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위 스님의 자수 정원 (세상일 마음대로 안 되는데 수라도 내 맘대로 놓아야지.)

정위 스님의 자수 정원 (세상일 마음대로 안 되는데 수라도 내 맘대로 놓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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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상일 마음대로 안 되는데
수라도 내 맘대로 놓아야지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로 누리는 일상의 아름다움
무명 위에 꽃 수를 보며 마음 공부를 하다

“서너 가지 쉬운 바느질법으로 수를 놓는다. 하늘하늘 꽃잎 끝자락과 느긋하게 춤추는 듯한 줄기를 보면 마음이 홀가분하고 편안해진다. 자연은 그러한데 그 모습을 요란하게 담을 필요가 있나.“
-본문 중에서
저자

정위

수덕사견성암으로출가했으며,지금은관악산자락아담하고현대적인사찰길상사에기거한다.커피를내리고,수를놓고,전시를기획하는스님은탁월한안목으로불교계에서문화인사로통한다.차한잔을내거나꽃한송이를둘때도살피고헤아리는스님에게서는수행자의마음이드러난다.뒷산과앞마당,길가의생명에감탄하며무명위에수놓은꽃에서도이런면모가보인다.길상에가면법당,앞마당,전시문화공간지대방등곳곳에서스님의‘일상예술가’적면모를엿볼수있다.저서로<정위스님의가벼운밥상>이있다.

목차

여는글|어머니에게받은무명한필

01꽃이피지않는풀이있으리
곰취잎이곰발바닥같아도
무꽃
줄딸기
또꽃이피어버렸네,쑥갓
폭죽터지듯이,부추꽃
두번꽃피는민들레
오이꽃은여름상보에수놓으면시원하다
메우고비우고,한련

02오색실로꽃놀이
두손모은듯,연잎과연꽃
땡글땡글남천열매
마음대로칼라
흙담밑에핀접시꽃
아네모네
당귀를은빛으로
매화보다일찍피는꽃,히말라야앵초
자운영꽃무리
서늘하고달콤한매화향기

03옛수에담긴마음
은방울꽃을디자인했네
베갯모의소국송이
동백,그단순한맛
나팔꽃은여름꽃
목단두가지
동자가연꽃을들고서
장수를기원하며,실국화
홍매와새

04느긋하고편안한꽃
옛날생각나는패랭이
쪽빛푸른달개비꽃
단풍과영지
단풍잎에봄볕이비추면
맑디맑은철원꽃창포
애물단지괭이밥
산동백은생강향기가난다

05곁에두고오래보다
어머나,여우꼬리
뒷산망개나무,잘생겼네
장독대옆맨드라미
부러진남천가지주워다
보고있으면시원한맥문동
한라용담,즐겁다
한나무에여러색꽃피네,목화?

바느질법과도안

출판사 서평

뒷산풀꽃,앞마당야생화,옛물건의꽃수
정갈한무명위에꽃들이피어났다
출가하는딸에게어머니가무명한필을주셨다.스님은길쌈한귀한무명을장롱깊숙이간직했다가어느날꽃한줄기를수놓았다.그한땀에서시작해한필이다되도록무명위에꽃을담았다.뒷밭부추꽃과줄딸기,부엌창가에서피어난무꽃,마당에서고이기른야생화등주변의꽃과옛날사람들의마음이담긴옛물건의자수등특별한꽃들을만날수있다.주택가화단과텃밭,길가등우리곁의자연을살핀스님의수는무심히지나쳤던일상의아름다움을돌아보게한다.

오색실로꽃놀이하고,
수놓기는분주하고도무료한우리삶의수행이자예술활동이다.스님은수작업을오색실놀이,천조각안에서마음껏내꽃을만드는일이라고말한다.꽃술에파랑실을쓰거나알록달록여러색으로매화를본즐거운마음을담기도하는등주어진색실번호를따르기보다자기나름대로색을골라보면수작업이더욱창의적이고즐겁다.

꽃수보며마음공부하다
정위스님의수에는자연의생동감이깃들어있다.하늘거리는꽃잎,줄기휘어진모습,각기다른초록잎의변주를보고있으면생명력이고스란히전해진다.색실을골라그저면을채우는것이아니라한땀한땀자연의모습을살핀수행자의마음이무명위에드러난다.마땅한색이없어이리저리맞추다뜻밖의아름다움을발견한이야기,잎을메울지비울지,어떤색을고를지하며허송세월한에피소드,바람결에꺾어진가지주워온이야기등스님의수이야기를읽으며잔잔한위로와삶의지혜를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