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도차제광론 1 - 나란다불교학술원총서 1

보리도차제광론 1 - 나란다불교학술원총서 1

$23.00
Description
이 책은 티벳어로 '장춥람림첸모'이다. ‘장춥(보리菩提)’은 깨달음이란 의미이며 ‘람’은 길(도道), ‘림(차제次第)’은 단계, 순서, 과정 따위를 말한다. 즉 깨달음의 길을 가는 순서 혹은 과정이라는 의미이다. ‘첸모’는 자세히 해설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서 한문으로 ‘보리도차제광론(菩提道次第廣論, 이하 광론)’이라고 한다.
이 책은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붓다를 이루는 길로 이끄는 안내서이자 지도이다. 이 지도가 가리키는 대로 그 길을 따라 가면 반드시 성불이라는 목적지에 이르게 된다. 사실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은 깨달음의 길을 안내하는 거대한 지도이지만 목적지에 따른 안내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고 또 방대해서 사용할 줄 모르는 여행자에게는 활용하기가 어렵다. 이 책은 깨달음의 길을 가는 여정에서 반드시 어디를 거쳐 가야 하는지, 또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풀어내면서 동시에 하나의 구조로 체계화되어 있어 활용하기 좋은, 매우 훌륭한 지도이다.
‘보리도차제(람림)’의 연원은 아티샤(Atiśa, 980-1052) 존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쫑카빠 대사는 『광론』의 예비수습편에서 보리도차제는 근원적으로 미륵보살의 『현관장엄론現觀莊嚴論』의 가르침이며 동시에 『보리도등론菩提道登論』의 가르침을 해설한 것이므로 『보리도차제론』의 실질적인 저자는 자신이 아니라 아티샤 존자라고 밝히고 있다.
『광론』의 예비수습편에서 잘 나와 있듯이 아티샤존자는 기울어져 가는 티벳 후기 불교의 중흥조로서 국가적 차원에서 왕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가며 인도에서 모셔온 존귀한 스승이다. 한 나라의 왕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며 정신적 스승을 모셨던 그 간절함은 당시의 시대 상황의 절박함을 짐작케 한다. 당시는 밀교라는 미명 하에 자칭 인도의 아사리(阿闍梨,ācārya), 빤디따(paṇḍita)라고 하는 이들에 의해 사도邪道가 크게 성행하여 무엇이 정법인지 사법인지를 구별하기 힘들었다. 때문에 예쎼 외(ye shes ’od) 왕은 이러한 종교적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인도에서 바른 스승을 모셔 와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인도에서 정법과 사법을 가려 줄 뛰어난 스승을 초청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일찍이 예쎼 외 왕은 역경사 린첸 상보(rin chen bzang po)를 비롯한 스물 한 명을 인도로 유학을 보내 인재로 키웠으며 티벳에 돌아온 뒤에는 그들이 경론을 번역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인도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역경사들에게 정법과 사법을 가려 주고 티벳 땅의 쇠락한 불교를 중흥시킬 수 있는 스승이 누구인지를 묻자 그들 모두 디빰까라 씨리쟈나(Dīpamkaraśrījñāna,아티샤 존자의 본명)라는 분을 모셔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의 말대로 아티샤 존자를 모시기로 결정한 예쎼 외 왕은 인도에 유학했던 스물 한 명의 인재 가운데 한 명인 역경사 갸 쭌뒤 쎙게(rgya brtson ’grus seng ge)에게 많은 금을 주고 여덟 명의 조력자와 함께 인도로 가서 스승을 모셔오도록 하였다. 하지만 아티샤 존자를 모시는 첫 번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초청을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실제 스승을 모셔 오는 데까지 많은 재정이 필요했던 탓에 금을 채굴하는 일에 왕이 직접 나서게 되었고 그러던 중에 주변 지역의 이슬람교를 신봉하던 갈록(gar log) 왕에게 볼모로 잡히게 되었다. 그가 불교 국가의 왕이었던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던 갈록은 불교를 버리면 목숨은 살려주겠다고 하며 그를 가두었다. 예쎼 외 왕을 살리기 위해 달려온 손자 장춥 외(byang chub ’od)에게 갈록은 인도에서 스승을 초청하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지배하에 들어오거나 혹은 예쎼 외 왕의 신체 크기만큼의 금을 받치면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하였다. 장춥 외는 금을 구해 예쎼 외 왕의 목숨을 구하기로 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머리를 제외한 신체의 크기에 해당하는 금을 구했지만 갈록 왕은 머리 크기만큼의 금까지 모두 가져 올 것을 요구하며 끝끝내 예쎼 외를 풀어 주지 않았다.
더 이상 금을 구하지 못했던 장춥 외는 예쎼 외를 찾아가 전쟁을 일으켜 무력으로 해결한다면 많은 사상자가 따르는 살생과 악업을 피할 수 없고, 인도에서 스승을 모셔 오는 것을 포기하고 악법을 따르는 왕의 지배하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예쎼 외 왕은 웃으면서 “내가 죽더라도 남은 일을 네가 잘 해낼 수 있겠구나. 법을 위해서 죽는다면 무슨 여한이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내게 두 가지 소원이 있다. 갈록 왕에게 한 톨의 금도 주지 말고 인도에서 스승을 모셔 오는데 쓰도록 해라. 설사 스승을 모셔 오는 일을 실패하더라도 이 모든 사실을 스승께 고하여 불교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인연으로 내생에는 스승을 실제 뵐 수 있도록 가피하시고 제자로 거두어 주십사 했다고 전해 다오.”라고 하며 풀려나기를 포기하고 죽기를 원하였다. 그의 죽음 후 장춥 외 왕이 그 유지를 받들어 많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아티샤라는 뛰어난 스승을 티벳 땅에 모시게 된 것이다.

