 잃지 않으리라고 과신했다. 잃어버리지 않는 친구, 그런 건 어디에도 없는데.” 마음의 이동 경로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다섯 편의 이야기, 김화진 소설 『공룡의 이동 경로』가 출간되었다.
누군가와 멀어질 때만큼 마음의 움직임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또 있을까? 내 것이지만 좀처럼 내 것처럼 되지 않는, 살아 움직이는 마음 말이다.
‘공룡’과 함께, 이런 마음의 아름다운 유영을 맘껏 즐기게 되기를!

저자

김화진

2021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나주에대하여」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나주에대하여』가있다.

목차

사랑의신·7
나의작은친구에게·47
나여기있어·87
이무기애인·129
공룡의이동경로·175

추천의글
마음의경로를따라가는가장아름다운방식|강보원(문학평론가)·217
눈을감으면보이는내마음의빛깔은온통노랑과파랑,그리고초록|임선우(소설가)·220

작가의말·223

출판사 서평

“친구를잃어버렸다.나는그친구를잃지않으리라고과신했다.
잃어버리지않는친구,그런건어디에도없는데.”
마음의이동경로를가만히들여다보는다섯편의이야기

일년에한권씩,삶의속도로이야기를펴내는스위밍꿀에서김화진소설『공룡의이동경로』가출간되었다.첫소설집『나주에대하여』를통해지칠줄모르는마음탐구자로서의면모를선명히드러낸그는,사람을향해절로일어나는마음,못나고이지러진모양일지라도회피하지않는끈기로독자들의적극적인감응을불러일으켰다.

『공룡의이동경로』는다양한관계중,특히‘친구관계’를다룬연작소설로,마음의움직임을가만히들여다보는다섯편의이야기를담고있다.이유도모른채가까워지고또한순간소원해지는,익숙하지만어려운친구사이.누군가와멀어질때만큼마음의움직임이낯설게느껴지는순간이또있을까?내것이지만좀처럼내것처럼되지않는,살아움직이는마음말이다.‘공룡’과함께,이런마음의아름다운유영을즐기게되기를!

“사람은주머니같다.나는그안이궁금해.”
들여다보고,또꺼내보여주고싶은마음에대한모든것

5월인데도열대야처럼무더웠던어느봄밤,우연히한테이블에둘러앉게된네명의친구들―주희,솔아,지원,현우가소설의주인공이다.아직무언가가되지못한이들은그것이될때까지필요한노력을각자알아서하는‘되기전모임’을결성한다.이모임안에서이들은특별히누군가와더거리를좁히게된다.들여다보고싶고,또꺼내보여주고싶은마음을느끼면서.

「사랑의신」은말그대로‘사랑의신’인주희의이야기다.때문에‘다정하다’는칭찬과‘헤프다’는악담을들어왔는데,누가뭐라든끊이지않는사랑을모른척할마음은없다.예정된일처럼주희는현우와연애를시작하지만,정작사랑하는건두언니솔아와지원이다.그는둘에게스미고섞여들고싶다.

「나의작은친구에게」는친구가좋아,헤어짐이미리슬픈솔아의이야기다.솔아가가장싫어하는표현은‘마음의문을연다’는숙어.언제나상대에게먼저다가가노크를했기때문이다.그럼에도그는또다시,꼭닫힌지원의문앞에서있다.어느날지원이새겨준공룡타투‘피망이’가사라지면서그의고민이시작된다.

「나여기있어」는복잡한마음과달리단순한선으로타투를새기는지원의이야기다.지원은자신을향한솔아의마음을안다.알지만,그는자신이새겨준타투가사라졌을때솔아가상처받을게뻔한말을골라건네고만다.왜뾰족하다는걸알면서도손에쥐게되는걸까?

「이무기애인」은놀림받는것을잘하는현우의이야기다.이제껏별다른욕망없이살아온현우에게최초로뚜렷한욕망이생긴다.주희가소중히여기고들여다보는,‘구슬’이되고싶다는것.하지만자신과는그저연애로엮인정도일뿐이고,주희가실제로섞인사람들은지원과솔아라는것을안다.그럼에도그는구슬이되고싶다는생각을버리지못한다.

「공룡의이동경로」는공룡이자타투이며,빛이고마음인피망이의이야기다.피망이는솔아의팔목을떠나그의눈꺼풀안쪽으로,또그곳을벗어나그의방창가에걸린선캐처쪽으로,그렇게자꾸만이동한다.최초의탄생으로부터,계절이변하고해가바뀌며그가도달한자리는……

“그걸다느껴보는일만이내가할수있는일이야.”
딱딱해지지말고,생생하게삶쪽으로나아가는일

김화진이그려내는마음의이동경로를들여다볼때,우리는부드럽고환한자리만딛게되지않는다.틀림없이무언가에부딪혀아파하고지레움츠러드는순간을맞이한다.물론제멋대로들이받고발구르며찌르는순간까지도.그러니까상처받을뿐만아니라상처주는마음까지고스란히경험할수밖에없다.

그러니까김화진은“서있는곳이라면벽과천장과바닥을모두느끼며살고싶”어하는인물들과함께서있다.누군가를아끼고사랑하지만,“절대너에게상처주지않을게,라는말은얼마나순백색의멍청함”인지아는인물들,또어떤기억을지우고싶냐는질문에“삶을편집할순없어.묵묵히봐야해.그것때문에나는지금아프지만”이라고답하는인물들의편에말이다.

아프고싶지않아마음을얼어붙게만드는일은얼마나흔한가,그자리에멈춘채더이상나아가기를주저하면서.딱딱해지지말고,생생하게삶쪽으로나아가는일.소설속마음의이동경로가우리에게안내하는방향은오직그뿐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