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문주의자의 경전읽기

불교인문주의자의 경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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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스님이 입적하기 전 2000년 1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2년간 월간 [불광]에 연재한 글이다. 불교인뿐 아니라 불교를 이해하는 이들이 삶 속에서 생각해봐야 할 24개의 주제를 제시하고, 각각의 주제를 경전에서는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지 살폈다.
저자

일지

스님은1960년에태어나,1974년에출가하여1980년해인사강원(제21회)을졸업하고1982년해인율원을수료했다.이후계속경학經學과선학禪學에정진해왔으며,문경봉암사,망월사,오대산상원사등지의선원에서수선안거를했다.1988년에논문「現代中共의佛敎認識」으로제1회해인학술상을수상했으며,낙산사교무를거쳐사단법인법사원불교대학교수,불지사출판부장,민족사주간으로일하면서경전과선어록과인문학의경계를해석하며활발하게활동했다.특유의박람강기와직관적인문체로불교적삶과현대사회에관해깊이있는통찰을보여온그는‘불교인문주의’라는독특한영역을심화시켜많은불교관련저서를쓰고경전과선어록들을번역했다.1997년부터는불교경학연구소를설립,『유마경』,『법화경』,『화엄경』등을강의했다.2002년여름43세에서울수국사내10평정도의컨테이너방에서홀로세상밖으로떠났다.저서로는『달마에서임제까지』(1991),『붓다·해석·실천』(1991),『중관불교와유식불교』(1992),『떠도는돈황―불교문학과선으로본오늘의불교인문주의』(1993),『월정사의전나무숲길』(1994),『禪學辭典(共編)』(1995),『멀어져도큰산으로남는스님』(1996),『선禪이야기』(1996),『佛名辭典』(1997),『선불교강좌백문백답』(1997),『불교교리(共著)』(1998),『똑똑똑불교를두드려보자(共著)』(1998)등이있고,역서로는『임제록』(1988),『까르마의열쇠』(1990),『禪을찾는늑대』(1991),『중국문학과禪』(1992),『傳心法要』(1993),『범망경·지장경』(1994),『관음경·부모은중경』(1994),『통윤의유마경풀이』(1999)등이있다.

목차

궁극의화두인붓다006
불교에서길을묻다016
업業026
인간人間036
신앙信仰046
병과건강056
경전經典066
선禪076
연기緣起086
해탈解脫096
무아無我106
무량수경이설하는다섯가지대악大惡116

회심回心126
보리심菩提心136
인욕忍辱146
제법실상諸法實相156
정진精進166
보살菩薩176
전법傳法186
신구의삼업三業196
몸206
마음의평화216
아소카의법226
정토淨土236

출판사 서평

1.불교인문주의자,일지一指는누구인가?

‘천재적’승려의너무나안타까운죽음
“본지에‘감춰진불교이야기’를연재해온일지스님(경학회회주)이23일서울수국사에서입적했다.세수44세.해박한교학을바탕으로한직관적인문체로‘불교인문주의’라는독특한영역을개척해온일지스님은1974년백양사에서서옹스님(현고불총림방장)을은사로출가했으며,1980년해인사강원을졸업했다.1997년불교경학연구소를설립해후학들을지도하며많은경전과선어록을번역했다.[삼수갑산으로떠난부처][선불교백문백답]등20여권의저서가있다.스님의지인들과문인들은고인을추모하는사업으로‘일지문고’의출간을준비중이다.”(현대불교신문2002년8월28일)

