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으로 본 서울 : 서울을 그린 거의 모든 그림

옛 그림으로 본 서울 : 서울을 그린 거의 모든 그림

$37.00
Description
수록 작품 125점, 수록 화가 41명, 원고지 약 2천 매, 집필 기간 20년,
서울을 그린 현전하는 거의 모든 옛 그림을 집대성한 최초의 저작
수록 작품 125점, 수록 화가 41 명, 원고지 약 2천 매, 집필 기간 20 년. 『옛 그림으로 본 서울』을 둘러싼 숫자의 의미다. 책 한 권의 탄생에 기여한 이 숫자들은 그 자체로 이 책이 지닌 의미와 가치에 대해 말해준다. 이 책에 실린 작품은 16세기 작가 미상의 것으로부터 19세기 심전 안중식의 작품까지 약 125점에 달한다. 이 숫자만으로도 이미 서울을 그린 현전하는 그림의 총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의 의의는 충분하다. 그러나 그것이 다일까. 조선미술사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은 겸재 정선으로부터 작품만 남기고 이름은 잊혀져 ‘미상’으로 남은 작가들까지 약 41명의 화가들이 이 책을 통해 독자들 앞에 작품을 펼쳐 보인다. 이러한 작가와 작품의 총망라의 주체가 다름아닌 미술사학자 최열이라는 점은 특히 눈여겨볼 지점이다.

한국미술사에서 미술사학자 최열의 이름은 빠질 수 없다. 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주력 분야에 치중하는 것에 비해 최열은 조선 회화사에서부터 근현대미술사까지 시대와 분야의 구분없이 한국미술사 전반을 광폭으로 살피며 수십 년 미술사 연구의 현장에서 충실히 복무하며 그 결과물을 상재해왔다. 그런 그가 약 20여 년 동안 꾸준히 주목해온 것이 있으니, 바로 서울의 옛 풍경을 그린 조선 시대 화가들의 그림이다. 그가 그림을 주목한 방식은 어떤 것일까. 그에게 그림은 회화적 가치 그 이상이다. 평생 미술사를 공부해온 최열에게 그림은 회화라는 칸막이 안에 갇혀 있지 않았다. 그에게 그림은 곧 역사이며 사람이다. 그림을 통해 화가의 의도와 회화적 특징을 살피는 동시에 그림의 이면, 그림을 둘러싼 시대,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는 온갖 이야기를 독자에게 갈무리해 전한다. 이를 위해 관련한 다양한 문헌과 시문이 활용되는데, 그가 아니라면 이러한 전방위적 학문의 경지를 독자들은 과연 누구를 통해 접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모두 8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도봉산에서 비롯하여 삼각산, 백악산을 거쳐 서소문을 경유하고 한강의 광나루에서 행주산성까지를 통째로 살핌으로써 옛 서울 한양을 향한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통찰을 유도한다. 저 멀리 도봉산으로부터 시작하여 삼각산을 거쳐 백악에 이르기까지 그림을 통해 서울 전체를 관통하는 큰 축을 제시함과 동시에 예술의 정수가 모일 수밖에 없는 궁궐 주변을 중심으로 오늘날 달라진 모습을 상대적으로 쉽게 살필 수 있는 풍경을 펼쳐 보인다. 나아가 사대문 너머 서대문, 용산, 동대문 너머 인근의 정취를 아우른 뒤 광나루에서 행주산성까지 한강을 주유함으로 이 책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저자

최열

1956년생.미술사학자.미술운동의소명을다하고서평생한국미술사연구에헌신했다.1993년한국근대미술사학회를창립하고,2005년인물미술사학회를창립했다.김복진,윤희순,김용준,고유섭,정현웅,하인두,이경성선생을기리는일을해왔다.
그가펴낸책은무수히많으나그가운데몇권을꼽자면『한국근대사회미술론』,『한국현대미술운동사』,『한국근대미술의역사』,『한국현대미술의역사』,『한국근대미술비평사』,『한국현대미술비평사』,『한국근현대미술사학』,『미술과사회』,『미술사입문자를위한대화』(공저),『옛그림으로본서울』,『옛그림으로본제주』등이있으며특히미술가전기로『김복진』,『권진규』,『박수근평전』,『이중섭평전』,『추사김정희평전』이있다.이러한저작들은그간대한민국학술원·문예진흥원·문화체육관광부등의우수도서로선정되었고,한국미술저작상·간행물문화대상·월간미술대상·정현웅연구기금을받기도했다.가장최근에는제4회혜곡최순우상을받았다.

