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시대 (커피는 어떻게 일상문화를 넘어 세계사가 되었는가 | 양장본 Hardcover)

커피의 시대 (커피는 어떻게 일상문화를 넘어 세계사가 되었는가 | 양장본 Hardcover)

$39.00
Description
지극히 사적이면서 가장 세계적인 커피,
커피가 만든 일상문화와 세계사의 변동!
에티오피아 카파의 숲속에서 자라던 커피가 어떻게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가 되고 인류의 일상문화를 넘어 세계사의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촘촘하게 직조한 커피의 세계사.
이 책은 커피를 둘러싸고 있는 로맨티시즘의 아우라 대신 객관적 역사 사실을 드러내는 데 우선 힘을 쏟는다. 예멘으로 전해진 커피가 수피교도의 기도와 명상을 도운 한편 그들의 신앙관습이 커피의 확산에 이바지했다는 사실, ‘뜨거운 음료’를 조심스럽게 마셔야 하는 음용관습이 자기통제의 확대라는 근대 유럽 문명화과정과 맞물리면서 국민음료에서 일상음료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 커피재배의 세계화가 시작된 배경, 부르주아들이 카페를 떠난 이유와 교양계층을 비롯한 대중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등장한 그랑 카페, 커피선별노동이 여성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기회를 주기도 하고 때로는 가부장적 지배의 족쇄로 작용하기도 한 상황, 20세기 들어 커피가 ‘신분상징’의 지위를 잃어버린 배경, 1차 세계대전 이후 찾아온 커피산업의 위기와 혁신, 산업적 로스팅 기업이 시장 권력을 장악하게 된 사정, 숲을 먹어 들어가는 커피재배와 지구 환경 등등 커피를 둘러싸고 일어난 다양한 변화들을 구체적이고 리얼하게 서술한다.
이 책의 또 다른 목표이자 어쩌면 더욱 중요한 목표는 개인과 사회 그리고 세계가 커피를 통해 맺는 상호 ‘관계’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역사학을 비롯한 인문 ㆍ 사회과학 이론을 동원한 것도 개별사실을 넘어 그것들이 맺고 있는 관계와 그 관계의 통시적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사실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해야만 우리는 커피가 당면한 새로운 상황에 주체적으로 그리고 창의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장수한

장수한은커피볶는역사학자이다.
서양사전공으로서강대학교대학원박사과정을수료했고독일빌레펠트대학에서독일사를연구했다.1986년봄뚜렷한이유도없이강의를중단당한후신학대학에서교회사담당교수로일했다.
첫저서로≪역사에세이≫(동녘,1992)를출간해많은독자의사랑을받았고교회사관련저서로≪독일프로테스탄트교회의역사≫(한울,2016)와≪종교개혁,길위에서길을묻다≫(한울,2016)를썼다.≪산업과제국≫(에릭J.홉스봄),≪여성,이중의굴레≫(토니클리프),≪풍요의조건≫(자라바겐크네히트)등을번역했다.
20여년전부터직접커피를볶아마시기시작한저자에게커피는인간과사회그리고세계를보는창이나다름없는특별한사물이었다.저자는자연스럽게커피의역사에관심을두었고그준비작업으로≪유럽커피문화기행≫(한울,2008)과커피실용서인≪인디커피교과서≫(백년후,2012)를집필했다.

목차

여는말:커피의시대를맞아
1장카파의숲속에커피나무가있었다
1.카파의자연과커피나무의생존전략
커피생육에알맞은카파의자연/카파의역사/카페인,커피나무의생존전략/
세계모든커피의원조가되다
2.에티오피아의역사와커피문화
술탄국의탄생/커피는씹어먹는열매/에티오피아커피의과거와현재
3.커피의전설과초기의기록
커피의전설들/커피에관한초기의기록

2장예멘,커피모스크에서커피생산지로
1.홍해를건넌커피
예멘의정치상황/커피전파의경로
2.수피모스크에서세상으로간커피
수피의신앙과명상/수피의커피와확산/‘음료’가된커피
3.커피재배의시작
커피소비의증가/예멘의농부들,커피재배를시작하다
4.모카항의번영과쇠퇴
모카항의짧은번영/전설의‘모카커피’
3장최초의‘커피제국’이된오스만제국
1.오스만제국,커피의길을예비하다
오스만제국의정치적통일/오스만제국의종교적통합/탄압후에온관용
2.이슬람의‘커피’해석
쿠란의‘발효음료’/커피를수용한이슬람
3.커피의기술적혁신
커피음료의개선/이브릭과체즈베
4.커피하우스의등장
세계최초의커피하우스/커피하우스의정착과고객들/커피하우스의일상.
커피하우스의‘여론’과박해

