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마스 스캔들 (화려한 실패의 지식사회학)

하버마스 스캔들 (화려한 실패의 지식사회학)

$25.00
Description
“나는 90년대 후반, 하버마스 연구자들이 갑자기 연구를 왜 그만두었는가라는
특별한 문제를 설명해야만 했다. … 모두가 하버마스 수용에 몰입했어야 할 이유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누구도, 누구에 대해서도 제대로 몰입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치명적인 문제다.”
-

한국 인문사회과학계에 던지는 소장 학자의 도발적인 문제제기
- 하버마스 열풍은 왜, 어떻게 사라졌나

한국사회에서 1996년 하버마스의 방한 행사를 기점으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던 하버마스의 수용은 왜 갑자기 쇠퇴했는가? 하버마스 인기의 부침이라는 문제는 특정 이론의 수용 실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 인문사회과학 공간의 구조 변동과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왜, 그리고 어떻게 하버마스 이론이 수입되고 수용되었으며 실패로 귀결되었는지를 탐색한다.
저자

이시윤

동국대학교에서선학을전공했고,서강대학교사회학과에서위르겐하버마스의이론을비판적으로탐색하는연구와한국에서이뤄진수용과정에관한지식사회학연구로석사및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공주대학교,청주대학교,성균관대학교에서강의하며사회이론,지식사회학,종교사회학을연구하고있다.서구이론수용현상에대한후속연구를비롯하여비판이론과종교,생태주의가만나는지점에서한국사회에서벌어지고있는다양한담론을분석하는연구기획들을진행중이다

목차

서문-90년대하버마스열풍의사회학적조명

1부1990년대하버마스신드롬
1.하버마스열기의부상과소멸
2.하버마스네트워크단계의형성
3.‘차가운열기’현상의해부

2부딜레탕티즘과학술적도구주의를넘어서:
프랑스포스트모던그룹의교훈
1.부르디외의장이론과친밀한적대자공동체
2.친밀한적대자공동체구축의실패요인
3.68혁명시기프랑스학술장의구조변동

3부하버마스수용의이원화:
제도권학술영역과비주류학술운동권
1.마르크스와하버마스,계승인가단절인가
2.80년대학술공간의이원화:딜레탕티즘과도구주의의대결
3.‘하버마스없는하버마스’수용

4부하버마스네트워크의형성:
변혁주의,주류이론가,신진하버마스연구자그룹
1.하버마스방한행사의두얼굴
2.90년대학술운동권의핵분열과신진연구그룹의출현
3.하버마스방한과네트워크의완성

5부하버마스네트워크의해체:
딜레탕티즘과도구주의의사이에서분열된학자들
1.네트워크의해체와분위기의냉각
2.네트워크의성격과특징
3.변혁주의진영과주류이론가그룹의이탈
4.신진하버마스연구자그룹의와해

글을마치며-하버마스네트워크,무엇을남겼나

출판사 서평

한국사회에서1996년하버마스의방한행사를기점으로인기의정점을찍었던하버마스의수용은왜갑자기쇠퇴했는가?하버마스인기의부침이라는문제는특정이론의수용실패만을의미하지않는다.한국인문사회과학공간의구조변동과모순을극명하게보여준다.이책은왜,그리고어떻게하버마스이론이수입되고수용되었으며실패로귀결되었는지를탐색한다.

1.
1996년4월27일,철학과사회과학전반에걸쳐학문적논쟁의구심점이었던하버마스가한국을방문했다.언론의취재열기는하버마스를어리둥절하게만들었고,2주간의빡빡한일정과구름같이몰려든청중과의만남은그를당혹시켰다.아이러니하게도국내학계의하버마스열풍은바로그순간부터,하버마스가한국을떠나자마자식기시작했다.연구자들의망이결집된,한때정점에이르렀던하버마스네트워크는깊이있는연구와논쟁으로이어지지못하고해체되기시작했다.

2.
한국인문사회과학계를강타했던하버마스열풍을이끈학자들,즉90년대하버마스네트워크를이끈주역들은서울대사회학과의한상진,계명대철학과의이진우,한림대철학과의장춘익이었다.이들은하버마스를한국에본격적으로수입하고유통하는데결정적인역할을수행했다.한편하버마스의인기를견인한세집단은제도권에속한주류이론가교수그룹,학술운동영역에서성장한변혁주의그룹,그리고이들로부터분리되어하버마스를통해학술적성취와정치적변혁을동시에성취할수있다는믿음으로새로운지대를창출하려한신진하버마스연구자그룹이었다.저자에따르면이들그룹들이견인한“하버마스의인기는국내학술영역에서이전에도,이후에도없는강력한것이었다.그러나이러한열기조차도오래지속되지못했고,수많은전공자들과전문연구자들이하버마스를스스로완전히버렸다는것은분명놀라운스캔들”이다.하버마스를중심으로뭉친철학자,사회학자,정치학자들의네트워크와그들이출간한수많은책과논문은하버마스네트워크가양적인지표상일정수준에이르렀음을보여주었지만,결국신드롬으로그쳤다.

3.
하버마스의국내수용과관련해기존의학술적접근이없었던것은아니다.주로한국철학사혹은서양철학수용사에대한사상사적접근에서하버마스의수용이자주언급되었다.공통으로지적되는두가지중요한내용은80년대에마르크스가금지된상황에서‘우회로’로서도입됐다는점,그리고90년대초반동구권의붕괴와함께마르크스주의가위기에처하면서그대안으로하버마스가재부상했다는점이다.이러한접근은하버마스수용의중요한측면을알려주기는하지만,지식사회학적관점없이단순한사상사적흐름에대해서만언급하고있기때문에다음과같은중요한질문들에대해답하지못한다.수용자들은정확히누구였으며그들은왜하버마스를수용하고자했는가?대안으로가능한많은이론들중에서왜하버마스가가장주목받았는가?90년대중반하버마스열기는어떻게가능했으며,왜급격히냉각되었는가?

4.
책의저자인소장학자이시윤은이질문에답하기위해부르디외의장이론을활용해하버마스열풍을주도했던학자들의실명을낱낱이밝히고그들의학문적궤적을하나하나세세히추적한다.그리고학계저변에깔려있는‘딜레탕티즘’과‘학술적도구주의’를끄집어낸다.‘딜레탕티즘’은학술장의주류엘리트들이‘좁고깊은’학술적탐구를수행하기보다‘얕고넓은’지식을생산함으로써손쉽게취득한상징권력으로장내자신들의지배적위치를재생산하는데안주하려는성향이다.반면에‘학술적도구주의’는학술지식생산의목적을학술외적인것의실현에봉사하는것에두면서장외부로부터인정을얻으려는성향을의미한다.

5.
이두가지개념을축으로저자의주장을따라가다보면한국의인문사회과학계가왜유행하는이론과외국학자들에는민감하고깊이있는연구는부족한지,지금의학계가갖고있는문제와한계란무엇인지를직시하게된다.하버마스와부르디외의이론에대한간결하고명료한설명을비롯해하버마스수용과실패의과정을지식사회학적으로분석하고규명해나가는저자의글은소설을방불케할정도로속도감있게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