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어떻게 '일본'이 되었나 (새로운 세대의 일본 문화 디코딩)

일본은 어떻게 '일본'이 되었나 (새로운 세대의 일본 문화 디코딩)

$28.00
Description
시대적 변곡점에서 마주한 새로운 일본 읽기의 필연성
대한민국과 일본의 관계는 지금 역사적인 패러다임의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때 절대적인 경제 발전의 모델이자 아득한 추격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일본은, 이제 다양한 거시 경제 지표에서 한국과 대등해졌거나 일부 영역에서는 추월당하는 전례 없는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국가 경제 규모와 국민 개개인의 실질적인 소득 수준을 보여주는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의 경우, 2024년 기준 한국은 36,624달러를 기록하며 같은 시기 약 34,500달러로 추정되는 일본을 공식적으로 상회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수치적 역전뿐만 아니라 한국 주요 대기업의 대졸 평균 초임이 일본을 상회하게 된 현실, 그리고 K-Pop과 K-콘텐츠가 글로벌 소프트파워를 장악하며 과거 일본의 대중문화가 누렸던 지위를 대체하고 있는 문화 역량의 증대는 한일 양국의 역학 관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그러나 급변하는 객관적 지표와 달리, 한국 사회가 일본을 바라보는 담론과 인식의 틀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과거의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있다. 기성세대는 식민 지배의 역사적 부채감과 경제적 열등감이 복잡하게 혼재된 시선으로 일본을 바라보며, "일본은 역시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식의 맹목적인 우월론이나 "일본은 이미 끝난 갈라파고스"라는 극단적인 폄하론 사이를 별다른 성찰 없이 오가고 있다. 반면, 태어날 때부터 대한민국의 선진국 위상을 자연스럽게 체화하고 디지털 환경 속에서 J-Pop이나 애니메이션을 편견 없이 글로벌 문화의 일부로 소비하며 성장한 '새로운 세대'에게는 기성세대의 이러한 편향된 시각이 공허하고 비현실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신간 『일본은 어떻게 ‘일본’이 되었나』는 바로 이러한 세대 간, 그리고 현실과 인식 간의 거대한 괴리를 메우기 위해 기획된 지적 해부서이다. 이 책은 변화된 대한민국의 국력에 걸맞은 성숙하고 글로벌한 시야를 장착하고, 불필요한 자기 비하나 근거 없는 찬양에서 벗어나 일본 사회의 복잡다단한 내면과 역사적 구조를 있는 그대로 직시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

김유영

고려대학교일어일문학과를졸업후,일본오사카대학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역서로『조선이그린세계지도』『재해에강한전력네트워크』『신문은대지진을바르게전달했는가』『관계녀소유남』『암살-안중근과이토히로부미,그리고사회주의자』등10여권을펴냈으며,2012년,『조선이그린세계지도:몽골제국의유산과동아시아』로제4회판우번역상대상을받았다.현재동덕여자대학교일어일본학과교수로재직중이며동덕여자대학교미래문화콘텐츠연구소소장을겸임하고있다.열린사이버대학교,KOCW,KOTRA등다수의대학과기관에출강하면서번역가·문화평론가·유튜버(www.youtube.com/ioJLPT)로도활동중이다.

목차

제1장새로운세대를위한일본읽기-일본에대한오해와진실
제2장친절한개인이모인완고한집단-일본인의의식구조와상황윤리
제3장일본인의미의식과포르노그래피-다도의나라일본은왜AV대국이되었을까
제4장기모노와오리엔탈리즘-일본의상징,기모노에담긴이중의욕망
제5장천재지변과더불어사는삶-여름은견뎌내고지진은흘려보내는순응의지혜
제6장안타까운인재,후쿠시마원전사고-현재진행중인최악의원전사고와일본의대처
제7장후쿠시마원전사고와일본인의피해자의식-전범국일본은왜사과하지않을까?
제8장다신교의나라일본에무신론자가많은이유-신토를통해살펴보는일본인의종교문화
제9장세습의나라,일본의이에모토제도-예술계의세습제도와일본의사회구조
제10장J-컬처와K-컬처의동상이몽-콘텐츠강국일본대중문화의성공과실패
제11장오타쿠와함께한40년,일본사회의자화상-사회적희생양찾기와오타쿠문화의동행