역사 속에서 불교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써 쓰였다면 티벳의 두 왕은 오직 깊은 신심으로 불교의 위대한 유산을 바르게 계승하려는 애민정신과 보살정신을 보여 주었다. 그와 같은 예쎼 외의 숭고한 희생과 장춥 외의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이 가르침을 접하는 것은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들 왕이 보여주었던 불법에 대한 진심이 아티샤 존자로 하여금 마지막 여생을 오로지 중생들을 위한 마음으로 전법에 헌신하게 만든 것이다. 아티샤 존자의 전기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한 나라의 왕의 아들로 태어나 온갖 향락을 다 누렸으나 출가하여 위대한 스승으로 추앙받으며 존경과 환대를 받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해발 3500미터가 넘는 척박하고 황량한 땅, 유배지나 다름없는 변방에서 여생을 보내려고 결단했다는 것은 보살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티샤라는 인물은 인도의 국가적 인재였기 때문에 티벳 방문도 오직 3년이라는 기한 아래 허락되었으며 3년이 지난 후 인도로부터 귀환을 독촉 받게 되었다. 그의 귀환을 바라는 인도의 수많은 제자들과 대중의 열망이 커지고 귀환 요청이 계속되자 아티샤 존자는 인도 제자들을 위해 모든 가르침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보리도등론』을 저술하였고 자신이 인도로 귀환하는 대신 그 책을 인도로 보내었다. 『보리도등론』을 받아 본 인도인들은 아티샤 존자께서 귀환한 것과 다름없다고 크게 만족하였고 존자는 티벳 땅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로써 마침내 법통을 바로 세우고 불교를 중흥하여 대승의 정법을 널리 선양하는 사명을 완수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여 부처님의 모든 교설의 핵심이 응축되어 있는 『보리도등론』을 시작으로 티벳 땅에 도차제의 가르침이 뿌리내리고 훗날 제 쫑카빠 롭상 닥빠(rje tsong kha pa blo bzang grags pa)에 의해 그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저자

