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코드 러브송

마이너 코드 러브송

$14.04
Description
“너처럼 참 예쁘고 해로운 것도 없었지.”
SNS 유명 문장이 수록된 막강의 《욕설》, 그 이후 4년만의 신작 시집
SNS 구독자들의 열렬한 요청으로 2017년 출간된 『욕설』 문장집의 저자. 그 책에 실린 문장 하나가 출처 없이 떠도는 것이 가장 슬프다. 첫 책에서 ‘시인하겠습니다 나는 사실 시를 못 씁니다’라고 말해놓고, 4년 만에 두 번째 책으로 검은펜 시리즈 04 시집 『마이너 코드 러브송』을 펴낸다.
무려 7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시집은 총 99편의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묵직한 분량이 된 것은 그간 온라인상에 공개하지 않은 미공개 작품을 절반 이상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두 번째 책을 펴내기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간 많은 말을 가다듬었고 드디어 세상에 내놓는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시집에선 다소 낯선 기호가 눈에 띄는데, 이건 바로 QR 코드다. 시집을 통틀어 총 8개가 포함되어 있다. 각 목차의 QR 코드를 스캔하면 ‘마이너 코드’로 시작하는 러브송들이 재생된다. 수록된 ‘마이너 코드’의 노래들은 오로지 『마이너 코드 러브송』의 출간을 위해 제작되었다. 독자는 작가가 스스로 마련한, 다른 외피를 입은 채 자리한 색다른 스펙트럼의 ‘시’를 만날 수 있다. 작가의 무궁한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주목할 만한 기회다.

‘마이너 코드’란 대개 어둡고 슬픈 느낌을 주며 쓸쓸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마이너 코드로 진행되는 러브송이 어떤 음률을 지녔을지 가늠해 보는 것은, 저마다 시집이 주는 첫인상을 결정하는 필연적인 행위이다. 이 경험을 통해 독자는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청각적 이미지를 단숨에 감각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곧 작가가 마련한 장치를 통해 추상적인 감각의 실체를 조우하게 된다.

“더는 서로를 견디거나 참는 방식으로 사랑하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각 부를 짚어 보면, 1부 ‘스쳐 지나간 것은’, 2부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창문을 닫았다’, 3부 ‘비정제 로맨스’, 4부 ‘천국의 블루스’, 5부 ‘from the movie ‘LIFE’’, 6부 ‘유령의 방’, 7부 ‘나는 광장에 서서 날아가는 새를 보았고’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에서 수록하고 있는 시는 주제와 방향성의 측면에서 서로 연결 지어 볼 수 있는데, 특히 1부의 ‘스쳐 지나간 것은’의 경우 시와 시 사이의 장력이 두드러진다. 무엇 하나 떼어놓고 읽을 수 없는 작품들. 목차를 훑는 것만으로도 다채롭고 풍부하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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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막강

첫책인〈욕설〉에서‘시인하겠습니다나는사실시를못씁니다’라고말해놓고4년뒤,두번째책으로시집을냈다.사람하기싫은심정으로하루하루를살아남았다.그러는동안많은일이있었고,어떤일은잊었으며,또어떤일은가슴에사무쳐서자꾸만졌다.갈수록모양이변하고,내온도를닮은사건과감정은글이되어이렇게지면에쓰였다.내지문이가득한증거를몰래숨겨서혼자가지고놀다가뒤늦게자수하는기분이다._작가의말

목차

서문

1부스쳐지나간것은
오랜지병/연서/오래된연인/이겨울에/애인1/퇴거/화분/속초/현기증/모르는이야기/애인2/잔병/시나리오/인터뷰/클로버무덤/수월리/손꿈치/나의,작은/카피캣/우울증의애인/스쳐지나간것은

2부하지만우리는각자의방식으로창문을닫았다
하나의하나/만약/화가/봄비/시차/너무문학적인/indreams/조각/너머의알람/너의아름다움을나의그림자가볼까봐/하지만우리는각자의방식으로창문을닫았다

