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 직전

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 직전

$14.50
Description
한국 대표 작가 아홉 명이 선보이는 퀴어 소설!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에서 선보이는 시리즈 「큐큐퀴어단편선」 제2권 『인생은 언제나 무너지기 일보 직전』. 《82년생 김지영》으로 한국사회에 페미니즘 열풍을 불러온 조남주 작가를 필두로 김현, 윤이형, 김성중, 한유주, 최정화, 듀나, 최진영, 정지돈 등 아홉 명의 작가들이 퀴어에 잣대를 세우고 빤한 해석을 내리는 세상에 반대하며, 다양한 퀴어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써 내려간 작품집이다.

죽은 연인을 홀로그램으로 만들어 여행을 떠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김현의 《고스트 듀엣》, 퀴어 퍼레이드에서 만난 두 직장 동료의 이야기를 담은 윤이형의 《정원사들》, 보리스, 아셈, 조앵, 은수, 차차가 아바나의 게이 클럽에서 있었던 사건을 각기 다른 시점으로 이야기하는 정지돈의 《포스트 게이 아포칼립스》 등 각기 다른 이력과 연령의 작가들이 자기만의 문체로 선보이는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조남주

2011년《문학동네》로등단.소설집《그녀이름은》,장편소설《귀를기울이면》《고마네치를위하여》《82년생김지영》《사하맨션》이있다.

목차

이혼의요정ㆍ조남주7
고스트듀엣ㆍ김현39
정원사들ㆍ윤이형77
에디혹은애슐리ㆍ김성중115
원을구하기위하여ㆍ한유주147
라디오를좋아해ㆍㆍ최정화183
바쁜꿀벌들의나라ㆍ듀나 217
XOXOㆍ최진영251
포스트게이아포칼립스ㆍ정지돈285

출판사 서평

“우리는네가원하는삶으로가봤으면좋겠다”
한국대표작가들의퀴어소설집

“지금중요한것은감성을회복하는것이다.우리는더잘보고,더잘듣고,더잘느끼는법을배워야한다.”《해석에반대한다》에서수전손택이했던말이다.아마도지금한국문학에서가장중요하게다뤄져야할것은퀴어를보고,듣고,느끼는것이아닐까.그감성을회복하는것이아닐까.그러고서우리가원하는삶으로가보는것이아닐까.그런의미에서퀴어문학단편집《인생은언제나무너지기일보직전》의출간은그회복의출발점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

너무환하지않게,너무그늘지지않게
삶을제자리로데려가는아홉편의퀴어소설
‘큐큐퀴어단편선’의첫권인《사랑을멈추지말아요》는여섯명의젊은작가가퀴어의존재와사랑을이야기했다.탄탄한문학적입지를다져온김금희,임솔아,퀴어문학의새로운계보를잇는김봉곤,박상영,새로운세대의이야기를쓰는강화길,이종산작가가참여했다.
《인생은언제나무너지기일보직전》은아홉명의작가들이퀴어에잣대를세우고빤한해석을내리는세상에반대하며,다양한퀴어의모습을보여주기위해써내려간작품집이다.《82년생김지영》으로한국사회에페미니즘열풍을불러온조남주작가를필두로김현,윤이형,김성중,한유주,최정화,듀나,최진영,정지돈작가가참여했다.각기다른이력과연령의작가들이자기만의문체로다양한장르의이야기를담았다.
작품속퀴어의모습은익숙하다.대부분이출퇴근길,아파트단지나휴일의공원과동네카페에서마주하는우리이웃의모습이다.이혼한두모녀가정이모여가족공동체를이루고(조남주,〈이혼의요정〉),안가면지는거같아서간퀴어퍼레이드에서회사상사를만나고(윤이형,〈정원사들〉),동거인과불화하는와중에직장동료를색안경을끼고바라보며(최정화,〈라디오를좋아해?〉),지구가평평하다는음모론을믿고(한유주,〈원을구하기위하여〉),죽은애인의홀로그램영상과여행을떠난다(김현,〈고스트듀엣〉).일상의모습이지나간곳에는삶의질문들이자리한다.“젠더의변화가영혼의변화도가져오는지,그렇다면젠더란무엇인지를묻고”(김성중,〈에디혹은애슐리〉),“이성애자와자는동성은동성애자인가요,이성애자인가요,동성애자와자는이성은이성애자인가요,동성애자인가요……”(정지돈,〈포스트게이아포칼립스〉)같은질문을쳇바퀴처럼늘어놓는다.“이렇게나다른우리들이어떻게서로를이해할수있을까?”(〈라디오를좋아해?〉)라는질문에는,“글쎄요.모르겠군요.하지만무언가를버린다면그건다른무언가를받아들이기위해서겠지요”(듀나,〈바쁜꿀벌들의나라〉)라고대답하고,“한사람을좋아한다고말하는건어떤의미일까?”(한유주,〈원을구하기위하여〉)라고묻고난뒤에는,“우리의사랑은할수있거나할수없는게아니라,하는것”(최진영,〈XOXO〉)이라는결론곁으로우리를데리고간다.
인생이무너지기일보직전이라면,언제라도무너질수있다면,우리는무얼할수있을까?우리는,할수있다.“서로를사랑해야합니다.아무런조건없이,이해없이,서로를사랑”(정지돈,〈포스트게이아포칼립스〉)할수있다.
《사랑을멈추지말아요》,《인생은언제나무너지기일보직전》에이어‘큐큐퀴어단편선’시리즈는앞으로도매년독자들을찾아갈예정이다.2000년서울에서처음열렸던퀴어문화축제가2019년현재여덟곳으로확장되었듯이,큐큐가펴낼퀴어문학의축제또한매년확장될것이다.지금우리가서있는이곳에서문학이어떻게존재해야하는지말하기위해서,모든부당한해석에반대하기위해서,뭘할수있죠?하고묻는이들에게우리는이야기를전할수있다고말하기위해서,무너지지않기위해서,무너진대도다시일어서기위해서.