쫑카빠대사

저자:쫑카빠대사
쫑카빠대사의행적은전생의인연과원력에서비롯된것이다.전생에제석당왕여래帝釋幢王如來전에서미래악세惡歲에중관사상과금강승의도를널리전하겠다고서원하였으며그러한원력으로1357년암도지역의쫑카마을에태어났다.석가모니부처님의재세시에는바라문의아들로태어나부처님께수정염주를공양하며발심하였는데부처님께서미래에그가당신의정견을바르게지니고널리알리게될것이라고수기하셨다.쫑카빠대사가태어나기전에최제된둡린첸(chosrjedongrub:대사의첫번째스승)은부모에게찾아가이아이는특별한존재이니태어나면항상청결을유지하여잘보살피라고당부하였다.3세에제4대까르마파롤빼도르제(rolpa`irdorje)로부터우바새계율을받고꾼가닝보(kundga`snyingpo)라는이름을받았다.같은해에된둡린첸은다시부모를찾아가때가되었음을알리고대사는사원으로가게되었다.7세에된둡린첸으로부터사미계를받고롭상닥빠(blobzhanggragspa)라는이름을얻었다.3세에서16세까지는은사곁에머물며불교를수학하였다.16세가되었을때‘더많은공부를하지않으면불법과중생을널리이롭게하지못할것같다.’는생각이들어배움을위해위지역(티벳중앙지역)으로떠날뜻을스승께아뢰자스승께서도5부경서가운데반야,중관,인명(因明:불교논리학)이중요하다고조언하시며배움의길을허락하셨다.1373년에중앙지역으로가서17세부터36세까지20년동안인도와티벳논사들이지으신5부경론을완전히배웠다.쫑카빠대사는전생에이미많은것을성취한대성취자였기때문에육신의스승들뿐아니라문수보살께도직접가르침을받았다.경론에통달하였기에36세때이미설법으로많은중생을이롭게하였지만악업정화와복을짓는것,스승과본존(밀교의부처님)이둘이아님을관하는본존관,경론의참구라는이세가지에더욱매진하라는문수보살의말씀에따라1392년여덟명의제자를데리고올가(A’olGa)라는곳에서3년간용맹정진하였다.그로써현교와밀교의일체경론이진정한가르침임을깨치게되었으며,그후53세까지밤낮으로현교와밀교를수행하여마침내일체의깨달음을얻게되었다.갤첩다르마린첸(rgyaltshabdarmarinchen),캐둡겔렉뺄상(mkhasgrubdgelegsdpalbzang),제겐뒨둡(rjedge`dungrub),둘진닥빠갤첸(`dul`dzingragspargyalmtshan),잠양최제따시뺄댄(`jamdbyangschosrjebkrashisdpalldan)등과같은수많은뛰어난제자를배출하였으며입적하기전까지설법과논쟁,저술활동을통하여교학과수행의법을명확히천명하여불법을널리선양하였다.1419년,63세의나이로입적하였다.

역자:박은정
대학졸업후도미渡美하였다가달라이라마와의인연으로2000년에인도로건너갔다.그후13년간티벳의전통학제에서티벳어와티벳불교를수학하였다.달라이라마가설립한승가대학(InstituteofBuddhistDialectics)의분교(CollegeforHigherTibetanStudies)에입학하여티벳어학및기초논리학을배우고InstituteofBuddhistDialectics에진학하여반야와중관과정을졸업하였다.2002년에달라이라마한국어공식통역관으로발탁되어2018년까지활동했다.귀국후동국대학교경주캠퍼스(구)티벳장경연구소에서전임연구원을지냈으며,현재는동국대학교에서강의를하고나란다불교학술원에서티벳원전을번역하는일에매진하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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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서문
해제

Ⅰ.법의정통성에허물이없음을보이는저자著者의수승함

Ⅰ-[1]훌륭한가문에서의탄생
Ⅰ-[2]그생애에공덕을갖추는과정
Ⅰ-[2]{1}교법을두루아시는교학의덕을갖추는과정
Ⅰ-[2]{2}여법성취증법證法의덕을얻어가는과정
Ⅰ-[2]-{2<1>뛰어난계학을갖추다
Ⅰ-[2]-{2}-<11.별해탈계를구족하는과정
Ⅰ-[2]-{2}-<12.보살계를갖추는과정
Ⅰ-[2]-{2}-<13.금강승계를갖추는과정
Ⅰ-[2]-{2<2>두가지뛰어난정학을갖추다
Ⅰ-[2]-{2}-<11.보편의정학[共定學]
Ⅰ-[2]-{2}-<12.특별한정학[不共定學]
Ⅰ-[2]-{2<3>뛰어난혜학을갖추다
Ⅰ-[2]-{2}-<11.보편의혜학
Ⅰ-[2]-{2}-<12.특별한혜학
Ⅰ-[3]불법을위한행적
Ⅰ-[2]{1}인도에서의행적
Ⅰ-[2]{2}티벳에서의행적

Ⅱ.가르침에귀한마음을일으키는법의수승함

Ⅱ-[1]모든교법에모순이없음을깨닫는이익
Ⅱ-[2]부처님의모든말씀을특별한가르침으로보게되는이로움
Ⅱ-[3]부처님의뜻을조속히얻는이로움
Ⅱ-[4]죄행이저절로소멸되는이로움

Ⅲ.두가지수승함을갖춘법法을듣고설하는방법

Ⅲ-[1]청문자가법을듣는법
Ⅰ-[2]{1}법을듣는공덕
Ⅰ-[2]{2}법과설법자에대한공경
Ⅰ-[2]{3}청문법의실제
Ⅲ-[2]설하는방법
Ⅰ-[2]{1}법을설하는공덕사유하기
Ⅰ-[2]{2}부처님[敎祖]과법에공경심일으키기
Ⅰ-[2]{3}설법자의마음가짐과몸가짐
Ⅰ-[2]-{2<1>마음가짐
Ⅰ-[2]-{2<2>몸가짐
Ⅰ-[2]{4}법을설하는대상과법을설하지않아야할대상의구별
Ⅲ-[3]마지막공통의행법