불교적삶과현대사회의관계성이깊이천착
일지스님의입적을알리는교계신문의짧은부고기사는일지스님을‘불교인문주의’를개척한인물로소개했다.불교인문주의.인문학과불교학에서어디에서소개된바가없는이영역은온전히‘일지’라는한‘천재적’(민족사윤창화사장의표현)승려가걸어온길을압축해보여주고있다.15세때인1974년에출가,해인강원과율원을수료한그는1988년논문‘현대중공의불교인식’으로제1회해인학술상을수상했다.이후부터그는불교적삶과현대사회의관계성이깊이천착하면서특유의박람강기와직관적문체를바탕으로경전經典과선禪을탐구해나갔다.1990년『까르마의열쇠』를시작으로1991년『달마에서임제까지』(1991),『붓다·해석·실천』(1991),『중관불교와유식불교』(1992),『떠도는돈황―불교문학과선으로본오늘의불교인문주의』(1993)등1999년『통윤의유마경풀이』까지20여권의묵직한저서와번역서를세상에내놓았다.스님의갑작스런입적은현대불교신문의연재와함께이지누씨가편집책임을맡았던[디새집]의‘구산선문’연재를중단하게했다.

특유의박람강기와직관적문체로경전經典과선禪을탐구
지난2018년11월편집자는일지스님의속가俗家동생(고현섭)을만났다.동생에따르면일지스님열네살에집을나와간곳이해남대흥사진불암이었다.이진불암의생활이『선불교백문백답』서문(1997년)에서이렇게쓰고있다.“나는지금부터20년도훨씬전의어느가을,감옥같던집과학교를모두거부한더벅머리소년으로해남대흥사진불암眞佛庵의뜰을쓸고있었다.…시간을정해놓고치는방선放禪죽비도없이그저법당의문살사이로파르스름한새벽의대기大氣가스며들고날이훤하게밝을때까지좌선하던진불암에서의3년은늘가슴을설레이게하는기억으로남아서항상그립기만하다.”일지스님은이후백양사에서계를받는다.한번은이런일이있었다.일지스님이출가한지1년이되지않았을때속가에잠시들러하룻밤을보내고다음날아침행전을치면서동생에게이렇게말했다.“너는사람이왜사는지아느냐?”그때열네살의형이던진그말이동생은지금도잊지않는다고말했다.(동생도2년뒤에형을따라출가한후,10년뒤환속했다.)

성철스님과의만남
일지스님은1980년해인강원을졸업하고,1982년해인율원을수료했는데,이시기에한국현대불교의큰스승인성철스님과조우한다.일지스님은그의또다른책『멀어저도큰산을남는스님』에서성철스님에게받은영향을이렇게기록한다.“10대후반에서20대중반까지해인사에머물면서성철큰스님의가르침을받았다.아직철부지에불과하던우리에게때로는매섭게,때로는자정하게가르침을베푸시던스님을잊을수가없다.뿐만아니라진리를위해서는개인적인이익을버리고일체를희생해서라도부처님의가르침을구해야한다는진지하고도철저한구도정신과자비의실천으로이시대의중생들에게큰감동을주었다.특히”스스로의마음을깨닫고이웃을위해봉사하라“는스님의가르침은간단해보이면서도실천하기가어려운길이다.”

20여권의저작들에녹아든‘불교인문주의’
일지스님은해인사를나온이후경전과선을탐구해나갔다.그의경전과선의편력은초기불교에서아비달마,부파,대승,중관,유식,선등을종횡무진하며나아간다.그에게경전과선은단순한학문적관심이아닌,“다가오는21세기는불교에게무엇인가?”라는문제의식이깊이배어있다.예컨대그는“선은역사형성의현장에서무엇을할것인가”를끊임없이묻고,“선의성찰적근대성과공공성확립을위해”불교가“인문학적으로광범위하게검토”될것을주문한다.그의이런탐구정신은‘불교인문주의’라는그만의사상적영역으로들어오게한다.그래서일까.그의20여권의저작물들은이런물음을던진것에대한그만의답변인셈이다.

