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없는 아름다움(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

내용 없는 아름다움(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

$28.00
Description
김종삼의 시정詩情과 오민준의 서의書意가 만나다!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내용 없는 아름다움』은 신고전주의 작가 오민준이 김종삼 시인의 시를 캘리그라피로 재현한 작품집이다. 김종삼의 시가 현실을 형상화하였고 오민준의 글씨가 김종삼의 시정을 빌려 현실을 재창조한 것이다. 캘래그라피Calligaphy는 “아름답게 쓰다”는 뜻으로 프랑스 시인 기욤 아뽈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는 ‘아름다운 상형문자’라 명명했다. 김종삼과 오민준이 만나는 곳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아름다움’이라는 미학적 세계에서 다른 두 장르와 두 매개체와 두 예술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오민준은 상호 텍스트의 관계에서 볼 때 김종삼의 독자였다가 작가로 변신하는 존재다. 이 자리 바뀜은 두 예술가의 대화처럼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물로서 『캘리그라피로 읽는 김종삼-내용 없는 아름다움』은 김종삼의 시세계에 머물렀던 독자에서 더 확장된 새로운 독자의 탄생을 의미한다. 김종삼 시의 아름다움은 ‘내용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절묘한 시구에 정수를 담고 있다. 시 「북치는 소년」의 한 행인 이 말은 쉽사리 이해할 수 없다. 가치 없는 아름다움이라 치부하기에는 자구적이며 인상적 판단이다. 특정한 의미에 갇혀 있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굳이 의미를 따져 상응시켜 놓을 수 없을 만큼 열려진 미학적 차원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담긴 오민준의 캘리그라피는 내용 없음에 또 하나의 의미를 확장하는 계기가 분명하다. 이 책의 구성은 김종삼 시인의 시 60편을 오민준 작가가 캘리그라피로 재현하였으며 각 시 작품마다 이민호 시인이 시를 이야기 하는 산문이 곁들여 있다.
저자

오민준(캘리그라피)

원광대학교서예학과학부와대학원,그리고일본의다이토분카대학원에서공부한석학으로서예의엘리트코스만을거친캘리그라피1세대작가며현대서예가다.대학과단체,기관에서100회이상의강연과국내외에서개인전8회를비롯해300회가넘는그룹,기획전시에작품을출품할정도로이론과실기를겸비하고있다.서체의생성및변천과정에대한관심과흥미를가지고있어학위논문모두고대금석문연구로받았으며글꼴의조형성과작품에대한구성과표현력이뛰어나다는평가를받고있다.
캘리그라피작가로서대표적인작업은서울문화재단공공미술프로젝트에참여하여황학동재래시장에100개의캘리그라피작품을설치했고,국악페스티벌‘여우락’,윤동주시노래극‘별을스치는바람’등공연무대영상작업과뮤지컬‘만덕’등캘리그라피디자인사례가있다.
또한캘리그라피질적향상을위해『오민준,캘리그라피를다시쓰다』,『윤동주그리고오민준씀』의저서와「한국캘리그라피의현황과전망」,「21세기한국서예의방향과모색」등다수의논문을발표했으며,국립한글박물관에서진행한과에서조사,연구집필에참여했다.
현재는(사)한국캘리그라피디자인협회상임이사로캘리그라피문화발전을위해대외적인활동과예술의전당아카데미,오민준글씨문화연구실에서후학들과작가들을양성하고있다.