‘퀴어(queer)’는‘기묘한,괴상한’이란뜻으로성소수자를지칭한다.애초동성애자를경멸적으로부르는말로쓰이기시작했으나,현재는게이,레즈비언,트랜스젠더등성소수자를모두아우르는말로사용된다.

“왜우리가불행하고혼란스럽고우울할거라고넘겨짚고그러지”
새로운가족의탄생-조남주〈이혼의요정〉
조남주작가의〈이혼의요정〉은여러면에서의미있는작품이다.‘은경’과‘수연’은각각아이를데리고집을합친다.‘은경’은이혼을했고,‘수연’은이혼을하는중이다.소설의부제가‘한남아빠에게’여도어색하지않을이소설은얼핏에세이《여자둘이살고있습니다》에서보여준혼자도결혼도아닌,조립식가족을떠올리게도한다.하지만,가족공동체에서가장약한고리인‘주부’와‘아이’를모아새로운가족공동체를만들었다는점에서놀랍고도용감한(아니어쩌면너무나당연한선택일수밖에없는)새로운여성연대의모습을보여준다.

“두사람이야그렇다치고애들은?애들은이상황이얼마나혼란스럽겠어?다인이는그여자를뭐라고생각해?"??“엄마라고생각해.은경엄마라고부르고.효림이는나를수연엄마라고불러.걔들아무렇지도않아.우리넷지금되게좋은데?"?
_35쪽조남주,〈이혼의요정〉중

“인생은언제나무너지기일보직전.그래서오늘도무너졌구나.”
상실한자들이품은단하나의문장-김현〈고스트듀엣〉
김현작가의〈고스트듀엣〉은죽은연인을홀로그램으로만들어여행을떠나는한남자의이야기다.인생이무너지는와중에도우리는어제를희망하고,오늘을이어간다.그러려면사랑했던사람과의기억이필요하다.‘뭔가를영원히기억하려고한다는것은그누군가가그기억을끊임없이갱신하고창조할임무를수행해야한다는점을의미할수밖에없다’라고했던수전손택의말처럼소설은사랑하는사람을영원히기억하려는사랑에대해서이야기한다.하지만소설이말하는건위대한사랑도불가능한사랑도아니다.그사랑이이루어지는곳은보통의우리곁이며,일상적인삶이다.소설을다읽고나면사랑했던누군가를떠올리게된다.

“사람이면사람,짐승이면짐승.고등어의유령은마리,먼나무의유령은그루,
이형우의유령은한명.한상민의유령은두명.”
“형,우리도나중에고스트듀엣이나하자.붙어다니자.”
_50쪽김현,〈고스트듀엣〉중

“안오면지는것같아서.이런마음으로퀴퍼에오는사람도있을까.”
내안의숨겨진정원들-윤이형〈정원사들〉
윤이형작가의〈정원사들〉은퀴어퍼레이드에서만난두직장동료의이야기다.애인과헤어져홧김에퀴어퍼레이드에온젊은여자와사랑하는딸과가정이있기에퀴어퍼레이드에오는거말고는그어떤선택도할수없는중년여자의대화가진행된다.소설을읽는우리는자연스레둘의대화에참여하게되고우리를막고있는벽과우리가모른척했던거대한삶의정원을마주하게된다.

저는기뻤어요.그정원이있다는게,자랑스러웠어요.태어나서처음으로내가한존재로서온전해졌다는생각이들었어요.그리로갈수도없고,유리를깨거나문을만들어달고싶다는생각도들지않지만,그냥그게있다는게좋았어요.이렇게밖에설명이안돼요.
_98~99쪽윤이형,〈정원사들〉중

“엄마,난사실아들이아니라딸일지도몰라요.”
“그걸이제알았니?”
백년동안의퀘스처닝-김성중〈에디혹은애슐리〉
김성중작가의〈에디혹은애슐리〉에는100년동안시간이정지한세계가나온다.죽음이사라지고끝없이여름이계속되는세상에서‘나’는머리를기르고호르몬제를맞는걸시작으로여러젠더를횡단하고실험한다.하지만그어떤것에서도진짜자신이라는확신을가지지못하던‘나’는가사로봇엔도를만나면서‘젠더’와‘영혼’에대한새로운시각을갖게된다.

