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마을, 하나-10년 후, 다시 만난 대추리 (10년 후, 다시 만난 대추리)

거기, 마을, 하나-10년 후, 다시 만난 대추리 (10년 후, 다시 만난 대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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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정, 밀양, 대추리.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같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지만, 바깥사람들은 또 잊는다. 그래서 기록하기 시작한, 아직 대추리에 사는 사람들이 묻고 답한 ‘온갖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

평균 출생연도가 2003년생인 청소년 17명이 묻고, 평균 출생연도가 1947년인 대추리 주민 11명이 답한, 매번 쫓겨날 수밖에 없었던 ‘옛날과 그때와 오늘의 대추리’에 대한 기록.
저자

강권석외

강권석,김가람,김가현,김서진,김성용,김윤아,김택균,김혜래,루트,명숙,묘량,민병대,박상우,방승률,서우경,송재국,송효정,신종원,신하준,심정섭,오은택,오창영,유정윤,이경분,이동현,이시현,전혜진,정인하,조임순,한대수,한만수,한유빈,홍세미,홍은전

목차

발간사015

강권석(1942년생)과한대수(1942년생)의이야기를김윤아(2004년생)와정인하(2004년생)가듣다.018
김택균(1964년생)의이야기를오은택(2004년생)과오창영(2004년생)이듣다.030
민병대(1938년생)의이야기를이시현(2001년생)과유정윤(2004년생)이듣다.058
방승률(1936년생)의이야기를전혜진(2002년생)과김가현(2003년생)이듣다.070
송재국(1938년생)의이야기를서우경(2002년생)과신하준(2003년생)이듣다.084
신종원(1963년생)의이야기를김혜래(2002년생)와김가람(2002년생)이듣다.104
심정섭(1942년생)의이야기를김성용(2004년생)이듣다.132
이경분(1956년생)의이야기를한유빈(2000년생)과김서진(2004년생)이듣다.148
한만수(1949년생)와조임순(1952년생)의이야기를박상우(2004년생)와이동현(2004년생)이듣다.174

사진기록183

출판사 서평

대추리,기억하시나요?
1936년생방승률의고향은대추리다.일제강점기방승률은첫번째대추리에서쫓겨났다.태평양전쟁을치르던일제는방승률의고향이이제부터‘군사기지’라고했다.얼마후방승률은두번째대추리에서다시쫓겨난다.공산당괴뢰군과싸우려면미군비행장이필요한데방승률이살고있던곳이어야한다고했다.방승률은세번째대추리에서또쫓겨난다.전국에흩어진미군기지를한곳으로모을계획인데,미군들이모일땅에서방승률이살고있다는것이었다.2019년현재방승률은네번째대추리에서살고있다.
조선말을했다며방승률을두들겨패던교원은일본으로돌아갔고,또래보다키가크다는이유로열여섯소년에게폭탄이떨어지는전쟁터한가운데서교통호를파게했던한국전쟁은멈췄고,벼가자라야할들판에서치열하게싸우던대한민국정부와시민들도떠났지만,방승률은‘아직’대추리에살고있다.이책〈〈거기,마을,하나-10년후다시만난대추리〉〉는대추리에살고있는‘아직’에대한이야기다.

1936년생의기억을2002년생과2003년생이듣다
2006년5월4일,미군기지확장이전지역안에있었던대추분교를강제퇴거하고,공사대상지에관계자외출입을막기위해철조망을치는행정대집행이진행되었다.경찰은새벽4시반경부터1만여명의인원을평택시팽성읍대추리에투입했다.국방부는보병,공병등3천여명의병력을보냈다.철거용역직원700여명과3천여명의군인들은경찰의호위를받으며20km가넘는철조망을설치했다.행정대집행에반대하는시위대1천여명은격렬하게저항했다.공권력과시위대의충돌로100여명이상의부상자가나왔고,시위대가운데600여명에가까운사람이연행되었다.방승률은당시를이렇게기억한다.

“별안간그군인들이와가지고그농토에다가,동네가상에다가홀을파고,철조망을가져다막치고,그원형철망,동그란거있잖아.그걸가져다막집어넣고.그군인들꺼정들어온거여.저쪽그오성면쪽에서강을건너가지고,그도강을해서막들어오고,헬리콥터루다가철조망같은걸날라서막연결을해놔.그렇게하고선주민들이농토에들어오지못하게원형철조망을해놓고.차가오면그차를타고학교에가야하는데,그사람들이승낙을해야지갈수있었어.그런데분하잖아.이게우리를고립시키고동네를그냥포위하고있으니까,그래서어떤방법을썼냐,멍석이라는게있어.짚을엮어서이런자리만하게만든게멍석이야.그거를원형철조망에다덮어씌우고그리고넘어가고그랬어.”
_본문71쪽,〈방승률(1936년생)의이야기를전혜진(2002년생)과김가현(2003년생)이듣다.〉

이름까지빼앗겼다는것은아시나요?
150여가구에이르던마을은40여가구로반의반토막이났지만여전히대추리에살고싶은이들과,마지막까지싸우던지킴이들가운데일부가함께이주했다.2010년새마을로이사를왔지만,대추리라는이름을가져오고싶었던주민들의바람은받아들여지지않았다.그래서네번째대추리의행정구역상명칭은경기도‘평택시팽성읍노와리’다.1956년생이경분의마음은2000년생한유빈과2004년생김서진이들었다.