목차

책을내며-허락된시간에감사하며살아갈기적을꿈꾼다
김종삼의시와삶-풍경의배음과문학적저항

1부-소리나지않는완벽

G·마이나,「연대시집ㆍ전쟁과음악과희망과」,자유세계사,1957.
십이음계十二音階의층층대層層臺,『현대문학』,1960.11.
주름간대리석大理石,「현대문학」,1960.11.
음音,「현대시」제3집,1963.1.
단모음短母音,「현대시」제5집,1963.12.
샹뼁,「신동아」,1966.1.
앙포르멜,「현대시학」,1966.2.
배음背音,「현대문학」,1966.2.
문장수업文章修業,「현대한국문학전집18·52인시집」,신구문화사,1967.
스와니강江이랑요단강江이랑,「현대한국문학전집18·52인시집」,신구문화사,1967.
미사에참석參席한이중섭씨李仲燮氏,「현대문학」,1968.8.
음악音樂-마라의「죽은아이를추모追慕하는노래」에부쳐서,「십이음계」,삼애사,1969.
아뜨리에환상幻想,「십이음계」,삼애사,1969.
시인학교詩人學校,「시문학」,1973.4.
피카소의낙서落書,「월간문학」,1973.6.
올페,「심상」,1973.12.
미켈란젤로의한낮,「문학과지성」,1977.봄.
최후最後의음악音樂,「현대문학」,1979.2.
내가죽던날,「현대문학」,1980.4.
라산스카,「누군가나에게물었다」,믿음사,1982.

2부-주검의갈림길도없는

원정園丁,「신세계」,1956.3.
전봉래全鳳來,「연대시집ㆍ전쟁과음악과희망과」,자유세계사,1957.
오월五月의토끼똥·꽃,「한국전후문제시집」,신구문화사,1961.
아우슈뷔치,「현대시」제5집,1963.12.
소리,「조선일보」,1965.12.5.
오五학년일一반,「현대시학」,1966.7.
지대地帶,「현대시학」,1966.7.
묵화墨畵,「월간문학」,1969.6.
돌각담,「십이음계」,삼애사,1969.
두꺼비의역사轢死,「현대문학」,1971.8.
엄마,「현대시학」,1971.9.
장편掌篇,「월간문학」,1976.11.
아우슈비츠라게르,「한국문학」,1977.1.
민간인民間人,「시인학교」,신현실사,1977.
기동차가다니던철뚝길,「시인학교」,신현실사,1977.
앤니로리,「세대」,1978.5.
장편掌篇,「문학과지성」,1980,여름.
소곰바다,「세계의문학」,1980.가을.
소공동지하상가,「누군가나에게물었다」,민음사,1982.
서시序詩,「평화롭게」,고려원,1984.

3부-받기어려운선물

받기어려운선물처럼,「연대시집·전쟁과음악과희망과」,자유세계사,1957.
쑥내음속의동화,「지성」,1958.가을.
드빗시산장부근,「사상계」,1959.2.
부활절復活節,「한국전후문제시집」,신구문화사,1961.
라산스카,「현대문학」,1961.7.
라산스카,「자유문학」,1961.12.
라산스카,「현대시」제4집,1963.6.
나,「자유공론」,1966.7.
북치는소년,「현대한국문학전집18·52인시집」,신구문화사,1967.
라산스카,「신동아」,1967.10.
나의본적本籍,「본적지」,성문각,1968.
무슨요일曜日일까,「본적지」,성문각,1968.
물통桶,「본적지」,성문각,1968.
유성기留聲機,「현대시학」,1974.3.
따뜻한곳,「월간문학」,1975.4.
어부漁夫,「시문학」,1975.9.
장편掌篇,「시문학」,1975.9.
새,「심상」,1977.1.
평범한이야기,「신동아」,1977.2.
누군가나에게물었다,「누군가나에게물었다」,민음사,1982.

