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없는 일본 (신어와 유행어로 해부하는 일본의 마음)

사전에 없는 일본 (신어와 유행어로 해부하는 일본의 마음)

$20.00
Description
사전에 등재되지 못한 날것의 언어들, 가장 투명하고 예리하게 일본의 '오늘'을 비추다
언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집단적 무의식과 욕망, 결핍과 불안을 투영하는 가장 정직하고 민감한 거울이다. 특히 고도로 발달한 디지털 네트워크 생태계와 세계 최대 규모의 서브컬처 인프라를 지닌 현대 일본 사회에서, 언어의 생성과 변이, 그리고 소멸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폭발적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전에 없는 일본: 신어와 유행어로 해부하는 일본의 마음』은 기존의 경직된 어학 사전이나 단편적인 관광 가이드북, 혹은 거시적인 정치·경제 지표가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미시적인 사회의 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완벽하게 정제되고 박제된 표준어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대중의 입과 스마트폰 키보드 위에서 태동하여 들끓고 있는 '신조어'와 '유행어'라는 생생한 데이터다.

이 책은 언어를 0과 1로 치환되는 차가운 빅데이터 알고리즘의 산물이나,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무작정 암기해야 하는 죽은 지식으로 다루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그 대신, 하나의 낯선 단어가 왜 하필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났으며, 어떠한 사회적 결핍과 구조적 모순이 그 말을 싹트게 했는지 사회언어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치밀하게 추적한다. 예컨대,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LINE)의 '읽음(既読)' 기능이 만들어낸 강박적인 연결의 불안과 소통의 피로감은 'KS(既読スルー, 읽씹)'라는 신어를 낳았으며, 이는 스마트폰 시대가 인간에게 부여한 새로운 형태의 심리적 굴레를 상징한다. 또한, 장기 불황이라는 '잃어버린 30년' 속에서 성장하며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의 눈물겨운 방어 기제는,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모호한 화법이나 짝사랑하던 상대가 호감을 보이면 오히려 정이 떨어져 버리는 '개구리화 현상(蛙化現象)'이라는 독특하고도 서글픈 연애 심리학을 탄생시켰다.

독자들은 이 책을 펼침으로써, 일본인들이 일상에서 무심코 던지는 짧은 유행어 한마디 속에 고도 경제 성장기의 붕괴가 남긴 잔해, 저성장 시대 청년들의 체념, 그리고 파편화된 개인들이 가상 공간에서나마 연대하려는 치열한 사투가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국 사회에 비추어 볼 때, 이 책이 지니는 사회학적 가치와 지적 효용은 더욱 묵직하고 심원하게 다가온다. 한국과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 청년 세대의 고립과 은둔, 숏폼 미디어의 범람으로 인한 문해력의 변질, 그리고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라는 수많은 사회적 징후들을 십수 년의 시차를 두고 거의 동일하게 겪고 있는 운명 공동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일본의 사례들은 머지않아 한국 사회가 직면하게 될, 혹은 이미 겪고 있는 언어적·사회적 갈등의 예고편과도 같다. 더욱이 '오시카츠(推し活)'로 대변되는 팬덤 경제의 폭발적인 팽창이나, '친짜(チンチャ, 진짜)', '오르찬(オルチャン, 얼짱)'처럼 일본 10대들의 내밀한 일상어에 스며든 한국어의 유입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단순히 양국 간의 문화 콘텐츠 교류가 활발해졌다는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 정치·외교적 갈등의 프레임 이면에서 두 나라의 대중이 서로를 어떻게 욕망하고 소비하며, 타국의 언어를 일종의 '심리적 완충재(Cushion)'로 삼아 어떻게 본심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인식론적 단서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인접 국가의 최신 유행을 엿보거나 가십거리를 제공하는 흥미 위주의 교양서가 결코 아니다. 이는 언어학적 형태론과 조어법(造語法)을 예리한 메스 삼아 이웃 나라의 집단 무의식을 해부하는 치밀한 임상 보고서이며,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지도 모를 사회적 단절과 세대 갈등을 미리 짚어보는 지적인 선행 지표이기도 하다. 권위 있는 국어사전의 엄숙한 정의와 기계적인 번역기가 미처 따라잡지 못한 행간의 온기,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시대의 파열음을 지적으로 읽어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복잡한 현대 세상을 해독하는 가장 선명하고 심도 있는 필터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김유영

고려대학교일어일문학과를졸업후,일본오사카대학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역서로『조선이그린세계지도』『재해에강한전력네트워크』『신문은대지진을바르게전달했는가』『관계녀소유남』『암살-안중근과이토히로부미,그리고사회주의자』등10여권을펴냈으며,2012년,『조선이그린세계지도:몽골제국의유산과동아시아』로제4회판우번역상대상을받았다.현재동덕여자대학교일어일본학과교수로재직중이며동덕여자대학교미래문화콘텐츠연구소소장을겸임하고있다.열린사이버대학교,KOCW,KOTRA등다수의대학과기관에출강하면서번역가·문화평론가·유튜버(www.youtube.com/ioJLPT)로도활동중이다.

