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나무를 해답으로 칠게요

오렌지 나무를 해답으로 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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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지하 시인의 환상-시는 무척 매혹적이다. 그는 자신의 실존을 지우고 그 속에 무수한 인물들 혹은 사물들을 배치하는, 다시 말해 ‘배우-되기’의 삶을 시 쓰기를 통해 실현한다. 물론 이러한 가면-이미지가 시인의 삶을 잠시 멈추게 하고 자신이 짊어져야 할 무게를 내려놓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시인의 배우-되기는 대부분 비극으로 끝나버린다.
그런 면에서 시인의 환상은 자기-창출인 동시에 자기-파괴적 성격을 지니는 바, 이러한 모호하고 미묘한 흐름이 오히려 작품의 내적 긴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살인의 배역이 주어지길 바랐던 주인공은 극이 끝날 때까지 자신은 죽지 않아야 하는 구성이 맘에 들지 않았을 거야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안전하게 사라지고 싶었던 거야”(「침대만 있는 방」)라는 문장의 주체는 시인이자 극중 살인자-배우이며, 최지하 본인이겠지만, 세 인물 중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지 않아 문장은 주체를 삼켜버린다. 익명이 되어버린다는 말이다. 시인의 환상은 문장에서 나와 문장으로 다시 되돌아가며, 여기서 주체는 사라진다. 이것이 시인이 숨겨놓은 작시법의 마지막 비밀이다. (*)

박성현(시인) 해설 중에서
저자

최지하

충남서천출생
광운대학교대학원졸업
2014년무등일보신춘문예당선
시집『꼭하고싶은거짓말』

목차

1부

개안_019
골목의발생_020
뫼르소의시간_022
현상_024
빛의기록_026
또는퍼블릭마켓_028
이유가있습니다_029
오답_030
잭슨빌_032
그여자의인형_034
저녁의목욕,은밀한_036
네시의발문_038
낙관주의_039
흙·소·리_040

2부

포토그래피_045
롤러코스터_046
그림자놀이_047
아침의단서_048
욕의기울기_050
너무많은휴일_052
손의깊이_054
장미해제구역_056
스티치,스티치_058
빨강모자_059
블랙아이스_060
발이붉은새_062
고양이의눈물_063
,_064

3부

감기_069
신이버린날짜_070
관계자외출입금지_072
녹턴_074
커피베리에갔다_076
마주르카_077
발레리노_078
밤의난간_079
메아리의원형_080
거울에게물어봐_081
소문의관성_082
슬픔의위치_084
안부_085
침대만있는방_086

4부

환절기_090
춘천처럼_092
고스트_093
시간의주소_094
달을애무하다_096
거미와장미_097
4월들_098
네모라는,에대하여_100
이번이마지막이야_102
오래된여름_103
무지개는뜨지않았다_104
위험한연속_106
봄에쓴일기_107
플라멩코_108
이해한다는것_109

해설_박성현(시인)_111

출판사 서평

최지하시집의특징은환상이현실의공간에서몸을가진것이다.호흡하는문체가온갖사물의형상과결합하는것을제대로보여주고있다.시인의문장은오고가지만결코피로하지않고감각적으로대상에접촉하여문장스스로숨을쉰다.최지하시인의‘이해한다는것의’기원이자그너머인“어떻게뜻밖의너를찾아가냐구요/내가기르던행성에서연필심처럼사라져버린/오렌지나무를해답으로칠게요”이것은구속도없고한계도없는전복의질문이자해답이다.시간의바깥을꿈꾸던이한권의시집이이제우리를안내할것이다.
저아득한우주와허공도무한히넓지만발에밟힌‘흙·소·리’도무한하여서그연결고리를가진최지하의고독한자세가환상이지만오답이난무하는현실이기도하다.목숨건사랑도스스로아름다워야하듯말로인해서말을보낼수밖에없는시인은생로병사를넘어선사유들을자생하게한다.훼손된심장이치유되는독특한아우라를함께느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