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다른 세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늘도, 난 (다른 세상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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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 아파트에 들어와 자유로워지는 여자들, 무니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에게는 여러 명의 무니가 있다. 무니는 내 아파트에 들어와 자유로워지는 여자들의 통칭이다. 이름 뒤에 감추어져 있는 특별한 동기나 배경 같은 것은 없다. 담배를 피우듯 어떤 필요에 의해서 무심코 정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 ‘나’는 가벼운 인간이다. 그는 가볍게 여자를 만나고 가볍게 헤어진다. 그 무가치한 일들의 반복이 그의 삶이다.
아내에게 감당하기 힘든 모욕을 당한 그는 이혼 이후 자신의 둘레에 울타리처럼 단단한 공간을 만들어 놓고 나오려 하질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과의 갈등이 싫어서,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여러 가지 규범으로부터 구속받기 싫어서이다.

그런 그에게 위로가 돼 주는 사람들이 ‘무니’다. ‘무니’와 ‘나’는 서로를 도피처 또는 안식처로 이용한다. 그녀들은 아내와는 다르다. 결코 그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무시하지도 않는다. 그를 억압하지도 않고 다른 무니들을 질투하지도 않는다. 그에게 무엇을 해 달라고, 무엇이 되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녀들에게 있어 그는 단지 ‘그’일 뿐이고, 그에게 있어 그녀들은 단지 무니일 뿐이다. 그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다. 관계의 처음과 끝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는 그들은, 그 범위 안에서 다정한 친구 혹은 애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낸다.

그가 자신만의 공간에 애착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그의 공간에서는 세상에서의 일반적인 규범, 관계 따위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니들이 바라는 것도 같다. 자유로움과 편안함, 그리고 일시적이긴 하지만 유대감과 위로다.
저자

김찬웅

동국대학교국어국문학과졸업하고영화시나리오작가와홍보업무등을거쳐대기업사보와단행본출판사편집장을지냈다.제3회인터넷문학상장편소설부문에「나에게는그녀가있다」가당선되었다.
지은책으로는『무니』『선비의육아일기를읽다』『이병철,거대한신화를꿈꾸다』『너찬란한나의별』『삼가고합니다』(전3권)등이있다.

목차

제1장그녀,무니
다른세상의바람·7
너에게가려면몇개의그리움을넘어야한다·16
실톱과지그재그·25
슬픔은살아있는사람의몫·42
특별한사람들사이에는그들만의신호가있다·52
새로운즐거움을찾아서·59
그녀는어디갔을까·80

제2장섬
여행을떠나야만하는이유·110
지독히어색한농담·130
안면도는섬이다·145
무서운이야기와우스운이야기·153
섬에서의은밀한하루·166
그녀,나를찾아오다·175
주문을외워,네꿈속에들어갈게·189
즐거운거짓말·196

제3장선하
적당히세련되게늙어가는누이·201
주당클럽오인회·208
생일축하합니다·215
누나랑같이살지않을래?·222
선하가원하는것은무엇일까·241
선하와닮은점·251
이별은갑작스럽게온다·259
우리는대화와섹스를즐길줄아는사람들·270
나만의이별법·286
에필로그·291

작가의말·294

출판사 서평

나를찾아온무니들이취미와여가생활을함께즐길수있도록
주방과거실에홈바와프로젝션TV와당구대등을설치할것이다.
마치인큐베이터안에있는것처럼마음편히쉴수있도록
수면의자와안마의자도사놓을것이다.

소설을읽다보면다음과같은성경구절이떠오른다.
‘수고하고무거운짐진자들아,다내게로오라.내가너희를쉬게하리라.’

소설의주인공,‘나’의‘아파트’는타인의시선에서자유로운공간이다.이곳에서는누구의눈치를볼필요가없다.예를들어담배만해도이곳에서는스스럼없이피울수있다.다른입주자들의항의가있는지,없는지알수는없지만.
또한여름에는시원하고,겨울에는따뜻한이곳에서보내는시간은안락하다.일탈을원하는이들에게는그야말로안성맞춤인공간이다.

그런의미에서소설초반부,‘내아파트’에서‘나’와‘무니’가함께전인권의노래「걱정말아요그대」를부르는장면은매우상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