출판사 서평

만들어진신화의해체와일본적상황윤리의인류학적이해

본도서는우리가오랜시간무의식적으로절대적인진실이라믿어왔던일본에대한환상들을객관적인사료를바탕으로하나씩해체하며논의를전개한다.대표적으로한국사회전반에깊게뿌리내린'깨끗한거리와질서를잘지키는선진시민일본'이라는이미지가결코그들의선천적인'국민성'이나변치않는'민도(民度)'의결과가아님을역사적기록을통해증명한다.1950년대부터1960년대초반까지쓰레기로뒤덮인열차와수면에서메탄가스가발생해불이붙을정도로오염되었던하천,그리고새치기와몸싸움이만연했던무질서한풍경이1964년도쿄하계올림픽이라는국가적이벤트를앞두고대대적인미화캠페인과사회시스템정비를통해인위적으로조형된결과물임을밝혀낸다.이를통해선진적인시민의식이란고정된유전자가아니라경제적발전과국가적학습의산물임을날카롭게지적하며,우리의1988년서울올림픽경험과교차비교함으로써불필요한열등감을논리적으로타파한다.

나아가일본인의이중성으로오해받곤하는독특한행동양식을'수직적위계질서(다테사회,タテ社?)'와'내부/외부(우치/소토,?/外)'의엄격한구분이라는사회적문법을통해규명한다.내면의절대적도덕률과양심을중시하는한국의유교적성리학가치관(신독,愼獨)과달리,상대방이나보다윗사람(메우에)인지아랫사람(메시타)인지,혹은내부인인지외부인인지에따라유연하게태도를바꾸는일본의'상황윤리'를심층분석한다.또한행위의선악판단기준이타인의시선과집단의평가에있는'수치문화(ShameCulture)'와타인에게폐를끼치지않는것(메이와쿠)을최우선으로삼는윤리관을문화인류학적관점에서해부한다.이를통해독자들은외부인에게보여주는극진한예의(오모테나시)와그이면의싸늘함이단순한위선이아니라,잦은자연재해와섬나라라는지리적고립,그리고강력한에도시대의봉건신분제와연대책임제도(고닌구미)속에서살아남기위해수백년간체화된생존의지혜이자거대한사회적방어기제임을지적으로이해하게된다.

모순의미학부터사회구조적맹점까지,전방위적문화통찰

이책의탁월함은표면적인사회현상을나열하는것에그치지않고종교,미의식,전통예술,대중문화에이르는전방위적인영역을하나의일관된논리로관통해낸다는데있다.불완전함과쓸쓸함에서소박한아름다움을찾는'와비사비(わびさび)'와심오한'유겐(幽玄)'의미학을탄생시킨정적인다도(茶道)문화가,어떻게세계최대규모의적나라한성인물(AV)산업과한국가내에서모순없이공존할수있는지탐구한다.저자는그근원을에도시대막부가체제전복을막기위해묵인했던'통제된해방구'로서의유곽의역사와,일본건국신화속에나타난성(性)에대한개방적이고자연주의적인신토(神道)의의식에서찾아낸다.

더불어이책은현대일본사회가안고있는가장치명적인그림자를정면으로응시한다.2011년동일본대지진과후쿠시마원전사고라는미증유의재난을대하는일본사회의태도를심층적으로분석하며,시스템의참담한실패와기업및정부의책임회피를'피해자의숭고한희생'과'정서적연대'라는미명하에은폐하려는기저메커니즘을고발한다.흥미로운점은이러한메커니즘이제2차세계대전의전범국임에도불구하고히로시마와나가사키의원폭피해를앞세워스스로를'피해국'으로규정하고끝내침략의역사에사과하지않는전후일본의역사수정주의와완벽하게동일한궤적에놓여있음을통렬하게짚어낸다는것이다.나아가가부키등전통예술계에서시작된가원(家元,이에모토)제도의세습구조가현대일본의정치계파벌과기업문화에까지어떻게깊게뿌리내려사회의역동성과유동성을저해하고있는지를추적하며,일본사회의경직성을날카롭게해부한다.

결론적으로이책은이웃나라인일본을지극히사실적이고입체적으로해부한시대의기록물이다.맹목적인반일감정이나근거없는문화적찬양의이분법을뛰어넘어,왜그들이특정한시점에,특정대상에게,특정한방식으로행동하는지를근원적으로이해하고자하는모든한국인에게이책은가장명확하고지적인해답을제시할것이다.이책을읽는다는것은곧,한층성숙해진대한민국의렌즈를통해동아시아의복잡한현재를해독하고미래를새롭게조망하는지적지평의확장을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