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장마리 장편소설)

블라인드 (장마리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어느 한 가족사의 비극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소설!
『블라인드』작품을 통해 작가는 문학의 효용성과 블라인드에 가려진 듯 당최 선악을 종잡을 수 없는 인간의 내면세계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비극 속의 불우한 인생을 다룬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맥을 같이하면서도 이번 장편은 특히 추리적 기법을 활용해 흥미와 궁금증을 배가한다는 점이 단연 돋보인다. 작중 화자인 ‘나’의 친동생이 당한 의문사를 결말 아닌 서두 부분에 앞당겨 제시한 다음 끔찍한 죽음을 둘러싼 의혹의 중층구조를 낱낱이 파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독자들 스스로 대답을 찾도록 유도하는 그 기법 말이다.
― 윤흥길(소설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블라인드’라는 제목을 쓴 건 말할 나위도 없이 우리 자신의 맹목(盲目), 곧 눈이 먼 상태를 지적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엇에, 무슨 일 때문에 눈이 가려진 채로 살았다는 얘기일까?
우리가 세상에 대해 얼마나 무지몽매했는지를, 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삶의 어지러운 조건들이 얼마나 심히 현재진행형으로 들끓고 있는지를 비극적인 어느 한 가족사를 통해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이러한 각성을 전해주기 위해 작가가 도입한 추리 기법의 스토리텔링은 다가갈수록 빠져들수록 아프면서도 현란하다.
― 이병천(소설가, (사)혼불문학상 이사장)
저자

장마리

장마리작가는전북부안출생으로원광대학교문예창작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
2009년《문학사상》에단편소설「불어라봄바람」으로등단했으며,2011년올해의문제소설에「선셋블루스」가선정되었다.2013년문예진흥기금을수혜했다.
창작집으로『선셋블루스』와『두번결혼할법』(공저)『마지막식사』(공저)가있다.
제7회〈불꽃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009

다시그자리○011
대학생커플살인○016
#-1○027
다시청운사○038
#-2○051
다시만나다○064
#-3○073
다시동남시로○087
#-4○102
블라인드○106
#-5○118
문화예술교육○125
#-6○136
치유적글쓰기○147
#-7○156
흔적찾기1○170
#-8○174
흔적찾기2○187
동남교도소○201
수의囚衣○212
흔적찾기3○225

에필로그○240
작가의말○242

출판사 서평

노벨문학상수상자마리오바르가스요사는
“문학은인간이발명한것중에서불행에대처하는
가장훌륭한수단이라고믿는다”고했다.
문학의치유성에대한말일것이다.
‘치유’나‘치료’라는것은어디까지나
의료적인관점에서보는견해이고,
본질적으로그것이가능할것인가?
그질문으로쓰인작품이다.
―작가의기획의도

바이칼여행을마치고돌아오는비행기안에서경은은〈대학생커플살인〉을알게된다.

“이게뭐야?칼로눈을도려내고심장을찌르다?허이,지금한국은이사건이실시간검색일위구나.”
우리와나란히앉아있던창가쪽선생도덧붙였다.
“같은반학생으로동거했던여대생이남자친구를살해하다.이유는사랑했기때문에……이게,그이야기인가?”
나는그대로잠이들었다.오랜만에꿀잠을잤다.
인천국제공항에도착했다고음악선생이나를깨웠다.그와함께게이트를빠져나오는데낯선남자가다가왔다.
“이경은씨가맞습니까?”
나는주춤했고음악선생이나대신누구세요?라고물었다.형사라고대답한낯선남자는내게다시물었다.
“이경민이동생맞죠?”(본문25∼26쪽)

〈대학생커플살인〉의피해자는경은의동생경민이었고,가해자는경민의여자친구미나였다.불행의씨앗은울포로휴가를떠난부모님이해수욕장모퉁이에서추락사하고어린동생(경민,일곱살)만살아돌아올때이미시작되었다.경민은실어증과대인기피증은물론소변을가리지못하는퇴행까지보인다.남매는고아가되어작은집으로가지만그곳에서오래살지못하고할아버지와인연이있는청운사로옮겨가생활을한다.할아버지는청운사주지스님과한때도반이었다.환속한할아버지는건설회사를키워일군재산을자식들에게물려주지않고청운사에기부를한다.주지스님은청운재단을설립한다.
경은과경민은청운사에서지내며조금씩안정을찾아가지만근원적인상처,즉경민의실어증은치유되지않는다.

경은은스님의권유로동남대학교사범대국어교육학과에입학하여사회에첫발을내딛는다.그진입은순탄치않다.학교에도다니지못하는경민때문이다.경민은여전히말을못하고칼만보면온몸이굳어버리며호흡곤란을겪는다.그럼에도경은은같은과명우를사귀게되어대학생활은즐겁다.다행히경민이명우를친형처럼따른다.경은은경민을치료받게하고싶어동남순댓국집에서아르바이트를시작한다.

검사비용으로뼈빠지게번백오십만원이순식간에사라졌다.의료보험이적응되는항목은한가지도없었다.이상이없다니안심이라고생각해도화가났다.경민이말을다시하게하는방법은정말없는걸까?나는단지경민이일반적인아이처럼만되었으면싶었다.그이상은바라지도않았다.부모님의사고?이제지난일이었다.더솔직히말하면경민이라는짐을내게서내려놓고싶었다.(본문179쪽)

발버둥쳐도전혀달라지지않는현실때문에경은은고통스럽다.그리고부모의죽음이과연진실일까하는의문을갖기시작한다.휴가에동행했던아빠의친구(정병석)와작은아빠의행동들을하나씩반추해본다.부모의기일을앞두고삼년만에울포를찾아간다.