목차

책을펴내며|한양의기억은서울의미래다

서장“서울,햇볕드는큰땅에우리의문명을여노라”

01도봉에서삼각산을거쳐백악에이르다

나라를세우고개혁을꿈꾸던이들의영토,도봉
태조이성계,천년왕국을꿈꾸다|젊은조광조가사랑한땅,그곳에들어선도봉서원

삼각산,이아름다운산세를어디에서만나랴
“이곳은참으로특별하여그림에담을수없구나”|선비의눈길을황홀경으로이끌다

“백악이야말로산과물의형세가옛글에부합하다”
한양의소문난명승지,산은작으나매우깊은땅|이산을그린조선의화가,다섯

“이곳은하늘아래으뜸가는복받은땅”
남경,한양,그리고서울로이어지는통치의심장|대은암,풍광을빗대권력자를비웃다|계곡따라들어선누정의아취,권세의흔적|겸재의그림으로떠올리는경복궁과숭례문옛풍경|문예사족의집결지,삼청동풍류는모두다어디로

02세검정에서나오니창의문에곧닿더라

냇가와바위가어울려참으로좋구나
칼과붓을씻은땅,세검정|총융청에서비롯한신영동의유래|탕춘대에서오간수문까지,홍지문의안과밖|석파정,말없이일러주는권력의무상함

창의문,이일대의아름다움은도성의제일
창의문,더욱드러나밝게빛나리|동네이름,여전하거나바뀌었거나사라졌거나

03청풍계의벗,인왕산그림,필운대꽃놀이

이백오십년권력의산실,문예의꽃을피우다
장동김문세거지에서이룩한문예창신|이곳에깃든겸재정선의자취

인왕산기슭에꽃이피면모두모여꽃놀이
〈인왕제색도〉에는구름깔리고,〈인왕산도〉에는봄바람부네|수성궁에는물소리흐르고,송석원에는시가흐르네|송석원,예술인의아름다운규율|필운대에퍼지는화가와시인의꽃노래

04서대문을지나면서소문이우뚝하고광화문이머지않네

한양의서쪽땅,눈을들어그곳을바라보다
풍요로운시장,서소문밖풍경|서대문영은문터에서생각하는독립|징심정에서조희룡을그리워하네|심사정,누구나알지만아무도모르는서울을그리다|서대문냉천동,백사동인들의만남의장

사라져흔적만남은옛서울의기억
여전히머나먼경복궁의옛영화|경희궁의추억,북일영이여|비변사,사헌부,의금부,옛모습다시볼수없지만|청계천과탑동의추억

05창덕궁지나혜화문,그너머망우리

창덕궁,천년을꿈꾼왕조의심장부
창덕궁으로향하는새벽길풍경|왕의문장이머무는집,규장각|어느날,창덕궁에울려퍼진노랫가락|대보단을둘러싼현실과이상의경계|“이곳경치를즐기노라면그윽한정취에마음이부드러워진다”|이제는사라져볼수없는군자정|비변사낭청들의축하연,그림으로남다

혜화문안팎,그곳에남은사람과시절의자취
사연많은혜화문,그시절그혜화문|심은지오백년,여전히창창한성균관은행나무|임금님,동대문에납시었네|정선의그림으로더듬어보는이땅의정경|효종의북벌,숭무정책에맞닿은서울의말목장|임금이근심을잊었노라,망우리고개에얽힌전설

06남산위저소나무,용산에흐르는역사

세월흐른지오래,그리는마음지니고남산을바라보네
사연많은장충단공원,항일의땅이되다|태종시절부터푸르른남산위의저소나무|북악십경아계동,군부대주둔지에서남산한옥마을로|남산소나무아래에서나눈청춘들의맹약|“어찌이런풍경이왕성근처에있을수있는가”|그에게한양은곁에있어도여전히그리운고향

그후로오랫동안이곳에도역사가흐르다
숭례문밖에연못이있었네,그곳에는연꽃이피었네|거대한창고지대,한강물류의중심지,용산나루|경강상인의거점이었던땅,일본군과미군주둔지를거쳐다시돌아온땅

07한강을따라광나루에서흑석나루까지

사람사는이야기가들리는듯,활기가넘치던땅
아차산부터광나루까지,교통과물류,군사의현란한교차|송파나루,같은풍경을바라보는화가의서로다른시선|중랑천과한강이만나는곳,그곳에저자도가있었네|두모포사대부라면한강제물쓰듯재물을아끼지않더라|옥수동인근,선비들의독서지대이자왕실의누정지대

