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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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유리’가 약속해 온 세계에 관한 열일곱 편의 에세이
플레이타임의 ‘오브젝트 레슨스’ 4권. 보통 유리는 안과 밖을 구분하고 안에 있는 것을 보호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하지만 우리는 유리가 이런 실용적인 기능뿐 아니라 우리 욕망과 결부된 심리적 역할도 수행하리라 기대하곤 한다. 우리는 늘 유리를 통해 본다. 하지만 유리 자체를 보는 건 아니다. 그러면 우리는 유리 표면에서 무엇을 보고자 하는 걸까?
『유리』는 분야와 시대를 넘나들며 유리에 스며든 인간의 문화적 상상력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목표는 단순히 유리라는 물질의 역사와 기능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망원경과 현미경, 셰익스피어와 르네상스 문학 작품, SF 영화와 최첨단 기술까지 아우르는 열일곱 편의 간결하고 신선한 에세이로 유리가 자극한 상상력과 욕망을 펼쳐 보여 준다.
저자

존개리슨

저자존개리슨JohnGarrison은캘리포니아대학데이비스캠퍼스에서르네상스문학연구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고,소니일렉트로닉,마블엔터테인먼트,야후,파나소닉,워너브러더스등유수의기업에서기술개발과마케팅혁신분야업무를담당하다가학계로돌아왔다.이채로운경력과르네상스문학을향한깊은애정에기반해현재캐럴대학영문학과조교수로재직하면서활발히저술활동을이어나가고있다.지은책으로『르네상스시대의우정과퀴어이론』(2014)이있고『초기근대영국의섹슈얼리티와기억』(2015)을공동편집했으며다수의르네상스문학연구논문을집필했다.

목차

서문
1「유리로만든하루」
2『맥베스』
3「마이너리티리포트」
4현미경의시야
5망원경의시야
6귀고리와풍경
7사진
8셰익스피어의소네트
9「유리심장」
10바다유리
11구글글래스
12상표권
13마이크로소프트홀로렌즈
14「스트레인지데이즈」
15유리를통해어둡게
16표면들
17‘유리로만든세계’
후기내주머니에는무엇이들어있을까?
더읽을책
감사의말

거울밖으로_주영준
그림목록
원주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투명해서언뜻우리시야에들어오지않지만
그속에온갖다채로운상상과이야기가깃든오브젝트
‘유리’가약속해온세계에관한열일곱편의에세이

2013년구글은‘글래스’라는심플한명칭의제품을발표했다.착용시자신이보고있는광경을웹에올릴수있고시야에들어온대상의정보를내려받을수도있으며그밖에다양하게활용될가능성을품고있는이웨어러블기기는한정판으로발매된초기부터크게주목받았다.구글역시이제품에막대한기대를걸었는지glass라는일반명사를사용한이제품명의상표권을등록하려시도하기도했다.하지만특허청은이시도를기각했다.“등록하려는상품명이단순히제품의특징이나물질적구성요소를설명하고있을뿐”이라는것이주된사유였다.
그런데구글은상표권을신청하면서‘유리라는소재’를강조하지않았다.구글은글래스를“컴퓨터의하드웨어이자소프트웨어로,디지털콘텐츠의생산및그런콘텐츠와의상호작용을가능하게하는기기”로구상했고,제품을설명하면서도유리라는소재가아니라이제품이보유한인터랙티브기능에초점을맞췄다.그렇다면특허청이구글의제안을잘못이해한채기각사유를제시한걸까?그럴지도모른다.하지만특허청이무의식적으로는사태를제대로파악하고있었다고『유리』의지은이존개리슨은말한다.
왜냐하면아주오래전부터사람들은구글이자사제품을설명하며묘사한것과비슷한속성과기능을유리에부여했기때문이다.보통유리는안과밖을구분하고안에있는것을보호하는용도로사용된다.창문,유리용기,거울등을떠올려보라.그런데유리는이런실용적인기능을충족하는동시에우리의욕망과결부된심리적역할도수행하리라기대받는다.예를들어르네상스문학에서유리는과거를돌아보거나미래를내다보는소재로종종등장했고,SF영화속유리들은각종인터랙티브기능을갖추고있다.또일상에서우리는거울을보며타인들에게내가어떻게보일지자문하기도하고유리로된각종인터페이스를통해더욱많이혹은잘보고싶은욕구를채우기도한다.이렇게몇가지사례만떠올려봐도어디에나있고너무나평범해보이던유리가낯설게느껴지면서이사물이우리의상상력속에서특별한성질들을지녀왔음을문득깨닫게된다.우리는늘유리를통해본다.하지만유리자체를보는건아니다.그러면우리는유리표면에서무엇을보고자하는걸까?