목차

프롤로그
제1장일본의신조어ㆍ유행어와대중문화개론
제2장일본의신조어ㆍ유행어의탄생과사회적시선
제3장대중문화와일본의신조어ㆍ유행어
제4장일본의인터넷문화와신조어ㆍ유행어
제5장입력어(打ち言葉)의탄생
제6장젊은세대언어,와카모노코토바(若者言葉)I
제7장젊은세대언어,와카모노코토바(若者言葉)II
제8장일본의역할어(役割語)와캐릭터I
제9장일본의역할어(役割語)와캐릭터II
제10장신조어ㆍ유행어와방언의재발견
제11장일본의신조어ㆍ유행어속외래어
제12장오타쿠와후조시의신조어ㆍ유행어
제13장일본의사전과신조어ㆍ유행어

출판사 서평

“알고리즘의번역기는절대읽어낼수없는,진짜일본의속마음을해독하다!”

청소년부터기성세대까지,전세대를아우르는가장완벽하고매혹적인일본사회문화해독기

바야흐로초연결과AI의시대다.손가락터치한번이면일본의X(트위터)트렌드가실시간으로완벽하게번역되고,넷플릭스를통해어제방영된일본애니메이션을오늘아침안방에서볼수있다.물리적거리와언어의장벽이무너진이투명한시대에,우리는과연이웃나라일본을,그리고그곳에사는사람들을제대로'이해'하고있다고자신있게말할수있을까?

우리는안타깝게도여전히"일본인은겉과속이다르다(혼네와다테마에)"라는고루한80년대식프레임에갇혀있거나,뉴스에서떠드는'우경화'와'잃어버린30년'이라는거시적이고딱딱한담론으로만그들을타자화하고있을지도모른다.그러나도쿄의여고생이"내오시(최애)시카카탄(최고다)"이라고외칠때의맹목적인열정,취업을포기한청년이"사토리(득도)했다"고말할때의서글픈체념,직장인이카카오톡이나라인에서'읽씹(KS)'당했을때느끼는처절한초조함은거시경제지표나정치외교기사로는결코포착할수없는살아숨쉬는날것의진실이다.

브라운출판사가야심차게선보이는2026년화제작『사전에없는일본:신어와유행어로해부하는일본의마음』은바로이지점에서출발한다.언어학,대중문화,사회학의경계를자유자재로넘나들며20년간학계와미디어현장을지켜온저자김유영교수는,일본어의'신조어'와'유행어'라는가장미시적인현미경을통해현대일본사회의거대한심층구조를가장적나라하고흥미롭게파헤친다.

이책의가장독보적인장점은특정세대나관심사에국한되지않는넓은확장성과,단절된세대간소통을잇는강력한매개체로서의역할에있다.

먼저,J-POP과애니메이션,틱톡등서브컬처와숏폼미디어에열광하는10~20대청소년및MZ세대에게이책은자신들이매일소비하는콘텐츠속에숨겨진언어적유희와기호('츤데레','모에','에모이','자연계외'등)의근원을밝혀주는흥미진진한지식의놀이터가된다.단순히인터넷밈(Meme)으로만소비하던단어들이어떤역사적,기술적배경속에서탄생했는지깨닫는순간,대중문화를향유하는시야는무한히확장되며언어를장난감이아닌철학의도구로다루게될것이다.

반면,비즈니스나학문,혹은과거의경험으로일본을접해온40~50대이상의기성세대에게이책은난해한암호같았던'요즘일본젊은이들(그리고한국의젊은이들)'의사고방식을이해하는완벽한통역기다.그들이왜그토록모호하고책임회피적인화법을쓰는지,왜끊임없이'캐릭터'를연기하며갈등을회피하려하는지를집요하게추적한다.이를통해독자는고도경제성장기의'근성과노력의언어'에서현재의'공감과치유,그리고체념의언어'로완전히탈바꿈한일본사회의거대한패러다임시프트를명확하게읽어낼수있다.나아가이는한국사회내부의세대갈등을이해하는거울이되기도한다.

특히이책은국경을넘어일본사회내에핏줄처럼스며든한국어유래신조어('오르찬','친짜','파보')의유행을집중적으로조명한다.정치·외교적갈등의프레임이면에서,두나라의젊은세대가어떻게서로를동경하고문화를교류하며,타국의언어를팍팍한현실을견디는심리적완충재로삼고있는지를보여주는대목은짙은감동과혜안을선사한다.

단순히일본어단어몇개를더외우기위한어학서가아니다.얕은트렌드를나열한뻔한마케팅사전도아니다.이책은끊임없이변화하는언어라는파도를타고,'타인의마음'이라는미지의영토로항해하는가장다정하고인간적인사회학도서다.점수와시험을위한외국어가아닌,인간을향한깊은인문학적호기심을지닌모든독자에게출판사는이책을강력히권한다.두꺼운사전에박제된죽은언어가아니라,지금이순간도쿄의거리와인터넷을뜨겁게달구고있는'살아있는일본의심장박동'을이경이로운한권의책으로만나보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