4장유럽,커피의‘검은매혹’에빠지다
1.오리엔트여행자들이전한커피소식
페스트의‘기억’과‘위협’/초기여행자들이남긴커피에관한기록들/
유럽의식물원에들어온커피나무
2.이행기의유럽사회,‘이슬람음료’를받아들이다
새로운음료의사회적수용/음식과요리에관한관념의전환/지배계층이먼저커피잔을들었다/포도주와맥주그리고커피의경쟁
3.커피와커피하우스의확산
주요수입품이된커피/베네치아의실험/유럽의커피문화를선도한잉글랜드/
런던의커피하우스와여성/마르세유가앞장서고파리가뒤따르다/
커피무역으로출발한네덜란드
4.늦게출발한오스트리아와독일
빈의초기커피문화/바흐의〈커피칸타타〉,커피의시대를예고하다/
독일의커피향색출관/도자기의발전.

5장닻을올린커피재배의세계화
1.아시아로온커피나무
네덜란드의자바/영국의실론/커피농장의여성노동자들
2.아프리카와라틴아메리카의커피재배
레위니옹을덮은커피나무/라틴아메리카로간커피/브라질의시작
3.커피플랜테이션,노예제를강화하다
확대된노예제/커피플랜테이션.
4.커피와세계체제의등장그리고문화인류학적이해

6장그랑카페의시대
1.커피,위대한각성제
‘뜨거운음료’,커피/산업혁명의동력/부르주아의생산력?/커피대신차로돌아선영국/
커피장례식을넘어최고커피소비국이된스웨덴/느리게증가한헝가리의커피소비/
프랑스대혁명과나폴레옹시대의커피/커피로스터의발전
2.그랑카페의시대
19세기에통일된‘카페’라는이름/카페의쓸모와역할/‘아름다운시절’파리의그랑카페/‘세기말’빈스타일카페.
3.카페와여성그리고노동자카페
카페의여성차별/여성들의“카페크랜츠헨”/파리노동자카페의역할.
4.대체커피의위안
대체커피의효용성/대체커피산업

7장자본과제국의등에업힌커피
1.미국,커피소비의제국이되다
애국주의음료로시작한커피/거대소비시장의출현/산업적로스팅기업들의등장
2.커피생산의제국,브라질
세계최대커피생산지가된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와상파울루/
브라질의정체성에서제외된커피
3.다양한역사를형성한라틴아메리카의커피생산
민족적긍지와정체성이된콜롬비아커피/
원주민의삶에힘겨운짐이된과테말라커피/코스타리카의행복한커피.
4.여성커피노동자의삶
니카라과여성의족쇄가된커피/멕시코여성들의용기가된커피
5.아프리카의커피생산,쇠퇴와재성장
19세기말커피생산의쇠퇴/탄자니아킬리만자로의커피/
카메룬바미레케지역의커피경작.

8장위기의시대,탐욕과혁신사이의커피
1.흔들리는커피산업
‘신분상징’음료의지위를잃다/제1차세계대전의영향/
대공황과제2차세계대전이몰고온위기.
2.탐욕과혁신의커피
인스턴트커피의도약/로부스타종생산의증가/베트남의약진/최상의향미를향한노력,에스프레소/스페셜티커피의차별화전략/영국의귀환.
3.세계화시대의커피시장
국제커피협정의결렬/커피시장의세계화/다국적기업에집중된시장권력

9장커피의시대,지속가능한가?
1.커피생산의문제
커피재배의확산과숲의파괴/대규모플랜테이션과소농생산/
경작과생두정제과정의환경문제/기후위기,커피밭에도닥치다
2.유기농커피재배
관행농에서유기농으로/유기농인정커피의실제.
3.공정무역운동
공정무역운동의태동과철학/공정무역의현실.
닫는말:커피의시대를위하여

출판사 서평

1.커피의역사에서로맨티시즘을걷어내고객관적사실에충실한역사서를지향한책.
‘칼디와춤추는염소들’은20세기에야완성된창작일따름이고‘클리외전설’은그전에이미생도밍그에서커피가재배되고있었다는사실과충돌하고커피가‘부르주아의생산력’이라는주장역시부르주아계층이‘신분상징’을잃어버린카페를떠나면서이미설자리를잃어버렸다.커피에끼친나폴레옹의영향은확실히과도하게부풀려진것이고“마지막한방울까지맛있군!”이라는맥스웰하우스커피의카피는시어도어루스벨트대통령이한말이아니다.그럼에도‘전설’에마음을빼앗긴다면커피를사랑하는사람이나커피관련사업을하고싶은사람이정작알아야할중요한사실을놓칠수밖에없다.이책은‘전설’을제외하지는않았지만객관적사실을토대로독자가다른차원에서독서의즐거움을얻을수있도록배려했다.

