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니

텔레니

$14.00
Description
오스카 와일드의 화려한 삶의 이면에 숨어 있던 작품
19세기 말 파리를 무대로 한 오스카 와일드의 숨겨진 이야기 『텔레니』. 저자 이름 없이 출간되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으로, 그의 미학적, 도덕적, 성적 관심사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두 남성의 사랑을 생생하고 대담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남성 동성애자들의 사랑을 정면에 드러낸 영어권 최초의 게이 에로틱 소설로 손꼽힌다. 당대 최고의 유명 인사였던 오스카 와일드가 익명으로 위선적인 사회의 베일에 가려진 진면모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소수자의 외침이나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오락물을 넘어선, 그리고 오스카 와일드라는 이름 자체의 영향력 또한 뛰어넘은 의미 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저자

오스카와일드

1854년10월16일,아일랜드더블린에서태어났다.일찍이벨벳재킷과검은실크스타킹을화려하게차려입고,‘예술을위한예술’을기치로삼는유미주의의사도를자처하며사교계의총아로이름을날렸다.옥스퍼드대학교시절에발표한시「라벤나」(1878)로뉴디게이트문학상을받고,시집과희곡을집필했다.1882년,일년동안미국을순회하며자신의미학을설파했고,동화집『행복한왕자』(1888)를출간하며작가로서명성을얻기시작했다.1890년에유일한장편소설『도리언그레이의초상』을≪월간리핀콧≫에게재하며커다란논란을불러일으켰고,이듬해‘동성애적암시’를대폭걷어낸다음새로이단행본으로펴냈다.그러나오스카와일드는“모든예술은정말이지쓸모없다.”라고선언하며끝까지자신의문학과예술을옹호했다.1891년,단편집『아서새빌경의범죄』와『석류나무집』을출간하고,1892년「윈더미어부인의부채」,1894년또다른문제작「살로메」,1895년「이상적인남편」과「진지함의중요성」등여러희곡작품을연달아무대에올리며커다란성공을거뒀다.그러나이때동성애혐의로고소당하면서파산과함께명성을잃었고,‘강제노역형’을선고받은뒤수감됐다.출소후에시집『레딩감옥의노래』(1898)를자신의수인번호로발표했고,교도소에서쓴『심연으로부터』(1905)는사후에출간됐다.그뒤로프랑스와이탈리아를떠돌다가1900년11월30일,파리의한호텔에서쓸쓸히세상을떠났다.

목차

텔레니7
옮긴이의글310

출판사 서평

“자,신들이우리한테가르치기를거부하지않은쾌락을함께즐깁시다.”

“의심할여지없이최근몇년간발표된영어권소설중에서가장영향력있고가장잘쓰인에로틱로맨스”_레너드스미더스(1893년《텔레니》를출간한영국편집인)

저자이름없이출간되어잘알려지지않았던오스카와일드의작품이국내최초로소개된다.와일드의미학적,도덕적,성적관심사가그대로반영되어있는《텔레니》는19세기말프랑스파리를배경으로두남성의사랑을생생하고대담하게그려낸작품으로,남성동성애자들의사랑을정면에드러낸영어권최초의게이에로틱소설로손꼽힌다.1893년런던에서‘에로티카비블리온소사이어티’라는시리즈로200부출간되었고1934년에프랑스에서도300부소량한정판으로발행되었는데,프랑스판을출간한샤를이르슈(CharlesHirsh)가오스카와일드가다른사람과함께와서원고를건넸다고전하면서이작품의저자가와일드라는주장이제기되었다.와일드가익명으로책을냈을리없다는반대주장과공동필진여럿이함께집필한것이라는주장이분분하지만,특유의아포리즘(“죄야말로인생의유일한가치”)이나예사롭지않은풍부한인용(안티누스와하드리아누스,성서,그리스신화,셰익스피어,초서,단테,밀턴,셸리,테니슨,로런스스턴외)등을근거로대체로와일드문학의특질을잘갖춘그의작품으로보는것이정설이다.
당대최고의유명인사였던오스카와일드가익명으로위선적인사회의베일에가려진진면모를낱낱이드러내고있다는점에서《텔레니》는단순히소수자의외침이나흥미위주의자극적인오락물을넘어선,그리고오스카와일드라는이름자체의영향력또한뛰어넘은의미있는작품으로볼수있다.신비로운캐릭터와빠른전개,파격적인묘사로가득한이문제작은처음에는한정된곳에서비밀스럽게출판되어한정된독자에게한정된부수만팔렸지만20세기를지나21세기인오늘날에이르러서는영화,연극,그래픽노블(2010년에출간된존메이시의《텔레니와카미유》는람다문학상을받았다)등으로꾸준히재생산되면서독자를끌어들이고있다.