르네상스문학에서SF영화까지
유리가자극한상상력의역사

『유리』의지은이존개리슨은르네상스문학연구로박사학위를받은뒤소니,야후,워너브러더스등유수의기업에서기술개발과마케팅혁신분야업무를담당하다가다시학계로돌아온독특한경력의소유자다.이처럼다양한경험과관심사를확보한학자인만큼분야와시대를넘나들며유리에스며든인간의문화적상상력을이야기할적임자라할수있다.열일곱편의간결하고신선한에세이를담은이책은단순히유리라는물질의역사와기능을묘사하는것을목표로하지않으며,무엇보다유리가자극한상상력을펼쳐보여주는데주력한다.
일례로중세와르네상스를지나오면서유리기술이발달해망원경과현미경처럼시각을증폭해주는도구들이개발되었다.그런데이발전은과학과학문영역에한정되지않았고회화와문학등예술분야에도막대한영향을미쳤다.이시기상당수문학작품에유리가소재로등장하며,망원경과현미경이열어준흥분이,즉새로운세계(눈에보이지않던미세한세계든우리시야너머의저먼세계든)를볼수있다는흥분이여러작품을휩싸고있었다.예를들어존던(1572~1631)과마거릿캐번디시(1623~1673)는각자「벼룩」과「귀고리속세계」라는시에서현미경적인시야를이용해마냥작게만보이던사물을하나의거대한세계로상상했고,앤드루마벌(1621~1678)은「애플턴저택에부쳐」라는시에서애플턴저택을묘사하며현미경과망원경의시야를자유자재로오가는유희를펼치기도했다.
나아가유리는공간뿐아니라시간적상상력과도깊이연관되어있다.셰익스피어의『맥베스』에서마녀들과마주친맥베스는스코틀랜드의왕권을누가쥐게될지묻는다.마녀들은환영을불러내여덟왕의모습을보여주는데마지막왕은손에거울을들고있다.그런뒤맥베스의친구이자그가권력욕에사로잡혀살해한뱅코의유령이등장한다.맥베스에게뱅코의모습은가까운과거를상징하며환영들은미래를지시한다.또셰익스피어시대의관객에게이환영들은과거와현재의인물들이며,후대의독자에게는이모두가과거를표상한다.여기서거울은일종의타임머신처럼기능하며,과거와현재와미래를한자리에불러모아“복수의시간성을물질화”하는셈이다.
시간을훌쩍건너뛰어캐스린비글로의「스트레인지데이즈」나스티븐스필버그의「마이너리티리포트」같은SF영화들을보면유리로된표면들이행복했던과거를추억하는용도로활용된다.19세기에발명된사진도비슷한역할을수행했지만이영화들에서는정적인이미지가아닌생생한동영상이눈앞에펼쳐져주인공들은한층그장면에몰입하게된다.마치현재의자신이과거속에있고과거사랑했던사람들이지금이순간자신과함께있는듯이말이다.이처럼유리로된사물들은과거에도오늘날에도공간적?시간적한계를넘어서는속성을지녔다고상상돼왔다.

우리의욕망을투사하는오브젝트인유리,
유리는우리에게어떤미래를약속하고있을까?

