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허공에 거는 덧없는 주문 (성기완의 노랫말 얄라셩)

노래는 허공에 거는 덧없는 주문 (성기완의 노랫말 얄라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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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뮤지션이자 시인, 대중문화 비평가인 성기완의 대중가요 노랫말 평론집 『노래는 허공에 거는 덧없는 주문』. 2016년 1월부터 1년간 〈한겨레〉 토요판 ‘시’ 지면에 격주 연재한 글 24편에 「머리말―노랫말 연구 서설」을 포함한 6편을 새로 더하고 다듬어 총 30편의 에세이로 구성했다. 맥락에 따라 5개 꼭지로 나누었으나 꼭지별로 제목을 붙이는 대신 일러스트로 리듬감을 주었다.
저자

성기완

저자성기완은1967년서울출생.시인,뮤지션,밴드‘아싸AASSA(AfroAsianSSoundAct)’리더.서울대불문과및동대학원을졸업했다.1994년『세계의문학』가을호에시를발표하면서시단에나왔으며『쇼핑갔다오십니까?』(1998),『유리이야기』(2003),『당신의텍스트』(2008),『ㄹ』(2012)등4권의시집을냈다.2015년제1회김현문학상시부문을수상했다.1999년인디밴드‘3호선버터플라이’를결성하여4장의정규앨범과1장의EP를발매했다.4집『Dreamtalk』로2013년대중음악상올해의음반,올해의노래,올해의모던록앨범등3개부문을수상했다.솔로앨범으로『나무가되는법』(1999),『당신의노래』(2008),『ㄹ』(2012)이있다.2005년부터4년간EBSFM에서〈세계음악기행〉을진행했다.2008년서아프리카말리를방문하여아프리카음악을연구했고그기행문을계간지『자음과모음』에연재했다.산문집『장밋빛도살장풍경』(2002),『홍대앞새벽세시』(2008),『모듈』(2012)등을출간했고,엘비스프레슬리와마일스데이비스의전기를번역했다.
2016년에‘3호선버터플라이’를탈퇴하여아프리카와아시아의음악을아우르는융합펑키그루브밴드‘아싸AASSA(AfroAsianSSoundAct)’를결성,활동중이다.또한소리보관프로젝트인‘서울사운드아카이브프로젝트(SSAP)’를이끌고있으며계원예술대융합예술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

목차

머리말│노랫말연구서설……004

한국록의새시대가열리던순간……016
세상모르고살았노라,비명과한숨의변증법……023
한국적사이키델릭혁명의최고봉……033
청년들이여,물달라고외쳐라……040
세상에는없는내세상……048

시간을구부리는노래……058
불꽃과물꽃은하나다……063
노래는미싱이다……071
애국가,내가본최초의뮤비……078

옛날을겨냥한인디폭탄……088
은근히복잡한펑크……096
약간은어색한것같기도하고……103
술의나라술의노래……112
한때의네가널사용한흔적,뿌옇게하기……118
수상한이불과삼켜버린눈물……129
노래는허공에거는덧없는주문……138

눈물,그리고침묵에서망각으로……148
음악은허공의수묵화……159
내면의목소리를듣다……166
거리에서,홀로……174
한국교육,그만좀해……182
디지털고전주의의탄생……190

출세한오빠보다노는오빠가좋다……201
슬픔에젖어상승하는멜로디……207
처용과디오니소스……214
공민왕의노래……230
리을,노래를지배하다……235
아리아리쓰리쓰리……242
‘아리조나’에도아리랑이……247

출판사 서평

당대의목소리가현존하는방식,노랫말
숨겨진소리지도를복원하는
대중가요노랫말평론

뮤지션이자시인,대중문화비평가인성기완의대중가요노랫말평론집『노래는허공에거는덧없는주문―성기완의노랫말얄라셩』이출간됐다.2016년1월부터1년간〈한겨레〉토요판‘시’지면에격주연재한글24편에「머리말―노랫말연구서설」을포함한6편을새로더하고다듬어총30편의에세이로구성했다.맥락에따라5개꼭지로나누었으나꼭지별로제목을붙이는대신일러스트로리듬감을주었다.

