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워드

패스워드

$12.00
Description
플레이타임의 ‘오브젝트 레슨스’ 3권. 오늘날 너무나 흔하게 사용되는 탓에 그 존재조차 인식하기 힘든 사물 중 하나는 패스워드일 것이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웹 공간에서 처리하게 되면서 패스워드는 더욱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대상이 되었다.
패스워드의 원리는 간단하다. 누군가의 신원을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시스템이 패스워드를 물어보면 그 누군가는 사전에 공유된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 이처럼 패스워드는 자명해 보이지만 이 책은 패스워드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며 나아가 패스워드의 역사와 숨겨진 함의는 우리 생각보다 길고도 다층적이라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패스워드의 정확한 정의, 군대와 문학에서 사용된 패스워드, 패스워드의 한계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패스워드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어떤 위험을 지니고 있는지, 역사 속에서 어떤 형태로 사용돼 왔는지 생각해 보자고 제안한다.
저자

마틴폴이브

저자마틴폴이브MartinPaulEve는서식스대학에서토머스핀천에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현재런던대학버크벡칼리지의교수로재직하면서문학,기술,출판을가르치고있다.미국현대문학에서최신정보기술에이르기까지다양한방면에능통한그의글에는현상의이면을꿰뚫고서로무관해보이는주제들을연결짓는통찰과위트가넘친다.주요저서로『비평을거부하는문학:영문학과현대소설의충돌』,『오픈액세스와인문학:맥락,논란그리고미래』,『토머스핀천과철학:비트겐슈타인,푸코,아도르노』가있다.

목차

서론패스워드와그한계
1“거기누구냐?”:군대,언젠가는깨질패스워드
2특수문자:문학과종교에나타난패스워드
3디지털시대의P455W0RD5
4신원

부당방위_최원희
그림목록
원주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패스워드는인간을완벽하게식별할수있을까’
‘투명하고개방적인사회는신용도가높을까’
‘신원이란도대체무엇이며한개인을어떻게정의할것인가’
누군가의신원을확인하려는열망이담긴오브젝트인패스워드에얽힌
익숙지않은질문들을던지며그역사와문화적맥락을추적하는
패스워드의철학

오늘날너무나흔하게사용되는나머지그존재조차인식하기힘든사물중하나는패스워드일것이다.우리는하루에몇번이나패스워드를입력할까?패스워드를(혹은그에준하는무언가를)대야만우리는집에들어갈수있고,컴퓨터를켤수있으며,상품을구입하거나은행업무를볼수있고,때로는일터에들어설수있다.특히인터넷의발달로우리일상의많은부분을인터넷으로처리하게되면서패스워드는더욱우리삶과떼려야뗄수없는대상이되었다.
패스워드의원리는간단하다.누군가의신원을확인하고자하는사람이나시스템이패스워드를물어보면그누군가는사전에공유된정보를제시하는것이다.그정보가올바르다면응답자가‘그누군가’임이증명되는셈이다.이처럼패스워드는자명해보인다.그리고익숙하고당연하게여겨지는것일수록깊은생각의대상이되는일도드문법이다.특히패스워드의경우기술적으로완벽한시스템을구현해야할필요성이크다보니그에대한철학적이고이론적인고찰을건너뛰어버릴때가많다.하지만『패스워드』의지은이마틴폴이브는패스워드가그렇게단순하지않으며나아가패스워드의역사와숨겨진함의는우리생각보다길고도다층적이라고주장한다.그는우리에게흥미진진한이야기들을들려주면서패스워드가정확히무엇을하는지,어떤위험을지니고있는지,역사속에서어떤형태로사용돼왔는지생각해보자고제안한다.

