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락 (양장본 Hardcover)

행복의 나락 (양장본 Hardcover)

$19.80
Description
“오래전에.” 그가 말했다. “오래전에, 내 안에 무언가 있었어. 그런데 이제 그것들은 사라졌지. 영원히 사라져 버렸어, 이젠 가 버렸어. 울 수가 없어. 아무렇지도 않아. 더 이상 그건 돌아오지 않아.”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일본어로 번역해 소개할 만큼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피츠제럴드는 한동안 나의 스승이자, 대학이자, 문학 동료였다.” 그래서였을까? 하루키의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은 주인공 와타나베가 비행기 좌석에 앉아 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에서 잃어버렸던 많은 것들을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잃어버린 시간, 죽거나 떠난 사람들, 돌이킬 수 없는 추억들… 이 모든 것은 피츠제럴드가 자신의 소설들을 통해 즐겨 다루었던 주제들이다.

살면서 아무것도 잃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서 결국은 누구나 젊음을 잃어가게 마련이다. 사랑, 건강, 가족, 부, 명예와 같은 가치들이 행복이나 성취감을 동반하며 삶에 머물렀다가 사라지곤 한다. 피츠제럴드는 일찌감치 인생의 이러한 속성을 간파하였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문장으로 표현해 낸 작가였다. 그가 써 내려간 수많은 단편 소설은 이러한 그의 세계관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본 단편집 『행복의 나락』에 수록된 다섯 작품들은 ‘퇴색되거나 잃어버린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피츠제럴드는 삶의 표면을 멋지게 그린다는 편견의 희생자이기도 하다. 그가 삶의 표면을 눈부시게 그린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게 그의 전부는 아니다. 환상은 환멸과 샴쌍둥이이기 때문이다. 환상을 좇는 자는 반드시 환멸에 머리를 박게 되어있다. 피츠제럴드는 찬연하게 빛나는 삶의 표면 아래 처절한 환멸의 구렁텅이도 기가 막히도록 잘 그리고 있다.
『행복의 나락』에 실린 단편들은 환상과 환멸이라는 샴쌍둥이를 잘 그리고 있다. 주로 아름다운 여인을 좇는 남자의 환상이지만, 아름다운 남성을 좇는 여자의 환상 (새로 돋은 잎) 역시 다루고 있다. 불과 세 시간에 걸친 환상과 환멸의 변주 (비행기 환승 세 시간 전에)가 있는가 하면, 수십 년에 걸쳐 환상이 환멸로 변하는 경험 (겨울 꿈과 오, 붉은 머리 마녀)도 실려 있다. 환상으로 시작해 환멸로 끝난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 삶에서 환상에 환멸이 따라오는 전개는 시간 순이지만, 우리 삶의 의미는 시간 순과 무관하지 않은가. 피츠제럴드는 환멸을 겪으면서도 환상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인물들을 창조해 내었고, 그의 위대함은 여기에 있다.
저자

F.스콧피츠제럴드

1896년미네소타주세인트폴에서태어났다.프린스턴에입학했으나3학년때자퇴했다.1918년앨라배마주대법원판사의딸인젤다세이어를만나약혼하지만,미래가불확실하다는이유로파혼당한다.첫장편『낙원의이쪽』이1920년스크리브너에서출간되어어마어마한성공을거두자,젤다와결혼한다.1920년대부터미국동부와프랑스를오가며호화로운생활을시작했고,그사이〈새터데이이브닝포스트〉〈에스콰이어〉등의신문과잡지에160여편에달하는단편소설을발표했다.이단편소설들은『말괄량이들과철학자들』(1920)과『재즈시대이야기들』(1922)로묶여출판되었다.1922년에는두번째장편소설『아름답고도저주받은사람들』을발표했다.1925년,대표작『위대한개츠비』를출간하며문단의격찬을받았다.그러나작가로서성공을거머쥔동시에그의삶은추락하기시작한다.알코올중독과빚에시달리는사이,젤다는정신병이발병해입원한다.1934년,마침내9년만에장편소설『밤은부드러워라』를펴냈다.이작품은훗날『위대한개츠비』와함께걸작으로평가받지만,발표당시세간의평은극과극으로갈렸다.1940년,할리우드영화계의이야기를담은『마지막거물의사랑』을집필하던중심장마비로사망했다.?

목차

책머리에
오,붉은머리의마녀
행복의나락
비행기환승세시간전에
새로돋은잎
겨울꿈
역자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