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등인의 별에서 (정윤천 시집)

점등인의 별에서 (정윤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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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정윤천 시인은 “맨 밑바닥에 잠들어 있던 해저海底의 목소리들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인양해 버리지는 않았는지 모르겠군요.”「마흔 살의 하루라는 이름의 역 앞에서」라며 우려 섞인 고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해저의 목소리’는 심해의 흙처럼 섬세하며 아름답다. 그는 “내가 알지 못했던 삶의 속삭임을”「어떤 시의 속삭임 쪽에서는」 자꾸만 들려준다. “눈이 내리는” 이유,「사랑이 와서 가져가라고」 “나뭇잎이 푸르른” 이유,「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일들」, 「아직 도착하지 못한 이유」 나아가 우리가 “가진 것 중에 제일 깨끗”「눈물」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왜 내년 봄의 꽃들이 피어나기 전에 이곳에서 떠나가야만” 「눈사람 아이를 위한 연가」 하는지도.
“남아 있는 계절이 / 지나와 버린 계절보다 짧아져 버렸”「9월의 시詩」기에, 그의 시는 “사랑을 잘 기르는 방식”에 집중하며 “사과를 익어가게 하는 온도”「가을 편지가 오는 시간」를 유지하고 있으며, “눈이 내리는 밤과 / 아무도 오지 않는 오솔길을 더욱 사랑”「어린 시인을 위한 칠판」 하려한다.
시인의 지리적 상상력은 “나이 든 미루나무와 어린 별들이 숨어 있는 마을”「산복도로」로 이어졌다. 그 마을 끝에서 그는 점등인의 걸음으로 지구라는 행성에 불을 밝힌다. 그보다 경이로운 태도는 절하듯이, 눈물을 흘리듯이 “엎드려”「시인의 말」 시라는 빛을 켠다는 점.

시와 그림의 조화로움이 또 다른 매력을 자아내는 시집은 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시인이 나아가는 시간을 따라 여행하는 커다란 행운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물방울 하나”「섬」에서 출발하여 ‘사막’과 “거친 벌판을 혼자서 건너”「사랑의 돈키호테」“해안선 근처를”「점등인의 별에서」 지나 “수도원의 뾰족한 종탑 아래”「꽃이 피는 나타샤」를 돌아오는 서정적 유랑. 그렇게 우리는 떠나기 전과 다른, 삶의 ‘건반’「건반 하나」을 시집 속에서 발견하는 사람이 된다.
-김이듬(시인)
저자

정윤천

전남화순출생.무등일보신춘문예당선.실천문학등단.시집『생각만들어도따숩던마을의이름』,『흰길이떠올랐다』,『탱자꽃에비기어대답하리』,『구석』,『발해로가는저녁』,『점등인의별에서』.시화집『십만년의사랑』,시선집『그린란드바닷가에서바다표범이사라지는순서』.지리산문학상등수상.계간《시와사람》편집주간,《시의시간들》편집주간.

목차

1부사랑은다시태어날물음속으로
2부나비를뭉쳐서너에게로던졌다
3부그림을잘그리는아이를위하여
4부우체통은빨간색이었다

발문ㅣ송재학(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