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문주의자의 성철읽기

불교인문주의자의 성철읽기

$12.00
Description
준엄하고 인간적인 성철 스님의 모습 그려
10대 후반~20대 중반까지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받았던 저자의 성철 탐구
불교인문주의자 일지 스님이 해석한 ‘성철’

생전에 일지 스님(1960~2002)과 교류했던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참, 까탈스러운 분이었다”는 기억을 꺼내곤 했다. ‘천재적’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영민했던 그는 많은 이들과 만나면서도 적지 않게 불화不和하기도 했다. 그는 언제나 청년처럼 격정으로 불교를 탐구했고, 수국사 컨테이너 골방에서 밤을 지새우며 용맹정진하듯 글을 썼다. 그가 세상과의 불화를 견디며 탐구한 선불교의 역사 속에서 ‘영원한 스승’으로 ‘성철(1912~1993)’을 상찬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성철’에서 자신이 다다르고자 한 이상적 인간형의 전형을 찾았고, 끊임없이 ‘성철’을 닮아가고자 했다. 이 책 곳곳에서 고행, 고독, 철저한 구도 등 ‘일지의 성철’이란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그가 성철 스님 열반 이후 3년 만에 성철을 기리는 책을 낸 것은 마치 가던 길을 가는 행동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그는 책머리에 이렇게 밝힌다.
“성철 스님의 일생은 삶 그 자체가 불교 수도자들에게는 하나의 커다란 모범이 되고 있다. 필자 또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 해인사에 머물면서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아직 철부지에 불과하던 우리에게 매섭게, 때로는 다정하게 가르침을 베푸시던 스님을 잊을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진리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이익을 버리고 일체를 희생해서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해야 한다는 진지하고도 철저한 구도정신과 자비의 실천으로 이 시대의 중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책은 후학의 눈으로 돌이켜보면서 스님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셨으며, 그 힘든 고행과 실천을 통해서 무엇을 구하셨는지를 살피기 위한 작은 시도이다.”
여기서 개인적인 이익을 버리다, 일체를 희생한다, 철저한 구도정신, 힘든 고행, 자비의 실천 등등의 표현은 그가 성철의 일대기를 그려내면서 움켜쥔 상징들이다. 20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통해 치밀한 불교 탐구를 이어왔던 저자에게 성철 스님이 걸어간 불교 수행의 길은 눈앞에 나타난 살아있는 불교인 것이다. 때문에 이 책 전체에 흐르는 맥락은 요컨대 일지 스님이 살아가고자 하는 불교적 삶을 “비범한 자질과 굳은 의지를 모두 불교의 탐구해 바쳤다”는 성철의 삶에서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일지 스님이 4천여 권의 책으로 둘러싸인 10평 정도의 컨테이너 골방에서 홀로 분투하며 참선하듯 글을 읽고 썼던 것도 이런 성철 스님의 구도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여 성철 스님이 걸어온 길 속에서 찾아낸 “게으른 몸과 정신으로는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횃불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일지 스님 자신에게 말한 독백인 것이다.
저자

일지스님

일지一指스님은1960년에태어나,1974년에출가하여1980년해인사강원(제21회)을졸업하고1982년해인율원을수료했다.이후계속경학經學과선학禪學에정진해왔으며,문경봉암사,망월사,오대산상원사등지의선원에서수선안거를했다.1988년에논문「現代中共의佛敎認識」으로제1회해인학술상을수상했으며,낙산사교무를거쳐사단법인법사원불교대학교수,불지사출판부장,민족사주간으로일하면서경전과선어록과인문학의경계를해석하며활발하게활동했다.특유의박람강기와직관적인문체로불교적삶과현대사회에관해깊이있는통찰을보여온그는‘불교인문주의’라는독특한영역을심화시켜많은불교관련저서를쓰고경전과선어록들을번역했다.1997년부터는불교경학연구소를설립,『유마경』,『법화경』,『화엄경』등을강의했다.2002년여름43세에서울수국사내10평정도의컨테이너방에서홀로세상밖으로떠났다.저서로는『달마에서임제까지』(1991),『붓다·해석·실천』(1991),『중관불교와유식불교』(1992),『떠도는돈황―불교문학과선으로본오늘의불교인문주의』(1993),『월정사의전나무숲길』(1994),『禪學辭典(共編)』(1995),『멀어져도큰산으로남는스님』(1996),『선禪이야기』(1996),『佛名辭典』(1997),『선불교강좌백문백답』(1997),『불교교리(共著)』(1998),『똑똑똑불교를두드려보자(共著)』(1998)등이있고,역서로는『임제록』(1988),『까르마의열쇠』(1990),『禪을찾는늑대』(1991),『중국문학과禪』(1992),『傳心法要』(1993),『범망경·지장경』(1994),『관음경·부모은중경』(1994),『통윤의유마경풀이』(1999)등이있다.올해(2019)도서출판어의운하에서생전에썼던글을모아『불교인문주의자의경전읽기』를냈다.

