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잠 (문동만 시집)

구르는 잠 (문동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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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월호와 시

도서출판 삶창의 새 문학 브랜드인 (주)반걸음에서 기획한 ‘반걸음 시인선’ 1번으로 문동만 시인의 『구르는 잠』이 나왔다. 『그네』 이후 9년만이다. 시인은 자신의 구체적 생활에서 얻은 느낌과 정동에 좀더 밀착해 여러 가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한 생활시는 아니다. 문동만 시인에게는 여전히 우리 사회와 이웃들의 아픔에 공명하는 역량이 살아 있다. 문동만 시인이 시를 써온 시간은 정확히 이명박, 박근혜 체제와 겹쳐 있기도 하다. 따라서 문동만 같은 민중적 서정시인에게 그 괴로운 시간에 대한 아무런 반응과 비판이 없을 리 없다. 이번 시집에서 편수와는 상관없이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는 시는 바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작품들이다. 그 중 「소금 속에 눕히며」는 시인에게 제1회 박영근작품상을 선사한 작품이다.
저자

문동만

1969년보령에서태어났다.1994년『삶사회그리고문학』창간호에작품을발표했다.시집으로
『그네』등이있다.제1회박영근작품상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_5

제1부

구르는잠·12
부라더미싱·14
펭귄들의방·16
죄없이붉은·18
웃는종이·20
유모차는일몰속에서·22
계란을삶는밤·24
꽃을사보자·26
눈에바친다·28
복숭아·30
물이라는바늘-작당포구에서·32
첫사랑·34
녹의중심·36
박쥐·38
풍선·40
털이세는밤에대하여·42
변검變瞼·44

제2부

소금속에눕히며·48
손톱·52
젖은얼굴·54
사월이오월에게·56
독을놀다·58
먼저죽은X명처럼·60
24시간·62
新창세기대한문편·64
쌍문역에서·66
숭어·68
강화에와서·70
귀룽나무에게·72
상강무렵·74
투망을던지며·76
향긋한숨·78
오지않는저녁이없는것처럼·80
곁에누워본다·82

제3부

소년기·86
발을주어야한다·88
농담하는무덤?모란에서·90
별들의이빨·92
사월·94
어떤언약에부쳐·96
뿔·98
거북이·100
말뚝·102
미루나무살풍경·104
가시·106
옷을달이다·108
너는너의상주가되어·110
미궁의문·112
돌문에쓰다·114
담벼락·116

제4부

동화童話2·120
터널·122
벽제의순희·124
장작·126
냄새의무늬-냄새는맡은자가발효시켜야한다·128
건너지마라·130
빈방·132
칫솔·134
피뢰침·136
가루·138
마늘·140
대를솎다·142
김채수약전·144
뼈도없는국수·146
묵답에서·148
초록을보내고·150


해설
수직을넘고있는수평의시|신철규·152

출판사 서평

억울한원혼은소금속에묻는다하였습니다
소금이그들의신이라하였습니다

차가운손들은유능할수없었고
차가운손들은뜨거운손들을구할수없었고
아직도물귀신처럼배를끌어내립니다
이윤이신이된세상,흑막은겹겹입니다
차라리기도를버립니다
분노가나의신전입니다
침몰의비명과침묵이나의경전입니다

(…)

아,차라리우리가물고기였더라면
이바다를다마셔버리고살아있는당신들만뱉어내는
거대한물고기였더라면

_「소금속에눕히며」부분

‘세월호참사’에대한이만한비통의파토스를표한작품도드문데,그것은시의화자가“차라리거대한물고기였더라면/이바다를마셔버리고살아있는당신들만뱉어내는/거대한물고기였다면”에서극점을이룬다.이작품말고도「손톱」「젖은얼굴」「사월이오월에게」등은2014년4월16일의비극이시인의가슴을얼마만큼깊게파놓았는지를보여주고있다.

윤리적감정과개방성

그런데‘세월호참사’가일회적참사가아닌것을문동만시인은이미간파하고있었다.「소금속에눕히며」에서도“침몰입니까?아니습격입니다습격입니다!”라고급박하게내뱉은것은우리사회가약자들에대해얼마나무자비한지를알고있었기때문에가능한언술이었던것이다.「소금속에눕히며」를위시한세월호시편들뒤에배치된「먼저죽은X명처럼」「24시간」「新창세기대한문편」은대한민국자본주의가노동자들에게얼마나잔인한체제인지를명징하게보여준다.삼성전자반도체에서일하다가백혈병에걸려사망한“박지연씨”를호명하고있는「먼저죽은X명처럼」이나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들이대한문앞에서천막농성을벌일때경찰이화단을심어그들을조롱하는현실에일침을놓은「新창세기대한문편」등을보면문동만시인이얼마나민중의연대에열려있는시인인지금세드러난다.사실이러한시인의서정은정치적신념이나이념적급진성이전에함께사는존재들에대한윤리감정과진정성있는개방성때문이다.

저이의한때가등뼈마디마디에
음각과양각으로서
살없는활로서
시위를버티는삶의탄성을
늘등을굽히는노동을
제몸을표적으로박는노동을

저이들의솔기를다시뜯어
다시옷을짓는다면
어떤누에가되어푸른실을쏟을까

_「부라더미싱」부분

이시에서도시인의진정성있는시선과깊은공감능력을확인할수있는데,아마이런능력은천성에가까울것이다.범상한듯한시선과표현에서독자들은마음의진동을곧바로느낄수있기때문이다.


먼저앓는시인

이런마음은시인이자신의과거를돌아볼때나,“늙은당신의방바닥을문질러”(「가루」)볼때,또는“엄마와당숙모를소읍에데려가”“뽀글뽀글한파마를해주고/중국집에서우동을”(「뼈도없는국수」)사드릴때도변함없이나타나는서정이다.문동만시인에게는이게어쩔수없는삶인것같다.“좋아하고연민했던사람몇몇이먼저스며든서쪽에서시를고쳐쓰곤했다”는고백은그냥하는말이아니었던것이다.이농담(濃淡)에큰낙차가없는시인이보는사물은그래서아프고슬프지만,그것은그의말대로“진지하고엄숙한세계”탓이다.그리고그걸지나치지못하는본연의성정탓이다.그런자신을다받아들일줄아는,그러니까“피는것속에서지는것을먼저보는병을그냥삶이라,시라받아들이”는(이상‘시인의말’)한시인의마음은언제나아파서일렁일것이다.그런자신이자신에게도때로는힘겨웠던지,먼저간누이를향해터지지도않는늦은울음을터뜨리고만다.

건너지마라건너지마라목이메었으나터지지않았을것이다(「건너지마라」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