(1)사람의목소리는실로노래의신비로운존재성을실체화하는살아있는유일무이한몸이다.그만큼노랫말은목소리와불가분의관계를맺고있다.그래서노랫말은‘당대의목소리’가현존하는방식과깊은관계가있다.(2)개인적으로고려가요「청산별곡」의전통이김소월로전해졌다가20세기후반에는산울림이그바통을넘겨받았다고생각한다.(…)노랫말과시를통합하는보다넓은시야의한국문학사가21세기에본격화되길기대하는것이허황된일은아니라고생각한다.(3)이책을통해텍스트에서목소리로의재이행이라는거대한시대적변화의한양상을드러내보이고자한다.(4)우리노랫말의장단과짜임새를밝히는데약간의도움이되고자하며그과정에서우리말의아름다움이드러나기를바란다._「머리말」에서

인용한부분들은책전체의주제를아우르는중요한통찰을담고있다.먼저저자는우리노랫말을통해시대의목소리를읽어낼수있음을밝힌다.이를위해본문에서는향가「처용가」와고려가요「청산별곡」부터일제강점기의가곡「봉선화」,민요「아리랑」을거쳐70년대“한국록의새시대”를연산울림과신중현,80년대민중가요와90년대로이어진서정적대중가요,2000년대인디록과K-POP에이르기까지“당대의목소리”를담고있는다양한시대와장르의노랫말을분석하고있다.
다음으로「청산별곡」에서김소월의시로,다시산울림으로면면히이어져온우리노랫말의전통톺아보기,동북아시아민족들의“오랜문화적전통을아우르는노래의끈”「아리랑」깊이읽기등을통해우리노랫말로읽는,보다넓은지평의한국문학사를제안하며‘문자(문화)에서소리(문화)로의재이행’이라는시대적흐름을보여주고자한다.마지막으로이번노랫말비평의목적이노랫말-시의리듬과구성을분석하며우리노랫말의미학을드러내는것임을밝힌다.저자는간결한비평적·분석적문체에시적·상상적문체를더해노랫말에서뿐만아니라비평자체에서도자연스럽게우리말의아름다움이느껴지도록했다.

청산별곡에서산울림까지인디록에서아이돌까지
음악하는시인성기완의우리노랫말깊이읽기

산울림의「아마늦은여름이었을거야」를분석한「한국록의새시대가열리던순간―위대했네,꼭그렇진않았지만」도앞으로이책이담아낼주제들을집약해보여주는중요한글이다.저자는우선의미(기의)보다는소리(기표)에주목해“리을의부드러움과경자음의딱딱함,풀림과막힘”을직접경험해보자고주문한다.그런다음이노래가발표된70년대후반을호출한다.‘당대의목소리’로서의노랫말을확인하는순간이다.이러한두가지방향의분석은다음에서하나로만난다.

결국‘꼭그렇진않았지만’이포인트다.‘렇’에서ㄹ로부드럽게넘어가려다가ㅎ받침으로숨을딱막아버리며은연중호흡곤란을겪는이한마디는한편으로는사랑의아련함을표현하면서뒤로는슬쩍당시젊은이들의시대정신을숨기고있다.20쪽

“한국록음악사상가장중요한노랫말”이자“형식논리를거부”하고의미-뜻[志]을명확히드러내지않는말,“이중성”의말은바로‘꼭그렇진않았지만’이다.저자는숨김으로써드러내는우리노랫말-시의전통을고려가요「청산별곡」의후렴구‘얄리얄리얄라셩’에서찾아내고,이를김소월의시,그리고산울림의노랫말이이어받았음을천명한다.

뒤이어산울림(김창완)과활주로(배철수)의소리를‘비명과한숨’으로대비하여김소월의시를바탕으로한「세상모르고살았노라」를세밀하게분석한다.신중현의「햇님」을다룬「한국적사이키델릭혁명의최고봉」,한대수의「물좀주소」를비평대상으로삼은「청년들이여,물달라고외쳐라」(“우리는한대수와똑같이물달라고외쳐야한다.목마른청년들이여,어떻게할건가”),최성원작사「그것만이내세상」을해석한「세상에는없는내세상」(“들국화의노래는승리의진술이아니라사실은패배의기록”)도마찬가지로소리와시대의변증법으로섬세하게풀어간글들이다.