2.[불교인문주의자의경전읽기]는어떤책인가

경전을어떻게읽고,삶에적용할것인가?
불교의인문적해석과실천을통찰한책

이책은스님이입적하기전2000년1월부터2001년12월까지2년간월간[불광]에연재한글이다.때문에스님의입적전불교적인문의사유를볼수있는거의유일한텍스트이다.이책은불교인뿐아니라불교를이해하는이들이삶속에서생각해봐야할24개의주제를제시하고,각각의주제를경전에서는어떻게전달하고있는지살폈다.이책에서주목할점은경전의내용이주는메시지의인문적해석이다.곧경전을통해서인간의실존과삶,그리고사회와역사와문명의메시지를전달하는것이다.이는출가이후‘경전을어떻게읽고,해석하며,실천해야하는가?’란문제의식과연결되며,그물음은‘불교의인문적해석과실천’이라는저자의통찰과맞닿아있다.특히저자가맨처음올린[붓다]의해석은불교의메시지가어디를향하는지,통찰력있게보여준다.

“나는인간의몸으로태어났고
인간으로성장하였으며
인간으로서붓다를이루었다.”
『증일아함경』권28,「청법품」

아마도이글을읽는독자들중에는이경전문구를처음접하는이들이많을것이다.그만큼여기에등장하는경전의내용과해석들은우리의불교적관념체계를적지않게흔든다.이경전내용이주는메시지를스님은어떻게그려낼까.

“부처님은스스로인간임을선언한다.불교는신神의존재를상정하거나신의존재를논증하는것을철학적목표로삼지않는다.일반적으로불교는신의존재를부정하는무신론無神論이라고말하지만,이와같은규정은어디까지나신의존재를인정하는유신론有神論을상대적으로대비하는기독교적입장에서생겨난것일뿐‘불교는무신론이다’라는언급자체가상당히애매한규정인것이다.물론불교는‘사람은신앙으로써거센흐름을건너고정진으로써바다를건넌다.근면으로써고통을초월하고,지혜로써완전한청정의경지에도달한다’라고설할만큼,신앙을중시하며부처님과교법과승가에귀의하는삼귀의三歸依를기초적인신앙의례로삼고있다.여기서우리가주목해야할점은적어도불교도에있어종교의의미는타율적인심판을내리는절대자에대한피조물로서의예속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부처님의가르침을통해서인간생활의궁극적인문제에주목하고,삶의여러갈등과문제들을해결하는고차적인신앙과수행의체계라는점이다.불교도들에게있어신앙의의미는단순한‘믿음’만이아니라‘지혜’의증장에필요한덕목이며마음의청정을증득하는기본전제이다.”(11쪽)

또한[불교에서길을묻다]란주제에서스님은“불교는메마른도구적지식만을선택하지않는다.불교수행의본질,불교를공부하는사람은몸가짐(修身)과마음닦음(修心)의본질에대해서깊이통찰하지않으면안된다.자비와지혜의통찰이담긴몸가짐과마음닦음의실천은모든불교도들이선택해야하는삶의지표이다.따라서불교수행이깊고정교해지면정교해질수록부처님의가르침을더욱성실하게닦아가게되는것이다.젊은이들이항상묻는‘어떻게살아야하는가?’라는질문의핵심에는몸가짐과마음닦음의문제가관통하고있다”(19쪽)라며불교의본질을명료하게짚어낸다.

[선]의항목에서는현대한국선의문제를‘위기의선’으로진단하며,선이마치인스턴트식품으로취급되는것을경계한다.
“선은만병통치약이아니다.대승불교본래의지혜와자비를망각한선은불교가아니라도교道敎다.한국불교의승가가진정한국불교의정체성이계속선禪이라고한다면선의실참實參과불교적가치를회복해야한다.”(79쪽)
“아무리선불교에관한정보가컴퓨터에의해서대량으로유통되고,아무리선입문서들이산더미처럼출판되더라도대승불교의강인한인간주의에서출발한선의‘내심자증內心自證자각성지自覺聖智’라는대주제가일상의실천으로이행되지않는다면선은동양사상의아류로전락한채‘깨달음’이라는허망한독백만을일삼게될것이다.”(83쪽)