유리는실생활에서나학문적?예술적상상력속에서나멀리떨어진것,아주미세한것을보고자할때,과거와미래를돌아보거나내다보려할때이를돕는도구로이용된다.그리고유리가이런기능을발휘하리라는기대를품게되는이유는이투명한물체가우리에게여러욕망과환상을불러일으키기때문이다.인간은타인과사물,세계를더잘보고싶다는욕구를늘느낀다.이런욕구가망원경,현미경,사진같은장치를발명한원동력이었고이기구들에는모두유리렌즈가장착돼있다.또SF영화에서흔히볼수있는스마트기기들역시대개유리표면을소재로삼고있으며,먼미래에나실현될것만같았던이런첨단기기들이하나둘씩현실에서구현되고있다.이책이르네상스문학과영화,과거의발명품과현재의신기술을살피며보여주고있는것이바로보는것에대한욕망과기술발전,문화적상상력이주고받는상호영향관계다.
한편우리는거울을보면서나자신을더욱깊이들여다보는기회를갖는다.더불어인간은타인의시선을받는존재이며그렇기에종종다른사람의눈에내가어떻게보일지고민하고그에맞춰정체성을구축한다.통상거울을보는행위는자아도취적이라고들말한다.하지만지은이가셰익스피어의「소네트」들과에드먼드스펜서의『선녀여왕』에서발견하듯거울보기는나르시시즘을거두고타인을향해시선을돌리는계기가되기도한다.또한투명한유리용기는그안에담긴대상의아름다움을보존해줄것같은인상을불러일으키며,다른재질의용기보다더욱자연에가깝다는착각도낳는다.이렇게이책은존던의시「부서진마음」에등장하는깨진거울,바다유리와번개유리,유리제조업체의홍보영상등낯설고신선한사례들을둘러보며우리가유리에투사하는욕망과유리에품는환상을조명해준다.
물론이욕망이늘건전한것은아니다.「스트레인지데이즈」와「마이너리티리포트」등의작품들이묘사하는것처럼과거의이미지에과도하게집착하면제대로된관계를맺기가어렵다.또더욱더많은것을보고싶다는욕구는음험한관음증을부추길여지가크다.실제로구글글래스가출시된이후시애틀의어느바는프라이버시침해를근거로고객이영업장내에서글래스착용을금지하기도했다.그렇지만유리가약속하는미래는디스토피아적인SF작품들이그리는어두운미래와는거리가있다.좋은방향으로기술이발전한다면유리는우리의생활과생각을돕고타인과의의사소통및협력을매개하는아주소중한조력자가될것이다.
세계적인유리제조업체인코닝사는2014년「유리로만든하루」라는연작단편영상을제작했다.영상에등장하는많은사물이유리로되어있고,이유리표면들은거의모두인터랙티브기능을갖추고있다.코닝이상상하는앞으로의세계는유리스크린이우리를고립시키는폐쇄적인세계가아니다.편리하고효율적일뿐아니라유리를이용해한층더다층적이고긴밀하게타인과상호작용할수있는세계다.정말이지‘구글글래스’가발명되기한참전부터인류는유리에상호작용이라는속성을부여했다.이책을통해우리는인류의저상상력이얼마나다채로운유리사물들에반영되었는지는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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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말미에는지은이만큼이나독특한이력의소유자인옮긴이주영준의에세이「거울밖으로」를실었다.사회학을공부한뒤대학가의낙후된상가건물한층에서바를운영하고있는옮긴이는얼마전대대적인리모델링을단행했다.이에세이에서옮긴이는입점할때떼어내지못하고엉성하게감춰두었던미용실거울을철거하면서,악연의단골이번듯한사회인으로성장한과정에힘겹게가게를지탱해온자신의지난시간을비추어본다.이제미용실거울은없지만단골과자신사이에놓인바도거울과다르지않다는걸말하는듯하다.

플레이타임이펴내는‘오브젝트레슨스’시리즈

‘오브젝트레슨스’ObjectLessons는영국블룸스버리Bloomsbury출판사에서출간하고있는시리즈다.“일상적인사물을소재로한아름답고도짧은시리즈”를기치를내걸고한권에하나의오브젝트,제한된분량,형식에구애받지않는글쓰기를통해그냥거기있는듯보였던대상들의감춰진이야기를독창적인필치로풀어냈다는찬사를받았다.플레이타임출판사는현재까지출간된30여권중에서현지의반응과국내독자들의관심사를고려해『호텔』,『쓰레기』,『패스워드』,『유리』를우리말로옮겼다.이네권은모두우리가그간당연시하며지나치던사물들에시선을쏟고새로이바라보게만든다는공통점을지니며,그와동시에각권이저마다고유한빛깔을발하고있기도하다.나아가‘오브젝트레슨스’한국어판을그자체로매혹적인하나의오브젝트로만들고자단순한해설식의옮긴이후기를피하고옮긴이들이집필한‘독립적인에세이’를권말에추가했으며,각오브젝트를부각하면서시리즈의일관성도유지할수있는아름다운커버로본문을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