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큰 활자본)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큰 활자본) (황현산 산문집)

$25.00
Description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의 생애 첫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큰 활자본)』. 노회찬 의원이 김정숙 여사에게 선물한 바로 그 책, 2013년 6월 25일 출간 이후 문학과 문화를 아우르는 우리 시대의 필독서로 꾸준히 자리매김해온 황현산 산문집이 한결 보기 좋고 훨씬 읽기 좋게 큰 활자본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

기존 책과 그 내용은 같으나 책의 판형을 신국판으로 극대화했고, 글자 크기를 아주 큼지막하게 키웠으며, 행간을 넉넉히 벌려 책읽기의 호흡에 더한 편이를 도왔습니다. 앞선 책이 가볍게 손에 들기 좋은 무선이었다면, 이번 큰 활자본은 양장으로 제작하여 천천히 펴 넘기기에도 수월할 뿐만 아니라 맘에 드는 페이지는 오래 펴두어 시선을 오래 머금도록 하거나 메모나 밑줄을 긋기에도 충분한 여유를 주어 그 안정감이 상당한 편입니다. 남녀노소 연령대를 불문하고 선물하기 좋은 책이라 감히 말씀드리는 데는 이런 여백의 여유가 큰 뒷받침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이른바 읽고 삼키는 데 있어 그 이와 위를 건강하게 자극시키는 단단한 책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2017년 선생은 스테디셀러로 등극한 당신의 책 『밤이 선생이다』의 인기 비결에 대해 이렇게 답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와 문화에 대한 내 생각을 가장 쉬운 말로 명확하게 쓰려고 했다. 문학이 사회에 대해 할 수 있는 말들을 가장 쉽고 명석하게 기술할 수 있었던 게 책의 장점이라면 장점인 것 같다”라고. 여전히 선생은 우리 문학과 우리 사회가 믿는 우리 미래의 힘과 깊이로 밤을 지키고 있지 않은가 합니다.
저자

황현산

저자황현산은1945년전남목포에서태어나고려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같은대학대학원에서기욤아폴리네르연구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아폴리네르를중심으로,상징주의와초현실주의로대표되는프랑스현대시를연구하고,문학비평가로활동하며‘시적인것’‘예술적인것’의역사와성질을이해하는일에오래천착해왔다.저서로『얼굴없는희망』『아폴리네르?‘알코올’의시세계』『말과시간의깊이』『해인사를거닐다』(공저)『말라르메의‘시집’에대한주석적연구』『이상과귀향,한국문학의새영토』(공저)『잘표현된불행』『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공저)등이있으며,역서로생텍쥐페리의『어린왕자』파스칼피아의『아뽈리네르』『도미니끄랭세의『프랑스19세기시』(공역)『프랑스19세기문학』(공역)드니디드로의『라모의조카』스테판말라르메의『시집』기욤아폴리네르의『알코올』『보들레르의작품에나타난제2제정기의파리:보들레르의몇가지모티브에관하여외』(공역)앙드레브르통의『초현실주의선언』등이있다.팔봉비평문학상대산문학상아름다운작가상등을수상하였다.번역과관련된여러문제에도특별한관심을지니고이와관련하여여러편의글을발표하였으며,한국번역비평학회를창립,초대회장을맡았다.고려대학교불어불문학과교수를역임하였으며현재같은학교명예교수이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을맡고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제1부
과거도착취당한다
모자쓴사람은누구인가
상상력또는비겁함
소금과죽음
군대문제
몽유도원도관람기
김지하선생을추억한다
그세상의이름은무엇일까
영어강의도사회문제다
30만원으로사는사람
김연아가대학생이되려면
불문과에서는무얼하는가
나는전쟁이무섭다
산딸기있는곳에뱀이있다고
마음이무거워져야할의무
삼학도의비극
기억과장소
태백석탄박물관
방법과치성
또다시군대문제
승리의서사
체벌없는교실
두국사선생
죽은시인의사회
<고향의봄>앞에서
봄날은간다
김기덕감독의한
스위스은행의전설
맥락과폭력
금지곡
역사는음악처럼흐른다
내가믿는대한민국의정통성
민주주의앞에붙었던말
덮어가리기와백사마을
폭력에대한관심
낙원의악마
황금과돌
시대의비천함
영어강의와언어통제

제2부
전원일기
강원도의힘
겨울의개
찌푸린얼굴들
빈집

제3부
당신의사소한사정
내이웃을끌어안는행복
시가무슨소용인가
장옥이각시의노래
유행과사물의감수성
익명성과사실성
밑바닥진실마지막말
윤리는기억이다
사투리의정서
먹는정성만드는정성
자유로운정치엄숙한문화
헌책방이있었다
낮에잃은것을밤에되찾는다
논술고사답안지를넘겨보며
아버지의삶과자식의삶
홍상수와교수들
돌덩이의폭력
한글과한자
협객은날아가고벼는익는다
11월예찬
어디에나사람이있다
이수열선생
귀신들이야기
산에는산새물에는물새
총기사건의공적시나리오와
사적시나리오
바닥에깔려있는시간
춘천의봄
밀림의북소리
어려운글쉬운글
복잡한일
은밀한시간
두개의설날
문학적인것들
고향의잣대
금지된시간의알레고리
삼가노전대통령의유서를읽는다

출판사 서평

황현산,이라는이름이있습니다.서두부터호들갑을떤다고뭐라하실수있겠지만단언컨대그이름만으로도충분히안도되는어떤바가있다고감히말씀드리고싶은저랍니다.난해하기로소문난프랑스현대시도그가읽어주면달랐습니다.자신의천재적인재능을모른채골방속에서시와함께곰팡내를풍겼던우리시인들가운데그가끄집어내어볕에몸말리게한사람또한몇이나되는지모릅니다.황병승시인이그러했고,김이듬시인이그러했으며,그밖에그의해설로다시금재조명되어한국시단의새로움이된시인들로치자면여기에일일이나열하기도버거울정도니까요.