한강은여전히흐르나그시절은간곳이없네
세조의장자방한명회가사랑한압구정,풍경은사람을가리지않는가|조선의얼음창고서빙고,수양대군이꿈을키운요람|‘한강의기적’이지워버린풍경,동작동과흑석동|금호동을둘러싼오해,추사가머문땅금호는어디인가

08노량진거쳐행주산성,한강은흐른다

천년의명승에서바라볼것이어찌풍경뿐이랴
노량진을지날때면사육신을생각하노라|고려의왕과조선의왕들이즐겨찾던곳,용산호

오늘이옛을가리니사라진그풍경은어디에서찾을까
풍광으로특별한밤섬,사라졌으나다시드러난기적의땅|잠두봉이었으나이제는절두산,선유봉이었으나이제는선유도|개발광풍에사라진그림속저봉우리|공암나루광주암,오늘날공원에남아옛시절을전하다|노년에관리가된화가,강건너한양을추억하다|권력과역사가뒤엉킨땅행호,화가는풍경으로만남기다

부록옛그림속서울을그린조선의화가들

주요참고문헌인명색인

출판사 서평

도봉에서삼각,백악을거쳐한강의이쪽끝에서저쪽끝까지
모두8개의권역으로나누어한눈에살피는서울의곳곳!
이로써거듭난수도서울의총합된이미지
오늘날의서울은확장된개념으로,19세기까지한양은사대문안을중심으로이른바도성으로불리는곳이었다.이책에서대상으로삼는‘서울’역시오늘의서울이전,한양으로불리던바로그시절그곳이다.『옛그림으로본서울』은모두8개의권역으로나누어도봉산에서비롯하여삼각산,백악산을거쳐서소문을경유하고한강의광나루에서행주산성까지를통째로살핌으로써옛서울한양을향한종합적이고거시적인통찰을유도한다.
‘서장’에서18세기한양을그린<도성도>를비롯한그림지도와19세기신감각파의중심작가김수철의<한양전경도>등서울전체를일별하는압도적인그림들을책앞머리에내세움으로써이책과의첫만남을주선한저자는이로써단편적이고지엽적인,파편처럼흩어져있던서울을좀더높은곳에서조감하게한다.이후총8장으로구성한체제를통해저멀리도봉산으로부터시작하여삼각산을거쳐백악에이르기까지그림을통해서울전체를관통하는큰축을제시함과동시에예술의정수가모일수밖에없는궁궐주변을중심으로오늘날달라진모습을상대적으로쉽게살필수있는풍경을펼쳐보인다.나아가사대문너머서대문,용산,동대문너머인근의정취를아우른뒤광나루에서행주산성까지한강을주유함으로이책의대장정을마무리한다.이로써서울은단편적인장소의집합체가아닌,육백여년동안한국가의수도로서의총합된이미지로독자에게거듭날수있게되었다.
이를위해저자는그림지도,기록화,산수화등조선시대그려진다양한그림들을전방위로배치하였는데,이러한그림속풍경들은그자체로서울이라는도시의근원,풍경과일상,역사의기록과개인의추억의경계를넘나들며넘나들며자유로운줌인,줌아웃을경험하게한다.조선시대화가가남긴그림,그그림을바라보며수많은이야기를풀어내는저자의시도는마치2인3각의경기처럼독자와더불어하나의도시와그시절사람들의삶을때로는크게,때로는세밀하게살피는즐거움을만들어내는데,이것이야말로집성과집적만이줄수있는유의미한재미다.

