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호텔

$13.00
Description
호텔을 매개로 여성의 삶을 탐구하는 논픽션
플레이타임의 ‘오브젝트 레슨스’ 1권. 호텔을 매개로 언어 실험을 펼치며 결혼과 가족, 여성의 삶을 탐구하는 창조적 논픽션. 일상의 틈새와 여성의 욕망을 파고드는 작품들을 열정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작가 조애나 월시는 결혼 생활이 불행으로 치닫는 와중에 호텔 리뷰어로 일한 경험에 기반해 이 책을 지었다. 그렇다면 이 책은 호텔들을 소개하고 품평하는 책일까? 혹은 호텔들의 종류와 그 공간들의 기능과 감별하는 책?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책은 호텔에 관한 책이지만 동시에 호텔의 반대인 집과 가족에 관한 책이기도 하며, 또한 비범한 성찰과 언어 사용, 형식 실험으로 이 모든 소재를 낯설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손꼽힐 작가로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찬사를 받은 이 책에서 월시는 불안과 아픔, 유머를 뒤섞은 매혹적인 솜씨로 호텔-집이라는 공간을 매만진다. 그녀의 손길 아래 익숙했던 소재들이 문득 새로운 모습을 띠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저자

조애나월시

저자조애나월시(JoannaWalsh)는픽션과논픽션의경계를흐리는글과건조하되유머러스하며예사롭지않은언어활용으로일상의틈새와언어의미끄러짐에서불거져나오는욕망과증상,의미와혼란을탐구하는작가.단편소설과에세이라는느슨한분류로묶어낸저서로는『Break.Up』(근간,2018),『말의끝지점에남은세계들』(2017),『현기증』(2015/16),『호텔』(2015),『처녀불알』(2015),『프랙털』(2013)이있으며최근디지털소설「씨앗」을발표하기도했다.2014년여성작가와그들작품에대한기성출판계의편파성을바로잡고자#readwomen2014해시태그운동(트위터ID:@read_women)을시작했으며2017년영국예술재단으로부터‘크리에이티브논픽션부문’펠로십을수여받았다.같은해영어로번역된작품의여성작가및해당작품의번역가에게공동수상하는‘워릭번역여성작가상’을공동설립했다.

목차

1부호텔유랑
1호텔유령

2부여행가방에서찾은히스테리의단편들
2호텔프로이트
3결혼엽서
4홈텔
5호텔일기
6『독일하숙에서』
7호텔막스(브러더스)
8대화요법
9호텔막스
10호텔스물여섯곳에서보낸엽서
감사의말

호텔에세이_이예원
원주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건조하면서도유머러스한언어로일상의틈새와여성의욕망을
파고드는작가조애나월시,
호텔을매개로비범한언어실험을펼치며
결혼과가족,여성의삶을탐구하는창조적논픽션

소설가이자에세이스트,일러스트레이터로활동하는조애나월시는결혼생활이불행으로치닫는와중에호텔리뷰어로일하면서여러호텔을전전한다.그리고당시의경험과감정에기반해『호텔』이라는책을짓는다.그렇다면이책은호텔들을소개하고품평하는책일까?혹은호텔들의종류와그공간들의기능과감별하는책?그렇기도하고아니기도하다.왜냐하면이책은호텔에관한책이지만동시에호텔의반대인집과가족에관한책이기도하며,또한비상한성찰과언어사용,형식실험으로이모든소재를낯설게만들기때문이다.“우리에게손꼽힐작가로서빠르게자리매김하고있다”는찬사를받은이책에서월시는불안과아픔,유머를뒤섞은솜씨로호텔-집이라는공간을매만진다.그녀의손길아래익숙했던소재들이문득새로운모습을띠고우리에게다가온다.

결혼생활,집,집일,집일하며기다리는여자……
호텔을출발점삼아그반대편에있는것들을
지적이고도감각적인언어로풀어헤치는자전적에세이

‘호텔’이라는제목을버젓이달고있지만이책은결혼과가족,그리고무엇보다도이제도들에속한여성의삶에관한이야기다.집일homework에얽매여있지않은여성이얼마나되겠으며이들이호텔생활을꿈꾸는것은또얼마나그럼직한일인가.자신의일을가지고있는여성이라도집과가족의굴레에서벗어나기란쉬운일이아니다.집일의다수가당연히그녀몫이되니,이일은바깥일과달리언제나똑같이반복해야하는일이다.