군대에서문학작품까지
우리가미처생각하지못했던패스워드의숨겨진역사

우리가일상에서사용하는많은기술은원래군사용목적으로발명되었다.예를들어인터넷만해도애초에는효율적인군수품조달체계를구축하기위해개발되었고이후민간으로옮겨와현재에이르게된것이다.그뿐아니라고대부터비밀과보안이가장강조된사회영역도군대였다.그랬기때문에패스워드가군대를중심으로발전한것은결코놀라운일이아니다.지은이는고대로마에서2차대전시기의에니그마Enigma기계를거쳐사상최대의미국정부해커로알려진게리매키넌의사례에이르기까지폭넓은역사를아우르며패스워드의속성과발전양상,창조와파괴의과정을간결하게설명한다.여기서특히주목할점은패스워드의체계의결함을발견하고더진전된체계의구축을이끄는이들이대개기존패스워드의설계자가아니라공격자라는사실이다.또한군대와정부는보안체계가뚫릴경우즉시이를개선해야하지만침입이발생했다는사실이알려지면신뢰에큰흠집이나정당성을위협받는다는딜레마를안고있기도하다.
이렇게패스워드는군대를거쳐일상생활에서도널리쓰이게되었다.그런데그뿐만이아니라문화영역에서도우리생각보다훨씬더빈번하게패스워드가등장한다.이책을읽으면서우리는각종패스워드가등장하는영화들은물론이고신화나문학등에서사용된여러소재가사실은패스워드의속성을지니고있음을알게된다.예를들어크레타신화속테세우스와다이달로스의미로,『햄릿』첫부분에등장하는신원인증장면,「알리바바와여종에게몰살된마흔명의도적이야기」에나오는유명한주문“참깨야,열려라”,그림형제의민화「룸펜슈틸츠헨」에서요정의이름이자암호인룸펜슈틸츠헨,『해리포터』시리즈의단골메뉴인각종암호에이르기까지모두명시적이든암묵적이든패스워드의기능을수행하고있다할수있다.
지은이는이같은장치들이일종의패스워드라는점을알려줄뿐아니라이작품들이패스워드와결부된중요한질문을제기함을밝힌다.‘패스워드는개인의신원identity을확인하느냐’가바로그질문이다.보통우리는우리가입력하는패스워드가우리의신원을입증한다고생각한다.하지만패스워드는그것을입력한사람이그정보(패스워드)를알고있음을확인할뿐이다.만약내가아닌다른사람이부정한방법으로내패스워드를입수해어떤확인절차를통과한다면이시스템은그사람을나로인식하겠지만그렇다고그사람이내가되는것은아니다.이처럼패스워드에는확인된인물과해당신원의주인이괴리될가능성이늘존재한다.그리고일부문학작품은마법등의요소를이용해‘유토피아적으로’이괴리를해소하곤한다.일례로『해리포터』시리즈에서몇몇마법은주문을외는것만으로쓸수없으며,마법사‘혈통’이어야하거나더나아가서는지팡이등의‘물건’을보유하고있어야한다.이처럼허구적인작품들은패스워드의단점을극복할수있는설정을취했으며,그럼으로써현실의패스워드가지닌결함인인증과신원의괴리를드러내주고있기도하다.