Ⅳ.본가르침으로제자를인도하는순서

Ⅳ-[1]모든도의근원인선지식을의지하고섬기는법
Ⅳ-[1]{1}확신을얻기위한상설詳說
Ⅰ-[2]-{2<1>의지처인선지식의자격[性相]
Ⅰ-[2]-{2<2>스승에의지하는제자의자격
Ⅰ-[2]-{2<3>제자가스승을섬기는법
Ⅰ-[2]-{2}-<11.마음으로섬기는법
Ⅳ-{1}-<3>-1-가.보편적으로갖추어야할마음
Ⅳ-{1}-<3>-1-나.근본이되는신심의함양
Ⅳ-[1]-{1}-<3>다.은혜를떠올려공경심일으키기
Ⅰ-[2]-{2}-<12.행行으로섬기는법
Ⅰ-[2]-{2<4>선지식을선기는공덕으로인한이익[得]
Ⅰ-[2]-{2<5>선지식을잘못섬김으로인한해악
Ⅰ-[2]-{2<6>요결了結
Ⅳ-[1]{2}수행방법에대한약설略說
Ⅰ-[2]-{2<1>수행방법의실제
Ⅰ-[2]-{2}-<11.정근正勤시의수행
Ⅳ-[1]-{2}-<1>-가.예비행
Ⅳ-[1]-{2}-<1>-나.본수행
Ⅳ-[1]-{2}-<1>-다.마지막행
Ⅰ-[2]-{2}-<12.비정근非正勤시의수행
Ⅰ-[2]-{2<2>수행에대한사견의차단
Ⅳ-[2]선지식을섬기어어떻게마음을닦을것인가
Ⅳ-[1]{1}가만의몸을의미있게쓰기위한가르침
Ⅰ-[2]-{2<1>가만의몸이란무엇인가
Ⅰ-[2]-{2}-<11.팔유가八有暇
Ⅰ-[2]-{2}-<12.십원만十圓滿
Ⅳ-[2]-{1}-<1>-가.내부적원만함
Ⅳ-[2]-{1}-<1>-나.외부적원만함
Ⅰ-[2]-{2<2>가만의몸의가치를사유하기
Ⅰ-[2]-{2<3>가만의몸의얻기어려움을사유하기
Ⅳ-[1]{2}가만의몸을의미있게쓰는법
Ⅰ-[2]-{2<1>보편적도에대한이해
Ⅰ-[2]-{2}-<11.일체교설이세근기의도로수렴되는이치
Ⅰ-[2]-{2}-<12.세근기의도를차제대로이끄는이유
Ⅳ-[2]-{2}-<1>-가.세근기의도를통해이끄는의미
Ⅳ-[2]-{2}-<1>-나.그와같은차제대로이끄는이유
Ⅳ-[2]-{2}-<1>-2-1)실질적인이유
Ⅳ-[2]-{2}-<1>-2-2)의의

참고문헌
인용경전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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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보리도차제론』이티벳불교사에서차지하는위상과가치는티벳불교에관심을가지고있는사람이라면누구나쉽게알수있는것이다.그도그럴것이달라이라마존자님의법문에서늘회자되고법문주제로자주채택되곤해서존자님의법문을접한대부분의사람들은이책이얼마나중요한지잘알고있다.그러나그것이아무리훌륭한역작이고티벳수행자들에게사랑받는필독서라하더라도우리한국불자에게큰도움이되지않는다면무슨소용이있겠는가.

『보리도차제론』에서필자가주목한것은말그대로깨달음의길이라는도의과정을해설하는책이라는점도있지만우리사회가가진문제를해결하고현시대를살아가는사람들에게도움이될해법을제시한다는점이다.14세기라는다른시간과공간에서나온이역작은쫑카빠라는인물의시대적고민에서나온시대적산물이다.대사의저작속에고스란히투영되어있는시대상과문제를읽으면지금우리에게이저작이왜필요한가에대한답을발견하게된다.이저작은당시티벳불교사회가안고있던제문제를해결하는데지대한영향을미쳤으며지금까지티벳불교를지탱하는힘이되어왔다.스승의부재,교리적오해,맹목적인믿음,가치관의혼란등대사의시대가그랬듯이이시대에우리가직면하고있는문제에대한해법을제시해줄것이라확신한다.(김성철동국대학교불교학과명예교수)

