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괜찮으면 누가 퇴사해 (청년들의 불안하고 불행한 일터에 관한 보고서)

회사가 괜찮으면 누가 퇴사해 (청년들의 불안하고 불행한 일터에 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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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터에서 소진되기보다 성장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보고서
『회사가 괜찮으면 누가 퇴사해』는 청년들이 문제가 아니라 변하지 않는 일터가 문제라고 말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저자인 천주희 문화연구자는 청년, 여성, 노동, 빈곤, 소수자 등에 천착해온 연구자이다. 학생 채무자 25명을 인터뷰한 청년 부채 보고서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로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삶의 문제와 밀착된 현장 연구를 해온 연구자답게 이번 책에서는 청년 퇴사자 21명을 인터뷰해 당사자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왜 청년들이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일터는 어떤 곳이었는지, ‘일터’에 주목하면서 ‘퇴사’를 해석하고, 일과 일 중단의 경험 사이에 단절된 숨은 이야기를 드러내고 있다.

저자가 ‘청년’ 퇴사에 주목한 이유는 단지 청년이 더 힘든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 아니다. 어떤 세대가 더 힘들고 덜 힘든지 논쟁해서는 퇴사라는 현상을 풀어가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청년의 입장, 그러니까 일터에 가장 나중에 진입한 사람의 입장에서 일터를 바라보면 오늘날 한국 사회가 놓여 있는 상황과 일터의 풍경이 더 명확하게 보인다.

책의 구성은 ‘취준-입사-퇴사-입사’라는 청년들의 노동이행경로를 쫓아간다. 1장에서는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현장실습생/인턴 같은 과도기적 노동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본다. 2장은 입사 후 목격하는 일터의 풍경을, 3장은 버티고 버티다 끝내 퇴사를 결행하는 ‘단절점’을, 4장은 퇴사 이후의 다양한 시도를, 5장은 퇴사를 해도 괜찮은 사회가 되기 위한 제언을 담았다.

『회사가 괜찮으면 누가 퇴사해』는 우리가 서로의 불행을 경쟁하는 대신 우리 모두의 직장을 함께 바꿔나갈 작은 용기를 내어보도록 도와준다. 그동안 나의 ‘호의’가 가닿지 못한다고 느껴왔던 관리자나 임원들,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하고 있거나 직장생활에서 피로감과 모욕감을 느끼고 있는 직장인들, ‘전 직장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퇴사자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조직문화에 대한 상상력과 영감을 준다.
저자

천주희

문화연구자겸작가.
대학에서신문방송과사회학을공부하고,대학원에서문화연구와여성학을공부했다.주로청년,여성,노동,빈곤,소수자등에관심이많다.대표저서로『우리는왜공부할수록가난해지는가』(2016)가있고,이책으로제57회한국출판문화상을수상했다.공저로『노오력의배신』(2016),『무엇이우리를인간이게하는가』(2018)등이있다.
2016년12월부터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서일했고,2018년12월청년퇴사연구프로젝트‘퇴사,일터를떠나는청년들’을마지막으로퇴사했다.현재저술,연구작업을병행하면서프리랜서로살고있다.활동단체로문화사회연구소,독립연구자네트워크가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취업시장의문턱
스펙인간
‘첫직장’의환상

2장수상한노동세계
일터는원래이래요?
‘일잘하는사람’

3장일신상의사유
‘소진’과‘견딤’의시간
합법적으로직원을내쫓는방법
“일신상의사유로퇴사하겠습니다”

4장퇴사란무엇인가
퇴사할용기
직장탈출,백수탈출의도돌이표

5장퇴사해도괜찮은사회
‘퇴사해도괜찮은사회’란무엇인가
괜찮은직장을위한최소한의조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90년대생은왔다가왜바로퇴사할까
한국출판문화상수상저자천주희의‘청년’퇴사보고서