패스워드는정말로우리의신원을확인해주는가?
패스워드에담긴딜레마를통해읽는패스워드의철학

이처럼패스워드에결함이있고개인의패스워드와신원사이에괴리가있다면이는어떤문제를일으키는걸까?패스워드시스템이완벽할수는없기때문에누군가가타인의신원을가로챌위험이상존한다.특히자본주의사회에서은행등의금융기관이해킹당하면그와관련맺고있는개인들이큰피해를입을수있다.이때발생하는중요한사회적문제중하나는그책임이누구에게있는가이다.지은이는최근수십년간‘신원절도’identitytheft라는표현이비약적으로증가했다는사실을상기시킨다.그런데여기에는기관들의이해관계가얽혀있다는것이그의지적이다.사실신원은절도당할수없는무형의사물이다.‘사용자의신원이절도되었다’라는표현은금융기관을피해자로보게끔유도하며,나아가‘디지털위생’에관한최근의담론은사용자가일련의의무를이행하고자신의신원을보호하려는노력을기울여야한다고강조하기도한다.지은이에따르면‘신원절도’보다는‘허가되지않은접근’unauthorizedaccess이훨씬더정확한용어다.시스템상의문제로신원의주인인사용자가허가하지않은접근을누군가에게허용했기때문에책임의초점을공격자와기관에한정할수있기때문이다.이처럼일상이거의완전히디지털화된오늘날세상에선패스워드를사용해야하는일이점점더많아지고있고패스워드체계가공격당하면발생하는피해도크다.그렇기에그책임을누가져야하는지를둘러싸고벌어지는언어적인공방도치열해지고있는것이다.
다른한편패스워드시스템은이런공격으로인해오히려더강고해지고있기도하다.그리고기술발전은패스워드를신원에직접엮는방향을향하고있다.예를들어지문및홍채인식기술,DNA판독등의방법이개발되었거나개발중이다.그런데이런방법들은더욱더파괴적인결과를초래할수도있다.패스워드가개인의고유한생체정보와연동되는탓에공격자들이개인들의신체일부를폭력적으로탈취할수도있기때문이다.「데몰리션맨」이나「마이너리티리포트」같은SF영화들이이미이런상황을예견했으며,패스워드기술이점점발전함에따라디스토피아적인미래가다가올가능성도한층커졌다.패스워드와신원의분리를해소하고자둘의연결을더욱강화하는기술들이새롭고도폭력적인문제들을일으키는역설적인미래가다가오고있는것이다.
마틴폴이브는책전체에걸쳐패스워드가신원자체와는구분되며,신원을대리하는도구이자‘허가’와‘접근금지’를가르는분류도구라고강조한다.이때문에여러결함이발생하며또이를해소하려다또다른문제가초래될수도있지만,아직까지는인류가발전시켜온패스워드체계에의존할수밖에없을것이다.물론기술은앞으로더욱발전할것이며,픽션에서나볼법한완벽한패스워드가등장할수도있으리라.하지만기술적인완전함이새로운윤리적?정치적?경제적딜레마를불러일으킬수도있다.『패스워드』는한사람을완벽하게형식화하고자하는열망이담긴오브젝트인패스워드에얽힌익숙지않은질문들을던지며이딜레마들을같이고민해보자고초대하는책이다.
*
옮긴이인최원희는「부당방위」라는제목의에세이에서해킹마저산업화되어버린현실을비판적으로진단하고있다.초기에해킹은거대기업의횡포를저지하거나단순히즐거움을누리려는의도로실행된경우가많았다.하지만시간이지나면서해킹수법이지능화되었을뿐아니라해킹의목적까지악랄해졌다.옮긴이는그근원적인원인으로이윤만이유일한원동력인자본주의를지목하고해킹조차도자본주의산업화논리에포섭되었다고지적한다.그리고이런사회현실을바로잡기위해소수가아닌다수를위한경제/가치체계를창안할필요가절실함을역설한다.

플레이타임이펴내는‘오브젝트레슨스’시리즈

‘오브젝트레슨스’ObjectLessons는영국블룸스버리Bloomsbury출판사에서출간하고있는시리즈다.“일상적인사물을소재로한아름답고도짧은시리즈”를기치를내걸고한권에하나의오브젝트,제한된분량,형식에구애받지않는글쓰기를통해그냥거기있는듯보였던대상들의감춰진이야기를독창적인필치로풀어냈다는찬사를받았다.플레이타임출판사는현재까지출간된30여권중에서현지의반응과국내독자들의관심사를고려해『호텔』,『쓰레기』,『패스워드』,『유리』를우리말로옮겼다.이네권은모두우리가그간당연시하며지나치던사물들에시선을쏟고새로이바라보게만든다는공통점을지니며,그와동시에각권이저마다고유한빛깔을발하고있기도하다.나아가‘오브젝트레슨스’한국어판을그자체로매혹적인하나의오브젝트로만들고자단순한해설식의옮긴이후기를피하고옮긴이들이집필한‘독립적인에세이’를권말에추가했으며,각오브젝트를부각하면서시리즈의일관성도유지할수있는아름다운커버로본문을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