3부비정제로맨스
우리,우리/열일곱/……/음성녹음1/옛날애인/잠꼬대/한베개/음성녹음2/흠집/사운드트랙/비정제로맨스

4부천국의블루스
12년전그밤/상아의이야기/선화/종(種)은떨어진검정을수집한다/즐거운나의집/습격/일곱꼬마/증오의힘/천국의냄새/오후의오후/故/낮잠/그것/피/어떤말/상아의소리/심리상담센터/천국의블루스

5부fromthemovie‘LIFE’
미성년/당신-피/장맛비/몽타주/프리미엄/드렁큰라이브세션/minorchordlovesong/미사여구/월세/세기말로맨티스트/새봄/파란/빌어먹을예술가/fromthemovie‘LIFE’

6부유령의방
이상한체질/결혼행진곡/나는/발치의기록/보컬리스트/A-OK/메모리펠리스/적의/혐오론/달동네/핏줄/어른의걱정은유년의용기를먹고자란다./탈선/새벽에걸려온전화/유령의방

7부나는광장에서서날아가는새를보았고
점성술/죽어야사는여자/벌레/“괜찮지않아요”/모국어/침묵의전시회/개/나는광장에서서날아가는새를보았고/개가죽는마을

출판사 서평

“문득슬픈얼굴을보면무엇도버티지말자,함께저지르자,나쁜말들로등을떠밀어주고싶어”라는말로시집은시작된다.막강의시는그야말로저지르는일들을기록한일기처럼다가온다.함부로사랑하고,사랑하지않고,사랑하지않기로하거나각자의방식으로창문을닫는다.주로‘당신’으로호명하는대상은‘연서’의대상인동시에‘애인’이기도하고,‘오래된연인’이기도하고,‘우울증의애인’인동시에‘열일곱’이었던자가된다.시집전체를관통하는키워드는‘슬픈사랑,닳고닳은사랑,그럼에도사랑’이될것이다.자기바깥의세계에열렬히집중하지만동시에자신을연민하며지난날을보듬어는태도를지닌시집이다.

전작인『욕설』과의두드러진차이점이있다면,현재까지도‘비정제로맨스’를꿈꾼다며써내려간문장과는달리그의언어는정제되어있다는것이다.작가는더는‘욕설’같이직설적이고지독하고치밀하고예리하게파고들지않는다.‘더는서로를견디거나참는방식으로사랑하지’도않는다.외려한층다듬어진문장으로,덤덤하고세련된방식으로‘로맨스’를말한다.물론,여기서의로맨스는‘마이너코드’로처절하게외롭고슬픔을표현하고있다.이부분은작가의전작을읽은독자라면누구라도공감할막강만의고유한감성과색이다.『마이너코드러브송』에서는자신의결을고스란히유지하면서도새로운시도를완벽하게해낸셈이다.

“바람이떠난창문도창문일수있듯,웃지않는순간도사랑일수있을까”(「하지만우리는각자의방식으로창문을닫았다」),“나를얼마나사랑해?”(「minorchordlovesong」)라는물음처럼‘사랑’의존재와실체와그유무는끊임없이시세계에서의구질구질한현실을지각하게한다.반면,시에서는자주‘모래소리’를듣는다.모래와함께파도가치는먼곳의섬을떠올리는과정이반복되며이상적인풍경이‘사랑’으로골몰하는일상의공간에태연하게파고든다.실재하는현실속실체를확인할길없는감정과,허구의공간속더없이리얼하게들려오는모래소리의대조.그아이러니를발견하다보면이제는막강,그를여지없이영영시인이라호명하고싶어진다.

마지막장인‘나는광장에서서날아가는새를보았고’에수록된마지막작품은이시집에서유일하게시가아닌작품이다.작가의요청으로수록된산문은‘개가죽는마을’.마을에선자꾸자꾸개가죽고,‘아무에게도들려줄수없는비극’이놓여있다.그러나우리는우연히페이지를넘기며그비극을목격했고성립할수없는문장을만든공범자가되었다.다시금작가의말을빌려올차례다.함께저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