김종삼시와오민준의캘리그라피에대한소고-김종삼의시정詩情과오민준의서의書意
김종삼연보-잔잔한성하星河의흐름

16.웹자보-파일첨부

출판사 서평

김종삼의시정詩情과오민준의서의書意
-시의서정을담은아름다운글씨의세계

아름다움에서만나다

중국북송北宋때화가곽희郭熙는『임천고치林泉高致』에서‘시는형태없는그림이요,그림은형태있는시’라했다.김종삼시를캘리그라피로재현한오민준의작품을대하며떠오르는말이다.그처럼『캘리그라피로읽는김종삼-내용없는아름다움』은시와글씨의혼연일체를방불케한다.김종삼의시가현실을형상화하였고오민준의글씨가김종삼의시정을빌려현실을재창조한것이다.
캘리그라피Calligaphy는어원을따지면‘아름다움Kallos’과‘쓰다graphy’가합쳐진말이라고한다.그러므로“아름답게쓰다.”의뜻이있다.국립국어원에서도캘리그라피를‘글자를아름답게쓰는기술’로정의하였다.이때아름다움은형태적아름다움에서그치는것은아니다.전통시학에반기를들고시의현대성을추구했던프랑스시인기욤아뽈리네르GuillaumeApollinaire는시집『칼리그람Calligrammes(1918)』에서시와그림의통합을꾀했다.이때자신의시를‘캘리그램’즉,‘아름다운상형문자’라명명했다.이처럼캘리그라피가추구하는아름다움은갱신하려는인간본질의예술적욕망의산물이라할수있다.
김종삼과오민준이만나는곳도바로이지점이다.‘아름다움’이라는미학적세계에서다른두장르와두매개체와두예술가의만남이이루어졌다.그러므로오민준은상호텍스트의관계에서볼때김종삼의독자였다가작가로변신하는존재다.이자리바뀜은두예술가의대화처럼진행되었을것이다.그결과물로서『캘리그라피로읽는김종삼-내용없는아름다움』은김종삼의시세계에머물렀던독자에서더확장된새로운독자의탄생을의미한다.
김종삼시의아름다움은‘내용없는아름다움’이라는절묘한시구에정수를담고있다.시「북치는소년」의한행인이말은쉽사리이해할수없다.가치없는아름다움이라치부하기에는자구적이며인상적판단이다.특정한의미에갇혀있지않은상태라할수있다.굳이의미를따져상응시켜놓을수없을만큼열려진미학적차원이다.그러므로이책에담긴오민준의캘리그라피는내용없음에또하나의의미를확장하는계기가분명하다.

김종삼을읽는독법


닿은곳

신고神羔의
구름밑

그늘이앉고
묘연杳然한

Gㆍ마이나
-「Gㆍ마이나」
김종삼시를읽는오민준의독법을묶어보면다음과같다.

시「Gㆍ마이나」는3연으로된시이다.오민준은이를두개층위로변주시켜놓았다.삶과죽음,시작과끝이분별없이흘렀던시간을천상과지상의명백한공간으로분리시켰다.그럼으로써이시가담고있는애도의뜻을보다극명하게보여주었다.그리고그행간을잇는음계를이미지로달아놓았다.그렇게분리의변주는새로운차원에서합일되는상황을연출한다.

廣漠한地帶이다기울기
시작했다잠시꺼밋했다
十字型의칼이바로꼽혔
다堅固하고자그마했다
흰옷포기가포겨놓였다
돌담이무너졌다다시쌓
았다쌓았다쌓았다돌각
담이쌓이고바람이자고
틈을타凍昏이잦아들었
다포겨놓이던세번째가
비었다.
-「돌각담」

*廣漠(광막),地帶(지대),十字型(십자형),堅固(견고),凍昏(동혼)

적층의변주다.김종삼이형상화한돌각담은각진돌의프레임이반복돼죽음의견고함이강조되었다.이구체시는오민준의읽기를통해변주된다.죽음이적층되는것은마찬가지이지만울퉁불퉁투박하다.돌과돌틈에또돌을끼워넣는형식으로만든돌담은죽음의긴장속에작은구멍같은여백을만들어놓고있다.이트인숨통에서죽음의상처는어느정도다독거려진듯하다.

술을먹지않았다.
가파른산을올라가고있었다.
산과하늘이한바퀴쉬입게뒤집히었다.

다른산등성이로바뀌어졌다.뒤집힌산덩어린구름을뿜은채하늘중턱에있었다.