퇴사하는젊은이들을바라보는시선은대체로부정적이다.‘나약하다’,‘사회성이떨어진다’,‘곱게자라서그런다’등퇴사의원인은개인적문제라고여긴다.한번질문을바꿔보자.왜청년들은힘들게들어간직장을금방퇴사하는걸까?
청년부채보고서『우리는왜공부할수록가난해지는가』(2016)로제57회한국출판문화상을수상한천주희문화연구자의신작『회사가괜찮으면누가퇴사해』는청년퇴사자21명을심층인터뷰한청년퇴사보고서이다.저자는조직에서가장낮은위치에있는청년의입장에서일터를바라보면한국의조직문화와노동구조를명확하게볼수있다고말한다.
저자가만난21명의청년퇴사자들은퇴사후에도전직장에대해편하게말하지못했다.전직장,상사얘기를하면서눈물을흘렸고오랫동안침묵하기도했다.퇴사의순간을말하며“회사가우르르무너졌으면좋겠다”,“불이났으면좋겠다”,“회사를박살내고싶다”고했다.한때는반짝반짝빛나던신입인그들에게합격의기쁨을안겨주었을회사는어쩌다가없애버리고싶을정도로힘든곳이되었을까.청년들은일터에서무슨일을겪고있는걸까?

‘막내’의눈으로본수상한노동세계

저자가만난청년들의직장은블랙코미디를닮았다.기업들은유능한인재를가려뽑기위해학벌,학점,토익점수,수상경력,인턴,봉사활동,자격증등스펙을따지고지원자의신장,체중,시력,주량,흡연여부,결혼여부,출생지는물론부모의학력?직업?직급?월수입까지세세하게묻는다.하지만정작신입사원이입사하면대개직무교육을하지않는다.실무를하다보면‘눈치’와‘센스’로알아서배울거라생각한다.직무교육시스템을갖춰생산성을높이기보다는‘일머리’가없는직원으로낙인찍는편이익숙하다.
직장은‘직무교육’은안해주지만‘훈육’은하는이상한곳이기도했다.저자가인터뷰한청년들은“혼났다”라는표현을자주언급했다.상사들은업무를가르쳐주지않고서는왜업무를못해내냐고오랫동안혼을냈다.저자는평등한조직문화에서는혼내고,혼나는관계가성립될수없다고말한다.하지만위계적인곳에서상사는신입을혼낼수있는특권적지위를부여받는다.미숙한존재이므로‘가르쳐야할대상’,‘훈계해야할대상’이다.교사가학생을공개적인장소에서혼내는것이인권침해인세상에서직장인들은“일은혼나면서배우는거”라는전근대적노동관에따라모욕을견뎌낸다.
저자는이들청년들이‘막내’라는위치때문에폭력,괴롭힘,착취를당하고도참을수밖에없었다고말한다.막내는연령,직급,경험,숙련도등그어떤자원도갖고있지않다.그래서막내는조직구성원들이꺼리는복사,청소등허드렛일은물론위험한일까지도맡아서했다.“커피는여자가타야맛있지”라는성차별도여전했고‘장난’과‘애정’으로둔갑한폭력,성폭력을당하기도했다.또한미숙하다는이유로장시간일했고,임금은적게받았다.통계청에따르면,청년10명중8명은200만원이못되는월급을받았다.이책에나오는영어유치원담임교사는4년제대학을나왔음에도경력이부족하다는이유로월급150만원을받았다.영어유치원원아1인의한달등록비였다.
저자는책이나언론에서묘사하는‘90년대생’은자신이만났던청년들과전혀다른삶을살아가는것처럼보인다고말한다.여전히대다수의청년들은위계적이고,제한적이고,상사나경영진의불합리한요구에응하고있었다.