“지금제일자존심상하는게뭐냐면,우리가나올때정부와협상볼적에대추리라는명칭은꼭갖게해준다고했었던거,그게안되는거그게제일자존심상하는거야.우리이장님도그런거야.제일마음에걸려가지고지금까지도그미련을못버리고소송까지가느니어쩌는지했으니까는.지금은주소지가…지금대추안길로돼있어도본주소지는노와리야.여기는노와리번지이기때문에,그런게제일자존심상하는거지.다른건어디갔던간에,에이싫잖아(한탄)…
투쟁을뭐하고안하고이런거그거따른시선따갑게보는거뭐,빨갱이한번전쟁(싸움)났고…그런게문제가아니야.그런시선을받아줄수는있는데,그런소리까지들으면서지금까지살았는데,내부락이름명칭그거하나도못받아가지고이렇게…지금행정으로는우리부락이없어요.대추리자체가없어.그리고우리부락에이장없어.그냥부락에서만들어서이장이지행정상이장은없어요.그런실체인거라.그거는행정계통같은데서무슨혜택같은거볼수있는것도제대로못보는거야.하다못해뭐,이런거씨앗종자같은거신청을할라고해도이웃부락이장한테가서해야되니까.난이런실체가너무기가막히는거지.”
_본문161쪽,〈이경분(1956년생)의이야기를한유빈(2000년생)과김서진(2004년생)이듣다.〉

일제강점기에도땅은빼앗겼을망정마을이름은빼앗기지않았던사람들은,자기나라에서땅도마을이름도잃었다.주민들은여전히온갖마음으로살고있다.평택평화센터는주민들의이온갖마음이사라져없어지기전에흔적을남기기로했다.정부와이주협상이타결된2007년이후10년이지나다시주민들을기록하는프로젝트가기획되었다.평택평화센터는아름다운재단의‘2017변화의시나리오’지원사업으로‘청소년구술작가’프로젝트를기획했다.평균출생연도가1947년인대추리주민11명의마음을,평균출생연도가2003년생인청소년17명이들었다.묻고답하는이들사이에는60년이있었다.인권기록네트워크〈소리〉의멤버들은이차이를가운데에서연결하는작업을하고,인터뷰도함께정리했다.

바깥사람들은늘,또,쉽게잊는다
평택미군기지확장이전공사를위한대추리행정대집행과정에서공권력과시위대의충돌은뉴스를타고전국에생중계되었다.군인들은헬리콥터로철조망을가져와공사예정구간에설치하고,무장한경찰이이를호위했다.분노한시위대는만장을만들기위해모아둔대나무를뽑아서공권력과대치했고싸움이일어났다.시위대와경찰,군인,용역회사직원들은물론이고,그곳에없던시민들도TV로현장이중계되는것을지켜봤다.‘2006년씩이나되었음에도이렇게밖에할수없는것인가’로다들괴로워했지만,솔직해져야한다.바깥사람들이느끼는이런괴로움의유통기한은얼마나될까?
2015년1월31일,서귀포시강정동에서제주해군기지공사를위한행정대집행이진행되었다.오전7시경부터경찰과해군에서의뢰한용역직원등1,000여명이투입되었다.제주해군기지공사장입구에시위대가설치한천막등이철거되었고,부상자와연행자가나왔다.2014년6월11일,밀양시산외면,상동면,부북면에서초고압송전탑건설공사를위한행정대집행이진행되었다.새벽6시부터경찰2,000여명과밀양시와한국전력직원200여명등은송전탑건설에반대하는농성장을철거했고,이과정에서20여명이다쳤다.2012년과2013년에는초고압송전탑건설에반대하는주민이스스로목숨을끊는일도있었다.대추리행정대집행이후에도비슷한일은계속된다.강정에도밀양에도아직사람이살고있듯이대추리에아직사람이살고있다.1956년생이경분의마음을2000년생한유빈과2004년생김서진은좀더들었다.

“주민들은그게상처가깊어요.그냥솔직히말해서나연관이아니고가서그냥도와주는거하고,나도직접이렇게연관이되어내피부에와닿은거하고다른거야.왜냐면주민들은상처가굉장히깊다는거.그니까는잊혀지지는않어.그렇지만두번다시그걸끄집어내고싶지는않은거야.그래서벌써부락에서우리부녀사업하는것도,안도와주는사람많아요.몇사람와서할만한사람도안해줘.그런게싫은거야.”
_본문172쪽,〈이경분(1956년생)의이야기를한유빈(2000년생)과김서진(2004년생)이듣다.〉

대추리,밀양,강정마을,성주까지,갈등을조정하고해결할수있는바탕은약했고,마무리는늘최소한을규정한제도에기댔으며,제도가규정한최소한에는‘남을사람들’이들어갈자리가없었다.
이책은자리없이남겨진사람들의마음을잠깐듣는자리다.책을읽는동안독자들은대추리에서벌어졌던싸움을기억해낼수있을것이고,싸움을지켜보면서혹은참여하면서느꼈던감정을다시느낄수있을지모른다.그리고결국다시잊어버리겠지만,잠깐이나마,아직대추리에서살고있는사람들의마음을공유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