촛불광장에서불린「아침이슬」(“우리를광장-광야로이끈다.물과불이대결하는광야에서의싸움”),80년대노래를찾는사람들의「사계」(“노래라는미싱을오작동의기계로재영토화하는것,그것이지금의노래꾼들이찾아야할노래”)와「애국가」(“그것은일종의‘건전가요’였다.가장불건전한의도로만들어진건전가요”)를담은두번째꼭지는자못흥미롭다.

삐삐밴드의「안녕하세요」(“새로운세대의문화적변화를알리는인사말같은곡”)로인사를건네는세번째꼭지는현대시로서의노랫말을생생히전달한다.크라잉넛의「말달리자」를말달리는주체와말달려지는객체로분석한「은근히복잡한펑크」로달리고나면,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한국말」을읽는「약간은어색한것같기도하고」(“씁쓸함을곱씹을수록단맛이나고,달콤함을맛볼수록거기서쓴맛이배어나온다”),「술의나라,술의노래」와함께백현진의노랫말-시를촘촘히사유한「한때의네가널사용한흔적,뿌옇게하기」(“상승하는모듈,구름속의삼단뛰기,하이퍼의섬광에너를과감히접속시킨”),씨없는수박김대중의마이너블루스를톺아본「수상한이불과삼켜버린눈물」이기다리고있다.

세번째꼭지의마지막글「노래는허공에거는덧없는주문」과네번째꼭지의첫번째글「눈물,그리고침묵에서망각으로」는각각기명신과조동진을추모하는성격을띤다.조동진의노래들은엄혹한시대의아픔을내면화해서정적인노랫말로표현한하덕규의「가시나무」(“광장의시대인1980년대에내면의목소리에귀를기울인사람”)와도,조용필이노래한「허공」(“허공의육체성.소리가그몸을만진다.소리는허공의날갯짓”)과도만난다.‘광장’이아닌김광석의‘거리’는“뭐라말하려해도기억하려하여도허한눈길만이되돌아”오는,내면공간의확장으로서위치한다.

「한국교육,그만좀해」는한국대중음악의30년주기지각변동을가져온세인물(김해송,신중현,서태지)중마지막인물인서태지의「교실이데아」가시대의목소리를어떻게반영하고있는지포착해내며(“다가올신자유주의체제가아이들을어떻게길들이는지를똑똑히알려준다”),「디지털고전주의의탄생」은한국케이팝이폭발했던2009년의대표곡「쏘리,쏘리」를2음절가사칩(“쏘리쏘리쏘리쏘리내가내가내가먼저네게네게네게빠져빠져빠져버려베이비”)으로구성된‘회로도’로서분석하면서이러한경향을‘디지털고전주의’로명명하고있다.

일제강점기민요풍재즈송인「오빠는풍각쟁이야」를“기존윤리관의붕괴를노래하면서동시에이윤의과실을따먹는팝음악”과연결하는「출세한오빠보다노는오빠가좋다」,홍난파가작곡한「봉선화」에서“노래가사람들의얼을추스르는방식”을파악한「슬픔에젖어상승하는멜로디」도읽을거리다.

책의마지막에위치시킨「처용가」,「청산별곡」,「아리랑」의분석은노랫말문학사의시작즈음에있다고하겠다.「처용과디오니소스」는향가「처용가」와고려가요「처용가」를서양의디오니소스신화와대비해디오니소스의‘비극’을넘어서는‘멋’의신화로서설명한다.‘「청산별곡」환청기’라는부제를단「공민왕의노래」와「리을,노래를지배하다」는「청산별곡」을“아름다운우리말발음의향연”으로표현하고,유명한후렴구‘얄리얄리얄라셩얄라리얄라’를“참으로아름다운소리보관사례”로들면서,“노래전체를지배하고있는음소리을(ㄹ)”을가지고우리말의아름다움을드러내보인다.「아리랑」깊이읽기라할수있는「아리아리쓰리쓰리」와「‘아리조나’에도아리랑이」는‘아리랑’의어원에서출발해유목민의‘집단무의식에내재한보편적공감’을자아내는노랫말의힘을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