출근하면불행,퇴사하면불안

도전,열정,창의,혁신,정직….우리나라기업들이대외적으로표방하는인재상이다.하지만저자가만난청년들은전혀다른말을했다.회사에서인정받는사람은오래자리를지키는사람,시키면시키는대로하는사람이었다.상사의비위를잘맞추고,상사와코드가잘맞고,상사와술을자주마시는사람이높은고과를받았다.반면일을잘하지만아부를못하는사람은낮은고과를받고퇴사했다.인사고과제도는근태부터업무성과까지평가하겠다는사측의의지를담고있지만,신뢰가없는조직일수록인사고과제도는불공정한것으로인식되었고,도리어퇴사의원인이되기도했다.
저자는청년들이이처럼일로부터도소외되어있지만,관계로부터도소외되어있다고지적한다.한국기업들은추격형경제에서나효과적이었던상명하복식,권위주의문화에여전히익숙하다.불통?비효율?불합리로점철된후진적조직은당연히생산성이낮으며장시간노동,저임금등사람을갈아넣는것으로간신히유지된다.이런시스템을지탱하기위해기업은‘평가’를통해직원들을길들이고‘비교’를통해동료들과경쟁을시킨다.“너말고도일할사람많아”,“더잘하는애들많아”라는말을자주함으로써언제든대체가능한사람이라고주입하고노동자를훈육한다.청년들은동료와경쟁상황에처했을때,자신의무능함을자책하거나모욕감을느끼는심리적자상을경험했다.
그럼에도저자가만난청년들은폭력적이고차별적인직장을쉽게그만두지못했다.생계를위해,경력을쌓기위해,인정을받기위해,짤리지않기위해무리한노동을이어갔다.첫직장에적응하지못하면다른그어떤직장에도적응하지못할거라고생각했다.하지만직장이주는극심한스트레스는우울증,무기력,구토,기절이라는신체적증상으로나타났다.결국이들은돌이킬수없을정도의신체적ㆍ정서적어려움을겪고난후‘일신상의사유’라는관용구를사직서에써놓고퇴사했다.

퇴사해도괜찮은사회를위하여

이책의구성은‘입사-퇴사-재입사’라는청년퇴사자들의노동이행경로를쫓아간다.1장은취업준비기를,2장은입사후일터의풍경을,3장은퇴사를감행하는순간을,4장은퇴사후의삶을,5장은안전한일터와삶을위한제언을담고있다.
저자는청년들이취업-퇴사-취업-퇴사의무한궤도를반복하고있다고말한다.직장스트레스로인해정신과상담을받다가퇴사한청년이생활비를벌기위해전직장과비슷한직장에다시들어가는아이러니한일이벌어질수밖에없는구조라는것이다.이무한궤도에균열을내는것은자신이어떤사람인지,어떤일을하고싶은지에대한고민이었다.
저자는누구나퇴사자가될수밖에없는현실에서“퇴사해도괜찮은사회”를만들어가야한다고말하며퇴사해도괜찮은사회가되기위한최소한의조건을제안한다.지금마련되어있는제도를이용하는현실적인방법부터우리가나아가야할방향까지폭넓게살핀다.학교와직장에서이루어져야하는노동인권교육과진로교육,부당한일을당했을때구제해줄수있는법과제도,장기적으로갖춰나가야할사회보장시스템등을소개한다.
『회사가괜찮으면누가퇴사해』는출근하기도싫은직장에서소리없는비명을지르면서긴시간동안일하다병드는삶이우리가원하는삶인지를묻고있다.직장을떠나는사람도,남는사람도내상을입고크나큰사회적비용을치를수밖에없는전근대적이고비효율적인노동구조와조직문화에적응하는것이사회생활이라면이제다른모습의직장을상상해보자고제안한다.

*‘이웃집연구자’시리즈두번째책
이책은아카데미즘에기반한연구와는조금결이다른필드스터디(현장연구)‘이웃집연구자’시리즈의두번째책이다.도서출판바틀비는민간싱크탱크인‘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과손잡고우리사회여러현장에서의의미있는실천이나시민참여활동사례를발굴하고보급하기위해이시리즈를준비했다.모두가자기생활의연구자이자주인공이며기획자인시대이다.‘이웃집연구자’시리즈는삶의현장성과실천경험을중시하는현장연구시리즈로서소소한일상생활기술에서부터공동체,마을,사회,지구차원의문제까지더나은삶을위한시민사회의도전을담아낼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