“집일은닫힌문뒤에서진행되는일이다.침대를만들기위해판자를자를때와는달리이일은증거를남기지않는다.침대를정리할때마다시간은도로물린다.집일(청소,다림질,빨래)은도로물리는일이다.”

다른일과마찬가지로집일도하나의기예고보통파트너중한명이이기예를좇게되는데그사람은대개여자쪽이다,그에따라이이는남편이없을때는그를기다리는존재,있을때는그에게보이는존재가된다.

“오늘당신은퇴근하고한잔하러갔다.난이미상당한시간을우리아이들과걔네친구들을돌보며보내고있던참이다.난시계를오분전에,이분전에확인했고,이분후,오분후,십오분후,삼십분후에확인했다.당신에게서마침내연락이왔을때나는당신의의사를묵묵히그리고나부시받아들였고,더늦게놀다오고싶지는않냐고물었다.결혼이란이런것일테지,서로를위해각기공간을,각자의방을마련해주는것.그런데내가방에그리고집에있는지금,당신은그렇지않다.오늘밤나는결혼생활을경험하고있으나당신은그렇지않다.당신은결혼하지않았더라도직장동료들과한잔하러갔겠지만나는결혼이아니었다면이방에있지않았을테니까.”

“이와중에당신은당신역할대로저만치서바라보며흡족해했다.아이들을,동물들을(당신과내가함께우리집에채워넣은존재들을)바라보며.그리고이들은물론또저들나름의판자로만든침대를,그리고그침대의계속적인정리와정리의물림을필요로했다.전자가한행위면후자가또한행위였다.당신은내가이들을돌보는모습을지켜보길좋아했다.그리고그러한시선을스스로에게허용했다.물론최선의의도에서그랬겠지만,내일새를흡족히바라보기위한의도에서그랬겠지만말이다.……이렇듯내일은바라봄의대상이었던반면에나는당신이하는일을볼수가없었다.텔레비전화면이란한방향으로만향하는법이니.당신은외롭지않았는지도모르겠다.당신에게는언제나지켜볼상대가있었으니까.이런걸일컬어보살핌이라고한다.”

결혼과더불어보금자리로서의우리집을꿈꾸던그녀는(“우리집이란곧희망에있었다”)더는우리집을희망하지않게된다.결혼생활은불안함과수치심으로가득한경험으로변모한다.

“당신이집에있으면서도눈길을주지않는다면나는불안할것이다.당신이지켜보고싶어하지않는다는사실이,그런방식으로조차집에참여할의사가없다는사실이날불안하게만들터였다.내겐그눈길이필요했다.당신이보지않으면그건일이아니었다.일이아니라면그건시작도없고끝도없었다.당신이보지않는한내집일에는갈피가없었다.”

“하지만이제당신이여기에없으므로그때만큼술을마실필요가없다.함께할수있는일을놔두고당신혼자서만뭔가하고있으리란생각으로마음졸이는일도없다.설사내가여기서혼자,언제나처럼,침대에서책을읽고있다해도.이는허락된일이다.난당신이저녁시간을보내는방식이불만이었다.당신이하는무해한일하나하나가나를업신여기는것만같았다.”

결국결혼은파경에이르고월시는호텔리뷰어로온갖호텔을오가게된다.동경의대상이자도피의약속을제공하는호텔이라는공간에서그녀는안식을누렸을까?그런것같기도하고아닌듯하기도하다.호텔에서는숙박비를치르는한뒤치다꺼리할걱정없이마음껏여유로이지낼수있다(“호텔에있는동안나는규칙일랑훌훌까먹고샴페인으로욕조를채울수도있고텔레비전을창밖에내던질수도있다.내행동에가타부타할사람하나없는곳이호텔이다”).그럼에도호텔은거주를위한공간이아니며(“호텔은머무르기위한곳이지만여기서가능한머무름이란그반대를,즉떠남을아우리는머무름이다”),여기서는무엇도시작할수없고(“우리는우리가그곳에잠시머무를뿐이라는것을알고그렇기에그곳에서우리의미래를짓고자생각지않는다”)무엇도끝낼수없다(“난끝을내려고힘들여나아가고있다.당신을떠나기까지했으나여전히결말은당도하고있지않다.결말은호텔이라는곳에는당도하지않는다”).그녀는호텔을떠난다.이제그는어디로가게될까?다시집과가족을구하게될까?행복해질까아니면심리치료를받아야할까?알수없는일이다.유일하게알수있는사실이란그녀가불행과욕망을증상삼아살아가는법을앞으로도계속배우리라는것이다.

