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시

암시

$18.00
Description
위화, 모옌과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문학의 거장
한사오궁이 쓴 실험적 장편 소설, 《암시》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중국 최고의 지성 한사오궁이 쓴 소설 《암시》는 이미지에 관한 책으로, 작가 스스로 새로운 시도라고 밝힌 작품이다. 기묘한 형식과 색다른 주제로 직조된 이 책은 다양한 이미지가 우리 삶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탐색한다. 과거의 시간에 갇혀 아무 말 없이 움츠리고 있는 기억 속 이미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며, 무수한 언어 밖 이미지 또한 우리 사회의 정치와 경제, 폭력과 도시화, 그리고 문명의 발전에 개입한다. 작가는 문화대혁명 시기의 온갖 선전과 구호부터 현대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사색적인 목소리로 담담히 서술을 이어나간다. 총 4부 112개의 꼭지로 나뉜 이 소설은 오랜 친구 사이의 단순하고 일상적인 화제에서 시작해 어느덧 숨 가쁘고 내밀한 비밀로 나아가는 듯한 신선한 감각을 선물하는 실험적 작품이다.
저자

한사오궁

1953년중국후난성창사에서태어났다.우리에게잘알려진중국의대표작가위화,모옌과더불어현대중국문학의거장으로손꼽힌다.1978년후난사범대학교중문과에입학해본격적인문학수업을받았고,1981년첫번째소설집《월란》을발표하며문학계에데뷔했다.1985년《작가》에기고한〈문학의뿌리〉를통해이른바뿌리찾기문학이라고불리는심근문학을주창하며《아빠,아빠,아빠》《여자,여자,여자》《귀거래》등을연이어내놓았다.1996년에문화대혁명시기농촌생활경험을토대로한작품《마교사전》을발표하여문단에큰반향을일으켰고,2013년에는당시지식청년들의삶을통해중국근현대사의명암을조망한《일야서》를내놓았다.2002년프랑스문화부로부터문예기사작위를받았고,《산남수북》으로2007년루쉰문학상을받았다.격동하는역사속에아로새겨진삶의의미와인간의본질을묻는그의진지한필력은중국현대문학을대표하는거장의면모를유감없이보여준다.1980년대이후내놓는작품마다국내외평론가들의커다란주목을받아왔으며,현재그의작품은중국어외에도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네덜란드어등13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어전세계에서수많은독자와만나고있다.

목차

머리말
1부은밀한정보
2부일상의구체적이미지
3부사회의구체적이미지
4부언어와이미지의공존
부록1인물설명
부록2색인
부록3주요외국인명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스쳐가는눈길한번,모자하나,오래된기차역,물건을사라고
부르짖는외마디고함…….이런것들이내기억속에박물관을짓고
진정한삶을이뤄낸다.나는줄곧이삶속에흩어진사소하고구체적인
이미지를해석하고자애썼다.엉킨실타래처럼어지러운존재를설명하고,
사전속낱말처럼정의내리고싶은것이다.-<머리말>중에서

소설《암시》는작가한사오궁이스스로새로운시도라고밝힌작품이다.소설《마교사전》을쓴뒤작가는이런말을한적이있다.“사람은오직언어안에서만살아갈수있다.”그러나작가는이말을입밖에내기무섭게스스로의심하게되었고,그리하여그때부터또한권의책을써서이말을뒤집어보겠다고생각하기시작했다.그렇게해서탄생한작품이바로《암시》다.작가는이렇게말한다.“언어따위가일찍이다다른적없는곳에도삶이존재할수있는지,또그와같은진짜삶은어떤모습으로존재하는지알아보고싶었다.”
작가의말처럼《암시》는언어밖의이미지에관한책이다.1부는서로다른장면,표정,얼굴,복장,의식및기타사물에숨은정보에관한우리의인식을꼬집는다.그러고나서작가는독자와함께이러한이미지가우리의개인적삶에어떤작용을하는지냉철하게탐색한다.예를들어2부에서는이미지가우리기억,감정,느낌,개성,그리고우리의운명에어떻게간섭하는지고찰하고,3부에서는이미지가사회와경제,정치,교육,문명에어떻게개입하는지를탐색한다.마지막4부에서는언어와이미지가영향을주고받는방식과함께그안에서현대사회가당면한지적위기를희화적으로짚어낸다.
기억속이미지는과거의시간에갇혀아무말없이움츠리고있지만실은우리에게끊임없이말을건넨다.우리삶에특징적인부호와표지로서자리매김한채우리의기억과감각,감정과성격,그리고운명에끊임없이개입하는것이다.사회도예외는아니어서무수한언어밖사물이우리사회의정치와경제,폭력과도시화,그리고문명발전에끊임없이개입해힘을발휘한다.문화대혁명시기의온갖선전과구호부터,현대의텔레비전연속극과가라오케,행위예술에이르기까지,작가는시종일관침착한목소리로담담히서술을이어간다.장면,표정,얼굴,복장,의식등갖가지익숙한사물과개념에대한세밀한분석과재평가는어느순간우리를이방인처럼낯설게만들기도,고개를끄덕이며동조하게만들기도한다.
암시는어떤사건에대한의미의침투현상이자,감각기관의사전검증작용이라고할수있다.그러나우리는일상생활에서마주치는대수롭지않은암시를무시하고만다.그것은일종의도피이자은폐에다름아니다.낯섦에익숙한현대인은온힘을다해익숙했던사물이주는암시를외면한다.어쩌다가끔은옛것을그리워하지만,그렇다고그것을좇거나굳이애써서세월의더께를헤집어찾지는않는것이다.그러는와중에우리의경험은때로는말로표현하고싶어도이야기할길이없어지고,때로는무의식중에표출되어한번지나가서는다시돌아오지않는다.이책은그렇게지나가버린것들을이야기한다.
작가한사오궁은지금까지내놓는작품마다줄곧탐색자와회의론자의면모를잃지않아왔다.그의붓끝은억눌리고가려진삶의진실에관심을기울이며,역사와문명,그리고기억사이에응어리진매듭을풀어낸다.작가의말처럼《암시》는“언어따위가일찍이다다른적없는”진짜삶을좇고있다.언어로써언어에저항하고,구체적인이미지로써개념에저항하며,그러면서도끊임없이언어와마음사이에놓인비밀통로를간절하게희구함으로써.