18세기조선문예의부흥기에집중된실경산수화,
그림을통해만나는역사와사람의이야기,
미술사학자최열의20여년노정의집성
이책의등장이전까지서울을그린그림을만난다는건어떤의미였을까.궁궐인근,유명한명승지,이름난화가의작품을통해파편화된이미지를통해만나는것이전부였다.그러나이책은조선시대수도였던한양의전부를충실하게모아둠으로써서울의전체모습을가늠하고조망할수있게하였다.그뿐만이아니다.16세기로부터19세기에이르기까지조선의그림을모아두고보니조선전기까지만해도한양을그린그림은매우희귀했으며,18세기에이르러실경을화폭에담은작품의수가압도적으로많았음을한눈에알수있다.이는곧조선의역사에서18세기가곧문예부흥의시기이자,실경에관한화가들의관심의정도가어떠했는가를정확하게드러내는지점이기도하다.
이책은또한화가들의이야기와시대의이야기를종횡으로교직함으로써역사란곧사람의이야기임을말해준다.풍경은그저바라보는대상일수만은없다.그곳에는사람이살았고,사람이살았던시간이곧역사가되어오늘에전한다.즉최열의안목을통해,그의안내를따라그림을보고,그림을통해사람을만나며나아가역사를만나노라면독자들은어느덧그림한점을통해아름다운풍경을보고,정권쟁탈의현장을만나며,약하고힘없는나라의현실을눈앞에둔군주의회한을엿보게된다.이미사라진우리의풍속을만나기도하고우리의현실로들어와있는일상의풍경이어디에서비롯되었는가를유추하기도한다.
이를위해저자최열은그림한점을볼때마다『조선왕조실록』,『동국여지승람』,『연려실기술』,『한경지략』,『택리지』등을비롯한방대한문헌들을오랜세월곁에두고살아야했다.그림을통해만날수있는풍성한이야기의현장이수많은문헌이라면,그림의실경을확인할곳은다름아닌바로오늘의서울이었다.그는그림에깃든사람의이야기와그림이그려낸현장감을확인하기위해서울의과거로들어가는답사여행을끝도없이떠났다.답사여행의초반,세상은아직아날로그의세계였다.조선시대그림한점이새롭게등장했다는사실은널리공개되지않았고,그그림이누가,언제,어디를그렸는가하는것역시분명하지않았다.최열은손에쥔한점의그림을들고수많은고문헌을살펴연구를거듭했으며실제로그대상이되는곳으로여겨지는곳을기꺼이찾아가그림과현재를비교하고확인하는작업을게을리하지않았다.발품을파는것에서그치지않고,세상이달라지면서등장하고점점정교해지는디지털지도를활용하여하나씩대조하는작업을거쳤음은물론이다.그렇게십수년동안모든데이터는때로수정되고,새로운내용이보태지면서업데이트를거쳐오늘에이르렀고,『옛그림으로본서울』은바로그오랜노정의빛나는성취다.

조선의그림을담은책이라는기본전제에도충실한책,
이미알려진모든것을뛰어넘어더많은화가,작품,이야기를담아내다
이책의출발은다름아닌조선시대그려진그림이다.이책은그본분에도탁월하게충실하다.조선시대화가를떠올리면어떤이름들이생각날까.일반독자들에게익숙한화가들이란정선이나강세황,김홍도나신윤복등이대부분이다.대부분당대문예인으로추앙받던이들이나도화서화원으로유명세를획득한이들이다.그러나지극히당연하게도조선에는더많은화가가있었고,더많은그림이전해져온다.이책은조선시대화가들이그들만이아니었음을새롭게전한다.인왕산을떠올리면정선의<인왕제색도>만떠오를독자들에게그에못지않은강희언의<인왕산도>를보여주고,백악산하나를두고김득신이라는화원화가의작품과장동김문의서자였던김윤겸의작품,그행적이잘알려지지않은엄치욱의작품을나란히두어같은대상이화가에따라어떻게다르게그려졌는가를한눈에보게한다.이름도낯선권신응이라는화가가조선시대를어떻게풍미했는지,조선에는김홍도만이아니라그와쌍벽을이룬이인문이라는위대한화가가있었으며그가어떤그림을어떻게그렸는지역시이책을통해발견하는‘사실’이다.양반가출신인정선만큼이나하급관료인임득명역시빼어난솜씨를베풀고있다는것,중인가문출신화가들의활약이얼마나대단했는가역시이책을통해만날수있는앎의즐거움이다.
그뿐이겠는가.화원화가김득신의<삼각산노적봉도>를통해정조의죽음을바라보는화가의쓸쓸함을엿보고,김석신의한강주유연작(<가고중류>,<압구청상>,<금호완춘>,<담담장락>)을통해그시절화가의눈으로즐겁게한강유람을떠날수도있다.김홍도의<송석원야연도>와화원화가임득명의<등고상화>등을통해그시절글과시,그림을즐겼던이들이누린한때의풍류에동참할수있으며,정선(<은암동록>)과심전안중식(<백악춘효>)의그림을통해경복궁의여러모습을가늠할수도있다.조선의권력을쥐고흔들었던,안동김씨세력의일가인장동김문의세거지그림을통해당시권력을쥔사대부가의일상을세밀하게살피고,청계천준천을영조임금이얼마나각별하게여겼는지를두점의그림을통해설명함으로써오늘의청계천의연원이어디에서비롯되었는지,청계천을바라보며떠올릴풍경이복개이후의것만이아님을저절로알수있게한다.여기에더해청계천위에서백성들이즐긴정월대보름달놀이를통해우리가오늘걷는청계천의오래된풍취를알수있게하고,문헌을통해드러난백성들의즐거움을위해통금시간을늦춘임금의배려를설명해둬,풍경이풍경만이아닌그시절풍속을읽을수있게도한다.