“이모든것을겪고도사랑에대한내생각은하나도달라지지않았다.”

“증상들을잃는다면나또한사라질지모른다.”

“나는시중들고시중받으리라는희망없이사는법을배워야한다.희망없이사는법을배워야한다(이건얼핏들리는것만큼희망없는일이아니다).”

“간접적인것,은유,실언은다른그무엇을능가하는
직접성을띨수있다고프로이트는말한다.”
언어와형식의실험을통해경험의근원에다가가고
익숙한서사에읽기의쾌감을선사하는매혹적인글쓰기

『호텔』은물론호텔이라는곳,나름의기능과내부공간과규칙을지닌세계에관한책이기도하다.또한온갖언어유희와뜻밖의인용과예민한관찰력이이세계를(그리고물론집과가족이라는반대편세계도)굴절시키고해체하는책이다.소격효과와낯선두려움이,이로인한지적이고감각적인쾌감이책전체에출렁이며독자에게거리감을유발하기도하고한층강한몰입감을선사하기도한다.지그문트프로이트와그의‘도라’사례논문,마르틴하이데거,메이웨스트,캐서린맨스필드,오스카와일드,막스브러더스등의글과말이종잡을수없게인용되지만이말들은은유나환유,혹은말로설명할수없는효과를내는장치가되어그녀자신의경험및감정과묘하게접착된다.
『호텔』의매력중하나는이같은언어활용을통해익숙한소재를비틀어새로운시선을던진다는점이다.『호텔』은형식상의실험을감행해오늘날우리(특히여성들)가공통적으로경험하는조건들,즉불행한결혼생활,불평등한가사노동분담,정신적우울,익숙하지만사고의대상이되지않는공간등을가시화하고감각과성찰의대상으로만든다.아마도이것이글쓰기가우리의세상을비추고감각을일깨우는,유일하지는않더라도유력한방법중하나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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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전문번역가로활약해온옮긴이이예원은이책에서자신만의에세이쓰기에도전했다.「호텔에세이」라는제목의에세이에서옮긴이는지은이만큼이나인용의미학을활용해호텔과집,여성과글짓기에대한성찰을전개한다.옮긴이가징검다리처럼배치한인용문과사색을따라읽으면서내면적성찰의공간을향한여성들의열망을,또글을번역해읽고번역해쓰는여성으로서제안하는연대의뜻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

플레이타임이펴내는‘오브젝트레슨스’시리즈

‘오브젝트레슨스’ObjectLessons는영국블룸스버리Bloomsbury출판사에서출간하고있는시리즈다.“일상적인사물을소재로한아름답고도짧은시리즈”를기치를내걸고한권에하나의오브젝트,제한된분량,형식에구애받지않는글쓰기를통해그냥거기있는듯보였던대상들의감춰진이야기를독창적인필치로풀어냈다는찬사를받았다.플레이타임출판사는현재까지출간된30여권중에서현지의반응과국내독자들의관심사를고려해『호텔』,『쓰레기』,『패스워드』,『유리』를우리말로옮겼다.이네권은모두우리가그간당연시하며지나치던사물들에시선을쏟고새로이바라보게만든다는공통점을지니며,그와동시에각권이저마다고유한빛깔을발하고있기도하다.나아가‘오브젝트레슨스’한국어판을그자체로매혹적인하나의오브젝트로만들고자단순한해설식의옮긴이후기를피하고옮긴이들이집필한‘독립적인에세이’를권말에추가했으며,각오브젝트를부각하면서시리즈의일관성도유지할수있는아름다운커버로본문을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