그뿐만이아니지요.그는굴곡진우리현대사에정의의이름으로바로서지못하는순간순간을목도하고그때마다더크게부릅뜬눈으로그안타까움과분노를글에새겼습니다.그가밤마다눈물로써나간글은,그러나아침이면우리들몸속에피로돌았습니다.그는사람을사랑할수밖에없는운명으로태어난자였기때문입니다.그운명으로말미암아모든사람이세상을사랑하고,모든사람이세상을희망으로껴안을수있게인도하는참‘어른’의운명으로지금껏살아왔기때문입니다.

그렇게『밤이선생이다』를펴냅니다.제목에서유추할수있듯선생은밤에일하는자로유명합니다.“어둠속에서불을얻어온다”라는말을문학에서쓰듯어둠을불로쓰는것인데,한잡지와의인터뷰에서밝힌선생님의속내로보자면타당성이더할것같아살짝옮겨봅니다.

“내가비평할때분석하는이유는분석이안되는것에도달하기위해서예요.깊이가있다는말은나는모른다는말과같아요.바위속에혼이들어있다는건그안에귀신이있다는건데,다시말해그속에내가모르는게있단거죠.그게곧깊이가있다는말이거든요.밝은곳에있는가능성은우리가다아는가능성이고어둠속에있는길이우리앞에열린,열릴길입니다.때로는그가능성자체가문학이죠.”
-『GQ』와의인터뷰중에서

이번책은문학에관한논문이나문학비평이아닌글로는처음엮는선생의첫산문집입니다.1980년대부터2013년오늘에이르기까지삼십여년의세월속에발표했던여러매체속글가운데이를추려1부와3부에나누어담았고,그가운데2부는한국을대표하는사진작가두사람인강운구,구본창의사진가운데이책을말하는데있어그기저의비유가될수있는몇컷을골라글과함께실었습니다.

“나이가들면어둠은더욱많아집니다.하늘을꿰뚫을것처럼빛나는순간은아주가끔이죠.그래도다행인것이나이가들면어둠에익숙해지고어둠을용서하게된다는거예요.”

선생의산문을보자면놀랍게도그의연배를잊게합니다.어떠한미사여구의도움없이단문으로만치고나가는데참으로강골있으니까요.선생의산문은위에서누르는식의‘말씀’이아니라함께어깨동무하고보폭맞추는‘행동’이라고해야더가까울것같습니다.우리를절로깨어나게하거든요.그렇게자리에서거리로발걸음을옮기게하거든요.예컨대이러한문장들앞에서우리각자무릎탁친연유뒤에할일이무얼까하고보자면말이지요.

“도시사람들은자연을그리워한다.그러나자연보다더두려워하는것도없다.도시민들은늘‘자연산’을구하지만벌레먹은소채에손을내밀지는않는다.자연에는삶과함께죽음이깃들어있다.도시민들은그죽음을견디지못한다.사람들은자신들의거처에서죽음의그림자를철저하게막아내려한다.그러나죽음을끌어안지않는삶은없기에,죽음을막다보면결과적으로삶까지도막아버린다.죽음을견디지못하는곳에는죽음만남는다.”
-p21「소금과죽음」중에서

그런데묘합니다.송곳보다더뾰족하고망치보다더단단한선생만의‘일침’뒤에묘하게남는게어떤‘슬픔’인걸보면요.때로는화를감추지못한목소리로,때로는애정을숨기지못한목소리로그감정의묻어남이사뭇절절한데도왜지렛대의가운데자리에서지않았냐고평론가인그에게따져묻지못하는지……우리시대에진심을다해진실을말해주는스승이어디론가다들숨어버린까닭에선생혼자그감당을하고있는것은아닌지싶은생각도해보게되었습니다.

눈없고귀없다해도삶이야살아지겠지요.그러나‘현재’라는말을그앞에붙인다고했을때우리는과연눈없고귀없이지금의‘오늘’을사는거라말할수있을까요?선생의산문은바로그런‘정의’를말해왔습니다.순전히순정으로옳다,하는방향으로만시선을모을때그끝에서만나게되는다양한삶의방식들,그움틈이야말로어떻게살아야할지몰라유행을좇고돈앞에머리조아리며권위뒤로숨는우리들삶의유일한본보기가아닐는지.

『밤이선생이다』에는총여든편의에세이가실려있습니다.선생의말마따나“결과적으로삼십여년에걸쳐쓴글이지만,어조와문체에크게변함이없고,이제나저제나같은방식으로생각하고있다는것이”놀랍기도한데요,저는바로이대목에서밑줄을쫙그을수밖에없었습니다.“그동안포기할수없는전망하나와줄곧드잡이를해온것같기도하다”라는구절이었는데요,이렇듯선생이평생을걸고싸운다는그‘전망’,모름지기저마다여러단어들로대입이가능한그‘전망’앞에나는어떤싸움을해왔던것일까오래되새김질을해보게도되었습니다.아,이렇듯평생을걸고싸울수있는어떤대거리가있어선생은그토록젊고유연한사고를유지할수있었던것일까,문득도통늙을줄모르는그‘감각’에부러움이일기도하였고말이지요.

책표지는독일현대회화를이끌고있는팀아이텔의그림을삼았습니다.로마어,독일어,철학에회화를전공하여미술뿐아니라문학에도지대한관심이많다는그는자신이그려낸인물과선생이이토록닮을수있음을미처알지못할것입니다.밤에일하는자들의표정은,그뒷모습은이처럼숭고할까요.이는편집자의사담이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