도판과텍스트의아름다운조화를꿈꾼,한권의책
책곳곳에포진한오늘의독자를위한저자의다양하고세심한배려,
이미책한권분량으로원고가쌓인것은수년전이나,본격적인편집작업이시작된건약20여개월전으로거슬러올라간다.약1년반동안이어진편집작업의초점은책을통해독자들에게그림을제대로보여주는것에맞춰졌다.이책의모든요소들은그것을우선순위로두어배치되었다.읽는책인동시에보는책을만들기위해다른책에비해약1.5배가량큰판형을선택하고,본문의배치에서그림의비중을최대한으로높였다.그럼에도불구하고판형의한계안에서세부를보여줄수없고,책이라는물성의특성상접히는부분이있을수밖에없었다.이를극복하기위해그림에서눈여겨보아야할부분을재치있게확대,배치하여아쉬움을그대로두지않고,그림을즐기는또다른재미를만끽할수있게한것은보는책을만들기위해최선을다한결과다.
또한이책에서눈여겨보아야할지점은곳곳에가득한독자를위한배려다.이책에실린모든그림에는그림의대상이오늘의어디를그린것인지를설명하는문장이한줄씩붙어있다.독자를위한저자의각별한배려에서출발한이한줄의설명은모든것이디지털화되고,어디가어디인가를쉽게분별할수있는오늘의시점으로그의미를판단할수없다.이를위해십수년의시간을바쳐그림속풍경이오늘의어디인지를밝혀내려애쓴저자의발품이고스란히투영된결과물이기때문에그러하다.
이책의배려는이걸로다가아니다.책뒤에부록으로‘옛그림속서울을그린조선의화가들’을두어책에실린모든화가들의상세한이력과그들의작품을한자리에모아놓았다.이러한일별을통해독자들은이미알고있던작가와작품부터책을통해처음만난작가의특징과작품의경향까지한눈에알수있게되었다.다시말해옛그림을담은책을만나는오늘의독자를위해활용할수있는방법을동원하여이책을살피는유용한네비게이션을제공하려한것이다.또한본문에서언급한거의모든등장인물들의색인을따로두어이책이그림과역사,나아가사람의이야기에주목하고있음을간접적으로드러낸것역시그네비게이션의연장선이라할수있다.

21세기,오늘우리는왜서울의옛그림을봐야하는가.
옛그림을통해어제를살피고,
서울의내일을꿈꿀유용한근거를갖는것이좋지않겠는가
태조이성계가한양으로천도한것은1394년,지금으로부터꼭626년전이다.그후로부터오늘날까지한양은경성으로,서울로이름만바뀌어왔을뿐이땅의중심도시로서의위용을여전히유지하고있다.이러한서울의옛풍경을그림으로만나는것은무슨의미일까.그것은흘러간옛모습을들여다보는추억이나감상의동기부여만을의미하지않는다.
도시는끝없이변화하며새로운모습을만들어나간다.새로움을향한추구는어쩔수없이지난역사의바탕위에덧대어만들어나갈수밖에없다.그러니이후우리가만들고지향할서울의모습을제대로구축하기위해서우리는옛모습을기억하고떠올릴할필요가있다.근대이후의시간이야이미무수한기록으로이미지로우리에게전해진다.그러나근대이전,서울의원형이라할수있는조선의옛풍경은감상의대상이자지엽적인지역의복원을위한자료로활용될뿐이다.저자는이렇게말한다.

“옛그림을통해서울의기억을되살리는시간여행이지금당장무슨쓸모가있으랴.그러나서울을그린옛그림을보며아름답던한양과마주하는순간의감동이야말로미래의서울을가꿀유의미한동력이다.기억이없다면,추억조차잊고산다면어떻게내일을꿈꿀수있을까”

이것이야말로이책의기획의도이자책을통해독자와나누고싶은저자의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