뉴스인듯한라디오가들리다말았다.드물게심어진잡초가깔리어진보리밭은사방으로펄치어져하늬바람이서서히일었다.한사람이앞장서가고있었다.
좀가노라니까
낭떠러지기쪽으로
큰유리로만든자그만스카이라운지가비탈지었다.
언어言語에지장을일으키는
난쟁이화가畵家로트렉끄씨氏가
화를내고있었다.
-「샹뼁」

전면적배제의변주이다.캘리그라피로재현된텍스트에서김종삼의원텍스트를발견하기어렵다.환상이면서도명료하다.이아이러니는혼돈에빠진현실을더핍진하게보여준다.오도되고역전된현실의허상을단적으로형상화한지도모른다.오민준은김종삼을앞서간로트레크를따르고있다.아니그를통과해더앞서가고있다.풍경은보이는그대로보이지않는다.그러나그뒤따름에도미학적숭고함이일관되게유지되고있다.

바닷가에매어둔
작은고깃배
날마다출렁거린다
풍랑에뒤집일때도있다
화사한날을기다리고있다
머얼리노를저어나가서
헤밍웨이의바다와노인老人이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기적이살아갈기적이된다고
사노라면
많은기쁨이있다고
-「어부」

포괄의변주다.선택과집중을통해하나의의미로모든걸포섭한다.이시「어부」의중심메시지인‘살아온기적이살아갈기적이된다’는시구의의미를‘기쁨’으로초점화하여형상화한다.비록헤밍웨이의『노인과바다』서사는삭제되었지만그자리에더많은주체들의고단한삶이자리를잡는기적을경험하게된다.
이러한변주의모든과정은롤랑바르트가이미지포착의핵심으로말했던푼쿠툼punctum의변주라할수있다.‘나를찔러상처를남긴’아우라이다.상식과편견에얽맨눈으로볼수없는개별적이며고양된공간이다.이는김종삼이시적대상으로삼은것이기도하다.그것을읽어낸주체는독자로서오민준이다.그러나그읽기가새롭게텍스트화되는순간에이제오민준의창작세계만남는다.동시에우리는김종삼으로환원하는상호텍스트읽기의쾌락을누리면된다.

‘ㅅ’의변주와‘ㅁ’의포월

오민준이무게중심을두는두개의낱글자가있다.‘ㅅ’과‘ㅁ’이다.그의작품을읽는여러갈래가있겠지만이두표징을통해나름길을열수있다.분리와적층과배제와포괄의변주묶음은‘ㅅ’낱글자에서심미적형상화를이루고‘ㅁ’낱글자에서융합적형상화를성취한다.

캘리그라피①은시「돌각담」을형상화한것이다.주검들이겹쳐쌓이는형상을‘다시’의낱글자‘ㅅ’으로표현했다.기존돌각담의각진프레임을붕괴시키고새로운공간에서구현했다.원텍스트의시어는사라져형해形骸만남았다.명확한전달력은희미해졌지만오민준이구성한새로운프레임속에서전쟁의비극적상황은오히려곡진曲盡하다.소통의거부는원텍스트의영향에서벗어나고자하는오민준의예술적행보라할수있다.자신의예술공간에서새로운텍스트를창조하려는것이다.이‘ㅅ’의심미성은사람으로,집으로,산으로이미지가변주된다.
②는시「전봉래」의캘리그라피이다.이작품에서‘다시’의낱글자‘ㅅ’은사람의형상을하고있다.희미한십자가를배경으로안타까운영혼의존재를지지하는듯삼각대형을이루고있다.원텍스트에서김종삼이떠받쳐세우고자했던우정과음악과시의정립鼎立을오롯이담았다.‘ㅅ’의이미지반복은앞서캘리그라피①에서도보았던것으로죽음의반복적상황을담고있다.이를통해전봉래의죽음과김종삼의죽음의식과독자(오민준을포함)의수용이일체화identification되는효과를누리고있다.
③은시「엄마」의캘리그라피이다.시에등장하는‘너희들’은가난한아이들이다.그런데오민준의캘리그라피에서는이작품과대면하는우리모두를호명하고있다.김종삼과오민준과아이들과우리들은어디서만나고있는가.‘저물어가는산허리’다.이공간은삶의우여곡절이연이어있는장소다.이때낱글자‘ㅅ’은산의형상으로연산을이루고있다.원텍스트의핵심시구인‘엄마는죽지않는계단’의재해석이라할수있다.첩첩산중아득함의연속이기보다는두팔로껴안아보듬는영원한모성의형상으로변주되었다.
이처럼오민준이펼친낱글자‘ㅅ’의변주는김종삼의시적정서를넘어새로운구경究竟을펼친다.사람으로,집으로,산으로변주되는개방성은오민준의심미적세계를보여주는것이다.천지인합일의평등과평화의보편주의의발상이라할수있다.