목차

묵곡리에서태어난아이11
새들의마음을알고싶은신동14
두세계22
침묵의경고를듣다31
스무살의독서와명상36
결혼46
대나무숲속의대화54
먼여행의예고73
세속의길열반의길79
홀로걸어가리라99
물을건너고산을넘어서113
깨달음의노래129
서산간월암의파도소리135
부처님법답게살자145
철조망속의십년170
자기를바로봅시다184
전설로남겨진이야기들197
영원한자유의길213

출판사 서평

〈불교인문주의자의성철읽기〉는어떤책인가?

성철스님의삶을연대의순서를좇아서그려낸이책은1996년에발간된〈멀어져도큰산으로남는스님〉을복간한것이다.성철스님의태어나면서부터열반에이르기까지의생애를소설적형식으로재구성했다.물론여기에등장하는수많은사건들은일지스님이생전에성철스님과주변인물로부터직접또는자료등을통해확인한내용이기에허구이기보다,사실에근거해작성한것이다.이책전체에는주요인물들의대화체가많이등장하기도하지만,한편으로성철스님이남긴여러중요한메시지들을선별하여독자에게보여주고있다.저자가이러한형식을빌려성철스님의삶을재구성한것은,보다많은이들이성철스님의삶을알기쉽게접할수있도록한저자의바람때문이다.

저자는머리글에서이책의의미를이렇게적고있다.
“이책은후학의눈으로돌이켜보면서스님은어떤모습으로살아가셨으며,그힘든고행과실천을통해서무엇을구하셨는지를살피기위한작은시도이다.그결과성철스님은스스로가지신비범한자질과굳은의지를모두불교의탐구에바침으로써동시대의누구도흉내낼수없는수행을완성하셨으며,그깊은수행에서우러나오는지혜와자비는많은중생들에게인생의지침으로뿌리내렸다는것을알수있다.그리고그분의존재자체가험난한근대화의격랑속에서표류해온현대한국불교의발전과안정에크게공헌했다는사실자체도인정하지않을수없다.…이책을읽으시는독자여러분은성철스님의생애를통해서스스로의굳은의지와실천이얼마나중요한지알수있을것이라고생각한다.…스님께서도달하신그깊은불도의경지는그다음의문제이다.우리는먼저스님의일생을통해서남겨진교훈을배워야할것이다.”

여기서밝혔듯이이책은성철스님이다다른불도의경지를주요하게이야기하고있지는않다.오히려성철스님의삶을시간으로배열하며,성철스님이얼마나치열하게순간순간살아갔는가를보여주는데집중한다.이는독자에게‘성철스님은과연어떤인간이었으며,무엇을추구했으며,인생의어려움은어떻게극복했는가’를주문하고있는것이다.저자는이렇게밝힌다.

“이책은성철큰스님의어린시절과청년기,출가후스스로고행의길을걸어간과정,그리고‘부처님법대로살자’라는신념을그대로구현함으로써우리시대의불교를한층빛낸장년기,또한한국불교를이끌고지도하는종종스님이되신후의가르침과해인사를스님들의공부도량으로가꾸신교육자로서의스님,노년에이르러서도젊은날과변함없는수행으로일관하신모습을그렸다.여기에스님께서남기신여러가지잊지못한일화들을소개하여준엄하신스님의인간적인모습을그려보았다.이책을읽으시는여러분은성철큰스님의생애를통해서우리시대에가장준엄했던스님,항상사람들을평등과존중의정신으로대하고물질적인욕망을버린한성자의모습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

[책속으로이어서]
여름안거와겨울안거에는반드시수백명의해인사스님들이빠짐없이참석하여일주일씩허리를바닥에대지않고참선하는용맹정진을실시하였다.해인총림의용맹정진은일주일동안드러눕거나잠을자지않고24시간내내참선하는매우고된수행법이다.이미연세가높으신성철스님이었지만용맹정진에한번도빠지지않고후학들과함께참선하면서그들을지도하였다.---p.187

“정진은일상과꿈속과잠속에서한결같이동일하게되어야조금상응함이있으니잠시라도화두를중단함이있으면안된다.정진은필사의노력이필수여건이니,등한하고게으르면미래겁이다하도록깨달음을성취하지못하나니다음의조항을엄수해야한다.
첫째,하루네시간이상자지않는다.
둘째,벙어리같이지내며잡담하지않는다.
셋째,문자에집착하지않는다.
넷째,포식,간식을하지않는다.
다섯째,적당한노동을한다.”---p.188

1992년의어느봄날,스님은평생자신을따르며수행하던해인사의원로스님들을백련암으로불렀다.지금스님의뒤를이어해인총림의방장으로추대된혜암스님,조계종의계율을총괄하는일타스님,1947년봉암사결사당시부터스님을모시던해인사주지법전스님이스님과자리를함께했다.
“이제는내가오라고부를때까지오지마.그소리하려고불렀어.이제그만가봐.”
그말씀뿐이었다.---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