감히입에담을수없는사랑을꿈꾸다

“분명히말하지만,저는이세상어떤여자도신경쓰지않습니다.그랬던적도없고,저는여자를전혀사랑할수없었습니다.”_본문31쪽

프랑스의젊은사업가카미유는어느날자선연주회에서잘생긴헝가리계스물네살피아니스트텔레니의연주를듣던중그에게끌리는자신을발견하고당혹스러워한다.텔레니의연주는“사람을광기에몰아넣어죄악을저지르게하는강력한사랑”을느끼고싶게만들고,하드리아누스황제를위해나일강에투신한그리스인노예안티누스의환영,소돔과고모라의환영을눈앞에생생하게보여주면서카미유에게강렬한성적충동을불러일으킨다.연주가끝난뒤에대기실에서만난수수께끼같은피아니스트는그를유혹하며알듯말듯한여운을남기고사라지는데,그날이후카미유는가라앉지않는열병을안고밤낮으로텔레니의주변을맴돈다.그러나텔레니는성별을가리지않고여러사람과관계를맺고,그런그를바라보는카미유는점점더속이타들어만간다.카미유는다른여자를사랑해보려하지만예기치못한순간에텔레니를마주치자마음이흔들리는것을깨닫고,마침내텔레니를사랑하고있다는사실을인정하고받아들인다.

“텔레니를보자저도모르게얼굴이창백해졌다가빨개졌습니다.무릎에힘이빠지고,가슴이터질듯심장이마구쿵쾅대기시작했습니다.제굳은결심이다무너지는것을잠시느끼다가,이토록나약한자신을증오하며모자를홱낚아채텔레니에게인사를하는둥마는둥하고미치광이처럼뛰어나갔습니다.제이상한행동에대한사과는어머니의몫으로남겨두었습니다.(...)제가여전히사랑하는그사람?네,저스스로를속이려하거나문제를얼버무리려하는것은이제소용없었습니다?에게제가한행동을얼마나뼈아프게후회하는지,제생각이어떤지,어머니는알리없었죠.네,저는텔레니를더욱더사랑했습니다.착란에빠질만큼사랑했습니다.”_본문143∼144쪽

어려서부터남자들에게사랑을느꼈지만동성애를‘잘못’된것이자죄악으로치부하는사회적금기에따라자신의감정을억눌러왔던카미유는이순간부터본인의성정체성을확실하게인정하고아름답고매력적인텔레니와의위험한관계에깊숙이빠져들게된다.그는텔레니를쫓아뒷골목을정처없이헤매다가파트너를찾아떠돌던동성애자들에게유혹을받는등그당시동성애문화의은밀한민낯을낱낱이경험하게된다.그러는사이텔레니와카미유,두사람의아슬아슬하고아찔한사랑은점점무르익어가고,한걸음한걸음극적인결말을향해걷잡을수없이치닫는다.

위선과가식을버리고진정한자기자신으로

“자기자신이아닌모습으로가장하는것은,자신을기만하고모두를속이는일입니다.저는제가남자를사랑하는사람으로태어난것을알고있습니다.제체질이잘못된것이지,제자신이잘못된것은아닙니다.”_본문83쪽

《텔레니》는카미유가정체가정확하게드러나지않는어느청자에게이야기를들려주는형식으로전개된다.청자가간혹카미유에게질문을하고,카미유는거기에대해솔직하게답변하며자신의입장을밝힌다.카미유의목소리를통해특수하거나보편적인‘악’으로규정하여묵살해온동성애는침묵을깨트리고겉으로드러나공론화된다.

“저는이아름다운세상을,인간이지옥으로만든이천국을저주했습니다.위선위에서만번성하는편협한우리사회를저주했습니다.감각적쾌락에모조리거부권을행사하며망치는우리종교를저주했습니다.”_본문159쪽

카미유는극악한죄인으로낙인찍힌동성애자들이“안개속한밤의산책”을벌이는실태,귀족층사이에만연한퇴폐적인동성애난교문화를까발리며지나치게예의를차리는사회의위선을신랄하게꼬집고,또한편으로는텔레니를만남으로써처음으로경험하게된사랑의감정과성적결합을자세히묘사하며텔레니와마치한몸이된듯한기쁨을감격스럽게전한다.동성을사랑한다는이유만으로끔찍한죄를저지른것처럼진저리치던카미유의변화와그가세상을향해던지는물음,“누가제정신이고누가미쳤나요?지금이세계에서누가고결하고누가저열한가요?”,“왜우리는천사로태어나지않았다고스스로를불행하게만들어야하나요?”라는외침이오늘날에도묵직하게다가온다.

도덕적이거나비도덕적인책은없다

《텔레니》에는빅토리아시대에내재화된동성애혐오와동성애자가겪어야했던억압속에서비밀스럽게형성된게이커뮤니티가생생하게묘사되어있다.익명으로,소수의독자를위해출판되었기때문에더더욱솔직하고과감하게당시의시대상을담을수있었던것이다.성소수자인화자가극도의억압,금지,존재의부정,침묵에서벗어나완전히자유롭게스스로목소리를내어말하고있다는점에서《텔레니》의중요성은결코작지않다.강간,여성비하,여성신체에대한혐오,사디즘,매독,자살,귀족층의남성동성애난교심포지엄등지금읽기에는거슬릴수있는표현이눈에띄나,시대상을반영한것으로보는것이좋겠다.그러나작품에등장하는‘혐오’와‘비하’가비단빅토리아시대만의특성은아닐것이다.책에담긴카미유의외침이오늘날한국의독자들에게도단순히재미를넘어서는공감대를줄것으로기대된다.

"아마이런시대상이지금독자를끌어들이는요소이기도할것이다.19세기유럽에서동성애의모습은과연어땠는지,오늘과어떻게다른지궁금할테니까.하지만다읽고나면차이점보다는공통점이더많이머릿속에남지않을까.그것이앞으로도이소설이사랑받을이유일것이다."_〈옮긴이의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