낱글자‘ㅁ’의이미지는심미성의변주를넘어형식이내용을보듬고내용이형식을새로운차원으로이끌고가는포월抱越의경이로움을보여준다.④는시「민간인」의캘리그라피이다.젖먹이를삼킨용당포앞바다는검게드리워진‘ㅁ’의이미지이다.오른편따로분리된‘ㅁ’의형상은서로슬픔을이기지못하는듯네귀가틀어져있다.곧무너질듯하다.그난경속에빠진듯어린‘ㅁ’이흔들리며가라앉고있다.이비극은온전히저푸른왼편‘ㅁ’이담아내고있다.김종삼의시에서’푸른시야‘는여성적상징이다.특히예수의죽음을목도하여부활을예지하는성모의언어이며모든어머니의총합이다.분단이초래한비극은이‘ㅁ’의푸른모성품에서잦아들고있다.
⑤는시「엄마」의또다른변주다.앞서같은시의캘리그라피에서‘ㅅ’의심미성이영원성을담았는데이캘리그라피에서는‘ㅁ’으로변주되면서‘문’으로형상화된다.한차원에서다른차원으로넘어가는길을여는신비체험이다.이는성육신incarnation의존재론적변화를연상시킨다.고통과고난의때를이겨내고일어난사건이다.그러므로‘ㅁ’은그리스도를잉태한성모처럼가난한아이들을품고새로운세계로인도하는모성의면모라할수있다.
⑥은시「미사에참석한이중섭씨」의캘리그라피이다.김종삼의시어들이울타리가되어‘ㅁ’을보듬은형상이다.이가호加護에는가난한사람들,평화,천사,음악등의시어가글씨들이보석처럼박혀빛을발하고있다.이중섭이추구했던그림이,김종삼이지향했던시가가난한사람들에게선물이되길바라는소망을오민준이선뜻보여주었다.그래서모성의낱글자‘ㅁ’은기쁨이며축복이고선물로변화되었다.
초월超越은한계상황을넘을때장애를부정하고삭제하여획득하는경지라면포월은막다른상황조차도껴안고위무하며새로운세계로더불어가려는실존적기투企投라할수있다.이영웅적행로에모성이자리하고있다.이여성적글쓰기야말로김종삼시학의정수이며오민준에게미친시적서정의모태이다.

내용없음과있음

캘리그라피에는한사회의문화적,역사적흔적이담겨있다고한다.그렇기에단순히아름다움의형식을넘어한사회를이루는의미가묵직하게자리하고있다.나아가기계적이고기능적인글자,혹은언어의숲에서나와그숲전체를바라볼수있게하는감성적기능이캘리그라피에있는것같다.
김환기가이국만리미국에서캔버스를앞에놓고수없이찍은점이「어디서무엇이되어다시만나랴」는추상화로탄생했다.이역작은김광섭의시「저녁에」가원텍스트이다.시인은별하나를보며그리움을삭였고화가는그리움을한점한점찍으며예술로승화시켰다.이상호텍스트간에오갔던서정의깊이를오민준의캘리그라피에서가늠해볼수있다.
오민준의캘리그라피는김종삼의시에공간을마련했으며육체를부여하여숭고한아름다움을우리눈으로볼수있게해주었다.김종삼의시세계는단일하거나고정된것이아니다.언제나복합적이며동적이며생산적이다.이고양된시세계에오민준의캘리그라피가일조하였음은물론이다.
김종삼이펼쳐놓은아름다움의‘내용없음’의공간은언제나자리하는모성의장소로서늘비어있다.오민준의아름다움은힘껏그품으로달려가하나가되었다.미켈란젤로의피에타처럼자비와연민의공동체를이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