“만약엔도가인간이라면어떤젠더였으면좋겠어?”“저는사람이아니라동물이되고싶어요.몸에털이나있고꼬리도있는육식동물,이를테면표범이나재규어같은고양잇과동물이요.”인공지능이인간이되고싶어하리라는것은선입견에불과한모양이다.그러나이엉뚱한소망은어디에서비롯된것일까?
_137쪽김성중,〈에디혹은애슐리〉중
“너는유일하게혼자다.하나,유일,혼자.”
나를증명하고너를설득하기위해-한유주〈원을구하기위하여〉
한유주작가의〈원을구하기위하여〉에는‘지구평면설’을믿는인물이나온다.하지만,소설은단순히음모론이라는소재에서멈추지않고,지구가둥글다면,지구가평평하다면끝은어디일까,라는‘끝’에대한철학적질문으로소설을이어간다.끝에는무엇이있을까.끝의끝은있을까.

너와나를우리라고부를수있을까?한때너는나였고,나는너였으므로,그렇다고믿었으므로,그때는너와나를우리라고부를수있었다.그러므로우리는……?
_158쪽한유주,〈원을구하기위하여〉중

“이렇게나다른우리들이어떻게서로를이해할수있을까”
내안에자리잡은편견?최정화〈라디오를좋아해?〉
최정화작가의〈라디오를좋아해?〉에는흔히우리가이단이라고말하는종교를가진직장동료에게아무정당한이유없이색안경을끼고미워하는‘나’의이야기가나온다.‘나’를통해소설은우리에게묻고있는지도모른다.당신이아무렇지않게말하고생각하고생활하는편견은무엇이냐고.

편견이라는것.색안경을끼고보는게편견일까?자신의위치에서자신의눈으로그저자연스럽게보고행동하는게편견이야.
_194~195쪽최정화,〈라디오를좋아해?〉중

“무언가를버린다면그건다른무언가를받아들이기위해서겠지요”
이상한나라의꿀벌들?듀나〈바쁜꿀벌들의나라〉
듀나작가의〈바쁜꿀벌들의나라〉은A.I.의승리로끝난마지막전쟁이후의세계를그리고있다.기존인간성이무의미해진세상에서인간들은성욕도식욕도다벗어버린채퀸,드론,워커등꿀벌처럼구분되어살아간다.마지막전쟁전도약선을타고‘해랑4’로온지구인들의모습은지금우리의모습과오버랩된다.지구인들은새로운세상에서조차살인을저지른다.지금우리가당연하게생각하고있는인간성과욕망이란무엇일까?우리는그질문에답할수있을까?

우린다양한세계에서다양한모습으로충만한삶을살고있고그어느때보다도더많은걸원해요.단지당신들이당연하게여기고있는인간성의스펙트럼에서조금벗어나있을뿐입니다.
_244쪽듀나,〈바쁜꿀벌들의나라〉중
“근데우리예전에는세시간씩키스하고그랬잖아.”
알콩달콩중장년레즈비언로맨스-최진영〈XOXO〉
최진영작가의〈XOXO〉를읽고나면누구든사랑이하고싶어질것이다.가짜사랑말고,진짜사랑.남자와여자가하는사랑말고,두명의사랑하는사람이하는사랑.오래오래키스할수있는,세상곳곳에서매일매일사랑스러운키스를나눌수있는,언제든어디서든우리가있는곳을세상의중심으로만들수있는,그런사랑.

여자랑여자가어떻게사랑할수있느냐고묻는다면나는웃어버릴것같다.터지는웃음을참을수없을것같다.우리의사랑은할수있거나할수없는게아니라,하는것.할수없거나하지않을때그것은거기없다.너의가족이나를보고미소짓는다면나도미소지을것이다.의아한표정으로나를본다면,나역시의아한표정으로바라볼것이다.우리가이상한가요?당신들도이상합니다.
_279~280쪽최진영,〈XOXO〉중

“게이는끝났어.Theendofgay.”
패배자가되지않기위해서-정지돈〈포스트게이아포칼립스〉
정지돈작가의〈포스트게이아포칼립스〉는보리스,아셈,조앵,은수,차차가아바나의게이클럽에서있었던사건을각기다른시점으로이야기한다.작가는말한다.“내소설을우연히읽는독자들은하나의모순이아닌여러가지모순을발견하게될것이다.하나의색조가아닌다양한색조,하나의선이아닌여러원형들.그래서내소설이연계된사건의역사가아니라,퍼졌다가돌아오고확대되었다가,참기힘든것이때때로자유로운것이되는극한상황에서,쉼없이더부드럽고더열정적으로다시돌아오는파도와같기를바란다”고.그런데정말게이는끝났을까?그렇다면퀴어는?그렇다면소설은?
영원은순간에존재하는것이죠.순간은마주침입니다.마주침은한번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