연암에사는정씨(44살)는일년전자동차추락사로사망한친구부부를애도하기위해울포를찾았다가안타깝게추락사했으며119대원이병원으로옮겼으나사망하고말았다.(본문169쪽)

그곳에서정병석씨가부모님이죽었던그장소에서,일년후똑같이음주운전후추락사했다는사실을알게된다.설마했던경민의실어증이부모님의사고,즉정병석씨와관련이있다는확신을갖는다.
그리고동남순댓국집아줌마가다름아닌명우엄마라는것이밝혀진다.아줌마는명우와헤어지기를강요한다.임신을했지만아줌마에의해강제로임신중절수술을당하고결국명우와헤어진다.작별인사를하러온명우를붙잡고실랑이를벌이다경민이말을되찾게된다.

경민이다시명우에게손짓을반복했다.호흡이빨라졌고울음소리도점점커졌다.싫어!안돼!명우의팔을붙잡고흔들었다.명우가일어났다.경민이명우의허리를꽉끌어안았다.발을구르며울부짖었다.명우가경민을떼어내고현관을빠져나갔다.경민이뛰어나가려고했다.내가경민을꽉붙들었다.셔츠단추가후드득떨어져바닥으로굴렀고앙상한어깨가드러났다.
“혀어엉,가아지이마아!”
경민의목소리였다.명우가멈칫서서돌아봤다.하지만그대로달려갔다.(본문186쪽)

대학을졸업하고경은은청운재단소속의청운여고교사가된다.교사가된이후의생활은대체로편안하다.경민은책을보고노트에뭔가를끼적이며자신의내면과소통하고살아간다.대학에가고싶다는경민이검정고시를패스한후동남대학교문예창작학과에입학한다.경민은꼭쓰고싶은소설이있다고했다.경은은경민이여전히칼만보면몸이굳어지고대인기피증을보이지만오랜시간소설습작을하면서어느정도치유되었다고믿는다.경민은무사히일학년을마치고이학년이되면서‘미나’라는여자친구를사귄다.경민이정상궤도에들어갔다고안심하고경은은재단에서기획한10박11일의바이칼여행에참여한다.여행에서돌아온경은은경민의주검과마주한다.
〈동남대학교커플살인사건〉이인터넷실시간검색순위에오른다.살해동기가사랑했기때문에남자를죽였다는여자의진술때문에이슈가된다.여자는이십년실형을선고받는다.
경은은경민의죽음으로인해삶의의욕을잃고청운사로도피한다.도피한경은을찾아와경민의죽음을추적하라고부추기는사람이있다.명우다.명우는미나가복역중인동남교도소교도관이되어있었다.

“경민이가건장한체격은아니지만……이가냘픈팔로단한번에남자의심장을정확히찌를수있을까?심장은갈비뼈로보호되어있잖아.그냥찌르면갈비뼈에칼날이걸리게되어있어.”
명우는종이를돌돌말아내손에종이칼을쥐여주고손을감쌌다.그러고는제가슴에칼을찌르듯확갖다댔다.얼결에나는중심을잃고명우에게안겼다.명우가내어깨를살짝밀며말했다.
“두번째는경민이눈을찌른것인데…….”
이번에는명우가내왼손을잡고자신의오른쪽눈에갖다댔다.
“어때?너같으면내왼쪽눈을찌르는게더편하지않아?”
나는인상을찌푸리고종이칼을확집어던졌다.무서웠다.
“모르겠어!”
“미나는왼손잡이야.”
“뭐?그래서?”
“물론왼손잡이라고상대의왼쪽눈을찔러야된다는말은아니야.”
나는발딱일어났다.
“야,지금네가무슨말을하는지,하나도모르겠어?”
“정말……모르겠어?”
명우도자리에서일어났다.(본문115∼116쪽)

경은은동생의죽음을추적하면서미나가동생을죽인게아니라,자살한것이라는결론에다다른다.그렇다면동생은왜,그렇게끔찍하게자살을했고,미나는왜동생을죽이지도않았으면서죽였다고했으며,이십여년의징역을살겠다고했는지의심을품게된다.경민을가르쳤던소설창작지도교수를찾아간경은은진실에한발다가선다.

미나의작품은다섯살여자아이가주인공이었다.남자아이가여자아이의눈을가리는것으로시작한다.남자아이가여자아이의눈을가린것은그무엇을보지못하게하기위한것이다.여자아이는눈으로는그것을보지못하지만남자아이의떨리는손의감각과숨소리와흐느낌으로끔찍한일이라는걸느낀다.하지만여자아이는그일을겪은후환각증세를겪는다.환각증세는무당집으로묘사되고무녀의딸로다시태어난다.경민과미나,무엇인가를본다는것,목격한다는것이주제였다.(본문196쪽)

경은은경민의흔적을추적하면서경민의내면에대해서는정작아무것도몰랐다는것을알게된다.진실을본다는것이,그것과부딪쳐야한다는것이무서워경은은블라인드를쳤던것이다.경민은미나가자신의부모를살해한정병석씨의딸이라는것을나중에알게되었다.

“언제……어떻게……알았어?”
“네습작품을본후에…….”
“그럼……내눈을가려준게……오빠가맞구나?”(본문10쪽)

명우의권유로경은은교도소의문화예술강사가되어미나를만난다.경은은블라인드속에감춰진진실과비로소마주한다.

우리가세상에대해얼마나무지몽매했는지를,또우리를둘러싸고있는삶의어지러운조건들이얼마나심히현재진행형으로들끓고있는지를비극적인어느한가족사를통해일깨워주는소설이다.
-(이병천,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