2.커피와관련한다양한측면과지역등을균형있게다룬책.
지금까지커피이야기는인문학적측면이과도하게높은비중을차지해왔고심지어물신주의적접근이한때인기를끌기도했다.그러나커피는처음부터상품으로출발했고상인들의상업활동이그확산에결정적으로이바지했으며현재소수의대형로스팅기업이세계시장권력을장악하고있다.또한커피는대통령을당선시키거나물러나게하지는않았지만현실정치에무시할수없는영향을미쳤으며거꾸로정치로부터커다란영향을받기도했다.냉전상황에서국제커피협정의체결을주도했던미국이냉전이끝났다고판단하자이협정에서탈퇴하면서협정의결렬로이어진것은한사례이다.그러므로정치,경제,사회,문화등다양한측면을균형있게다루지않는한객관적역사란없다고할수있다.
우리에게잘알려진독일인쉬벨부쉬와야콥은지나치게독일을중심으로썼고미국인팬더그라스트는미국의커피소비를중심으로커피의세계사를서술했다.이런서술이갖는불균형을넘어서기위해저자는자료가부족한경우에조차전체국면을살펴그부분을구성해내려는노력을끊임없이기울였다.
그럼에도이책은여러측면과지역들을단순히병렬하는방식에동의하지않았으며저자의분명한의도와목적을숨기지않았다.예컨대경제적측면을다루더라도,소수기업의성공담을혁신적요소를중심으로간략하게다루는한편소규모생산농가가커피재배를지속할수있고소규모카페사업자의생업이위협받지않는산업구조와소비행태에더깊은관심을기울였다.

3.개별사실들사이의‘관계’를찾아내고세계사의맥락속에서커피의역사를조망한책.
에티오피아카파의자연생태계안에서새가심고숲이키운커피는카페인을생존전략으로삼아해충을물리치는한편벌과나비를끌어들임으로써살아남았다.뿐만아니라에티오피아에성립한이슬람토후국이없었다면커피는예멘으로전달되지못했을수있고수피교도들이오로지명상과기도에만열중하고일상생활을도외시하는수도종단이었다면커피는아마실제보다더디게확산되었을것이다.높은습도의기후때문에페르시아서쪽으로는전파되지못한차와달리열매를볶아마셨기에커피는오스만제국을하나의음료문화로통합하였다.이처럼커피는처음부터커피나무와자연그리고인간이공동으로발전시킨‘융합문화’였다.
생산국의커피플랜테이션과소비국의카페문화역시원두의공급과소비로연결된하나의그물망에속해있다.유럽에서형성된‘벨에포크’의카페문화는의문의여지없이훌륭한유산이지만커피플랜테이션은원주민을강제노동에내몰았고사라져가던노예제를되살렸으며불평등한세계체제를형성하는데한몫했다.커피는여러생산국에서민족정체성의확고한일부이지만속히지나가기를바라는역사단계에지나지않은나라도있다.
커피와관련한모든부문은서로‘관계’를맺고영향을주고받는전체의일부이자동시에세계사의일부이다.이런이해와설명을통해서만우리가맞고있는새로운상황에대해주체적이고창의적인대응을가능하게할것이다.

4.인문학또는사회과학적이론을적용하여커피의역사를이해하고설명하고자한책.
커피재배의세계화는종속이론이나세계체제론이적용될수있는부문이지만동시에그지역원주민의대응을이해하기위해서는문화인류학적시각이유용하다.커피가유럽에수용되는과정을살펴보기위해서는레비­스트로스의≪신화학≫,엘리아스의≪문명화과정≫,부르디외의≪구별짓기≫등을동원할필요가있다고보았다.이는커피의역사를더분명하게이해하려는노력의일환으로서유용성을갖는다.물론이경우에도이들이론의정리를시도하거나정합또는부정합을따지기보다이해와설명의도구로사용했을따름이다.

5.커피의시대가지속가능하기위해서무엇이필요한지를묻는책.
생두의습식정제가환경을더많이오염시키는데도기후조건과섬세한신맛을선호하는소비자들의향미취향이개선의여지를막고있고생산자들의생산성을높이려는전략이원인이되어숲에서자라던커피가역설적으로지구에남은숲을먹어들어가고있다.시장권력을장악한소수의대형로스팅기업은소규모커피농가의소득과건강에관심이없다.커피를사랑하는사람들마저이런상황에무관심하다면커피의시대는지속될수없을것이다.커피의시대를위해우리가무엇을할수있는지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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