책속에서

올바른논[正論]과구결(口訣,manngag)없이혼자힘으로교설을배우기때문에후대의중생들은그뜻을얻지못한다.그러한이유에서스승[軌轍師]들께서경을해설하는논서와구결문口訣文을저술하신것이라고할수있다.
따라서올바른구결이라면경장에대해확신을줄수있어야한다.구결의가르침을아무리배워도그것이경론의의미에확신을주지못하거나경론과상충되는도를설한다면그것은오로지버릴바이다.
어떤이들은삼장을수행의핵심이없는현학(衒學)의대상으로삼고,수행의핵심적의미를설하는가르침은따로존재한다고이해하며,정법에있어교학[經敎]과수행의법이별개로존재한다고여긴다.이러한인식은청정한현교와밀교의경(經),그리고경의해설서인청정한논(論)에대해큰신심을일으키는것을방해한다.경론은내밀한의미를설하지않고식견을넓힐수있는정도에불과하다고경시한다면그것은‘법을버리는업장(業障)’을쌓는일임을알아야한다.
해탈을구하는이들에게속임없는최상의가르침은분명삼장임에틀림없다.하지만뛰어난경론의가르침에만의지해서는스스로지혜가부족하여그뜻을알지못하기때문에스승의가르침에의지하는것이다.그처럼경론에대한이해를간구하는마음으로스승의구결을구해야하는것이지,‘경론은지식을위한것일뿐핵심이없고구결이야말로내밀하고깊은뜻을설하므로뛰어난것이다’라고생각해서는안된다.
---p.76~77

우리의번뇌는매우거칠어스승을섬기는법을모른다.알더라도행하지않아서많은사람들로부터법을듣는이들에게는스승으로인한무량한죄가생긴다.하지만이를참회하거나반성하는등의마음이생기기어렵기때문에앞서설명한대로스승을섬기는공덕과섬기지않는해악을알고거듭해서사유해야한다.무수한전생에서스승을어떻게섬겨왔는지그것을돌아보고마음속깊이참회하여다시금불경의죄를짓지않을것을여러차례다짐한다.제자[法器]의요건에있어서도스스로노력하여갖추어야한다.선지식을알아볼수있도록선지식의완전한자격과요건을거듭사유한다.
---p.145

‘수행(곰,sgom)’이라는이유명한말은선(善)의대상에반복하여마음을기울이고함양하는것이다.무시이래로우리는자신의마음에휘둘려왔으며,마음을내가내뜻대로휘두르지못하였다.그러한마음도번뇌와같은장애들을쫓음으로써모든잘못과허물이생겨났다.수행이란이러한마음에자재함을얻어선한대상에원하는대로마음을부리기위한것이다.
두서없이주먹구구식으로수행하면‘수행할가짓수는이정도이고이런순서로해야지’라고생각하여행하여도자신의생각처럼잘되지않는다.그로인해원하는대로선의대상에마음을부리는데큰장애가생긴다.
처음부터버릇이잘못들면한평생수행[善行]에허물이생기기때문에먼저수행할대상의수(數)와단계를명확히알아야한다.그런연후에명확하게정해진수행대상과다른어떤것에마음을쓰지않겠다는결의를여러번깊이다진다.그처럼확정된수행보다지나치거나부족함없이억념(憶念)과정지(正知)를갖추어수행해야한다.
---p.155

들음이많을수록들음에서생기는지혜[聞慧]가많고,문혜가많을수록사유가많으며,사유가많을수록사유에서생긴지혜[思慧]가많아진다.이사혜가많을수록닦음[修]이많아지고,닦음이많으면허물을차단하고공덕을이루는방편이많아지는까닭에수행에있어문사의중요함을경론에서거듭말씀하신것이다.
문사를통해정립된것은닦음[修]을위해서가아니라표면적인지식을넓히기위한것이라고하거나,닦을때정립된내용과는무관한것을닦는다면마치경마장을만들어놓고엉뚱한곳에서경마를하는것과같다.
만일그렇게되면경론에서말씀하신문사의중요성은무의미한말이되고,세가지지혜가순차적으로발생하는이치를설하는경교의보편적인체계까지도무너지게된다.또올바른길을가기위해반드시많이배울[多聞]필요가없다는잘못된말도진실이되는것이다.

이러한핵심들을이해하지못한증거로,현교와밀교를많이배운자나전혀배우지못한자모두이후실제수행에서별차이가생기지않는것이며또수행을하는자가법을듣고경책[經冊]을보며생각하는것등을흠으로여기는나쁜전통들이뿌리내리게된것이다.
---p.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