[해탈]에서는해탈의신비성과추상성에서벗어날것을주문한다.
“우리는해탈이라는말을너무안이하고추상적이며신비한어감을갖는불교용어로만생각해왔으며그결과해탈은현실의초월이나도피를의미하는사어死語가되고말았다.하지만해탈은그렇게신비적이거나집중적인수행을통해서만이룰수있는것이아니며,수만가지멍에에묶여있는현대인이야말로해탈이필요한존재들인것이다.바로지금이자리에서당신의마음상태,욕구에대해사색하고탐진치貪瞋癡로오염되어있는불순한에너지와거품을걷어내면해탈은그렇게추상적이거나신비한것만이아니라는것을깨닫게될것이다.”(99쪽)

[보리심]에서는보리심이야말로불교의정신이꽃피는대승보살의수행임을강조한다.
“우리는가끔스스로삶을내면으로부터성찰하고인간의무력함과이기심과욕망의추한면들을스스로깨닫고진실한삶의길을구하려는노력을결심하는자신을발견하기도한다.젊은날세웠던수없는결심들이나이가들어가면서무뎌져가더라도역시이결심은쉽게버릴수없는중요한자각이다.즉우리가아무리욕망과이기심의유혹앞에쉽게굴복하더라도다른한편으로는욕망과이기심의집착에서부터벗어나려고강렬하게희구한다.그결심이서는자리에서바로불교는시작된다.”

[보살]에서는보살이대승불교의실천자임을말한다.
“지금이땅의사람들이어떤삶의척도도찾지못하고,세상은날로무분별한난장판의극한으로치닫는다.오늘인생과사회를말하는고급이론이나현학적인언어는이미진부하다.그것은이기심의언어이며교만의언어이며탐욕의언어일뿐이다.젊은이들이학교와종교에서조차어떠한삶의척도도찾지못하고,자살사이트와폭탄제조사이트에빠져있을때혼자만의성불이나견성은그렇게그윽하고우아하기만한것일까?불교의실천에관한많은논의들이있지만정작중요한것은그‘실천이란과연어떤의미를지는것인가?’에대한논의가없다는것이다.말만실천을앞세울뿐그실천이구체적으로무엇인가에대해서논의되지않는상태에서는어떠한실천도일회적인캠페인에불과하다.불교가진정으로가장행복한인생,가장밝은사회를염원하는인류의사라지지않는꿈이며,동양의종교와문화적정체성을대표하는종교로거듭나고자한다면,지금이땅에서우리의이웃들이어떻게목숨을이어가고있는지보살의눈,보살의마음으로바라보아야한다.”(181쪽)

[정토]에서는어디에서정토신앙이출발하는지를보여주고있다.
“정토신앙의본질은구원이다.정토신앙은예토穢土의오염을반성하고자신의나약함을진솔하게인정한다.결국은소멸할수밖에없는유한한존재로서아미
타부처님의대자비와본원本願에귀의하여정토를희구한다.정토신앙은나약한인간이절대자의힘을빌리는연약한신앙일까.아니다.숙업의올가미에묶여있는연약한인간,인간이추구하는욕망의어두운나락을깊이응시하여스스로의죄업을참회하고탐욕과무지,항상죽음의그늘에덮여있는유한한예토에서정토를구현하려는신앙이다.인간스스로의나약함과유한함을진솔하게인정한다는것은절대부끄러운일이아니다.이작은깨달음이야말로정토신앙의출발점이다.”

3.편집후기

“일지스님이돌아가셨습니다.”
전화기를타고한지인이들려준목소리는마치어느신문속부음기사처럼들렸다.머리를흔들며다시정신을차리니,수국사한켠에마련된컨테이너에서나에게『정토삼부경』을가르쳐주셨던그분이었다.귓속이웅웅거렸다.나는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